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n번방 재판 진행 속 10대 음란채팅앱은 여전"-26일, 조주빈 1심 판결 징역 40년-디지털성범죄 사건 취재한 장수경, 고한솔 기자-불법 촬영물 유포 정보통신망법 음란물 유포죄 적용만
이런 허술한 법을 바꾸란 말이다. 누구 맘에 안드는 사람 족치는 데 쓰지 말고 말이다. 이미 있는 기능을 활용해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다. 기능을 모르면 익히면 된다. 사용법을 익히고 나면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제대로 기능하도록 수정하면 된다.
그게 정상이다.
어, 이거 이상한데... 감찰 기관을 하나 더 만들어야겠는데, 하는 것은 이상하다. 잘못을 덮기 위해 또 다른 잘못을 만들어내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상하다는 거다.
음란 채팅은 여전하다고 한다.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도 있는 법이니, 이렇게 가만히 두다보면 전국멘이 피해자가 될 날이 올지 모른다. 그게 두렵다는 거다.
이런 건 정말 특별법이라도 재정해서 깔끔하게 최대한 정리하는 것은 옳다고 보고 적극 지지한다.
그러지 않는 문정권을 보면 성인지감수성에 취약한 정부이고 당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가릴 수도 없다.
엉터리 법으로 아무리 험한 범죄를 했더라도 약하디 약한 법만 적용될 이상한 법에, 걸고 싶은 놈은 최대한 길게 잡아두려는, 나쁜 법에, 나쁜 법 집행이 난무한다.
-26일, 조주빈 1심 판결 징역 40년
-디지털성범죄 사건 취재한 장수경, 고한솔 기자
-불법 촬영물 유포...정보통신망법 음란물 유포죄 적용만
-입법기관, 떠밀려서 관련법 만드는 것 아닌지 의문
-디지털범죄 끝장 프로젝트 '너머n'...범죄 기록 아카이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장수경, 고한솔 (한겨레 기자)
◇ 김종대> 오늘 박사방 운영자였던 조주빈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졌죠. 징역 40년에 전자발찌 부착 30년 등 중형이 내려졌습니다. 무기징역을 구형한 검찰 구형보다는 형량이 줄었네요. 오늘 판결 내용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박사방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디지털성범죄 사건을 추적 취재해 온 두 기자를 모시고 오늘 조주빈 판결 내용과 그간의 디지털성범죄 사건과 관련된 재판들 정리해 보겠습니다. 한겨레신문의 장수경, 고한솔 두 기자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고한솔> 안녕하세요.
◆ 장수경> 안녕하세요.
◇ 김종대> 어려운 시기에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먼저 고한솔 기자님께 조주빈 오늘 공판 다녀오신 상황, 현장 분위기를 좀 여쭤보겠습니다. 그때 조주빈 표정 보셨어요?
◆ 고한솔> 제가 봤을 때는 조주빈이 미동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 김종대> 미동이 없다? 어떤 뜻일까요. 굉장히 침착했다는 뜻 같기도 하네요.
◆ 고한솔> 재판이 거의 한 40분 동안 진행이 됐는데 앉아서 계속 정면을 응시하다가 순간이 되자 재판부를 계속 뚫어져라 응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 김종대> 제가 옛날에 군대에서 윤일병 폭행사건 때 재판을 6번 가봤는데 가해자가 굉장히 당당한 모습이어서 정말 놀랐거든요. 그럴 때 가해자들이 정말 반성하는가 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어요. 오늘도 좀 그런 의문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 고한솔> 글쎄요, 피고인이 반성하는지 안 하는지는 방청객에 있는 사람도 모르고 기자도 모르고 재판부도 사실 잘 모른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종대> 그 장면이 저는 조금 상상이 갑니다. 이 취재가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취재였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피해자들 취재가 가장 어려우셨을 건데 또 그 부분이 취재가 안 되면 나중에 이렇게 범죄를 밝히기에도 또 제한이 있을 거고 어떠셨습니까?
◆ 장수경> 지금 텔레그램 사건 같은 경우에는 이미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여서 저희가 그 피해자들한테 들을 수 있는 것들은 앞으로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할지 내지는 어떤 사회적인 시선이 바뀌면 좋을지 피해자들이 온전히 본인들이 하고 싶은 말을 편지 형태로 한번 받아보자라고 해서 저희가 편지도 한 6통 정도 받았습니다.
◇ 김종대> 어떤 내용이든가요?
◆ 장수경> 기억나는 편지의 내용 중의 하나는 유사 N번방 사건의 피해자이신데 이분이 가해자가 아침에 일어나서 레고블록을 밟고 일어났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 김종대> 레고블록이요? 무슨 뜻이죠?
◆ 장수경> 그래서 저도 맨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이게 무슨 뜻인지 좀 추가로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레고블럭을 아침에 밟고 일어나면 너무 아플 거잖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운이 나쁘게 하루를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나도 이렇게 힘든 상황에 놓였으니 너도 계속 그렇게 운 나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그런 뜻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종대> 그만큼 사무친 게 많다.
◆ 장수경>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픽=고경민 기자
◆ 고한솔> 그리고 피해자 입장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안 좋은 일이 그러니까 마음이 약하셔서 더 안 좋은 말씀을 못하시고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을 말씀해 주신 게 그거인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우리 고 기자님께도 이런 어떤 가해와 피해의 여러 가지 어떤 충격적인 사실들, 피해 사실들 이렇게 접하시면서 느낌이 어떠셨는지 취재 기자의 어떤 느낌 한번 여쭙고 싶습니다.
◆ 고한솔> 제가 봤던 판결문 중에서는 불법 촬영,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한 사건들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화장실이 골라서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안전한 화장실을 찾는 것도 어렵잖아요? 그래서 그랬을 때 내가 뭔가 지하철에서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혹시 찍히지 않았을까.
◇ 김종대> 불법 촬영.
◆ 고한솔> 그렇죠. 그리고 그 영상물이 음란물이라고 불리는 그 영상물 중에 하나로 어딘가에 유포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 김종대> 사실 우리가 몰라서 그러지 의외로 많이 있었다는 사실이 좀 충격적입니다. 문제는 이런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인 것 같습니다. 굉장히 초기 취재할 때부터 어려움도 많이 겪으셨고 지금에 이르러서야 사회적 공론화가 됐습니다마는 이런 문제를 바라보는 어떤 뉴스 소비자들 또 우리 사회 시선에 대해서 어떤 느낌들이 있으셨는지 들려주십시오.
◆ 장수경> 로리대장태범이라고 춘천지법에서 재판을 받은 10대 친구가 있어요, 10대 가해자가 있는데 그 가해자의 재판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저희가 아무래도 이런 범죄가 어떤 식으로 저질러지고 있는지가 궁금해서 저희도 랜덤채팅 어플을 깐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가해자 재판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기차 안에서 그 랜덤채팅 어플을 켰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 설정을 10대로 설정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되게 접근을 많이 하시거든요, 가해자들이.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용돈 줄게 만날래 이런 것들을 계속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이미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와중에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되게 우리 사회가 바뀌고 있는 게 맞을까, 사회적인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게 하는 것 같아요.
◇ 김종대> 그건 참 답답하네요. 성착취물 제작에 대해서 처벌이 집중되어 있다, 상당히 의문입니다. 또 유포죄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 처벌 수위도 낮아요. 그래서 법을 먹고 범죄가 자란다는 말씀들도 많이 하십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고한솔> 동의하는 측면이 있는데요. 저희가 이번에 유포는 어떻게 처벌이 될까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취재를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니까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게 원가해자가 그러니까 가해자가 엄하게 처벌받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시지만 가해를 차단하는 것.
가해를 차단하려면 재유포를 엄벌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그런 측면에 맞춰서 판결문을 살펴봤었는데 보통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면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벌을 받는데 성폭력처벌법이 아니라 그냥 일반 AV영상, 성인영상물을 유포했을 때 적용되는 정보통신망법 음란물 유포죄가 적용되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이 됐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국회의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법사위라든가 또 정보통신을 다루는 상임위에서도 처음에 굉장히 반응들이 뜨뜻미지근해서 문제가 됐었는데 우리 입법기관의 의식수준 어떻게 보세요.
◆ 장수경>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떠밀려서 법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 김종대> 떠밀려서 여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특히 이번에는 선거 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까, 올 4월에. 그러니까 부랴부랴 쟁점화되고 입법한다고 그랬는데 어떠셨습니까, 그 과정?
◆ 장수경> 그러니까 이번에 텔레그램 성착취 공론화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단체들이 후보들을 상대로 이런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 인식이 얼마나 있는지 이런 걸 했는데 답 온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 김종대> 답이 온 경우가 별로 없다.
◆ 장수경> 많지 않다.
◇ 김종대> 사실상 회피했네요. 방조하고. 이번에 이 사건 같은 경우에도 수사기관이 처음 사건을 제보받고도 지지부진하다가 피해자들이 연대하고 또 그와 관련한 시민단체가 돕고 언론이 나서서 공론화된 것 아닙니까? 국가기관 한 일이 거의 없잖아요.
◆ 장수경> 갓갓의 공범 중의 한 명인 이 모 씨가 있는데요. 이 모 씨의 판결문을 보면 성명불상자와 공모해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라는 게 있어요, 그 판결문에 보면. 그런데 그 경찰이 그 성명불상자는 추적하지 않았던 거죠.
◇ 김종대> 왜요?
◆ 장수경> 글쎄요.
◇ 김종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의 범인을 제한해서 협소하게 판단했다 이 말씀인 것 같은데요. 제가 또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올해 4월에 이 문제가 한창 공론화됐을 때 가입자가 텔레그램방에 70만 명이다 하면서 그 공급자뿐만 아니라 수요자, 거기에 돈을 낸 회원들도 다 신상공개하고 처벌해야 될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있었죠. 그때 마침 우리도 다 그렇게 되는 걸로 알고서 기다렸는데 지금까지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 장수경> 신상공개는 아무래도 쉽지 않은 문제이기는 한 것 같아요.
◇ 김종대> 그러면 돈 내고 성착취물을 본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나요?
◆ 장수경> 지금 유료회원 중에 신상공개가 된 사람이 있기는 한데요, 남경읍이라고 그 사람이 있기는 한데 신상공개 자체가 주요 범인들 경우에도 많이 공개가 안 된 상태여서 회원공개까지 가기에는 어렵지 않나.
◇ 김종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한겨레에서 디지털범죄 끝장 프로젝트 '너머n' 아카이브 이미 여셨죠?
◆ 고한솔> 네.
◇ 김종대> 어떻게습니까, 반응들이?
◆ 고한솔> 반응들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는 게 그러니까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 주시더라고요. 우리가 조주빈이 잡혔을 때 이미 이 사건이 끝이 났다라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어디서 재판결에서 유료회원이 무슨 형을 받았다, 되게 형이 낮다 그러면 잠깐 화가 나고 말고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가해자들이 굉장히 파편화돼서 여기저기서 재판받고 그러다가 관심 속에서 잊혀지고 이런 것들이 안타까웠는데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면 이게 어떤 범죄인지 확실히 기록으로서 남고.
◇ 김종대> 집대성돼 있으니까.
◆ 고한솔> 집대성돼 있으니까. 어떤 범죄, 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종국에는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 끝까지 추적할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되게 좋았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 김종대> 저도 오기 전에 한번 봤거든요. 굉장히 체계적이고 아주 알기 쉽게 정리가 잘돼 있고 역사가 다 보이더라고요. 이번 사건 박사방, N번방 나오는 이번 사건들이 우리 사회가 어떤 성적인 여러 가지 다양한 생산물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갖게 되고 어떤 식의 변화를 불러왔다고 보는지 그 의미를 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 고한솔> 재판 과정에서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제 얘기를 들었었는데요. 그러니까 조주빈은 피해자들한테 특정 표정을 짓게 시킴으로써 그게 본인이 만든 성착취물이다라는 어떤 표식을 남기려고 했다고 합니다.
◇ 김종대> 그렇습니까?
◆ 고한솔> 그 표정이 조주빈 본인이 증인으로 나와서 말하기를 이거는 포르노에서 본 표정이다.
◇ 김종대> 포르노에서 본 표정이다?
◆ 고한솔> 그런 조주빈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는 이 음란물이라고 불리는 이 영상물을 굉장히 무분별하게 소비했던 어떤 문화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소비 문화가 이 범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니까 크게 봤을 때 연결돼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종대> 그러니까 무분별한 그동안 야동이라고 했던 이런 음란물들에 대해서 무차별적인 소비 풍토가 결국은 하나의 괴물을 만들어나가는 거군요.
한겨레 고한솔 기자(왼쪽), 한겨레 장수경 기자(오른쪽)와 진행자 김종대 (사진=뉴스업 제작진)
◆ 고한솔> 단체들에서 말하기를 국산 야동이란 없다. 그러니까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이유가 야동 중에는 불법 촬영물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떤 영상인지도 모르고 그 내용을 소비하고 그리고 또 다른 외국에서 만들어진 영상이라고 할지라도 여성에 대한 굉장히 왜곡된 편견이 심긴 표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굉장히 가학적인 성관계 영상이라든가 그런데 그걸 무분별하게 소비하면 이게 성관계 이런 게 보통의 성관계구나 생각하게끔 만드는 영상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영상을 무분별하게 소비하는 문화와 맥이 닿아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종대> 굉장히 우리 앞에 놓인 장벽이 크고 넓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분 아주 바쁘신 가운데 나와주셨습니다. 한겨레 신문 장수경, 고한솔 두 기자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고한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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