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떠나지 않나? 살짝 생각해본 적이 있다. 이미 다른 프리선언한 PD들은 자리를 잡고, 연봉도 장난 아니게 받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고, 나름의 길을 개척해나가는데, 왜 김태호PD는 저러고 있나? 무한도전에 얽매여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나? 다른 문제가 있나? 생각했었다.
이젠 아마도 좋은 기회가 왔나 보다. 뭘 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밀려나가야할 상황에 봉착했을 수도 있고, 모든 걸 내려놓고 쉬고 싶었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개인 사정이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오랜 기간동안 좋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느라 수고가 많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주말을 책임져주고, 가족이 모여앉아 볼 수 있게 해준 공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다시 볼런지는 모르겠지만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를 기다려볼 것 같다. 적어도 유튜브로라도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지 않을까?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1/09/07/T5QFLKS57SF3FSZ6UZXAPX2DIQ/
"새로운 도전 결정...두렵지 않다" [전문]
스포츠조선 = 정안지 기자
입력 2021.09.07 15:39 | 수정 2021.09.07 15:43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MBC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를 만든 김태호 PD가 입사 20년 만에 MBC를 떠난다.
사진=MBC 제공
김태호 PD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녕하세요, 김태호 PD입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먼저 김태호 PD는 "2001년에 입사해서 올해까지, 만 20년을 MBC 예능본부 PD로 살아오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고 지난 시간을 떠올린 뒤 "여의도와 일산, 상암 MBC를 거치며 입으로는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습니다"고 털어놨다.
이에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는 김태호PD는 지난 8월 초 MBC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태호PD는 올해 12월까지는 MBC 예능본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예정이며, 사원증을 반납한 이후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MBC와 협업하는 방법도 논의할 생각 중이다.
김태호PD는 "미래에 대해 확실히 정한 건 없습니다.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면서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여러 행운과 인연들이 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습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태호PD는 "2021년 남은 기간은 '놀면 뭐하니?'팀 내에서 열심히 보탬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놀면 뭐하니?'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립니다"며 마무리했다.
한편 김태호 PD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만들며 스타 PD로 자리잡았고, 유재석과 함께 '놀면 뭐하니?'로 YOO니버스를 만들어내며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하 김태호PD SNS글 전문
안녕하세요, 김태호 PD입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전해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teoinmbc.
2001년에 입사해서 올해까지, 만 20년을 MBC 예능본부 PD로 살아오면서 자랑스럽고 행복했던 날들이 많았습니다.
여의도와 일산, 상암 MBC를 거치며 입으로는 매주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뭐라도 찍자!" 늘 새로움을 강조해왔지만, '나는 정작 무슨 변화를 꾀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점점 머릿속을 채워갔습니다.
그래서, 비록 무모한 불나방으로 끝날지언정, 다양해지는 플랫폼과 급변하는 콘텐츠 시장을 보면서 이 흐름에 몸을 던져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미래에 대해 확실히 정한 건 없습니다. 다만 오래 몸담은 회사에 미리 얘기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지난 8월 초, MBC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고민해서 어렵게 내린 결정이란 걸 알기에 MBC도 저의 뜻을 존중하며 미래를 응원해주기로 했습니다.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2021년 12월까지는 MBC 예능본부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사원증을 반납한 이후에도 좋은 콘텐츠를 위해서 MBC와 협업하는 방법도 논의할 생각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세상에 나쁜 콘텐츠 아이디어는 없다. 단지 콘텐츠와 플랫폼의 궁합이 안 맞았을 뿐이다"라는 얘기를 후배들과 해왔던 터라, 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그걸 증명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분명합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지금까지도 늘 그랬듯이 여러 행운과 인연들이 제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어 줄 거라는 생각에 두렵지는 않습니다.
2021년 남은 기간은 팀 내에서 열심히 보탬이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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