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윤유선, 5.18 영화 시나리오 OK한 이유? 아들의 이름으로 기존 5.18 영화와 달라 우울증 대리기사 복수 반성하지 않는 삶은 가치 없다 메시지 윤유선 배우, 광주 아픔 위로하고자 출연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
과거를 정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과거의 자잘못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사실과 진실과 현상과 증상은 각각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무기력하기도 하다.
과거로 돌아가 되돌리고 싶은 것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은 흐르기만 할 뿐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타임머신을 꿈꾸는 소설, 만화, 영화들이 많다.
그랬더라면 하는 후회를 안고 살기 때문이리라.
영화는 나왔지만, 좋은 배우들이 나오지만, 어떻게 보여질까 우려된다.
또 다른 세상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의 이름으로' 기존 5.18 영화와 달라
우울증에 걸린 대리기사의 복수 이야기
"반성하지 않는 삶은 가치 없다"는 메시지
윤유선 배우, 광주 아픔 위로하고자 출연
안성기 배우, 조건 안맞았지만 출연 결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국 (감독), 윤유선 (배우)
총을 뺐다 넣었다, 뺐다 넣었다. 영화 속에서 안성기 씨는 누군가를 향해 계속해서 총을 계속 뺐다 넣었다 합니다. 그 누군가는 바로 5.18 공수부대 여단장. 반성 없이 호의호식하는 이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거죠.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줄거리입니다. 다음 주에 개봉을 하는데요. 5.18 영화입니다. 그런데 아주 특이하게도 5.18의 시가전이라든지 이런 장면은 없어요. 독특하죠. 배우 안성기, 윤유선, 박근형. 이런 연기파 배우들의 내면의 심리연기도 아주 기막힙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이 영화의 배우와 감독을 초대했습니다. 이정국 감독, 윤유선 배우. 어서 오십시오.
◆ 이정국>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윤유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먼저 윤유선 씨 안녕하세요.
◆ 윤유선> 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예요.
◆ 윤유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친근함이 느껴지면서도 그 심리연기를 할 때 빠져드는 그 느낌 있죠, 감독님.
◆ 이정국> 네. 제가 예전에 두 여자의 이야기 영화 할 때 처음 만나서.
◇ 김현정> 두 여자 이야기.
◆ 윤유선> 94년도예요.
◆ 이정국> 그렇죠. 그 인연이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인연으로 이번 영화도 함께하신 거라고.
◆ 윤유선> 맞아요.
'아들의 이름으로' 무대인사 하는 윤유선. 연합뉴스
◆ 이정국> 무조건 윤유선 씨한테 이 캐릭터를 맞췄습니다.
◇ 김현정> 아예 윤유선이라는 배우를 생각하면서 각본을 쓰신 거예요?
◆ 이정국> 원래는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여자여야 되는데, 윤유선 씨가 해야 되는데.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덕분에 캐릭터가 더 좋아졌습니다.
◇ 김현정> 윤유선이라는 배우를 아주 상정해 놓고 각본을 감독님이 직접 쓰셨거든요. 쓰셨단 말씀. 지금 말씀하시는 분이 이정국 감독. 대중적으로 제일 유명한 작품이 뭔가 봤더니 ‘편지’.
◆ 이정국> 그렇습니다. 최진실, 박신양 나왔던 ‘편지’였습니다.
◇ 김현정> 저 그거 보면서 엄청 울었거든요.
◆ 이정국> 네.
◇ 김현정> 그 감독님이시군요.
◆ 이정국> 그렇죠. 그거를 보고 울었다고 저한테 말해 주신 분들은 좀 연배가 다 있으신데. 요즘 학생들은 잘 몰라요.
◇ 김현정> 저는 많이 울었습니다.
◆ 이정국> 고맙습니다.
◇ 김현정> 그 감독이세요, 그 감독. 일단 아직 개봉 전이긴 합니다마는 저는 시사를 미리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미리 봤습니다.
◆ 윤유선> 재미있게 보셨어요?
◇ 김현정> 저는 제가 일부러 오늘 인터뷰하다가 스포일러를 할까 봐 뒤는 살짝 안 봤어요. 뒤는 살짝 안 보고 앞에 중간에 후반부까지 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 윤유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냥 제가 막연히 생각했던 5.18 영화 그 느낌과 달랐거든요. 감독님. 줄거리를 직접 소개해 주시죠, 짧게.
◆ 이정국> 이 영화는 한 우울증에 걸린 대리운전 기사, 즉 안성기 씨가 연기하는데 그분이 5.18 피해자 분들을 대신해서 복수를 시도하는 영화입니다.
◇ 김현정> 이게 이 실정이 우리가 기존 5.18 영화랑 너무 다르잖아요. 지금 포스터를 유튜브와 레인보우를 통해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안성기 씨가 복수를 하러 다니는 그 남성으로 나옵니다. 거기서 복수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이제 박근형 씨가 연기한 투스타?
◆ 이정국> 거기서는 그분도 있지만 그분이 항상 언급하는 각하라는 분이 계십니다.
◇ 김현정> 박근형 씨와 그 각하가 되는 것이고. 윤유선 씨는 결심을 결정적으로 굳히게 되는 계기가 되는 인물, 그렇게 설명하면 되나요?
◆ 윤유선> 글쎄요. 결정적인 계기까지 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마음을 움직이는 어떤 아픔을 좀 더 공감하게 되는, 안성기 선생님이 아픔을 공감하게 되는 그런 어떤 도화선이 되는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 김현정> 아까 감독님께서 아예 이 역할은 윤유선이라는 배우를 상정해 놓고 썼다고 하셨는데 그 얘기를 처음 듣고 망설이지는 않으셨어요?
◆ 이정국> 지금 제가 처음 이야기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오늘 이 자리에서 지금.
◆ 이정국> 네.
◇ 김현정> 고백하시는 거예요?
◆ 이정국> 네.
◆ 윤유선> 감사합니다. 아니요, 전혀 망설이지 않았고요. 작품이 너무 좋았고 사실 이게 너무 아픈 이야기잖아요. 아픈 얘기고 어쩌면 이것 때문에 우리가 너무 많은 5.18 때문에 많은 갈등, 나뉨이 더 깊어진 것 같은데 저는 이제 광주에서 아픔을 겪은 피해자의 유가족의 제2차 피해를 입은 가족 역할을 했는데 사실 영화처럼 저희도 직접 복수를 하거나 저는 그런 복수를 좋아하는 성격은 전혀 아니고 복수를 전혀 할 수 없는 성격인데 이분들도 그러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분들이 직접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 아픔을 위로해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리고 저는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워낙 있고 그래서 얼른 하겠다고 했죠.
◇ 김현정> 얼른 하겠다고. 윤유선 씨는 그렇고 이제 복수에 나서는 주인공 안성기 씨 같은 경우에는 제가 얘기를 좀 들어보니까 제작비가 부족해서 안성기 씨 역을 좀 무명배우한테 이제 캐스팅을 부탁해야지 하고 있는 와중에 용기를 내서 마지막으로 한번 말이나 붙여보자, 이러고 보내셨다는 게 사실이에요?
◆ 이정국> 네, 무명배우는 아니고요. 나름대로 이름은 있지만 제 친구였어요. 연기자인데 그런데 마침 다행히 그 친구가 다른 작품들로 바쁘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 김현정> 다행히.
5·18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시사회. 연합뉴스
◆ 이정국> 그래서 그러면 이제 누구를 구하지? 그러다가 누군가가 안성기 선배가 하면 좋은데. 그런데 사실 감히 생각을 못했어요. 워낙 예산이 그분 개런티도 안 되는 예산인데 그래서 밑져야 본전이다 그러고 시나리오 한번 보내나 보자 해서 보냈는데 바로 다음 날 전화가 오셨더라고요, 직접.
◇ 김현정> 바로 전화가 띠링띠링 올 때 느낌이 어떠셨어요?
◆ 이정국> 안녕하세요. 선배님. 이렇게 해서 한번 보지 그래서 네, 봅시다 이래서 가서 하는데 하시겠다고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죠. 그래서 그만 둔 친구한테 야, 안성기 선배가 하신대. 어, 그래, 잘됐다 하면서 고맙다는 말은 아직 못 했는데. 너무 친한 친구라. 어쨌든 안성기 선배가 이 시나리오에 굉장히 공감을 하시고 아까 그 반전, 스포일러 때문에 영화를 끝까지 못 보시셨다고 했는데.
◇ 김현정> 혹시라도 뭐가 있을까 봐.
◆ 이정국> 안성기 선배가 그 영화를 보다가 반전을 너무 놀라셨대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에.
◇ 김현정> 그거 얘기하셔도 되는 거예요?
◆ 이정국> 절대 안 됩니다. 영화를 보고 확인을 하셔야 됩니다.
◇ 김현정> 반전이라고까지는 얘기를 하셨는데 영화가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5.18 영화 하면 떠오르는 그런 장면들, 그런 장면들이 아닌,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사적 복수잖아요. 이게 사적 복수.
◆ 이정국> 그렇죠.
◇ 김현정> 이런 것들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이정국 감독님, 이렇게 쭉 조사를 해보니까 5.18 때 광주에서 전투경찰로 근무하셨다는 게 사실입니까?
◆ 이정국> 네, 광주가 아니라 목포에서 배 타고 한 시간 가면 해남 반도 땅 끝에서 해안초소 전경이었죠.
◇ 김현정> 그러면 그때 그 계기가 혹시 이 5.18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였을까요?
◆ 이정국> 사실 저는 정치적이지도 않았고 뭐 그런 평범한 그때 이제 대학생이었는데 그 사건을 제가 5월 21일날 처음에 목포에 부식 구입하러 나갔다가 실제로 전두환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고 광주에서 많은 분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고 저희 가족들도 일부 광주에 그때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니, 어떻게 사람을, 군인이 우리 대한민국 군인인데 왜 시민을 왜 죽이지? 학생을 왜 죽이지? 나는 이해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책들을 보고 이야기 듣고 그 상황을 알게 되고 나중에 영화로써 이 얘기를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다가 제가 ‘부활의 노래’라는 영화로 처음 그 이야기를 만든 거죠.
◇ 김현정> ‘부활의 노래’. 5.18 민주화운동 영화를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장편 극영화다, 이렇게 소개가 됐더라고요.
◆ 이정국> 네, 독립영화는 있었지만 상업영화를 극장에 정식으로 건 영화는 처음이었죠.
◇ 김현정> 그런데 100분 영화중에 25분이 다 칼질 당했다.
◆ 이정국> 네. 그 당시에 노태우 정권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든 개봉 못 하게 하려고 심의회에서 25분을 잘랐기 때문에 개봉하지 말라는 거죠.
◇ 김현정> 못 하셨어요?
◆ 이정국> 아니요, 그래서 제가 항의하고 국회의원분들 찾아가고 했더니 재심의 들어오라고 해서 중요한 장면 한 5분 정도 잘린 채 그다음에 3월 1일날 91년도 3월 1일날 개봉을 했지만 실패했죠.
◇ 김현정> 실패하고.
◆ 이정국> 그리고 저는 인생의 나락에 떨어졌고요.
◇ 김현정> 그래도 어떻게 다시 일어나셨네요.
배우 윤유선이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 이정국> 네. 바로 앞에 계신 윤유선 씨가 나온 ‘두 여자’의 이야기 덕분에 그게 대종상에서 작품상도 받고.
◆ 윤유선> 대종상, 작품상, 감독상, 저도 연기상.
◆ 이정국> 연기상도 받고 해서.
◇ 김현정> 다 휩쓸면서. 그걸로 부활의 여신이네요, 윤우선 씨가.
◆ 이정국> 참 인연이 윤유선 씨하고 그때 김서라 씨가 연기를 했는데 지금도 서로 친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그런데 5.18 영화로 한번 나락까지 갔으면 이번에 안 만들고 싶으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또 만드셨어요?
◆ 이정국> 실제로 그 영화 이후로 제가 30대 중반이었는데, 그 당시에. 다시는 5.18 이야기를 말하지도 듣지도 한 20년 동안 다 끊었어요. 제가 광주 가도 아무것도, 저희 가족하고도 지금까지 5.18 이야기 해 본 적이 없어요.
◇ 김현정> 그
◇ 김현정> 그 이야기가 너무 속된 말로 폭망해서?
◆ 이정국> 그것이 있지만 광주분들은 5.18이야기를 하는 걸 꺼려해요. 서로가.
◇ 김현정> 아파서.
◆ 이정국> 그러다가 제가 10년 전부터 광주에서 독립영화 하신 분들 노인분들, 학생분들하고 작업하면서 그때, 그때도 이야기 안 하다가 3년 전에 처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시작했죠. 그게 모티브가 돼서 단편 하나 만들고 그게 장편까지 오게 된 거죠.
◇ 김현정> 유선 씨 극중에서 하나하나 연기하는 모습들, 또 대사들 보면 찡한 것들이 많아요. 물론 거기서 윤유선 씨는 피해자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5.18 피해자 하면 떠오르는 그런 탁 선입견 같은 게 있는데 거기에서 윤유선 씨 역할은 그렇지 않아요. 억척스러운 여성, 그렇죠? 그렇지만 하나하나 그 내뱉는 대사들이 참 좋은 것들이 많았는데 제일 기억이 나는 대사가 있다면?
◆ 윤유선> 제 대사는 아니고, 아, 제 대사였나요? 광주분들은 물 같다고.
◇ 김현정> 물 같다?
◆ 윤유선> 안성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때 제가 왜 물 같다고 하냐고 했더니 그냥 다 순응하고 받아들이고 그 흐르는 물 같은.
◆ 이정국> 너무 착하다는 거죠.
◆ 윤유선> 너무 착하다고 말씀하신 그 대사가 제가 가서 사실은 저도 광주를 그렇게 많이 가보지 않았으니까 이번에 가서 저희가 많이 너무 많이 도와주셔서 맛있는 음식, 이런 거 해 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비연기자분들이 출연을 하셨어요.
◇ 김현정> 제가 잠깐 질문 하나 할게요. 그 한강식당, 윤유선 씨가 근무하는 데가 한강식당인데 한강식당에 그 일하시는 분들 이 아주머니들이.
◆ 윤유선> 한 분은 연기자시고요.
◇ 김현정> 한 분은 연기자시고. 나머지는?
◆ 윤유선> 사장님은 정말 그 식당 사장님이세요. 느끼셨어요?
◇ 김현정> 딱 보고 알았어요. 현장 섭외 하신 거예요? 재능기부, 어떻게 된 거예요.
◆ 이정국> 원래 다른 분 서울에서 연기 좀 하신 분은 섭외를 했더니 개런티가 작은지 안 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당황스러워서 그 할머니분이 연기를 되게 하고 싶어 하는 걸 제가 알았어요. 그런데 제가 설마 할까 그래서 걱정했다가 그날 하실래요? 그랬더니 네, 할게요. 그랬는데.
◆ 윤유선> 엄청 열심히 하시더라고요.
◆ 이정국> 굉장히 잘하셨어요. 한 외국분이 그 영화 보고 그 할머니 연기 특이하다고. 캐릭터가 재미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 김현정> 왜 특이했냐 하면 이분이 연기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삶의 모습 같이 하니까.
◆ 윤유선> 리얼.
◇ 김현정> 오히려 그게 더 특이하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진짜 같은, 이런 하여튼 묘한 게 있더라고요.
◆ 이정국> 우리 영화에 그런 분들 그 영화 속에 많습니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저 광주시민, 그 자리에서 일하시는 분이구나. 간호사도 그렇고 다 현장에 있는 분들입니다.
◇ 김현정> 현장 캐스팅. 그 얘기는 5.18 영화를 만든다니까 광주분들이 발 벗고 내려놓고 저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셨다는 얘기잖아요.
◆ 윤유선>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그분들이 제가 극중에서 제가 5.18 피해자라서 막 아파하지 않지만 그분들의 모습을 보고 제가 너무 덤덤하게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거예요. 그래서 그분들을 표현하는 데 많이 이렇게 직접 뵈면서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픔을 가슴 깊이 안고 있지만 삶을 살아야 하니까. 맨날 울고 있을 수는 없는 거니까.
◆ 윤유선> 그럼요.
◇ 김현정> 그 억척스럽게 살아가시는 것을 그분들 보면서 연기를 배우신 거군요.
◆ 윤유선> 네.
◇ 김현정> 윤유선 씨. 감독님 저는 제일 기억에 남는 대사가 윤유선 씨는 아까 광주분들은 물 같다 그거였는데 저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
◆ 윤유선> 저희 영화의 주제죠.
◇ 김현정> 그게 주제입니까?
◆ 윤유선> 네.
◇ 김현정> 화장실에서 안성기 씨가 소변보면서 벽에 붙어 있는 거를 보는 그 장면에서 찌릿했어요.
◆ 이정국> 소크라테스 명언이죠.
◇ 김현정> 소크라테스의 명언. 어떤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걸까요?
◆ 이정국> 그러니까 사실 우리 지금 5.18 그 전에 우리가 친일의 역사도 그렇지만 한 번도 책임자들이 제대로 반성하지 않았고 제대로 단죄한 적도 없어요. 그 부분이 너무 아쉬웠고 그래서 특히 5.18 같은 경우는 사실 우리 영화는 그전에 5.18 영화들은 되게 피해자 입장이었다면 저희 영화는 보셔서 알겠지만 피해자들이 있지만 어쩔 수 없이 가해자가 된 그런 가해자 입장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야말로 진짜 가해 책임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골프 치러 다니고 그러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향해서 하는 말이죠. 반성을 제대로 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는 사람들은 살 가치가 있냐. 그래서 그게 이 영화의 트리거가 됩니다. 그 문장이.
◇ 김현정> 그걸 묻는 영화입니다, 여러분. 박근형 씨는 악역을 맡으신 거잖아요. 박근형 선생님도 단번에 오케이 하셨어요?
◆ 이정국> 아니죠. 처음에 제가 박근형 선배님하고 그 전에 작품을 2개를 했는데 2개 다 망했어요. 그래서 제가 죄송해서 또 해 주실까 그랬는데 처음에 조금 망설이더니 제가 좀 시나리오를 드리고 했더니 하자고 해서 너무 너무 고맙죠. 정말 왜냐하면 그 역할은 박근형 선생님밖에 생각이 안 났거든요.
◇ 김현정> 오로지 그분만.
◆ 이정국> 굉장히 카리스마도 있어야 되고 연기도 잘하셔야 되는데 그런데 해 주셔서 제가 이제 안성기 선배도 해 주고 이래서 제가 긴장했죠. 이거 가볍게 가려고 했는데 완전히 너무 커지니까 그래서.
◇ 김현정> 자, 이 두 분과 함께 사실 굉장히 무거운 이야기여서, 저는 너무 슬퍼지면 어떻게 하나? 했는데 유쾌한 감독님이시고요. 우리 윤유선 씨와 함께 어떤 영화의 분위기를 잘 느끼면서도 메시지가 잘 전달된 인터뷰였던 것 같습니다. 개봉이 정확히 5월.
◆ 이정국> 12일입니다.
◇ 김현정> 12일입니다. 많이들 보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 오늘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윤유선> 네, 감사합니다.
◆ 이정국>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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