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유퀴즈에 왜? 티빙 구독 해지 게시판 난리 반나절여 만에 2,200여개 글 쏟아져 우리네 이웃의 삶 기획 취지? 프로그램 취지와 안 맞고 정권 홍보용 비판 유통 OTT 불매
신기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나라다. 뭐라도 일어나니 다행이라 생각되기도 하고, 이상한 반응이 놀랍기도 하다. 이 상황에서 퇴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출연한다면 또 어떨까?
시청자들이 물론 정치적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리고, 반은 환호할 것이고, 반은 또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별스럽지 않다고 생각된다.
광적으로 집단행동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왜냐하면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송이든 뭐든 무슨 정치적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글쎄... 이미 예능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등장하기도 했고, 일부 채널에서는 아예 문빠 위주의 방송을 하고 있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좋아하다가, 반대 입장의 대통령 당선인이 나오는 게 그렇게 고까운가? 만일 이재명이 나왔어도 이렇게 하겠는가?
"윤석열 당선인이 '유퀴즈'에 왜? 티빙 구독 해지" 게시판 난리
입력 2022.04.14 10:58
尹 대통령 당선인 출연 소식 갑론을박
반나절여 만에 2,200여개 글 쏟아져
'우리네 이웃의 삶'이 기획 취지인데
"프로그램 취지와 안 맞고, 정권 홍보용" 비판
유통 OTT와 프로그램 '불매' 움직임까지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시청자 게시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출연을 두고 시청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초대 손님 추천글로 가득했던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이 발칵 뒤집혔다. 1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부터다.
14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시청자 게시판엔 윤 당선인 출연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글이 2,200여 개 이상 올라왔다. 일각에선 '유퀴즈 보이콧' '티빙 구독 해지' 등 프로그램과 유통망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진행하는 조세호와 유재석. '유퀴즈'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을 두고 잡음이 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①평범한 시민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 데다 ②대통령 당선인의 출연이 뜬금없어 '정권 홍보용'으로 비친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 온 '티빙' 해지 관련 글들. 프로그램 홈페이지 캡처
'유퀴즈'는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엔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등으로 기획 의도가 적혀 있다. 이 취지에 따라 그간 '유퀴즈'엔 아들을 학교폭력으로 잃은 뒤 대기업을 뛰쳐나와 30여 년 동안 '학폭' 방지를 위해 힘쓴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 이사장, 설악산의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실천한 기부의 삶 등을 조명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렇게 제작돼 온 '유퀴즈'는 '집사부일체'(SBS) '백반기행'(TV조선)과 달리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초대 손님으로 앉히지 않았다. 그간 정치와 거리를 둬 온 '유퀴즈'에 갑자기 윤 당선인이 출연한다고 하자 여러 시청자가 황당해하고 있는 이유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는 이례적이다.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엔 '정치방송으로 탈바꿈'(강혜*), '제작 의도와 맞는 분들 좀 출연시키라'(이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터무니 없는 편성을?'(김민*) 등의 글이 쏟아졌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동떨어진 촬영을 한 데 따른,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다. 방송가에선 CJ ENM이 정권 눈치를 벌써부터 보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13일 오후 '유퀴즈' 녹화를 마쳤다. 이 촬영분은 20일 방송된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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