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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내가 사퇴하면 윤석열도 사퇴할 줄 알았다” 민심 읽을 줄 몰라

시사窓/정치

by dobioi 2021. 1. 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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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가 좋을 때란 생각이 든다. 아직은 들어줄 언론이 남아있으니 다행이라고도 볼 수 있다.

꼼수에, 겁박에, 문을 등에 업고 깝친 분들이 좀 많아야지, 이젠 뭔가 똥줄 탈 타이밍이다. 과연 어떻게 될지, 연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위력으로 누군가를 깎아내려고 애를 썼지만, 여의치 않았고, 상대가 쉽게 수그러들 줄 알았지만 서로의 약점을 파악하고 패를 쥐고 있는 상태라 그런지, 끝장을 보지 못해 아쉬운 눈치다.

 

아직 끝나지 않은 그들만의 리그는 계속될 거라 본다. 아젝 KO당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소강상태라 볼 수 있다. 또 다시 붙게 된다면 누군가는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갖고있는 패를 까발려서 판돈을 챙기거나,쫗딱 망하거나일 거 같아서 조마조마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전국민이 자신을 옹호할 거란 오해다. 이해할 거란 오해다.

그렇지 않다. 나는 정의라 생각하고, 잘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타인, 제3자는 내 생각과 차이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걸 정치인들은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오세훈이었다. 추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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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추미애 “내가 사퇴하면 윤석열도 사퇴할 줄 알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62)이 예정대로라면 이번 주 퇴임한다. 그는 2020년 1월 검찰개혁의 과제를 안고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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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의 색다른 인터뷰

추미애 “내가 사퇴하면 윤석열도 사퇴할 줄 알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퇴임을 앞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추 장관은 “무소불위 검찰로부터 온 가족이 탈탈 털린 분(조국 전 장관)의 후임으로 왔으니 시작부터 외로웠다”며 “재임 기간 내내 쏟아지는 화살을 온몸으로 막아야 했다. 오죽하면 법무장관 덕분에 다른 장관들이 편했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대권 도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우선 스스로를 보듬어줄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62)이 예정대로라면 이번 주 퇴임한다. 그는 2020년 1월 검찰개혁의 과제를 안고 취임했지만 윤석열 검찰총장(60)과의 잦은 충돌로 임기 내내 뉴스의 중심에 있었다. 감찰권과 수사지휘권을 거듭 발동하고 검찰총장에 대한 초유의 징계를 추진했다. 하지만 윤 총장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내상을 입었다. 추 장관에게는 검찰개혁의 초석을 놓았다는 긍정적 평가과 함께 재임 기간 동안 윤 총장 찍어내기에만 집중했다는 부정적 평가가 공존한다.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추 장관을 만났다. 장관실 입구에는 지지자들이 보내온 화환들이 가득했다.

- 법무부를 떠나는 소회가 어떻습니까.

“취임하고 한 달 정도 됐을 때 이미 6개월가량 지난 느낌이었어요. 취임하자마자 검찰 인사를 했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한 수사와 기소 분리의 화두를 던졌는데, (검찰의) 저항과 반격이 굉장히 셌잖아요. 지금은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개혁의 절대적 필요성에 대해 국민께서 공감해주고 계시다고 느껴 보람을 느낍니다. 진통 끝에 오늘 공수처도 설치됐고요. 다만 검찰개혁 완수를 제가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는 게 아쉽지요.”

- 사의 표명 과정의 진실은 뭔가요. 자발적 사직이냐, 사실상 경질이냐 의구심이 일었는데요.

“제가 그날(지난해 12월16일) 청와대에 들어갔을 때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에 대한 재가서를 대통령께 드리면서 분명히 사의를 말씀드린 것이고요. 그에 대한 긴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 왜 사직을 결심했나요. 그날 청와대에 들어가기 4시간 전만 해도 브리핑을 통해 검찰개혁 완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잖습니까.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당한 비위를 확인한 장관으로서 제가 먼저 사의를 밝히면 윤 총장도 그런 정도의 엄중함과 책임감을 가져주리라 기대한 것이죠.”

- 추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 윤 총장도 스스로 그만둘 것이다?

“그렇죠.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이지만, 장관의 지휘와 징계심의의결서에 드러난 일련의 사건들이 총장 자신과 총장 측근, 또는 총장 가족과 관련된 것들이잖아요. 의결서에는 윤 총장의 비위 사실은 종합적으로 해임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어요. 그러면 관련 수사팀의 수사 독립성 보장과 국민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총장 스스로 직을 내려놓는 게 옳지 않겠는가, 한 것이죠.”

- 기대가 빗나갔군요.

“제가 기대라고 표현했지만 (윤 총장이) 그 정도의 눈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닐까요?”

- 추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은 뭔가요.

“경찰의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검사가 인권보호 입장에서 수사 통제를 하라는 취지로 검찰제도가 탄생했어요. 그런데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인권침해를 하고 있으니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중요하죠. 그렇다고 해서 경찰에 수사권을 다 넘긴다는 개념은 아니에요. 지금은 공수처만 보이겠지만, 미국의 FBI연방수사국, 영국의 중대범죄수사청(SFO)처럼 우리도 수사기관을 범죄유형별로 다양화, 다원화할 필요가 있어요.” 

수사·기소권 모두 가진 검찰
이들의 인권침해 막는 게 개혁
범죄유형별 수사기관 다양화돼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은 2020년 1월 추 장관이 부임하자마자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충돌이 서막이었다. 추 장관은 인사안에 대한 의견청취를 하겠다며 윤 총장을 법무부로 호출했는데, 윤 총장은 법무부 검찰국이 만든 인사안을 토대로 장관과 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협의하는 그간의 관행과 다르다며 반발했다. 해당 인사에서 조국 수사를 이끌던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수사를 총괄한 박찬호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 등이 줄줄이 좌천됐다.

- 검찰 간부 인사는 청와대와 법무장관, 검찰총장이 같이 하는 것으로 알아요. 장관은 제청권자이고, 총장과 협의하게 돼 있는데, 왜 이전 장관들과 다른 방식을 취했습니까.

“종전에는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장관 대다수가 총장의 검사 선후배이다보니, 밀실에서 정권 입맛에 맞는 인사를 하고 인사잡음도 없앴던 거예요. 검사 출신 장관이 검찰개혁을 말할 이유도 없죠. 자기도 장관 그만두면 변호사 개업하면서 조직에 편승해 득을 봐야 하니까요. 그런 익숙한 관행 속에 있다가 비검사 출신 장관인 제가 와서 밀실 인사 논의를 혁파한 거예요. 투명성을 위해 협의의 과정도 윤 총장에게 의견을 내도록 공식화하고 이를 문서화해 보관하고 있어요.”

- 정권 수사를 막기 위한 인사였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가짜뉴스인 건 잘 아시죠? 그 당시 인사를 할 때 수사가 끝날 때까지는 수사팀은 유지하라는 인사 원칙을 밝혔고 그 원칙대로 했어요. 시기적으로도 조국 전 장관 수사는 이미 끝나서 기소된 상황이었고, 울산 사건도 곧 기소가 됐어요.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 수사도 끝났을 때고요.”

- 하지만 당시 울산 사건의 경우 울산시청, 울산지방경찰청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으로 현 정권을 겨눌 때였는데, 부장을 제주로 보냈어요. 수사에 있어 간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수사 검사가 중요하죠. 간부급 인사는 인사 시기에 맞춰 해야 하는 것이고요. 안 그러면 모든 검사는 수사를 하고 있는데, 장관은 인사를 하지 말라는 거죠(웃음).”

추 장관은 “검찰조직 내의 가장 큰 문제는 ‘하나회’처럼 군림하면서 주목받는 사건을 독식하고 그것을 통해 명성을 얻으면서 꽃보직을 계속 누려온 특수통 출신, 이른바 ‘윤(석열 총장)사단’”이라고 말했다.

“특수부의 고객은 기업오너를 포함한 경제사범 등 호화로워요. 전관예우 특혜를 통해 퇴임 후에도 돈 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몰래변론을 하면서 큰 돈을 벌죠. 그래서 조직 내 정의를 찾기 위해 이른바 사조직화돼 있는 윤사단을 깨는 인사들을 단행했던 겁니다. 특수통 출신에게 주요 보직이 편중되는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 우수 여성 검사 발탁 등에 주안점을 뒀죠”

- 검사의 전문성도 중요하지 않나요. 특수부가 하는 수사라면 전문성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양자의 조화가 중요하죠.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었던 김 아무개 부장검사가 2016년 사건관계인의 금품을 받아 구속된 데서 보듯 조직이 하나의 카르텔을 형성해요. 그러니 전문검사제도와 함께 이들 조직의 카르텔화를 막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죠. 개개인의 윤리도 중요하고 전관예우특혜 금지를 강화한 법률도 빨리 시행돼야 해요. 한편으론 조직 내에서 묵묵히 일하는 청렴한 검사는 발탁해서 전문성을 살리도록 해줘야 하고요.”

- 하지만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수단이 해체된 후 기소율이 떨어지고 금융범죄가 증가했어요.

“제가 장관이 되기 전부터 행안부에서 임시조직 같은 비직제를 정비하라고 했고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2014년 5년간 존치하기로 하고 만든 임시조직이에요. 시한이 다 된 임시조직이기에 폐지한 것이고, 그 역할은 금융 1,2부가 맡고 있어요.

- 그런데 왜 기소율이 떨어지고 금융범죄는 증가한 걸까요.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장관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주목받는 사건 독식해 명성 얻고
퇴임 후에도 특혜 누리는 특수통
‘하나회’처럼 군림한 윤석열 사단
해체가 비정상 바로잡는 인사

- 울산 사건의 경우 관련자 13명이 기소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수사가 개점휴업 상태예요. 작년 4월 총선 후 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 등 4명에 대한 공범수사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아요.

“(한동안 생각에 잠기다가) 제가 기소하라고 강제할 수 있나요?”

- 해당 인사를 통해 이른바 ‘추 라인’을 만들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추 라인이 있으면 윤 총장 징계 건과 관련해 전국의 검사들이 연판장에 서명할 때 적어도 검찰 내부에서 토론이라도 있지 않았겠어요? 추 라인은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아요.”

- 이른바 추 라인으로 언론에 자주 언급돼 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어떤가요.

“서울중앙지검장은 제가 법무부에 왔을 때 검찰국장이시다가 일주일만에 나가신 분이에요. 교감은커녕 업무를 같이 한 적도 없어요. 다만 이런 구분은 가능하죠. 검찰개혁의 취지를 이해하는 검사와 취지에 반발하는 검사가 있을 때 핵심 보직에 누구를 앉히겠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을 추 라인이라고 하면 검사들이 웃을 거예요. 정무직 장관의 생명은 짧고 검찰조직은 영원한데, 뭐하러 장관 라인이라고 라벨(딱지)을 붙이겠어요?”

-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이 무혐의 처분한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사건을 두고 대검 감찰부와 합동 감찰을 지시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아직 감찰 결과가 아직 안 나왔어요.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국감 시기에 박범계 장관 후보자가 하셨으니 장관으로 임명되시면 엄정하게 보실 것 같아요.”

우철훈 선임기자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사건은 채널A 기자의 검·언 유착의혹, 라임자산운용 로비사건, 윤 총장의 부인과 장모 관련 사건 등 6건이다. 이전까지 수사지휘권 발동은 지난 2005년 강정구 교수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천정배 장관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것이 헌정 사상 유일한 예였다.

- 검·언 유착의혹 사건의 경우 윤 총장이 지휘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성과가 안 나왔어요. 채널A 기자와 유착 의혹을 받은 한동훈 검사장이 여전히 검언유착에 가담했다고 생각하나요.

“가담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왜 성과가 안 나오는 것이겠습니까? 한동훈 검사장이 수사에 협조를 안 해서죠. ‘라임 사건’의 김봉현(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특수통 검사 4명이 지금 모두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어요.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폰이 압수된 후 비밀번호를 안 가르쳐줌으로써 법망을 피하는 방법을 후배들에게 몸소 가르쳐줬으니까요.”

- 수사지휘권 발동 사건들이 진척이 없다면 수사지휘권의 정당성도 훼손되는 것 아닌가요.

“법무부가 11월쯤 사무감사를 해보니 실제로 제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사건들에서 수사 진척이 없었어요. 수사지휘권을 발동해도 특히 검찰총장과 관련된 사건들의 경우 일선 검사들이 감히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거죠. 그나마 윤 총장 장모 사건 중 하나는 기소됐어요. 라임 사건에선 윤갑근 전 고검장이 기소됐고요. 그러니 이건 수사지휘의 정당성이 있는 거죠.”

-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선 두 번이나 법원으로부터 절차적 위법성을 지적받았어요. 무리한 징계를 했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마를 짚으며) 첫번째 직무배제 효력정지에 대한 윤 총장 쪽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 자체는 존중해요. 그러나 정직 2개월에 대한 효력정지에 대해 절차적 하자 등의 이유를 들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준 건 대단히 유감이에요. 기피당한 사람이 의사정족수에 포함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은 여러 판례에서 보듯이 받아들이기 어렵거든요.”

(당시 재판부는 윤 총장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 등 핵심 징계사유의 주요 내용에 대해선 소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다시 돌아가도 윤 총장을 징계하겠습니까.

“총장 징계를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법적 절차 요구에 따른 장관의 책무예요. 국회에서도 요구했고 감찰에 따른 진상조사 확인 절차를 거쳐 한 것이기에 그것을 회피할 수 없어요. 저의 직무유기가 되니까요.

- 그런데 윤 총장은 국정감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밝혔어요.

“검찰개혁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하는 거예요. 오히려 윤 총장은 한명숙 전 총리 진정사건 처리를 인권부에 배당하는 등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게끔 방해했어요.”

- 윤 총장만 축출하면 검찰개혁이 성공한다는 식의 접근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윤 총장 축출이 목적이 아니에요. 윤 총장 하나 사직한다고 뿌리깊은 하나회 같은 사조직이 일거에 해소되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인사가 중요해요. 박범계 법무장관 후보자께도 저의 인사원칙을 말씀드리고 인사원칙의 영속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로 당부드렸어요.”

우철훈 선임기자

정치 안 할 사람이 국립묘지 참배
이런저런 발언하겠나…맥락 있어
대통령 뜻 ‘정치하려면 나가서…’

- 추·윤 갈등으로 검찰개혁의 명분과 순수성이 훼손됐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추·윤 갈등이란 것은 검찰개혁에 반하는 반개혁 프레임이에요. 검찰이 무소불위 권력으로 온 가족을 탈탈 턴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태를 보면서 후임 장관으로 누가 갈까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고 해요. 저도 회피하고 싶었어요. 그랬으면 편하게 살았겠죠.(웃음). 그럼에도 이 길을 온 것은 검찰개혁이 그만큼 어렵고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라고 응원해줬기 때문이에요.”

- 추·윤 갈등 탓에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실제로 추·윤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대통령 지지도가 30%대로 떨어졌는데요.

“그것도 나쁜 프레임이고 납득하기 어렵죠. 그러면 1년 내내 추·윤 갈등 프레임을 씌웠는데 왜 이전에는 대통령 지지도가 높았을까요? 다만, 사람들은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니 대통령이 해임도 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부작위 상태가 지속되면서 불편감이 반영됐을 수 있었다고 봐요. 또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서도 속시원한 결론이 안 난 상태이니까 실망감이 표출된 것일 수도 있고요.”

- 윤 총장이 강력한 대권후보로 부상했어요. 추 장관이 일등공신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언론의 공이 제일 큰 것 같은데요. 윤 총장이 강아지 산책시키고, 1년 전 순대국밥을 먹는 사진 등을 미담으로 포장해 연일 윤 총장을 띄어줬잖아요. 그 정도의 관심으로 윤 총장의 장모나 부인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기자들이 관심을 가졌다면 수사속도도 붙을 텐데요.”

- 언론에 서운함이 많군요.

“진실은 편이 없잖아요. 그런데 (언론이) 너무 편 먹어요. 법조기자실이 서초동에 있잖아요. 거기서 대검의 이야기를 듣고 확인취재 없이 일방적으로 쓰다 보니, 법무부 대변인실은 1년 내내 오보대응만 열심히 하더라고요(웃음).”

- 법조기자단을 해체해야 한다고 보나요.

“진실에 있어 편이 없어야 한다는 건 공정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법조기자단을 만들어서 기자단에서 인정하지 않거나 또는 기자단 아닌 언론사는 출입하지 못하게 하는 건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닐까요? 일종의 독과점을 누리는 거잖아요. 스스로 공정하지 않으면 남에게 공정을 요구할 수 없어요. 기자들 스스로 이를 깨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 국회에서 ‘소설 쓰시네’ 같은 감정적 대응 발언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제가 좀 뜨겁게 살죠(웃음). 정의를 위해서라면 미움받을 용기가 좀 있죠. 점수 따고 편하게만 지내기엔 제 직업이 험난하거든요.”

-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고 표면적으론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줬어요. 서운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님은 당신이 믿는 장관을 나무라실지언정, 칼을 쥔 사람이 정의를 내세우면서 너무 잔인해지면 안 된다, 즉 검찰의 수사·기소 절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신 거라고 생각해요.”

-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표현한 의중은 뭘까요.

“정치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엄명이죠. 검찰총장은 범죄수사와 관련한 검사사무를 위해 임기를 보장하는 거예요. 그 취지에 어긋나게 하려면 나가서 하라는 것이죠. 대통령이 엄명을 부드럽게 말씀하셨다고 해서 달리 해석하면 안 되죠.”

- 대통령은 윤 총장이 정치하려고 검찰총장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정치 안 할 사람이 국립묘지 참배하고, 이런저런 발언을 하겠습니까? 다 맥락이 다 있는데, 무슨….”

(검찰총장은 매 신년 초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누적확진자가 1000명이 넘은 서울동부구치소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K방역의 오점이 됐다. 추 장관은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다. 최근엔 박상기 장관 재임 시기에 일어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 위법성 논란이 일면서 법무부가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했다. 압수수색과 관련해 추 장관은 “법무부 간부들에 대한 검찰의 명백한 보복수사”라며 “모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출국금지는 수사처분이 아니라 출입국에 관한 법무부의 행정처분이기에 절차적 위법이 없고 그에 대한 판례(대법원 2012두 18363 판결)도 있다”고 말했다..

- 서울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왜 법무부의 조치가 늦었느냐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교정당국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지침에 따라 처음부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수용자 및 직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철저히 진행해왔어요. 다만 서울동부구치소는 밀집·밀접·밀폐 ‘3밀 시설’인 데다 입감과 출감이 빈번한 곳이에요. 입감 시 14일간 격리수용을 철저히 했음에도 무증상 감염자들도 있어 방역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 동부구치소 사태에 대한 첫 사과 창구도 그랬고 페이스북 소통이 잦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이런 정도는 국민께 말씀드려야겠다는 필요성이 있을 때마다 생각을 표현하는 거예요.”

뼈 갈아 붓는 열정으로 일했는데
추·윤 갈등, 윤 찍어내기라 규정
편향적인 보도, 아프고 안타까워

- 페이스북에 이육사 시인의 ‘절정’ 등 시 인용을 통한 심경 표현이 많던데요. 평소 시를 많이 읽습니까.

“시를 읽기도 하지만 제 시상이 떠오를 때도 있어요. 어제도 꽁꽁 언 한강 위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고 교각 주변으로는 강물이 흐르는 것을 보며 문득 시상이 떠올랐지요.”

- 요즘은 뭘 읽나요.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를 읽었어요. 외롭기도 해서 스스로 위안 좀 받으려고요.”

- 외롭군요.

“탈탈 털린 분(조국 전 장관)의 후임으로 왔으니 시작부터 외로웠죠. 가까이 와 줄 사람도 없고, 시끄러우면 갈등이라고 하면서 멀리 하려고 하고…. 임기 내내 쏟아지는 화살을 갑옷도 없이 온몸으로 막아야 했어요. 오죽하면 법무부 장관 덕분에 다른 장관들이 편했다고 할까요.”

- 언제 가장 힘들고 외로웠나요.

“(한참을 생각하다가) 이 일을 하고 있어도 외롭고, 떠나도 외로운 것 같아요. 사람들은 무소불위 권력을 쥔 검찰에 대해 극도의 공포와 두려움을 갖고 있어요. 검찰개혁의 길이 험난할 수밖에 없죠. 요즘도 제게 꽃바구니를 보내는 분들이 많아요. 그 바구니 하나하나에 검찰개혁을 씩씩하게 해내라는 이름없는 분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외로워도 결코 외롭다고만 할 수 없는 자리가 됐죠.”

- 추·윤 동반사퇴를 건의한 여권 인사들에 대한 섭섭함도 있겠지요.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시민들이 더 잘 이해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2016년 촛불 때도 그랬죠. 촛불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대통령 하야를 요구할 때 국회에서는 거국내각이라는 타협안이 나왔어요. 광장보다 국회가 이 시대를 어떻게 매듭지어야 하는지 덜 절박했거나 뒤처졌던 거죠. 검찰개혁도 마찬가지예요. 지금은 제도가 아닌 검찰이 개혁 그 자체임을 드러냈어요. 코로나만 아니면 광장에 다시 100만명의 시민이 모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 후회되는 일은 없습니까.

“후회라기 보다는, 코로나로 민생이 힘들잖아요. 그런데 언론이나 여론조사기관에서 자꾸 추·윤 갈등이라 하고 총장 찍어내기라고 하니까 민생도 어려운데 자꾸 왜 싸우냐는 분위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뼈를 갈아서 쏟아붓는 열정으로 일했지만 그런 기울어진 운동장(언론보도 등)이 된 건 굉장히 아프고 안타까운 부분이에요.”

- 법무부를 떠나면 가장 먼저 뭘 하고 싶은가요.

“힐링되는 시간을 갖고 시상도 떠올리고 그걸 메모할 시간도 갖고 싶어요.”

추 장관에게 내년 대권 도전 계획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일단 여유를 많이 가져야 한다. 저에 대한 위로, 보듬어줄 시간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1995년 정계에 입문했으니 추 장관은 어느덧 정치인생 27년째를 맞고 있다. 좌고우면하지 않는 추진력으로 ‘추다르크’라는 별명과 함께 5선 의원을 지낸 그의 삶에서 그리고 우리 정치사에서 2020년 법무부 장관의 시간은 어떻게 자리매김하게 될까. 오후 2시에 시작한 인터뷰를 마치고 법무부 청사를 나서자 밤하늘에서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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