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한 자세를 가지신 분이라 호탕해보이신다. 오늘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후학들과 함께 노벨상 탈 날이 반드시 올거라는 희망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
진일보한 것은 당연하다. 큰 고비를 넘으니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 것이다.
지금은 아닐지라도 가까워졌음은 전국민이 느꼈을 것이다.
박수를 보낸다.
나노 기술? 니나노? 그 시절 넘기니 노벨상 문턱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현택환(2020 노벨화학상 후보, 서울대 석좌교수)
지난 수요일, 온 국민이 함께 바라던 일이 있었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었는데 결과는 아쉽게 됐습니다마는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아주 귀한 순간이었습니다. 그 가능성을 잡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지원을 해야 될지. 지금 우리 과학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 이분께 답을 직접 듣고 싶어서 모셨습니다. 노벨화학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됐었던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 스튜디오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현 교수님.
◆ 현택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귀한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일단 저는 아쉬워요. 저는 사실 교수님이 ‘노벨상 타면 <김현정의 뉴스쇼>에 꼭 나오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해 주셨기 때문에 그걸 위해서라도 꼭 되셨으면 좋겠다 했는데. 좀 아쉬우셨어요. 어떠셨어요?
◆ 현택환> 그날 아침에 계속 기자 분들에게 연락이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문자를 드렸습니다. “제가 오늘 저녁에 노벨상에서 이름이 불릴 확률은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신경 그렇게 안 쓰셔도 됩니다.” 했는데 그럼에도 기자분들이 계속 연락이 오는 거예요. 제가 오후 2시에 대학원 강의가 마침 또 나노 소재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제 생각을 그대로 담은 음악을 틀어주면서 시작했습니다.
◇ 김현정> 어떤 음악인가요?
◆ 현택환> 그게 바로 BTS의 ‘Not Today’입니다. 제가 학생들한테 어차피 그게 제 나노 소재 강의이기 때문에 이미 그 주제에 대해서 강의도 했었고요. 강의하면서 “오늘 저의 날은 아니다.”
◇ 김현정> Not Today.
◆ 현택환> 그러면서 왜 그런지 설명을 했습니다. 첫 번째, 화학 분야에서 여러 분야가 있는데 실제로 정확하게 그 시퀀스를 가지고 돌아가는 게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정통화학 분야가 한 해 받으면 그다음 번에 생화학. 그러니까 이번에 받은 생화학 분야가 받게 되고 그리고 또 그다음 번에 제가 있는 광범위한 범위인 에너지나 아니면 응용과학, 재료과학 이런 쪽인데 작년에 아시겠지만 리튬이온 배터리가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분야가 전혀 아니고요.
설사 나노입자 분야가 한다 할지라도 저보다 20년, 15년 선배 되신 두 분의 선각자들이 계십니다. 당연히 그분들이 먼저 받고 혹시나 그다음 번에 저한테 기회가 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전혀 아니다. 그래서 강의를 마치고 또 기자 분들이 제 연구실 밖에도 많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여기 계실 필요가 없다고 그러면서 학생들한테 설명했던 그대로.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다이너마이트' 공연하는 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현정> Not Today라고.
◆ 현택환> ‘Not Today’ 틀어줬던 이야기도 하고요. 설명을 드렸는데도 기자분들 집념이 대단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럼 순서대로라면 내년에 이 분야가 맞으면 현 교수님이 받을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현택환> 아닙니다. 그것도 순서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하는 분야에서도 나노 입자 크기가 달라지면 성질이 변한다, 입자크기에서 성질이 달라진다는 것을 처음 이론을 제시한 논문이 82년, 83년에 알렉산더 에프로스 박사님, 콜롬비아대학에 있는 루이스 브루스 교수님이 발표를 했습니다.
◇ 김현정> 그 선구자들부터 차례로 받게 될 것이다.
◆ 현택환> 그분들이 받고 나면, 그 다음에 그거를 실제로 구현해낸 이번에 같이 선정이 된 MIT 교수나 저나 찬스가 있는 거죠. 순서가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크게 기대했다가 실망하고 이런 건 아니라는 말씀을 하신 거예요.
◆ 현택환> 전혀 아닙니다.
◇ 김현정> 하지만 이렇게 유력한 후보로 거론이, 유수 언론에 거론이 될 정도로 대단한 연구를 하신 건 맞아요. 나노 승온법이라는 건데 잠깐 말씀은 해 주셨어요. 균일하게 나노 입자들을 커팅하는 거라고 보면 되는 거예요?
◆ 현택환> 이제 그러면 왜 균열에 맞는 게 중요한가, 그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82년, 83년 논문에서 입자 크기에서 성질이 결정된다. 예를 들면 QLED TV에서 입자의 크기에 따라서 형광빛깔이 결정되게 됩니다. 그러니까 선명한 색깔을 내면 당연히 똑같은 입자 크기로 만들어야 되겠죠. 그런데 그런 이론을 제시하고 93년에 MIT 교수가 처음으로 균일한 나노입자를 만드는 걸 보여줬는데 문제가 뭔가 하니 바로 균일한 입자를 만들어낸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입자 사이즈가 다양하게 섞여 있는 걸 만들고요.
그다음에 그거를 하나 골라내는 거예요. 그런데 그 골라내는 과정이 굉장히 힘드니까 1g도 못 만들었어요. 그런데 저희들이 2001년 미국 화학회지 그리고 2004년에 그것들을 바로 승온법이라는 것을 개발해서 자세한 과정은 너무 길기 때문에 설명 못 하고요. 승온법을 개발해서 균열한 나노 입자를 바로 찍어내듯이 만들었습니다.
출처 노벨상 홈페이지
◇ 김현정> 이렇게 만들어서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시겠죠. 모르는 게 당연합니다. 그 정도로 어려운 기술인데 그 어렵다는 걸 해내신 거예요. 그런데 저는 제가 쭉 교수님 자료 준비를 하다가 너무 놀랐던 게 이 나노기술이라는 게 역사가 얼마 안 됐더라고요?
◆ 현택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97년에 나노기술을 전공해서 서울대에 와서 다른 동료 교수들한테 나노를 전공했다고 했더니 다른 동료교수들의 반응이.
◆ 현택환> 제가 실제로 나노기술을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에 하나가 제가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소위 말해서 음파 화학이라는 걸 했는데 전혀 이름도 생소하죠. 그런 분야를 했었는데 가장 잘한 게 뭔가 하니 한국에 와서 그 당시에 떠오르고 있는 분야인 나노기술 분야에, 나노과학기술 분야를 제가 하기로 한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었습니다.
◇ 김현정> 완전히 했던 기존 걸 버리고 시작하신 거군요.
◆ 현택환> 네, 전혀 다른 분야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그 분야를 처음에 와서 보니까 교수님들이 나노가 굉장히 생소했거든요. 저보고 원로 교수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현 박사 당신 전공이 뭐냐고, 뭐하려고 그러냐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나노과학 분야, 나노 기술 분야를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나노? 니나노? 뭐 그런 학문도 있나? 그러시더라고요. 니 자 빼고 나노입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서울공대 300분이 넘는 교수님들이 계시는데 우리 공대만 해도 100분 이상이 실제로 나노 관련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굉장히 활발하게 하고 있죠.
◇ 김현정> 이제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 걸 우리도 다 잘 알고 있죠.
◆ 현택환> 가장 중요한 기반기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미국 의회도서관에 그 방대한 자료도 나노기술을 접목시키면 각설탕 하나 분량이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설명하니까 확 와 닿더라고요. 정말 중요하네요.
◆ 현택환> 그게 클린턴 대통령이 한 얘기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에서 소위 말해서 대통령이 국가적 어젠다를 제시한 거거든요. 그러면서 내셔널 나노테크놀로지 이니셔티브를 99년에 발표를 하고 한 달 후에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가서 연설한 내용 중에 방금 앵커께서 말씀하신 그 부분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지금 세계에서 우리나라 과학의 위상은 어느 정도예요?
◆ 현택환> 전체적으로 결국은 과학의 위상이나 이런 것이 경제적인 위상하고 같이 가기 때문에. 저는 전체적으로 볼 때 한 과학의 수준은 한 10위권?
◇ 김현정> 10위권 정도.
◆ 현택환> 10위권보다 조금 이렇게 9위 그 정도까지는 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실제로 나노기술 분야는 저희들이 상당히 많이 앞서 있습니다. 그래서 단연 최고 앞서 있는 나라는 미국이고요. 그다음 번에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독일과 일본 포함해서 그나마 최근에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까지 해서 한 4개 나라가 거의 분야만 나눠도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어떤 분야는 우리가 앞서 있고.
◇ 김현정> 2위권에서 결정하고 있군요.
◆ 현택환> 2~5위가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상당히 앞서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노벨상을 꼭 타야 된다. 노벨상 만능주의, 이런 사람은 아니에요. 하지만 탈 수 있다면 세계시장에서 그만큼 세계 시장에서 위상이 올라가는 일이고 우리 과학이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기쁜 일은 분명한 거 아니겠습니까? 언제쯤 가능할 거라고 보세요?
◆ 현택환> 그것은 예측하기 어려운데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실제로 연구비가 대학의 기초과학 분야나 과학 분야 연구비가 제대로 투입되기 시작한 게 기껏해야 9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아주 짧은 그런 기간에 비해서 벌써 제가 네 번째로 이렇게 선정이 된 거거든요. 소위 말해서 노벨 프라이즈 위시리스트 또는 노벨 클래스라고 얘기하는데 거기에 제가 네 번째인데 그만큼 우리나라 과학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 김현정> 맨 파워로 해낸 거네요, 사실상. 사람이 그냥 노력 갈아 넣은 거네요.
◆ 현택환> 그 결과들이, 특히 한국인 세 분인데 저를 포함해서 다 메이드 인 코리아입니다.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일단 여기까지 말씀을 좀 듣고요. 잠시 후 유튜브 댓꿀쇼로 조금 더 교수님 말씀을 이어가죠.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현택환> 감사합니다.
◇ 김현정> 현택환 교수였습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