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요구에도 침묵한 노정희 선관위장 野 오만하다 실시한 코로나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가 소쿠리 등에 보관돼 허술하다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입장이 있느냐
국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데,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는 입이 있어도 사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엎친데 덮쳤다는 것인데, 어쨌든 모든 것이 엉터리 같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 아니라 확산시키고 있다.
안타깝고 미칠 노릇이다.
다른 말씀은 다음 기회에 드리도록 하겠다
사과 요구에도 침묵한 노정희 선관위장... 野 “오만하다”
주희연 기자 김광진 기자
입력 2022.03.07 23:11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에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일 발생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7일 사과를 하지 않았고 거취와 관련해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번 확진자 사전투표 사태가 친여(親與) 성향 인사들이 대거 포진한 중앙선관위원 구성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인사 파행으로 선거에서 심판 역할을 하는 중앙선관위원 정원(9명) 중 2명이 공석으로 있는 데다 현직 선관위원 7명도 여권 성향으로 꼽혀 선관위가 선거 관리 역량은 물론 공정성까지 의심받게 됐다는 것이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기 과천 선관위 출근길에 ‘사전투표 부실 선거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기자들 물음에 “우선 본선거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며 “다른 말씀은 다음 기회에 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 ‘검찰에 고발당했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노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침묵한 것이다. 노 위원장은 출근해 선대위 긴급 전원회의를 주재한 뒤 코로나 확진자 본투표 관리 방안을 발표했지만,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 대신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 전체 이름으로 “국민께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야권에서는 공식 사과를 하지 않은 노 위원장 태도를 두고 “오만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7일 오후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5일 실시한 코로나 확진·격리자 사전투표에서 투표용지가 소쿠리 등에 보관돼“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진 사례가 대거 발생해 유권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박상훈 기자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 관리 부실 사태는 친여 성향 일색인 선관위원 구성 때문이라고 했다. 선거 전반을 관리하며 중요 의사 결정을 하는 중앙선관위원은 9명이 정원인데 현재 7명만 재직 중이다. 대통령 선거가 선관위원 결원이 있는 상태에서 치러지는 건 전례가 없다. 여기다 현직 선관위원 7명 중 6명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더불어민주당이 임명하거나 지명·추천한 여권 성향 인사다. 야당 몫 선관위원 자리 하나는 여당 반대 때문에 대선 전 선임이 무산됐다.
공직선거 관리 총책임자인 노 위원장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현직 대법관이다. 노 위원장은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당시 대법원 주심을 맡아 2020년 무죄 취지 판결을 주도했다. 노 위원장은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부실 선거 논란이 한창인데도 출근을 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선관위원 중 유일하게 상근하며 사무처를 감독하는 ‘상임위원’ 자리는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 조해주 전 상임위원이 맡고 있었는데, 임기 연장을 시도하다 선관위 직원들 반발에 밀려 사퇴했다. 이 자리도 아직 공석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민주당 정권과 선관위의 합작품”이라며 “사실상 심판과 선수가 한 몸이 돼 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노 위원장을 향해서도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선거 공정 관리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 죄책을 묻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야권 지지층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정선거 의혹과는 선을 긋고 있다. 현 판세가 윤석열 후보 우세라고 판단하는 상황에서 부정선거론은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당에서도 노 위원장 책임론이 일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라디오에서 ‘책임 있는 사람의 거취 표명 주장에 동의하는가’란 사회자 물음에 “동의한다”며 사실상 노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낙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사전투표일에 노 위원장은 출근도 안 했다”며 “아시아 1위 민주주의 국가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와 공익감시민권회의 등 시민 단체 회원 30여 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선거 후 불복 운동이 벌어질까 무섭다”고 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