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인 게임이다. 지금은 주어진 환경에서 정해진 방법으로 게임을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제는 자신이 뭔가를 주도적으로 만들어가는 게임이 인기를 끌고 뉴욕증시에 상장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니, 놀랍다.
예전에 심시티 라는 게임이 있어서 본인이 도시계획을 하고 주도적인 세계관을 만드는 게임이 있었고, 마인크래프트 같이 본인이 건물이나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코로나19팬데믹을 기회로 게임 세상이 이렇게 급변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기야 줌이 인기를 얻고, 동영상 플렛폼도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고, 동영상 편집앱도 해외 인수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키네마스터?)
어쨌든 새로운 세상에 새롭게 등장하는 선수가 많다. 이러면서 세상은 급변하는 것이겠고, 그렇게 변화하는 생물인 것이다.
편승할 것인가? 뒤떨어질 것인가? 과거를 고수할 것인가? 등등은 다양성이 강조되는 현재의 일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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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박용선 이코노미조선 기자
입력 2021.03.22 06:10
[이코노미조선]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뉴욕 증시 상장
사진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로블록스 게임과 아바타들. 미국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는 지난해 11월 로블록스에서 가상 콘서트를 개최했다. / 로블록스
미국의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가 3월 1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기준가 45달러에서 시작한 로블록스 주가는 이날 54.44% 오른 69.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기업 가치(시가 총액)는 371억달러(약 42조원)로 뛰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레고 블록처럼 생긴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3차원(3D) 입체 가상세계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로블록스 플랫폼에 올릴 수 있다. 로블록스 창업자인 데이비드 바수츠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게임 등) 놀이를 통해 세상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키운 ‘메타버스 플랫폼’
캐나다 출신의 바수츠키 CEO는 스탠퍼드대에서 공학과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기술자다. 2004년 로블록스를 창업하고, 2006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부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로블록스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거리 두기로 집에서 게임하는 아이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현재 로블록스는 ‘초통령(초등학생들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로블록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억5000만 명에 달하고, 이 중 3분의 1은 16세 미만이다. 미국 9~12세 어린이의 3분의 2가 로블록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블록스는 어린이에게 단순한 게임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진다. 가상세계에서 누구나 플레이어가 될 수 있고 동시에 게임 개발자가 될 수 있다. 친구들과 프라이빗 룸을 만드는 소셜미디어(SNS) 기능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의 유명 래퍼 릴 나스 엑스가 지난해 11월 로블록스에서 개최한 가상 콘서트에는 이틀 동안 약 3300만 명이 몰렸다.
로블록스가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로블록스가 만든 가상공간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떠올리게 한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선 ‘오아시스’라는 가상세계가 존재하는데,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이용해 아바타를 통해 접속하고 가상세계에서 게임을 즐긴다. 사회적 관계도 오아시스 안에서 형성된다.
로블록스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일간 이용자 수(DAU)는 371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DAU당 평균 이용 시간 또한 2018년 1분기 203시간에서 지난해 2분기 227시간으로 증가했다. 매출도 지난해 4분기 3억1000달러(약 34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10% 급증했다. 지난해 총매출은 전년보다 82% 늘어난 9억2390만달러(약 1조500억원)를 기록했다.
데이비드 바수츠키 로블록스 창업자. / 로블록스
◇사용자 게임 개발 생태계 구축
로블록스의 핵심 경쟁력은 ‘게임 개발 생태계’다. 사용자가 코딩 지식 없이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고, 동시에 이들 게임을 다른 사용자와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로블록스의 스튜디오를 이용해 사용자가 만든 게임은 약 5000만 개에 달한다.
다른 사용자가 게임을 하려면 개발자에게 로블록스 가상화폐 ‘로벅스’를 내야 한다. 로벅스는 현실 세계의 화폐로 환전이 가능하다. 약 127만 명에 달하는 로블록스 내 개발자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입은 1인당 평균 1만달러(약 1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위 300명의 수익은 약 10만달러에 달한다. 로블록스는 로벅스 거래 수수료를 뗀다.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진 게임은 클라우드를 통해 모바일, 데스크톱, 콘솔에 발매되고, 다양한 플랫폼을 넘나들며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을 성장 모멘텀으로
전문가들은 로블록스가 구축한 ‘사용자 게임 개발→사용자 및 사용 시간 증가→사용자 이익 증가 및 로블록스 매출 증가→사용자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시장에서 강력한 힘을 낼 것으로 분석한다. 사용자가 콘텐츠를 올리고 이익을 챙기는 유튜브와 비슷한 구조다. 정용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로블록스가 사용자이자 개발자 확보 측면에서 다른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어 향후 매출 증가 전망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 진출도 성장 포인트다. 로블록스는 지난해 12월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따냈다. 중국은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의 41%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로블록스 사용자 중 모바일 비중은 72%(2020년 기준)에 이른다. 로블록스는 2019년 12월 중국 최대 게임 업체 텐센트와 합작해 로블록스 차이나를 설립했다.
◇plus point
네이버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 글로벌 10대 겨냥
네이버제트의 ‘제페토(zepeto)’는 국내의 대표적인 아바타 플랫폼이다. 2018년 8월 165개국에 출시됐고, 2021년 현재 중국과 미국, 일본, 한국 등 글로벌 가입자가 2억 명에 달한다. 해외 이용자가 90%, 10대 이용자는 80%를 차지한다.
제페토는 실제 얼굴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공간에서 타 이용자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플랫폼이다. 얼굴 인식, 인공지능(AI), 3차원(3D), 증강현실(AR), 클라우드 등 네이버의 정보기술(IT)이 동원됐다. 가상공간은 학교, 놀이공원, 상점, K팝 댄스 부스 등 다양하다. 이용자 간에 문자, 음성 등으로 대화할 수 있다.
김대욱 네이버제트 공동대표는 "제페토가 글로벌 10대 이용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소셜미디어(SNS)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단순히 아바타를 가지고 노는 수준을 넘어 가상현실 플랫폼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제페토는 이용자가 제페토의 아바타를 활용, 유튜브 등에서 방송하는 인투아웃(In-to Out)과 제페토 내에서 활동하는 아웃투인(Out-to-IN)을 병행하는 전략을 쓴다. 현재는 아웃투인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제페토 이용자들은 ‘월드’라 불리는 가상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제페토에는 약 1만5000개 이상의 맵(map)이 있다. 네이버제트가 직접 제작하는 맵과 이용자가 만드는 맵으로 구성된다. 학교를 테마로 한 교실 맵이 가장 인기가 많고, 구치·디즈니·블랙핑크(YG엔터테인먼트) 등 제휴된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제작된 맵, 실존하는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맵 등 다양하다. 네이버제트는 게임사와 협업해 게임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게임, 트로트 부르기 콘텐츠 등을 중심으로 제페토 아바타를 활용한 유튜브 방송도 급격히 늘고 있다. 네이버제트 관계자는 "본인의 얼굴이나 개인 정보를 오픈하지 않으면서도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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