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일째 성남시청 노터치 그분 수사 한발짝도 못나가 대장동 윗선 수사 미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윗선’을 규명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
검찰, 20일째 성남시청 노터치 그분 수사 한발짝도 못나가
대장동 윗선 수사 미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윗선’을 규명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
수사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궁금은 하지만 잘못 건들면 여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지, 희한하게도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가고 있는 기분이다.
한 법조인은 “김만배씨가 유씨에게 약속하고 이미 5억원을 건넸다는 ‘뇌물 700억원’ 역시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 천문학적 이득을 끌어오기 위한 배임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이상하게도 모두 정황상 누군가를 향하고 있는 듯한 수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유력 대선 후보라 말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의혹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니면 이러이러 해서 아니다, 맞으면 맞다 답을 해야하는데, 애매하다 하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의아하다.
대장동 윗선 수사 미적…
“꼬리자르기” 비판나와.
검찰, 20일째 성남시청 ‘노터치’… ‘그분’ 수사 한발짝도 못나가
박국희 기자
입력 2021.10.14 03:00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윗선’을 규명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13일 검찰 안팎에서 나왔다.
유동규씨가 화천대유·천화동인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약속받았다고 검찰이 판단한 ‘뇌물 700억원’을 놓고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과연 유동규 한 명을 보고 그 거액을 주려 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검찰 수사는 사실상 유동규씨 단계에서 멈춰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 핵심은 배임이고 실체 규명도 어렵지 않을 텐데 수사팀이 성남시청도 압수 수색하지 않는 등 수사 의지가 의심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법조인은 “수사팀이 유동규씨와 김만배씨가 공모하고 주도한 재개발 비리로 결론 내고 두 사람을 사법 처리하는 선에서 ‘꼬리 자르기’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野, 성남시에 대장동 정보공개 청구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도읍(앞줄 왼쪽에서 셋째)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3일 경기 성남시청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증인 및 참고인 149명의 국정감사 출석 요청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경기도는 관련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전·현직 특수통 검사들은 “대장동 사건 수사의 핵심은 김만배씨 등 소수 민간 사업자가 어떻게 공영 개발의 외피를 쓰고 4000억원이 넘는 과도한 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는지, 이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가리는 것”이라며 “언론에 나온 정황으로만 구성해도 배임 범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김만배씨가 유씨에게 약속하고 이미 5억원을 건넸다는 ‘뇌물 700억원’ 역시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고 천문학적 이득을 끌어오기 위한 배임의 한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2018년 10월 1일 유동규 신임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임명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 제공
실제 유동규씨는 2014년 대장동 사업의 핵심 업무를 측근들이 있던 전략사업실로 이관했고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가 추천한 인사를 채용해 사업자 선정 심사 등에 참여하도록 했다.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공사 배당금 상한액을 1822억원으로 제한하고 민간 사업자들에 대한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나머지 이익 수천억원을 몇몇 민간 업자가 독식하게 했다.
이와 관련, 한 검찰 간부는 “결국 남은 건 최종 의사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도 1조5000억원 규모 사업의 이익 배분 설계를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의 유동규씨가 단독으로 김만배씨와 짜고 결정할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 나온다.
그런데도 수사팀은 배임 혐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을 공산이 큰 성남시청을 수사 착수 20일이 되도록 압수 수색하지 않았고, 소환 조사도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압수 수색 현장에 파견된 포렌식(디지털 증거 추출) 요원이 압수 수색 대상 컴퓨터에 대한 포렌식 범위를 넓히려 하자 중앙지검 윗선이 제지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당시 상황에 대해 수사팀 내부에서도 의아해했다는 후문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배임 수사의 종착점은 결국 당시 성남시장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최종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경기지사”라며 “수사팀이 속전속결로 유동규·김만배씨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과 달리 배임 수사를 조용히 진행하는 것은 이 지사를 겨냥한다는 인상조차 주지 않으려는 차원 같다”고 했다.
아울러 ‘대장동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만배씨의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 발언에 대해서도 수사팀은 구속 10여 일이 지난 유동규씨를 상대로 ‘윗선’이 있는지 아직 추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1차 소환 조사 이후 수사팀이 추가 조사를 예고한 상황에서 12일 문재인 대통령의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 지시가 나오자 돌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에 김씨 배임 액수가 ‘최소 1163억원 플러스 알파’라고 모호하게 적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허겁지겁 영장을 청구한 방증”이란 지적도 나왔다. 김씨에 대한 1차 소환 조사도 천화동인 1호 배당금 등이 유동규씨 몫인지 아닌지에 집중됐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을 유·김씨 두 사람 선에서 마무리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서울중앙지검이 오는 20일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유동규씨를 기소하면서 뇌물 혐의만 공소장에 넣고, 이 지사 관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배임 혐의는 보강 수사를 하겠다는 식으로 중간 결론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유동규씨에 이어 김만배씨 구속영장에도 배임 혐의를 넣은 만큼 수사팀도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그런 식으로 피해 나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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