오랜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과거의 재미난 일들을 똑같이 다시 이야기해도 너무나 재미있다. 그 친구의 말솜씨때문이기도 하지만 함께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상과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는 나도 한번 얘기했음직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그러고는 함께 맞장구 쳐가며 뭐가 좋은지 껄껄거리며 웃곤한다.

그런 친구를 갖고 있다는 건 행복이자 행운일 수 있다.

그런데, 매스미디어는 다양한 이야기를 말해주긴 하지만 친구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갖고 있진 못하다. 그냥 전달할 뿐이며, 또는 흑심이나, 특별한 목적으로 떠벌리는 내용인지라 친구가 아닌 아는 사람에게서 전해듣는 이야기와 비슷할 뿐, 그 이상이 되긴 힘들다.
금번에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응하는 언론의 플레이는 과관이다. 이전에도 큰 일이 있을 때마다 펼치는 언론 플레이는 귀를 열어 놓고 있는 청자(聽者)에게 "반복되는 잡담"을 넘어 "잔소리" 같게 느껴졌으며, 여과없이 전달되는 "소음"에 불과하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객관적으로, 혹은 냉정하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이며, 몹시 흥분해 있고, 했던 이야기를 반복함으로 피로감을 주는 걸로 받아들여졌다.

그건 차라리, 블로그에서 자신의 의견과 감정을 실어 전달되는 포스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어서, 앵무새 처럼 앵앵 거리는 뉴스 기사에 "별 말"이 아니지만 의견, 댓글을 달아 내 뱉는 이야기가 더 정감이 가는 것 같다. 그리고, 공감도 간다.

뭔가 규제된 듯한, 통제를 받는 듯한, 진실을 호도하는 듯한 언론보다는 포스트가 더 와닿는 건 무엇때문일까? 그리고, 현직 기자나, 기자 출신의 블로거가 올려둔 포스트는 신문 기사보다 더 신뢰를 얻는 것 같다. 기사에 대한 분석과 조금은 자유로운 의견을 마음껏 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조심스러운 건 너무 마구 유언비어 같은 잡소리를 뱉어 도배해놓으면 안될 일이다 만... 그렇게 멍청하게 포스트 하는 사람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렇다. 그냥 단순히 말을 옮기는 수준을 넘어 정화시키는 능력, 자정 능력이 배양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MBC"가 파업을 했다고 한다. 무슨 우여곡절이 있는지 나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다. 그들의 파업은 결론적으로 말해, "돈 더 달라"는 경영자를 향한 외침일 테니까 말이다. 요즘에는 파업이 국민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왜냐하면 파업하는 이들의 봉급, 급여, 대우를 대강 알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 급여? 빠듯하다. 딸린 식솔들에게 겨우겨우 생활할 수 있을만큼만 벌고 있고, 급여가 입금되고 나면, 그 날 오후에 어디론가 공중 분해되는 걸 확인하고 허탈해하는 그야말로 유리로 된 지갑을 갖고 있는 봉급자다.
뉴스에서 보게 되는 대기업 신입 사원 월급을 보면서 10 몇년 간 열심히 일해온 보람을 순식간에 잃어버리고, 멍때리고 있는...

그런 회사에서 파업을 한단다. (알바 뛸테니... 연락 주라, 파업하는 사람보다 잘한 자신 있다~ ㅋㅋㅋ 솔깃하시지?)

파업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건 아닌데, 생각이 자꾸 쏠린다. 하루 왠종일 같은 내용을 되풀이하고, 그걸 부풀리거나, 아예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이걸로 돈벌이를 하는 언론(포털 포함)들에게 심하게 지쳐서 말이다.
그냥 시골 5일장에서 김진사 댁 셋째 딸 시집 간다는 소식이나 싸리 대문집 박서방네 득남했다는 소식 같은 살갑고, 소박한 소식을 듣고 싶은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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