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기사를 라디오로 들었고, 사진은 못봤는데, 어떻게 저렇게 올라갈 수 있었나.
올라갈 수 있게 만들어둔 관리당국?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적어도 울타리는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신기하고 황당하다.
경주시 "문화재보호법,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경주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세워진 흰색 SUV차량 모습. (사진=독자 제공)
경북 경주 쪽샘지구 79호 고분 위에 SUV차량이 주차한 사건과 관련해 경주시가 차량 운전자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운전자를 경찰에 고발했다. 운전자는 고의성을 부인했지만 고분에서는 바퀴자국이 확인돼 운전자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시는 쪽샘지구 79호 고분 위에 차량을 세운 SUV차량 운전자 20대 남성 A씨를 지난 18일 불러 조사를 마무리하고 이 남성을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조사에서 "쪽샘지구 주변을 차를 타고 둘러보다 언덕처럼 생긴 것이 있어 차량을 타고 올라갔다"며 "고분인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고분 위에 잠시 머물다 차량을 이동할만한 곳이 보여 곧바로 내려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주 인근 도시에 거주하는 이 남성은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쯤 경주 높이 10여m인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자신의 흰색 SUV 차량을 세웠다.
경주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세워진 흰색 SUV차량 모습. (사진=독자 제공)
차량을 목격한 한 시민이 곧바로 사진을 찍은 뒤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20여분 뒤 출동했지만 이 차량은 사라진 뒤였다.
쪽샘 79호분은 미발굴 상태의 고분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문화재연구소는 긴급 확인 작업을 벌여 봉분의 경사면에서 봉분 정상까지 차량 바퀴 흔적이 나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주시는 '고분에 올라가는 행위는 문화재보호법 101조에 의거, 2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벌받을 수 있으니, 무단 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여놨다.
경주시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는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고분 주변에는 안전펜스 등이 처져 있어 운전자의 말을 모두 신뢰하기는 어렵다"며 "경찰에 사건을 넘긴 만큼 수사기관이 정확한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 대릉원 바로 옆에 위치한 쪽샘지구는 4~6세기에 걸쳐 조성된 삼국시대 신라 왕족과 귀족들의 묘역이다. 쪽샘이라는 명칭은 샘에서 쪽빛(하늘빛)이 비칠 정도로 맑고 맛이 좋은 물이 솟아난다는 데서 유래했다.
쪽샘지구 79호분 '황제주차' SUV차량 운전자에 비판 확산
신라 고분·첨성대 등 수난 잇따라…대책 마련 절실
SUV차량의 황제주차 논란이 일었던 쪽샘지구 79호분 모습. 사건이 발생하자 당국과 정비업체는 플라스틱 안전펜스 밑에 기둥을 설치해 이동을 막아 놨다(사진=문석준 기자)
경북 경주 쪽샘지구 신라 고분 위에 SUV차량이 주차를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주지역 문화재들이 각종 수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문화재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경주시 쪽샘지구 임시 주차장. 쪽샘지구 정비공사를 하면서 경주시가 관광객을 위해 임시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주말에는 수백대의 차량이 이곳에 주차를 한 뒤 인근 첨성대나 동부사적지, 동궁과 월지 등을 찾는다.
흙과 자갈로 이뤄진 임시주차장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곳에는 SUV차량의 '황제주차' 논란이 일었던 쪽샘지구 79호분이 있다. 지난 15일 오후 1시 30분쯤 경주에 관광을 온 20대 남성이 자신의 흰색 SUV차량을 고분 정상에 세운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문화재다.
79호분은 쪽샘지구에 있는 수십여 개의 고분 중 규모가 가장 작은 편이다. 높이도 10여m에 불과하고 고분 정상까지의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SUV차량 운전자가 경주시 조사에서 "고분인줄 몰랐다"고 주장하는 이유로 추정된다.
하지만 쪽샘지구 정비공사를 하는 관계자들은 운전자의 말에 고개를 좌우로 크게 흔든다.
경주 쪽샘지구 79호분 위에 세워진 흰색 SUV차량 모습(사진=독자 제공)
79호분 옆과 뒤쪽으로는 철제 펜스를 모두 쳐놨고, 쪽샘지구와 임시주차장이 접해 있는 곳도 플라스틱 안전펜스를 설치해 놨던 만큼 고분인줄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임시주차장과 바로 인접한 곳에는 발굴공사가 진행 중인 고분도 있었던 만큼 운전자의 해명은 궁색하다고 비판했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임시주차장과 쪽샘지구를 안전펜스로 나눠놨고 주차장 땅은 자갈이 깔린 반면, 쪽샘지구에는 잔디가 깔려 있다"며 "어린 아이라도 이곳이 고분이라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체 측은 사건이 불거지자 안전펜스 아래에 플라스틱 기둥을 덧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해 차량의 출입을 차단한 상태다.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넓은 쪽샘지구에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재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라 고분의 수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년 전 겨울에는 황남동 고분군에서 한 남성이 눈이 오자 30m 높이의 고분을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목격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수년 전에는 황남동 고분군 잔디밭에서 한 남성이 골프스윙 연습을 해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술에 취한 여대생들이 올라가 사진을 찍오 논란이 일었던 첨성대 모습(사진=문석준 기자)
다른 문화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7년 8월에는 술에 취한 여대생 3명이 국보 제31호인 첨성대에 올라가 사진을 찍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노천 박물관으로 불리는 경주의 수많은 유적들을 일일이 관리하고 관광객의 발길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우리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르면 다음주쯤 SUV차량 운전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처벌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