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라이더 체온 40도 넘어 출입금지 당하기도 손님 불편하니 가게 밖에서 대기 50대 아스팔트 차량 열들 티셔츠 짜면 땀이 한 바가지 얼음물 주시는 분들 꼭 있어 감사
이런 인터뷰를 보면 살아있는 시사프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더위에 고생하시는 라이더분을 이렇게 시간을 내어 인터뷰를 뽑아낼 수 있는 방송이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그런데, CBS김현정의 뉴스쇼는 그걸 해낸다.
생생한 라이더의 고충과 훈훈하게 얼음물을 준비해주시는 시민분의 마음도 함께 느낄 수 있다. 가끔 오시는 택배기사분이나 라이더분께 시원한 음료가 있으면 드리기는 하지만 요즘은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물건만 갖다놓고 가시기 때문이다.
체감온도가 39도가 넘는 도로에서 시간에 쫓겨가며, 위험을 무릅쓰고 달리시는 분들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하면서, 안전운전하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형진 (배민 라이더스)
여러분, 더위에 무사하십니까? 어제는 체감온도 40도 육박할 거다. 외출 자제하라, 이런 기상청의 경고문자까지 오던데요. 하지만 이런 더위와 싸워 이겨야 하는 분들이 우리 곳곳에는 참 많습니다. 야외 주차장에서 일하는 주차관리원들 또 고깃집에서 숯불 나르는 분들, 놀이공원에서 인형탈 쓰고 아르바이트 하는 분들. 그리고 지금부터 만날 이분도 역시 만만치가 않습니다. 바로 음식 배달기사, 라이더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 이야기 직접 들어보죠. 김형진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형진 기사님, 안녕하세요.
◆ 김형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십니까?
◆ 김형진> 지금은 제가 집에 있습니다.
◇ 김현정> 몇 시부터 일하세요?
◆ 김형진> 9시부터 일을 해서.
◇ 김현정> 지금은 일하기 직전.
◆ 김형진> 네.
◇ 김현정> 오늘은 아침부터 푹푹 찌죠?
◆ 김형진> 며칠째 계속 그랬죠.
◇ 김현정> 그렇죠. 기사 생활 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형진> 저 같은 경우는 지금 햇수로는 3년차고요. 1년 반 넘게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기사 생활을 한 1년 반이면 뭐 당연히 이런 더위는 처음 보시는 더위일 거고.
◆ 김형진> 그렇죠. 작년 같은 경우는 장마 때문에 이렇게 많이 더위를 못 느꼈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너무 푹푹 쪄서.
◇ 김현정> 아니, 뭐 우리야 외출을 해도 어차피 차타면 금방 냉방이 되니까 걸을 때만 살짝 고생하면 되는데 오토바이 기사님들은 에어컨은 당연히 없는 거고 거기다가 마스크 끼고 헬멧 쓰고 체감해 보니 얼마나 더우십니까?
◆ 김형진> 푹푹 찌죠, 완전. 건물 같은 데 배달 가게 되면 요즘에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이렇게 체온 측정하잖아요. 저희 조합원 한 명 같은 경우에는 어제 인증사진 올렸는데 40도 찍혀서 헬멧을 벗고 다시 온도를 쟀더니 36.5도 정상 체온 나와서.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 무슨 감기 기운 있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도 아닌데 40이 나와서 얼마나 놀라셨대요.
◆ 김형진> 많이 놀라서 본인도 다시 한 번 인증사진을 찍어서 저희한테 카톡방에다가 공유를 해 주셨더라고요.
◇ 김현정> 세상에. 게다가 마스크 끼고 거기에 헬멧 쓰고 하면 땀이 얼마나 차요?
◆ 김형진> 숨을 못 쉬죠, 솔직히.
◇ 김현정> 숨을 못 쉴 정도. 그 와중에서도 제일 힘들 때가 어떤 때입니까?
◆ 김형진> 힘들 때 같은 경우는 옥탑 걸렸을 때요. (웃음)
◇ 김현정> 옥탑방에서 배달 시켰을 때.
◆ 김형진> 네, 5층 건물인데도 엘리베이터 없어서 걸어 올라갔다가 그런 경우 숨차서 아주 힘들죠.
◇ 김현정> 또 배달을 골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 김형진> 요즘 같은 경우는 AI 시스템 때문에 그렇게 옛날처럼 골라서 갈 수는 없죠.
◇ 김현정> 게다가 또 옥탑방 사시는 분들도 배달 시켜서 드실 자유도 있는 거니까.
◆ 김형진> 그건 그렇죠. 왜냐하면 그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저희가 일을 해서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거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렇긴 해도 힘든 건 힘든 거다.
◆ 김형진> 그럼요. (웃음)
◇ 김현정> 게다가 제가 차타고 가다 보면 신호 대기에 걸려 있는 상태에서 오토바이 기사님들 많이 보거든요. 그러면 차 안에 탄 사람들이야 다 열로부터 보호가 되지만 오토바이 타신 분들은 버스에서 뿜는 가스며 열기며 이걸 그냥 온몸으로 맞으시는 거잖아요.
◆ 김형진> 그렇죠.
◇ 김현정> 괜찮으세요?
◆ 김형진> 많이 덥죠. 많이 힘들고. 지치죠.
◇ 김현정> 그럴 때는 어떤 생각이 드세요?
◆ 김형진> 그냥 빨리 신호가 바뀌어서 갔으면 좋겠다. (웃음) 달리면 그나마라도 시원하니까, 달리면 그나마라도.
◇ 김현정> 그렇죠. 배민 라이더스의 기사, 김형진 씨,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은 아무리 더워도 이게 일이니까 참고 하시는 거고 또 그 덕분에 저희가 편안하게 집에서 음식 시켜먹을 수 있는 건데 그런데 정말 속상했던 기억, 이거 아무리 일이지만 이거는 너무 한다 했던 기억 어떤 거 떠오르세요?
◆ 김형진> 삼계탕집 불나요. 그러면 조리 대기를 20분 이상 하는 그런 경우가 거의 태반이고요. 그다음에 더운 날씨에도 상점가면, 그나마 조금 에어컨 있는 홀이나 가게일 경우, 에어컨 나오니까 저희는 좀 숨을 돌린다라고 얘기하는데, 나가서 대기하라는 그런 업장들도 있어요.
◇ 김현정> 왜요? 왜 나가래요?
◆ 김형진> 저희가 서 있으니까 손님들 보시기도 불편하고 또 서 있게 되면 기다리고, 사람들 기다리고 있으면 조급하잖아요.
◇ 김현정> 손님들 보시기 불편하다고?
◆ 김형진> 네.
◇ 김현정> 아이고. 그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닌데 주인 입장에서 모르는 건 아닌데
◆ 김형진> 그렇죠.
◇ 김현정> 이렇게 더울 때는 좀 그 정도는 사람 같이 살아가는 건데 봐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김형진> 그런 업장들이 대다수는 아니고 한두 군데 있기는 있는데 조금 그렇죠.
◇ 김현정> 너무 야박하시네요. 그럴 때. 반면에 이런 분들만 있으면 살 만하다 싶었던 좋은 경험도 있으시죠?
◆ 김형진> 수고한다고 박카스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아무래도 덥다 보니까 얼음물 주시는 분도 계시고.
◇ 김현정>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얼음물 떠오세요?
◆ 김형진> 음료수 주시면서 그렇게 준비하고 계신 분들이 꼭 한두 분씩은 계세요.
◇ 김현정> 아이고.
◆ 김형진> 더운데 고생한다고.
◇ 김현정> 사실은 그게 돈이 드는 건 아니잖아요. 얼음물 한 잔이. 마음이잖아요.
◆ 김형진> 그게 마음이죠.
◇ 김현정> 이 얘기 하나 여쭐게요. 정말로 무더위와 싸우는 배달 기사님들끼리 공유하는 어떤 더위 팁이 있을 것 같아요. 더위 이기는 팁.
◆ 김형진> 냉장고 바지. (웃음)
◇ 김현정> 냉장고 바지. 그거 시장에서 한 벌에 5000원 이렇게 파는 시원한 원단의 냉장고 바지.
◆ 김형진> 네.
◇ 김현정> 그거 입고 다니세요?
◆ 김형진> 그럴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반바지 입게 되면 살도 타고 처음 입으면 되게 뜨거운 햇볕에 노출이 되면 화상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죠.
◆ 김형진> 긴 바지를 입게 되면 너무 덥고 이러니까 차라리 그냥 냉장고 바지를. (웃음)
◇ 김현정> 생각보다 시원합니까? 냉장고 바지가?
◆ 김형진> 달리면 바람이 들어 오니까 아무래도 시원하죠.
◇ 김현정> 냉장고 바지. 타지도 않고 달리면 시원하다. (웃음) 그래요. 요즘 같은 때 하루 종일 일하고 들어와서 샤워하려고 옷 벗어서 티셔츠 쭉 짜면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입니까?
◆ 김형진> 그렇죠, 바로 들어오면 그렇죠. 그래서 티가 저 같은 경우에는 긴팔 쿨맥스 티를 입어도 뒤집어서 벗어야 돼요. 그 정도로 땀이 차죠.
◇ 김현정> 아이고, 고생 많으십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무엇보다도 건강 조심하셔야 돼요. 아무리 젊고 건강하셔도 한낮에 온열질환 조심하시고요. 덕분에 오늘도 시원하게 편안하게 저희 음식 배달 시켜먹겠습니다.
◆ 김형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형진> 네, 수고하세요.
◇ 김현정> 일터 자체가 덥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주변에. 그분들 중에 한 분의 애환 함께 나눠봤습니다. 배민 라이더스 김형진 기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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