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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4억 횡령 우리은행, 사고 터진 부서는 주요 문서 손으로 썼다 직원 횡령 시기 기업개선부 주요 문서 수기 관리 은행 측 업무 특성에 따라 수기 관리도 병행

시사窓/경제

by dobioi 2022. 5.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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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금융기관에서 수기 작성된 문서가 있을 수 있나 싶다. 조그만 저축은행도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대단한 일이 정부와 연관된 곳에서 터진 걸 보면 참 우스운 일이 아닌가 싶다. 누구의 돈도, 책임도 아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의 말로는 외부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고 추정한다. 맞는 것 같다.

 

최근까지 우리은행은 사실상 정부 소유 회사였고,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감독권을 행사하는 ‘시어머니’가 여럿 있는 구조였다 한다.

 

그걸 뻔히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업무 처리 내역을 일일이 공개했더라면 괜히 트집이 잡힐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했을 것 같아서 만든 애매한 판이었을 것 같고, 그걸 노리고 과감하게 범행을 계획하고, 지금까지 이끌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이게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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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614억 횡령 우리은행, 사고 터진 부서는 주요 문서 손으로 썼다

직원 횡령 시기 기업개선부 주요 문서 수기 관리

은행 측 “업무 특성에 따라 수기 관리도 병행”

 

조귀동 기자 허지윤 기자

입력 2022.05.12 09:56

 

우리은행 본점 직원이 2012~2018년 세 차례에 걸쳐 총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이 발생한 부서에서 주요 문서를 인쇄물 형태로 작성·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기업들은 EDMS나 ECM이라 불리는 전자 문서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2010년대 금융회사는 대부분 전자 문서로 업무를 처리해왔다. 그런데 우리은행 해당 부서는 이른바 ‘수기(手記·손으로 씀)’ 방식을 오랫동안 고집해왔다. 이를 두고 은행 주변에서는 해당 직원이 문서를 위조해 돈을 빼돌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오랫동안 공적 관리를 받으면서, 외부 감독 기관에 업무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 꺼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기 작성이라는 비정상적인 관행을 고집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전경./우리은행

 

 

12일 금융당국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횡령 사고가 터진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는 2010년대 다수 문서를 수기로 작성해 관리해왔다. 한 관계자는 “해당 부서는 2010년대 인쇄물 형태로 주요 문서를 만들고, 담당자들이 보관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면서 “일부러 전자 문서를 안 만들었던 부서”라고 말했다.

 

기업개선부는 대출을 출자 전환하게 된 부실기업을 관리하는 곳이다. 해당 기업을 구조조정한 뒤, 출자한 주식을 매각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횡령은 차장급 직원 전 모씨가 문서를 위조해 2012, 2015, 2018년에 각각 173억원, 148억원, 293억원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직원 전 씨는 2012년에는 소송 공탁금으로, 2015년에는 부동산 신탁 전문회사에 돈을 맡기는 것으로 위장했다. 2018년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돈을 맡기는 것으로 꾸몄다.

 

지난달 말 우리은행의 고발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사건이 드러나자 금융업계는 ‘어떻게 횡령이 가능했는지’ 의아해했다. 이번 횡령 사건을 두고 금융권 일각에서 ‘횡령 기간이나 규모를 보면 단독 범행일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금융사는 내부 전자문서 시스템을 통해 이중·삼중 결재를 거쳐야만 계좌를 열어 입출금 및 이체 업무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구조”라면서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문서를 위조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횡령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업개선부 부서 전체가 수기 문서로 업무를 처리하는 게 관행이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분 매각 등과 관련해 기밀을 요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부서 내 정보 공유도 제대로 안 됐을 것”이라며 “이란 제재 여파로 해당 자금을 오랫동안 해당 직원이 관리해왔던 상황이라 이를 빼돌려도 아무도 몰랐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부서가 업무 처리를 전자 문서 위주로 바꾼 시점은 2020년 전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사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해당 부서 확인이 곤란하다”면서도 “본부 부서 전자 문서는 내부 기안 목적으로 오래 전부터 사용해왔으나, 업무 특성에 따라 수기 관리도 병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부서의 전자문서화 시점 및 세부 관리 체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우리은행 해당 부서가 전자 문서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외부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로 추정된다. 한 전직 감독당국 임원은 “최근까지 우리은행은 사실상 정부 소유 회사였고,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감독권을 행사하는 ‘시어머니’가 여럿 있는 구조였다”며 “업무 처리 내역을 일일이 공개해 괜히 트집이 잡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강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내부 통제를 위해서는 업무 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게 정상이지만, 그랬다가 외부의 간섭을 더 받게 될 상황이라 정보를 숨기기 쉽게 하려는 유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실무 직원이 본인 캐비닛에 문서를 숨겨 감독 당국이 해당 사안을 알기 어렵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불시에 특정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준 뒤 그 직원의 과거 업무 이력을 살피는 ‘명령 휴가제’도 기업 개선부는 예외였다. 은행에 일반적인 순환보직도 기업개선부 직원에겐 적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직원이 오래전부터 횡령을 계획하고 내부 감시망의 허점을 악용할 수 있었던 여건이 아주 잘 조성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금융지주 임원은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직원 전 모씨를 고소했다. 전 씨는 2012년부터 6년 동안 614억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 현재까지 회수된 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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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가 횡령한 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주관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이 관리해온 이란 가전기업 엔텍합의 몰수 계약금과 이자였다. 이란 엔텍합은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우선협상자로서 채권단에 계약금 578억원을 냈다가 계약이 무산되면서 이를 몰수당하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냈다. 이 소송에서 우리 정부가 지면서 엔텍합 대주주 다야니 가문에 배상금 6800만달러(약 730억원)를 지급하게 됐는데, 미국의 대 이란 제재 여파로 송금 길이 막혔고 그 사이 횡령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단독] 614억 횡령 우리은행, 사고 터진 부서는 주요 문서 손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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