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자동차 ‘필수 점검’ 사항은? 블랙박스는 ‘저전압 설정’으로 변경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거나 전용 보조배터리를 추가로 설치 부동액 점검 자동차의 심장 엔진오일 도로가 얼어 있..
운전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뉴스를 보면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과거의 아픈, 고생한, 아찔한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눈길 운전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20여년 전이었다. 아이가 아직 어렸을 때, 회사에서 빌려주는 기아 봉고 차량을 타고 눈길에 언덕을 올라야만 했을 때, 정말 난감했다. 짐칸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가벼웠다. 그래서 뒷바퀴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오르지 못하고 계속 바퀴는 헛돌고 낭떨어지 방향으로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침 동승한 식구에게 짐칸으로 가서 하중을 조금 분산하고서야 겨우 언덕을 오를 수 있었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이동할 수 있었다.
당시 부산에서 샀던 케익은 진동에, 난리에 무너져내렸다.
그 뒤로는 눈길 운전에 트라우마가 생겨서 매우 꺼리거나, 조심하는 편이다. 다행인 것은 스노우체인을 구입해뒀지만 쓸 일이 앖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쓸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늘 안전은 강조해도 부족하다.
겨울철, 자동차 ‘필수 점검’ 사항은?
입력2022-11-28 13:41 수정2022-11-28 13:41
겨울을 앞두고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하고 방한복을 사듯 자동차도 무탈하게 겨울을 나려면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겨울을 맞으면 추운 날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폭설에 갇히는 등 곤란한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삼성화재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겨울철 사고를 예방하고 자동차 수명을 늘리려면 사전에 자동차를 점검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라고 조언한다.
겨울철 차량을 안전하게 관리하려면 우선 배터리를 점검해야 한다. 날씨가 추우면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차량 보닛을 열어 자동차 배터리에 있는 표시경(인디케이터)을 통해 배터리 잔량과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녹색을 띤다면 정상, 흑색이라면 충전 필요, 흰색은 교체를 뜻한다. 자동차 배터리는 평균 3∼4년 또는 5만㎞를 주행했을 때 교체해야 하지만 더 빨리 방전되기도 한다. 오디오ㆍ히터 등 전기장치 사용 중에 시동을 끄면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지 않고 배터리 수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블랙박스는 ‘저전압 설정’으로 변경해 배터리 소모를 줄이거나 전용 보조배터리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를 오랜 시간 운행하지 않으면 배터리 성능이 낮아지므로 일주일에 한번씩 시동을 걸어주는 게 좋다.
배터리만큼 중요한 것이 부동액 점검이다. 부동액은 자동차 냉각수의 동결을 막고, 라디에이터와 관련 부품의 부식을 방지한다. 부동액이 얼면 엔진 열로 화재가 발생하거나 라디에이터 등이 동파될 수 있어 유의해서 살펴야 한다. 겨울에는 부동액과 물을 4대6 또는 5대5 비율로 섞어 넣는 게 좋다. 부동액은 보조 탱크에도 3분의 2 정도 보충하고 2년 이상 고무호스를 사용했다면 점검을 받아 문제가 있다면 교체해야 한다.
미끄러짐 사고를 방지하려면 스노타이어와 체인을 준비해둬야 한다. 요즘은 일반적으로 자동차에 사계절용 타이어를 사용하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오래 운행할 때는 스노타이어로 교체하는 게 좋다. 스노타이어는 눈 내린 도로나 빙판길에 최적화한 타이어로, 저온에서도 타이어가 얼지 않고 부드러움을 유지해 도로 표면과 밀착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또 스노타이어는 표면에 홈이 나 있어 일반 타이어보다 제동거리가 18% 줄어든다. 이밖에도 타이어 마모 한계선이 넘었다면 반드시 교환해야 한다. 빙판길에서는 체인을 부착하는 것도 중요하다. 두개만 장착한다면 구동 바퀴에 설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동파를 방지하려면 자동차 덮개를 덮어 주차하면 좋다.
자동차 덮개를 씌워두면 유리창에 성에가 끼거나 열쇠 구멍, 사이드브레이크가 어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앞 유리창에 신문지를 덮어두거나 와이퍼 사이에 신문지를 끼워둬도 성에를 막을 수 있다. 이때 유리창이 얼었다고 해서 뜨거운 물을 부어선 안된다. 급격한 온도 변화로 유리가 손상되거나 김 서림이 심해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서리 제거용 주걱으로 눈을 걷어내고 에어컨의 서리제거 기능을 사용해 얼어붙은 눈을 녹이면 된다.
겨울이 오기 전 엔진오일을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흔히 엔진은 ‘자동차의 심장’으로, 엔진 오일은 ‘혈액’으로 비유한다. 엔진오일이 엔진 성능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엔진오일은 온도에 따라 점도가 달라지는데 점도가 너무 높다면 엔진이 움직일 때 동력 손실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점도가 너무 낮다면 유막을 충분히 형성하지 못해 엔진 내부의 마모나 긁힘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저온에서 굳고, 고온에서 묽어지는 엔진오일의 특성을 고려해 오일 교환 후 주행거리가 짧더라도 겨울이 되기 전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면 대설 전후 자동차 관리법을 살펴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쌓인 눈이 5㎝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눈이 오기 전이라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쩔 수 없이 야외에 주차해야 한다면 자동차 앞뒤 유리창을 덮개 등으로 덮어주는 것이 좋다. 15일 이상 오랜 시간 자동차를 타지 않았다면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충전량이 적을 수 있다. 시동이 걸린다면 30분 이상 운행해 배터리를 충전 해야 한다.
3년 이상 사용한 노후 배터리는 미리 교체하고 연료상태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기자동차는 충전상태를 확인해 완충하는 것을 권한다. 사전에 차에 스노타이어ㆍ체인ㆍ손전등ㆍ장갑 등 월동장비를 준비해두면 더 편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대설이 지나가고 눈을 제거할 때는 차의 도장이 손상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15일 이상 장기간 차를 몰지 않았다면 일주일에 1회, 10분 이상 시동을 걸어줄 필요가 있다.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이 걸리지 않을 때는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이외에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 운전에 특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권한다. 도로가 얼어 있을 때 제동거리는 평소보다 3배 넘게 길어지므로 차량속도를 20∼50%로 낮추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인 ‘블랙아이스’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터널이나 다리로 진입할 때나 빠져나갈 때 혹은 그늘진 곳에 많이 발생하니 운전할 때 유의해야 한다.
김소진 기자
https://www.nongmin.com/article/20221128367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