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읽었다.
많은 인물들이 지리산을 무대로 만났다 헤어졌다 사랑했다 미워했다.
아웅다웅하며 여러 모양으로 살아내는 모습을 보았다.
오랜 인연이 이어져 관계를 맺고
해악을 끼치기도 하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리워하며, 잊혀지며
만났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우연인듯 필연인듯 스쳐 살아간다.
그물망처럼 몇대에 걸쳐진 이야기가 산만한 느낌도 있었으나
있을 법한 이야기로,
모두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이해할만한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고,
나비 효과처럼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한다.
잊혀져간 인물들이 누군가의 기억으로 되살아나고,
오해가 꼬리에 꼬리를 물기도 하고,
고집스러운 사랑으로,
대쪽같은 성질로,
풋풋한 짝사랑으로,
무던한 성격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각각의 인물이, 사건이, 배경이
소설이라고만 말하기에는 아쉽다.
오히려 역사책이라 해도, 인물열전이라 해도 틀리지 않아보인다.
애정이 가는 인물도 있고, 끔찍한 인물도 있고,
호감가고, 얄밉고... 참으로 다양한 이야기에 버무려져있다.
가슴 아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
선배들이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글쓴 이가 취재라도, 인터뷰라도 한 느낌이다.
그게 사실이면 어떻고 거짓이면 어떻고...
진실도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판에
이해관계에 따라, 이념에 따라, 개인사에 따라
주관적인 스토리만 남는 것 아니겠는가!
아마도 글쓴이의 건강이 허락되었다면
일제강점기를 지나 사회주의, 민주주의 대결 구도까지도 확장될 수 있었을 거라 짐작된다!
일본천황의 항복으로 허무하게 훅~ 끝나는 소설이 아쉬웠다.
하고픈 이야기는 많았으나, 황급히 마무리한 느낌이 든다.
나머진 독자의 상상과 역사에 맡겨둔 것처럼...
나름 빠르게 읽어(들어)나갔음에도 3달 정도 걸렸다.
틈틈히 읽어내는 맛을 그동안 제대로 봤다.
내 인생에 성경 말고는 장편을 이렇게 꾸준히 읽어본 책은 없다.
그것도 나름 고전을...
삶을 살아내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삶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젠 뭐읽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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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우리나라 역사는
이렇게 흘러왔나보다.
(우리나라뿐만은 아닌가....)
그나마 다행인 건
중원에 고수가 많다는 건데,
욕심없이 고수 중수 하수가
행복하게 어울려 살 수 있었음 좋겠다.
지지받지 못하는 대표는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능력이 특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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