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수험생 위로한 필적확인 문구 2021학년도 수능 1교시 국어영역 시험지에 적힌 올해 수능 응시생 필적확인문구
위로가 필요한 시기이다. 그 중에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간 고생한 수험생들에게 필적확인 문구로는 딱이라 생각된다.
위로가 되고 기분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는 친구가 수능을 쳐서 조그만 초콜렛을 선물했다. 조그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게 다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삶의 행로에 소중한 변환점이 될 거라 생각한다.
좋은 결과든 그리 기대한 결과가 아니든 어쨌든 끝났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귀한 시기를 잘 보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소중하지 않은 시기가 삶에서 하나도 없었음을 되돌아보게 된다.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0/12/03/DHKYLXSODFAT5NXO4OWS3SATPU/
3일 시행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필적확인 문구’가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으로 출제됐다. 필적확인 문구란 수능 응시생들이 이를 자필로 적게 한 뒤 필적을 확인해 대리시험을 막기 위한 취지로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하고 도입된 것이다. 올해는 특별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등교 중단, 수능 연기 등 전례 없는 학업상 어려움을 겪은 수험생들을 위로하기 위해 해당 문구가 선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선정된 문구는 나태주 시인이 2015년 펴낸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수록된 시 ‘들길을 걸으며’를 인용한 것이다. 이 시집은 시인이 자신의 시 가운데 인터넷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서 ‘공감 문구’ ‘힐링(치유) 문구’ 등으로 불리며 자주 공유되던 것들만 모은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해당 문구가 수능 필적확인문구로 출제됐단 사실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 등에서 “올해 필적확인 문구는 지친 수험생들을 위로하려던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수능 필적문구는 특히 단순히 유명 문학 작품 속 문구인지 여부뿐만 아니라,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적인 요소도 충분히 고려해 출제위원들이 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런 기술적인 요소의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보안 사항이다.
어느새 시행 15년째가 된 만큼 수능용 필적확인 문구는 때론 단순히 부정행위 방지용이 아닌 세대별 수험생 시절의 추억을 향수하는 공통점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수능 시험을 치렀다는 서울 4년제 대학생 강모(20)씨는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매해 나온 필적확인 문구로 카카오톡 등 소셜미디어 대화방 이름을 설정해 같은 해 시험을 본 사람들을 모으기도 한다”며 “올해 유독 어렵게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서로 필적확인 문구 이야기를 하며 나누는 소감이 남다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필적문구가 처음 도입됐던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속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 채택됐었다. 이후에는 아래(하단 참조)와 같이 2017학년도를 제외하곤 매해 새로운 필적 문구가 선정돼 수험생들 사이 뜻풀이와 함께 화제가 돼 왔다.
<매해 수능 출제됐던 필적확인 문구>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 2007학년도는 전년과 같은 시의 첫 구절인 ‘넓은 벌 동쪽 끝으로’,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는 2006학년도와 같은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2020학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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