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200개 400개 새벽4시까지 택배, 형은 기계가 아니었어요" 감기약 하나 안 먹었는데 지병으로 사망?택배노동자 환경개선, 정부·업체 응답하라
왜이렇게 생사람이 죽어나가나?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던 정부는 어디갔나? 어디 있었나?
덕분에 고맙다고 했던 대통령은 이번에도 덕분에 고마울 뿐인가?
기업의 부도덕은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적어도 회사의 직원에 대한 예의를,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 일인가?
살아있다고 죽은 자와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다면, 기업도 그런 대우를 받게되지 않을까?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이렇게 생사람 죽어나가는 나라인가?
감기약 하나 안 먹었는데 지병으로 사망?
택배노동자 환경개선, 정부·업체 응답하라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10월 19일
■ 진 행 : 정관용(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故 한진택배 노동자의 동생
◇ 정관용> 올해 벌써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쓰러졌다. 고인이 되신 택배 노동자의 동생 잠깐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여보세요?
◇ 정관용> 형님은 택배 노동자로 얼마나 일하셨어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한 1년 한 2~3개월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자주 통화하셨다고 제가 듣고 있는데 일이 힘들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었나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전화통화는 자주 한 편이었고요. 또 맨날 전화해서 항상 똑같은 말만 했었지만 바쁘다.
◇ 정관용> 바쁘다.
◆ 택배 노동자의 동생> 항상 바쁘다 했어요. 오전에 전화해도 바쁘다, 오후에 전화해도 바쁘다, 저녁에 전화해도 바쁘다. 항상 이런 식의 통화만 짧게짧게 했었죠.
◇ 정관용> 보통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하신 거라고 알고 계세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가 알기로는 6시쯤에 아마 나가는 걸로 알고 있었고. 집에 들어와서 제가 한번은 늦게 10시 넘어서도 전화를 한 적이 있었었는데 그때도 배송 중이다, 아직 집에 못 갔다, 나중에 얘기하자 이런 식의 통화였죠.
◇ 정관용> 바로 며칠 전에는 새벽 4시 반이 돼서도 이제 끝났다, 이제 집에 가면 5시다 이런 문자를 보냈다고 해요, 동료한테. 그처럼 밤을 새며 일한 경우도 많았던 거 아닌가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 부분에 대한 정확한 시간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도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을 하고 형 장례를 다 치르고 하기는 했지만 경황이 없어서 좀 늦게 확인을 했지만 그걸 보고 참 동생으로서 좀 많이 안타까웠죠. 형에 대한 마지막 문구가 또 너무 여러 가지 의미들이 좀 함축돼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안타까운 마음과 좀 미안한 마음도 있고. 지금 생각해도 조금 제가 좀 마음을 다잡기에는 약간 그 문구들이 자꾸 생각이 나서. 지금 그런 상황인 거죠, 제가.
◇ 정관용> 회사 쪽은 이렇게 말하네요. 고인이 평소에 지병이 있었다, 그로 인한 사망이다라는 입장인데 뭐 지병이 있으셨나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가 사실 어제 지병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어서 사전을 한번 검색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병이 있었다. 지병이 있었다라고 하면 고인은 그걸 인지를 하고 병원을 갔거나 약을 먹었거나 했어야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런데 저는 제가 얼마 전에, 며칠 전에 형 장례 치르고 나서 형 집 정리도 하고 대충이지만 은행 거래내역도 문자로 온 것도 확인을 좀 해 보고 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흔한 감기약 하나도 안 나온 집에서, 고인의 집에서 가족도 모르는 지병이 있을 수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갖다가 허위로 허구로 자꾸 이렇게 언론에 보도되는 것에 대해서 많이 화가 나죠. 저 유족 입장에서는. 지금 어머니 또한 지금 정신을 약간 좀 많이 지금... 상태가 많이 좋지는 않으세요.
◇ 정관용> 그렇죠. 불안정하시겠죠.
19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열린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숨진 택배노동자의 마지막 문자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이한형기자)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아들 보내고 나서 어머니도 지금 병원 다니시고 하는데. 어머니 또한 그래요. 형이 지병이 있었으면 약이라도 먹어야 될 텐데 그런 것도 전혀 없는 사람을 지병이 있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제가 봤을 때는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나. 또 그건 살아 있는 유족에 대한 그건 또 아닌 것 같다라는 얘기를 저도 아까 회견 끝나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 정관용> 그리고 또 회사 쪽은 고인이 평소 배달물량이 동료들보다 현저히 적었다, 200개 미만이다라고 말하는데 또 오늘 고인이 동료한테 보낸 메시지 내용을 보면 420개 들고 나왔다 이런 메시지가 있다고 하거든요.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제 입장에서는 그래요. 형이 420개를 맨날 배송하지는 않았겠죠. 그렇게 하면 할 수도 없고 사람이 뭐 기계도 아니고 맨날 400 이런 물량을 할 수도 없는 거지만 제가 아까 회견장에서도 말씀드렸지만 200개는 결코 작은 물량이냐, 그렇게 따지면. 그런데 형은 420개를 들고 나와서 그 새벽 4시 이후까지 배송을 하면서 그것조차도 420개조차도 다 못 돌리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은 보면 형이 캘린더에 수량을 적어놓은 게 있어서 확인을 했더니 그다음 날에는 백 몇 개로 수치가 확 줄었잖아요.
◇ 정관용> 잠 한숨 못 잤으니 어쩔 수 있겠습니까?
◆ 택배 노동자의동생>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그런 거예요. 한진에서는 어떤 통계를 가지고 해서 200개 내외다라고 언론에 보도가 되고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또한...
◇ 정관용> 알겠어요. 회사 측에 한마디 그리고 정부를 향해 한마디 하시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일단은 지금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 건에 대해서 저는 차후에 이제 발생을 하면 안 되겠죠, 이런 일들이...
◇ 정관용> 그럼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저는 어쨌든 형이 고인이 돼서 편하게 잘 갔다라고 하면 저는 그걸로 된 건데 일단은 지금 너무 환경 개선해야 되는 부분들과 금전적인 것들이 아무래도 조금 적용이 되겠죠. 택배기사분들이 물량을 많이 하면 그만큼 많이 벌어간다라는 그런 인식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일단은 그런 것들, 환경 개선과 금전적인 것들이 개선이 돼야 된다고 보고요.
◇ 정관용> 그렇죠.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저는 일단은 한진 쪽에서 유포한 이런 기사들을 저도 보고 나서 화가 많이 나 있는 상태니까.
◇ 정관용> 지병이 있었다, 이런 거.
◆ 택배 노동자의 동생> 있지도 않은 얘기들을 자꾸 하니까 저는 그거에 대해 좀 억울한 입장인 거죠.
◇ 정관용> 정부는 지금의 이 구조,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런 죽음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씀이시네요.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그렇죠. 아무래도 개선을 해야 하지 않나. 계속 이렇게 지금 사망사건이 나오고 있으니까 구조적인 그거에 대한 걸 개선을 해서....
◇ 정관용> 그러니까요. 바꿔야죠.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택배 노동자의 동생> 감사합니다.
◇ 정관용> 고 택배 노동자의 동생, 익명으로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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