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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 4500원 도난방지기 설치 주민 위한다는 평산책방 가보니 시골책방엔 드문 도난방지기 서가엔 본인 인세 받는 책 빼곡 연일 민주당 지지자 몰리지만 팬덤간 갈등 확산 창구 역할도 돈독

시사窓/정치

by dobioi 2023. 5.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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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하다. 정치인이 일구이언한다해도 믿지 못하는 것은 이런 위인 때문이다. 게다가 뭘하나 했더니 장사를 화려하게 펼쳐놓은 걸 보니, 아직도 벌 돈이 더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보다. 아니면 쿠테타라도 일으켜보려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으면 조용히 살겠고, 잊혀지고 싶었다는 이야기로 이해된다. 그렇게 이해만 추구하는 전직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는 불보듯 뻔하다. 또다른 세력으로 누구는 밀어내고, 누구는 끌어안는, 화합보다는 편견의 정치를 이어나가는 것 아니겠나 싶다.

 

기자가 가보고는 깜짝 놀랄 정도로 이상한 모양새가 처음 했던 주민을 위한 카페, 소통의 장으로 광고를 했지만, 그럴만한 위인들이 있겠나 싶은 것이고, 허울 좋은 핑게거리를 만든 거라 보여진다. 그리고 남은 것은 책 팔아먹겠다는 야욕이 보이고, 남아있는 정치력을 돈으로 바꿀 환전소로 이해하고 계획했던 것이 확실해보이는 분위기다.

 

이게 오픈빨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누가 훔쳐갔는지 모를 정도로 보안에 신경 써야할 기회가 없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개인적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셨던 봉하마을에 지인들과 함께 다녀온 적이 있었다. 숱한 사람들이 집 앞에서 '대통령님~'하고 외쳐 불렀다. 물론 기자(?)가 시켰다. 그랬더니 짜여진 각본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나와서 선한 웃는 얼굴로 나와서 짜여진 것 같은 인삿말을 했고, 박수쳐 보내드렸다. 영부인은 못나오셨다고 수줍게 말씀하시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돈벌이를 생각은 않으셨던 것 같은데, 이건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다. 돈독이 올랐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닐까?

 

추한 건 늙어막에 있어야할 자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본다.

 

 

라떼 4500원, 도난방지기 설치…주민 위한다는 평산책방 가보니 [안혜리 논설위원이 간다]

안혜리

입력 2023. 5. 17. 00:48

수정 2023. 5. 17. 06:43

 

시골책방엔 드문 도난방지기

서가엔 본인 인세 받는 책 빼곡

연일 민주당 지지자 몰리지만

팬덤간 갈등 확산 창구 역할도

 

울산역에서 택시로 20분 남짓. 이렇게 도심에서 가깝지만 도심에선 볼 수 없는 멋들어진 소나무 군락을 배경 삼아 경찰 두어 명이 지키고 선 경호 구역 안 골목길을 몇 분 걸어 오르니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사저 근처에 문을 연 '평산책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평일(9일 화요일) 오후였는데도 책방 안은 방문객 수십 명으로 붐볐다. 현지 주민처럼 보이는 편안한 차림은 없었고, 딱 봐도 외지에서 온 나들이 복장의 지지자들이었다. 책방 주인은 여러 차례 주민을 위한 공간이라고 홍보했는데 정작 주민에 대한 배려는 아쉬운 책방,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이상하게 영리를 좇는 듯한 책방,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가 웃고 있는데 여야 간은 물론 야권 내 갈등 소지를 제공하는 이 책방 얘기를 지금부터 해보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하기 위해 평산책방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지지자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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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위한다는 주민 없는 책방

 

처음엔 책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볼 생각이었다. 막상 책방에 가보니 생각이 바뀌어 한 바퀴 쓱 둘러보고 바로 밖으로 나왔다. 그리 넓지 않은 실내공간 안에 마침 지역 방송국에서 나온 취재인력까지 뒤섞여 제대로 책 구경하기가 어렵기도 했다. 하지만, 책방 절반이 '문재인의 책''문재인이 추천합니다' 등 문 전 대통령 관련 섹션으로 이뤄져 있어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인세를 받는 책이 이렇게나 많았나' 하는 깨달음 외엔 딱히 살펴볼 만한 게 없는 게 더 큰 이유였다. 심지어 문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직접 "마을주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라며 사진까지 찍어올려 홍보했던 책방 안 '평산작은도서관'조차 정치색 짙은 본인 소장 책 1000여 권을 꽂아둔 벽면 한쪽의 서가가 전부였다.

 

잘 알려진 대로 이곳 평산마을은 많은 시골 마을이 그렇듯 주로 70~80대인 고령층 100여명이 주민의 전부인데, 책 목록에서부터 공간 구성에 이르기까지 대체 어떤 주민을 염두에 뒀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독서용 테이블이나 의자는커녕 바닥에 퍼질러 앉아 책 볼 수 있는 공간조차 없는데 왜 굳이 '도서관'이라고 이름 붙였는지도 궁금했다. 관공서에 비치된 그 흔한 노안용 돋보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과연 인근 주민이 평소에 단 한 명이라도 순수하게 책을 보러 이 책방에 들를까, 누구라도 그런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인근 주민을 위한 공간이라며 '평산작은도서관'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책방 한 구석에 이름만 도서관으로 달았을뿐 주민을 위한 도서관 역할은 찾아보기 어렵다. [문재인 페이스북 캡처]

 

평산책방이 인근 주민을 위한 사랑방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는 건 사실 책방에 발을 들이는 순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시골 마을 동네 책방답지 않게 좁은 출입문 양옆에 설치된 도난방지기 게이트 때문이다. 영업하는 매장에 도난방지기를 설치하는 건 하나도 이상하지 않지만, 전직 대통령이 고향 마을에 귀향해 나이 지긋한 주민을 위해 만들었다는 책방에 놓여있기에는 분명 이질적이있다.

문 전 대통령은 올 초 언론 인터뷰를 통해 책방 구상을 처음 밝혔을 때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평산마을을 비롯해 인근 마을주민들이 언제든지 책방에 와서 책 읽고, 차도 마시고, 또 소통하는 사랑방"이라며 늘 '주민'을 내세웠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이렇듯 주민은 철저하게 배제된 느낌이었다.

 

유료 멤버십에 값비싼 커피값

 

도난방지기가 설치된 좁은 출입문을 빠져나오면 마당엔 '평산책사랑방'이라 이름 붙은 평산책방이 운영하는 야외 카페가 있다. 햇볕 내리쬐는 초여름 날씨라 목이 말라 시원한 음료를 주문했다. 젊은 사람들한테는 익숙할지 모르지만 고령층이라면 쉽지 않을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해야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 방식이었다. 가격은 라떼 한 잔에 4500원. 문 전 대통령 반려견 이름을 딴 토리라떼(6800원)보다는 싸지만 값비싼 임대료를 내야 하는 땅값 비싼 도심 매장도 아니고, 로얄티를 내야 하는 프랜차이즈 카페도 아닌 걸 고려하면 꽤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지지자들이야 물론 기꺼이 커피값을 지불하겠지만 전직 대통령이 이렇게까지 카페 매출을 올려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자연히 지역 카페와 식당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처럼 평산책방 스스로가 방문객의 소비를 빨아들이는 구조로 보였다.

 

평산책방 마당은 카페 공간으로 쓰인다. 라떼 한 잔에 4500원으로 꽤 비싼 가격이다. 테이크아웃 잔 뒤로 문재인 친필 사인이 인쇄된 책방 봉투가 보인다. 안혜리 기자

 

 

어쨌든,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에 주는 라떼를 마시며 야외 테이블에 앉아있는데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순식간에 설치된 빨간색 통제선 뒤로 사람들이 늘어서기 시작했다. 문 전 대통령 행차를 앞두고 책방 측이 방문객 줄을 세운 거였다. 그러기를 10여분. 골목 아래서부터 함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날 자신의 지역구 지지자 20여 명과 함께 평산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함께 문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팬미팅에 참석한 아이돌 가수처럼 빨간색 저지선 뒤로 줄 지어선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발길을 옮기던 문 전 대통령이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함께해요 끝까지 세상 끝까지 Only 문재인'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문재인 공식팬카페 '문팬'의 파란색 모자를 쓴 한 여성 자원봉사자가 서점 앞을 가로막았다. 인원통제에 나선 것이다. 책방 건물을 빙 둘러 다시 길게 줄이 생겼다. 이 봉사자는 연신 외쳤다. "책을 사신 분들은 그냥 곧장 들어가서 문 대통령님과 악수하시고 사진 찍으시면 되고요, 책을 안 사신 분들은 먼저 책을 구매하시고…. " 그냥 책만 사려는 사람은 책방 안에 들어갈 수 없었다.

 

문 전 대통령이 방문객 한 사람 한 사람과 일일이 대화하고 사진 찍느라 100m 정도 길게 늘어선 줄이 다 사라질 때까지 거의 1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사람들은 모두 문재인 친필 사인이 인쇄된 봉투를 들고 서점 밖으로 나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서로 나눠보면서 신이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손에는 문재인 봉투가 보통 두세 개씩 들려 있었다. 방문객들의 이런 열성적인 책 구매로는 모자란지 평산책방은 프런트에 가입비 1만원의 회원을 모집 중이라는 브로슈어를 쌓아두었다. 할인은 없고 다음번 책 구매 시 쓸 수 있는 5% 적립금을 쌓을 수 있는 게 혜택의 전부다.

 

지난달 25일 개업을 알리며 문 전 대통령이 직접 페이스북에 공개한 편지에서 "수익은 전액 재단에 귀속되고, 이익이 남으면 평산마을과 지산리 그리고 하북면 주민들을 위한 사업과 책 보내기 같은 공익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 지지자가 SNS에 올린 영수증 한 장 탓에 문 전 대통령이 처음 밝힌 것과 달리 재단이 아닌 문재인이라는 개인사업자가 책방 수익을 가져간다는 사실이 알려져 한때 논란을 빚다가 결국 개인사업자는 폐업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익이라는 명분에 비해 책방 수익 올리기가 과도하다는 인상은 어쩔 수 없었다.

 

분열의 현장

 

평산책방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이 마주한 가장 큰 비판은 소소한 돈벌이가 아니라 "잊히고 싶다"던 퇴임 당시 약속을 왜 스스로 깨는가 하는 점이다. 그는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속에서 “(여권이) 끊임없이 저를 현실정치로 소환하고 있으니까 (잊히고 싶다는) 그 꿈도 허망한 일이 됐다”며 “끊임없이 저를 현실정치 속에 소환하게 되면 결국은 그것이 그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조용히 살고 싶은데 여권이 가만두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책방을 아주 잠시만 둘러봐도 이 발언에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여권의 소환 탓이 아니라 그 스스로 잊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어서다.

 

선거 철도 아닌데 평산책방은 이미 민주당 의원들이 지지자들을 모아 순례하는 성지가 됐다. 지난달 25일 김경협 의원(경기 부천갑)을 필두로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 등이 찾았고, 이날 역시 김용민 의원(남양주병)도 지지자 20여명과 함께 단체로 책방을 찾아 인증 단체사진까지 같이 찍었다. 다음날인 10일엔 이재명 당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임종석·노영민 청와대 전 비서실장, 김영주·이인영·전해철·한정애·황희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 출신도 모습을 보였다. 우원식 의원(노원을) 등은 아예 오는 21일 5만원의 참가비를 받고 책방을 함께갈 방문객을 플래카드까지 걸고 모집하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평산책방 방문객 모집 홍보문. 우[원식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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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평산책방이 단순히 지지자들의 성지에 머무는 게 아니라 끊임 없는 분열의 단초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평산책방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와 대립했던 이낙연 전 대표의 책이 입고됐다. 이를 놓고도 양측 지지자들이 서로 "왜 이재명 책은 없는가""왜 약속과 달리 특정 정치인 책을 비치하는가"라며 온라인상에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이쯤되면 대체 누구를 위한 책방인지,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혜리 논설위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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