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살다가 1년 6개월 전에 상경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생활 할 때 불편한 점은 비올 때 걸어다니는 것이다.
힘들어서 다시 부산이 그리워질 때가 많다.
부산은 물난리가 심하게 났었기에, 배수 시설 공사를 잘 해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인도를 걷게 되어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물웅덩이도 별 없고, 심지어는 차도에도 물이 고인 곳이 그렇게 많질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비가 심하게 오거나, 조금만 와도 인도를 걸어다니기가 여간 쉽지 않다.
물이 고여있는 곳이 곳곳에 있었기에, 잘 보고 내딛지 않으면 신발이 젖는 건 물론이고, 바지도 젖어버린다.
이런 생각을 비 올때마다 불편해하다가
오늘 아침 출근하다가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인증샷이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순식간 너무 비가 많이 왔고, 내 바지, 구두는 이미 찢어진 장화처럼 물이 흥건했기에 그냥 보고 지날 수 밖에 없었다는...)
맨홀 에서 분수(마치...) 같이 물이 역류하여 튀어오르는 광경이었다. 쿠욱~ 하는 소리와 함께 말이다.
인도는 울퉁불퉁했고, 보도 블록은 웅덩이를 만드는 놀라운 구조였으며, 흘러내리는 빗물이 이미 장화가 아니면 물이 안들어올 수 없는 높이로 창일(?)해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나마 보도블록은 낫다. 보도블록에서 다른 보도블록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도로 내려서는 순간 어디를 내디뎌야할지 엄청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거긴 그냥 호수다. 전체가... 커다란 물의 흐름이 보일 정도로 하수구로 흘러내려가는 물이 바다가 되어 있는 거다.
왜 그럴까?
차도 옆에 하수구의 숫자가 적어서 그런 건 아닐까?
보도블록이 평소에도 덜거덕거렸던 건 부실 공사가 아닐까?
비오는 날, 대단한 서울특별시에서 출근한 뒤 양말을 쥐어짜고, 바지를 말리며, 짜증을 내서, 일과를 시작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 황당하고, 기분 나쁜 일이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뒤이어 오는 대다수 분들이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고, 바지는 물에 빠진 쌔앙쥐꼴이었으며, 저마다 구두에 신문지를 찔러넣고, 선풍기로 바지, 양말을 벗어 말리고 있었으며, 도로는 막혀서 1시간 늦게 출근한 사원도 있었다.
대단한 서울특별시에서는 이런 국지성 호우(?맞나?)가 많이 발생되고 있는데, 엄한 보도블럭 뒤집어 엎지 말고, 제대로 된 배수 시설 마련과, 보도블록을 제대로 정비해서 보행하는 출근자들을 보호해주길 바랄 따름이다.
무슨 강이 범람한 것도 아닌데, 강 같이 변한 도로, 인도를 걸어야 하는 드러운 특별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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