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움직이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보면 적을 두지 않은 정치 프리렌서 김종인의 행보가 부담스럽지 않고 자유스러워 보인다.
뭐든 할 수 있고, 싫으면 안할 수도 있기에 운신의 폭이 넓다고 봐야 한다.
그를 더 잡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미 뭔가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권력은 손아귀의 모래와도 같아서 쥐고싶어도 빠져나가는 것이겠다.
오히려 바닥에 떨어져 흩어지는 걸 잘 이해하길 바란다.
아마도 어려운 시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누가 살아남을지 궁금해진다.
정치가 이래야 재밌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210421/106511071/1
강경석 기자 |입력 2021-04-2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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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독설 金, 정치적 의도 촉각
“윤석열, 국민의힘에 들어가겠나… 흙탕물에서 놀면 똑같이 되는것”
언론 인터뷰 통해 입당반대 메시지
“주호영, 안철수와 작당” 주장도… “대선판 주도하려는 의도” 분석
4·7 재·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사퇴한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국민의힘을 향한 독설이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말폭탄은 대선과 국민의당과의 합당, 당 대표 선거와 같은 야권의 주요 정치일정과 관련해 집중 투하되고 있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정치적 의도와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윤석열-대선’에 집중된 김종인의 독설
야권 관계자는 20일 김 전 위원장의 발언들에 대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국민의힘과 제3지대 간의 야권 대선 플랫폼 경쟁을 부추겨 대선 판을 주도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독 대선 구도와 윤 전 총장 관련 메시지를 집중해서 쏟아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에게 사실상의 ‘원 포인트 레슨’을 했고, 일관되게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을 분리시켜 온 것엔 이런 숨은 뜻이 있다는 것.
김 전 위원장은 20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국민의힘)에 불쑥 들어가려고 하겠느냐”며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백조가 오리 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13일에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전망에 대해 “저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가겠느냐).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며 국민의힘과 제3지대를 꾸준히 갈라치기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17년 의석은 없지만 중도 지향 정치세력을 표방한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를 만들어 집권한 사례를 최근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사실상의 코칭으로 보인다. 그는 “윤 전 총장이 금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갈지 모른다”고도 했고, 윤 전 총장과 만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수차례 “먼저 연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 전 총장에게 던지는 듯 애매모호하게 선을 그었다.
○ 당 대표 선거와 안철수에게도 말폭탄
김 전 위원장은 20일 인터뷰에선 자신이 퇴임한 직후부터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콕 찍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라며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는 표현까지 썼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당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주 권한대행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당 안팎에선 김 전 위원장 퇴임 당일 주 권한대행이 “다시 오실 일이 없도록 잘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이 여전히 대선을 진두지휘할 생각이 있는 김 전 위원장을 자극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자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안 대표와 그를 옹호하며 자신을 배제하려는 국민의힘 중진들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상당히 감정이 상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돕거나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의 거취에 대해 ‘국민의힘 불가론’을 펼친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우리 당이 별로라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에게 왜 입당하라고 했느냐”고 받아쳤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 논의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와 그를 옹호했던 사람들을 싸잡아 비판하며 “내가 나오자마자 당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당권 경쟁이니, 통합이니 시끄럽게 딴짓만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합당하면 (국민의당) 국회의원 세 사람 더 들어오는 것 외에 무슨 변화가 있느냐”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을 비판해 온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대선주자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 꼬붕”이라며 “난 상대도 안 한다. 지가 짖고 싶으면 짖으라는 거지”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 전 위원장이 노태우 정부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점을 지적하며 “‘노태우 꼬붕’이 할 말은 아닌 듯하다”며 “중증 인지부조화부터 치료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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