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TV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시작은 암울해보였지만 그나마 마무리는 문제라도 해결되어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이 영화도 나름의 저예산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특수효과랄 것도 없고, 그저 좁은 공간에서 모든 스토리가 다 진행되고 있으니 말이다. 꼭 큐브를 보는 듯한... (ㅋㅋㅋ)
조디포스터의 포스가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그리고, 형사도... 좀 특이했다. 우선 목소리가 긴장되어 있는 것이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했지만 그러리라고는 생각 못하게 만들고 나서 뒤통수를 쳐서 놀랬다.
그리고, 소화기를 한대 맞고 난 뒤부터 영화 마무리를 위해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에서 아쉬움을 남게 만들었다. 조금 더 잔인하게 대항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못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비행기를 너무 모르는 비행기 테러범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비행기를 털면서 비행기내에 공범이 1명이라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것도 주인공 조디한테 한주먹꺼리도 안되는... 겨우 지상의 베를린에 있는 장의사 공범만? 어이 없다.
남편을 옥상으로 유인하고, 밀어뜨려 추락사 시키고, 그걸 자살로 위장하려면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었을텐데, 그러려면 나름의 엄청난 인프라를 구축하고, 치밀하게 해치워야 했을텐데,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서 겨우 2사람이서 인질 테러를 하려고 했었단 말인가? 적어도 동료 경찰이 1,2명 더 그 비행기에 탔어야 했고, 폭탄도 비행기를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곳에 장착했어야 했다.
보는 사람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만든 허술한 구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단순히 "아이를 잃어버렸다", "아이를 찾는다", "폭탄을 장착하기 위해 특수한 관이 필요했다",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등의 굵직한 사건으로 영화 한편을 커버하기에는 좀 역부족인 것 같다.
물론 연출이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진진하게, 이야기 진행을 궁금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스토리의 치밀함은 보고난 뒤 잠시 생각해보면 그 깊이를 알 수 있는 것 아닐까?
용감한 엄마는 아이를 무사히 찾아냈고, 아이는 끔찍했던 사건을 아무것도 기억못하고, 엄마는 그걸 보고 웃고, 아랍인은 가방을 건내주고... 그나마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몰아서 급 마무리를 지은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비행기에서 딸아이를 아무도 못봤다고 하더니, 이제는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외치는 다른 아이의 목소리를 들려줌으로 인간의 간사함에 대해 풍자한 부분까지가 마무리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해못할 부분도 많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보완하거나, 소감문에서나마 회자될 수 있기를 바랬을 수도 있겠다. 기장의 사과는 단순 Sorry로 했다는 건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이를 잃은 엄마를 정신병자 취급을 했고, 테러범으로 생각했었던 걸 생각한다면, 어쩌면 아이도 잃고, 애엄마도 죽음으로 내몰 수 있었으며, 공중에서 비행기 폭파의 위험에서 건져낸 영웅같은 애엄마에게... 단순 Sorry라니... 설마했다. Sorry라고 하려나? 아니겠지! 그랬는데, 그랬다. 그외의 다른 승객 중 어느 누구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겨우 가방을 건내주거나 Sorry라고 말할 뿐.
군중이 어떻게 한 개인을 괴롭힐 수 있고, 흥분, 광분할 수 있는가를 단편적으로나마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상황 속에 들어있게 되면 나도 아랍인을 혐오하여 욕했던 어떤 승객과 마찬가지로 흥분을 감추지 못할 수도 있다.
중립을 지키거나 냉철하게 반응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빠져들지 않기를 바란다.
< 제작노트 >
이제 곧 이륙한다
폐쇄된 공간의 공포를 향해...
3만 7천 피트 창공을 나르고 있는 최신형 점보 비행기. 그 안에서 어린아이가 실종된다면?
<플라이트 플랜>은 운행 중인 비행기속에서 벌어지는 수수께끼의 실종 사건을 테마로 한 휴먼 미스테리 스릴러물이다. 딸을 찾아 헤메는 어머니 카일 프랫 역은 아카데미상을 두 번 수상한 지성파 여배우 조디 포스터가 맡았다. 겁에 질린 채, 그러나 침착함을 잃지 않고 대서양 상공에서 실종된 딸을 찾아 기내를 헤매는 엄마. 딸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아니, 어딘가 흔적이 있는 걸까?
승객과 승무원들이 느끼는 딜레마를 관객들은 스크린을 통해 똑같이 공유하게 된다.
과연 딸이 기내에서 실종됐다는 카일(조디 포스터 분)의 주장은 사실인가? 혹은 남편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에 그녀는 이성을 잃고 미친것일까? 관객도 극중의 승객과 승무원도 진실을 알 수가 없다. 더 혼란스러운 사실은, 카일의 딸 이름이 탑승객 명단에 올라있지도 않다는 것. 게다가 승무원 중 어느 누구도 딸을 본 사람이 없다. 기장 리치 (숀 빈 분)나 기내 보안관 진 카슨 (피터 사스가드 분)는 카일의 주장을 믿어주려 하지만, 모든 정황은 그녀의 딸이 비행기에 탑승한 적이 없다는 쪽으로 기운다.
진실은 무엇인가? 누굴 믿어야하는가? 이 미스테리를 풀기위해 어디까지 비밀을 파고 들어가야 하는가? 아무의 도움도 못 받고, 되려 정신 이상자라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그녀는 딸을 구하기 위해 모정이 아니면 상상도 못할 위험 속에 몸을 던진다.
창공으로의 이륙:
차원 높은 스릴러와 휴먼 미스터리의 만남
수만 마일 상공 비행기 안에서 발생한 수수께끼의 사건은 관객으로 하여금 비행기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극대치의 긴장과 스릴을 느끼게 해준다. 아무리 찾아봐도 딸은 나타나지 않고, 애끓는 엄마는 이 이해할 수 없는 상황 (누군가의 음모일수도 있는)을 헤쳐나가기 위해 극대한의 모험을 감행한다.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인간의 내면, 인종간의 윤리적인 갈등, 실감나는 스릴 등을 고루 갖춘 이 시나리오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사람은 <8마일>, <뷰티풀 마인드>등으로 잘 알려진 아카데미 수상경력의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였다.
'<플라이트 플랜>의 컨셉은 밀폐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히치코크 풍의 미스테리라고 할 수 있다. 비행기라는 특수 공간 속의 여러가지 공간과 구조물들을 누비며 아이를 찾는 엄마의 필사적 몸부림... 이런 박진감있는 스릴러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라는 인간적 정서가 결합되어 아주 매력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
시나리오 작가 피터 A. 다울링은 애초에 아주 간단한 컨셉의 시나리오를 써 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에서 가장 호소력 있는 미스테리 테마 중 하나인 '사랑하는 사람의 실종'을 주제로 한...
'비행기에 함께 탔던 딸이 갑자기 사라지고, 기내의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딸을 본적이 없다... 그런 설정에서 출발한다면, 영화는 여러가지 장르로 전개 될 수 있다. 초자연주의적인 영화, 외계인 영화 혹은 판타지물 등등으로... 아니면 아주 현실적인 스릴러도 될수있다. 난 이 후자 쪽에 끌렸다. 구성이 치밀한, 그리고 제한된 공간내에서 얘기가 전개되는 서스펜스 영화에 늘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극단적인 위기를 맞은 한 부모의 정신적 여행담이기도 하다.'
다울링의 시나이로 초안을 이매진 필름의 짐 휘태커에게 보여준 책임 프로듀서 로버트 디노지는 <플라이트 플랜>이 사람을 사로잡는 어떤 힘이 있다고 평한다. 관객들도 분명 공감할 수 있는 본질적인 마력이 있다고 봤던 것. 이매진 사의 브라이언 그레이저 역시 시나리오 초안에 관심을 보였지만, 시나리오와는 달리,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극의 서스펜스를 이끌어가는 강인하면서도 수수께끼로 가득 찬 인물...
그 역할을 맡을 배우로 그레이저가 추천한 사람은 바로 아카데미 수상 배우 조디 포스터였다.
포스터가 캐스팅되자, 제작엔 박차가 가해졌다. 시나리오 작가 빌리 레이가 포스터의 배역인 캐릭터 카일 프렛을 중심으로 해서 본격적으로 시나리오를 다듬어 나갔다. 레이는 이 작품에 심리 드라마적 요소가 풍부하다고 생각했다. '비행기란 폐쇄 공간에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예기치 못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전개될 수 있다. 인간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을 때, 극단적으로 선해질 수도, 악해줄 수도 있다.'
메가폰을 잡을 감독을 제작진은 의외의 방향에서 물색했다. <타투>, 등의 대담한 오리지널 영화로 주목을 끈 독일의 인디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를 낙점한 것. '로버트가 메가폰을 잡은 <타투>를 보며, 난 그가 공포를 주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서스펜스를 창조하고, 그것을 점진적으로 확대시켜 나가는 방법에 일가견이 있다.'
슈웽크 감독은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물이라는 점에 끌렸다. 무게감 있는 주제도 마음에 들었다. ‘극중 여주인공은 갑자기 남편을 잃고 자신을 추스리기도 힘든 상황에서 딸을 잃어버리는 또 하나의 고통과 직면하게 된다. 그 결과,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냉철함과 이성을 어느 정도 잃어버린다. 과연 그녀의 딸은 사라진 것일까? 그녀의 주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이러한 의문점이 극을 이끌고 나가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고 감독은 설명한다.
'우린 철저히 비행기 안이라는 폐쇄 공간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관제탑이나 지상씬은 최대한 배제하기로 했다. 관객들은 등장 인물들과 똑같이 3만7천 피트 상공의 비행기 안에서 미스테리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3만 7천피트 상공에서의 실종:
캐스팅 작업
남편을 잃은 슬픔이 가시기 전에 비행기 안에서 딸을 잃은 엄마 카일 프랫 역을 맡은 조디 포스터는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이자, 감독이기도 하다.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에서 어린 창녀 역을 맡아 세계의 주목을 끈 이후, 지금까지 20여년간 개성있는 연기로 스크린을 장식해 왔다. <피고인>와 <양들의 침묵>로 아카데미상도 두 번 탔다. 최근엔 <패닉룸>, <애나 앤드 킹>, <인게이지먼트>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기도 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플라이트 플랜>의 대본을 읽는 순간, 극중 여주인공과 깊은 동질 의식을 느꼈다는 그녀는 남편을 잃고 연거퍼 딸까지 잃은 상황 속에서 주인공이 급기야 자신의 정신 상태마저도 의심하게 되는 상황이 공감이 갔다고 한다. 게다가 다국적 인종이 모인 비행기라는 폐쇄된 공간이 배경이니만치, 극중 인물들의 피해의식과 스트레스는 점차 증대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스릴러이지만, 동시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공포에 직면한 한 여인이 어떻게 위기에 대처해 나가는지를 보여주는, 한 개인에 대한 내면적 고찰이기도 하다.'
포스터로서는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과 함께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이 영화 출연의 또다른 매력이었다. 감독은 미국에선 널리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화 <타투>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슈웽크 감독 역시 세기적인 연기파 배우 조디 포스터와 함께 작업을 하게 된것이 커다란 기쁨이요, 도전이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딸을 잃어 공포에 빠진 카일 앞에 비행기 보안관 진 카슨이 나타난다. 그의 임무는 카일을 진정시키고, 과연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아니면 그녀가 정신 이상자인지를 가려내는 것. 만약 사실이라면 카일의 딸을 찾아내는 것도 그의 임무다. 카슨 보안관 역에 캐스팅된 배우는 피터 사스가드. <킨제이 보고서>, <섀터드 글래스>등에서 복합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해 호평 받았던 배우다.
그는 <플라이트 플랜>이 여러 장르를 멋지게 교배한 작품이라고 평한다. '처음엔 상처받은 여인의 아픔을 그린 영화인줄 알았다. 그러다가 스릴러로, 드라마와 미스테리로 계속 장르가 변화해갔다. 이 작품엔 히치코크적 성향이 무척 강하다.' 그는 보안관 배역이 마음에 들었지만, 자신의 체격조건이 별로 우람하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내심 걱정도 했다. 그러나 기내 보안관의 주요 역할이 뒤에서 조용히 비행기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임을 알고 안도했다고...
'기내 보안관은 처신이 신중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위엄을 갖춰야 한다. 최신형 점보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여러 인종의 승객들 사이에서 아무런 안전 사고도 일어나지 않도록 은밀하게 보안을 책임지는 게 그들의 임무다. 보안관에게 가장 크게 요구되는 건 인내심이다. 비행중 그들이 하는 일의 99.9%는 아무 하는 일없이 기내의 동태만 조용히 살피며 자리에 앉아있는 일이다. 만약 일어날지 모르는 0.01%의 사태에 대비해서... 그러나 그 0.01%의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는 즉각적으로 사태를 진압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한다. '
기내 보안관 카슨이 명령에 복종할 대상은 단 한명 바로 리치 기장이다. 리치는 승객들의 안전을 궁극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자, 카일과 딸의 운명을 좌우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리치 역으로 제작진이 이구동성 낙점한 인물은 <반지의 제왕>, <내셔널 트레져> <007 골든아이> 등에서 강인한 캐릭터를 선보인 바 있는 숀 빈.
그는 <플라이트 플랜>이 관객을 점차 미스테리의 미궁으로 몰고 가는데 매력이 있다며 이렇게 덧붙인다. '기장은 카일이 정말 딸을 데리고 탔는지조차 확신을 못한다. 그러나 그 자신도 자식을 가진 아버지이기에 카일에게 연민을 느끼고 어떻게든 도와주려 한다. 하지만, 그의 신분은 어디까지나 승객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장. 이런 딜레마 속에서 리치는 끝까지 갈등을 겪는다.'
다른 출연진들과 마찬가지로 빈은 실제 항공기와 똑같이 만들어진 복제 비행기 안에서 촬영한 것이 무척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한다.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의 촬영은 극의 긴장과 서스펜스를 더욱 더 극대화시켰다. 걸어갈 땐 누군가와 부딪히곤했다. 영화 제작의 측면에선 어려움이 많았겠지만, 극적 리얼리티엔 큰 도움이 됐으리라고 본다. 보는 관객의 입장에선 정말 수만 피트 상공위의 밀폐된 공간에 갇혀있는 기분이 들 테니까...'
승무원 캐스팅
카일을 도와 비행기 안에서 아이를 찾기 위해 애쓰는 승무원들 역으로 제작진은 주로 독립 영화에서 활동했던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트래픽>에서 마약중독자 딸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에리카 크리스텐슨이 피오나 역을, 독립 영화 <차퍼>에서 주연을 맡았던 케이트 비헌이 스테파니 역을 맡았다. 크리스텐슨은 항공계통 집안 출신. 할머니가 스튜어디스였고 할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조종사였다고... '가족들에게 항공업계의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자주 듣고 자란 터라, 이번 영화 출연이 더욱 기뻤다.’ 라고 술회한다.
그러나 요즘의 항공 승무원들의 업무는 예전처럼 승객에게 커피나 나르는 한가한 일로 끝나지 않는다. 최전선에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 또한 그들의 몫이다. 크리스텐슨은 이번 배역에 캐스팅되어 많은걸 배웠다고 한다. 요즘 승무원들의 업무가 얼마나 막중한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감독은 내게 6인치 두께의 승무원 업무 지침서를 건네주며 철저히 숙지하라고 요구했다. 난 그 지침서를 공부하는 한편 승무원 교관으로부터 실제 비행 훈련도 받았다.'
호주 출신의 케이트 비헌은 크리스텐슨보다 경력이 많고, 업무에 의욕이 별로 없는 고참 승무원 스테파니 역을 맡았다. '요즘 같은 시점에 비행기를 배경으로한 이런 미스테리물을 찍는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이슈거리가 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홀로 갇혀있을 때의 공포... 그건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절대적인 두려움일 것이다. '
조디 포스터의 딸 역은 7세의 아역배우 말렌 로스턴이 맡았다. 첫 데뷔작에서 대배우 조디 포스터의 상대역을 맡는 행운을 거머쥔 것. 제작진은 관객에게 깊은 첫 인상을 남길 아역배우를 원했다. 그래야 실종됐을 때의 충격이 그만큼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
감독에 의하면 아역배우 출신인 조디 포스터는 말렌을 자상하게 챙겨주고 연기지도를 세심하게 해줬다고 한다. 그래서 나중엔 둘의 연기호흡이 가히 환상적이었다고...
AALTO AIR E-474 점보 제트기
이 작품의 무대는 비행기 안. 따라서 디자인의 중심 컨셉도 관객들이 실제로 수만피트 상공의 폐쇄 공간에 갇혀있는 실감을 느끼게끔 하는데 중점을 뒀다. 줄거리는 거의 대부분 AALTO E-474라는 가상의 점보 비행기 안에서 진행된다. 첨단 테크놀로지가 가득한 이 최신 기종 비행기는 한 꼬마 아이가 숨기에 알맞은 수많은 공간을 갖고있다.
제작진의 설명에 의하면 E-474는 차세대 여객기로 700여명의 승객을 탑승 시킬 수 있다. 위층 데크엔 조종석과 넓은 1등석, 오렌지톤과 백색톤이 조화를 이룬 1등석용 휴게실과 갤리 등이 있고 아래층엔 붉은 좌석의 비즈니스 클래스와 갤리, 위층으로 연결된 나선형 계단이 자리하고 있다.
극의 서스펜스를 높이기 위해선 이 단순한 비행기 내부 세트를 최대한 리얼하게 제작해야했다. 정교한 기체 내부를 스크린에 사실적으로 옮기기 위해 제작진은 프로덕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하먼드와 촬영감독 플로리언 볼하우스를 영입했다. 감독은 이 두 사람과 긴밀히 협조하며 리얼한 영상제작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장거리 비행을 하는 건 마치 물속에 잠겨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모든게 멍멍하고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랄까? 그런 몽환적인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는게 감독의 설명이다.
<더 캣>의 미술을 담당했던 알렉산더 하먼드가 항공기 디자인의 총기획을 맡았다. 적합한 디자인 선정을 위해선 수만 장의 비행기 그림 청사진을 그려야 했고,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비행기회사의 여러 기종을 연구하고 관찰해야 했다. 그 많은 기종의 디자인 중 친근하면서도 어딘가 새로운 몇 개의 디자인이 선정되었다.
그 결과 300피트 길이의 비행기 세트가 제작됐는데 비행기 동체는 거대한 스티로폼을 깎아서 만들었다. 미술팀은 L.A.의 2만7천 평방 피트짜리 스튜디오에서 16주간에 걸쳐 비행기를 제작했다. 기체 내부의 위층과 아래층 데크를 별도로 제작하진 않고, 먼저 위층 데크를 제작해서 전반부 촬영을 마친 뒤, 후반부엔 그걸 개조, 아래층 데크 촬영에 활용했다.
기체 내부의 디자인은 세련되면서도 다소 복고적인 느낌을 살렸다. 하먼드의 설명에 의하면 기내 디자인을 위해 여러대의 구형 비행기들과 설계도면을 들여다보며 연구를 거듭했고, 그 덕분에 요즘 비행기에선 찾아보기 힘든 안락함과 기발함을 갖춘 복고적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스튜디오에선 또 다른 비행기 내부 세트가 제작됐다. 일반 승객들은 볼 기회가 거의 없지만 이 영화에선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화물칸, 승무원들의 휴게실과 숙소, 설비실 (전선, 파이프, 환기구 등이 설치된)들이 그것.
비행기 조종과 승무원 업무 등을 익히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은 단기 '비행 학교'에 입학. 항공 기술 전문가 마크 버튼으로부터 하이테크 항공 장비를 다루는 법과 비행 안전에 대한 훈련을 받았다.
실제 비행기가 없이 기체 내부만 세트로 제작해 놓은 터라,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장면은 시각효과 팀의 기술에 의지해야 했다. 로브 혹슨과 헨릭 닐미넨이 그들. 하먼드의 디자인을 30피트짜리로 실물 제작, 외부 비행 촬영 때 활용했다.
답답한 기내 촬영을 벗어나 가끔씩 로케 촬영도 실시했는데, 스탭이나 출연진에겐 그게 큰 위안이 됐다고... 롱비치나 모자브 사막의 작은 공항등이 로케 촬영지였는데, 아이러니칼하게도 모자브 사막 공항은 혹독한 추위로 유명한 뉴펀드랜드의 구스베이 공항의 대체 촬영지였다. 그밖의 유일한 지상 촬영지는 베를린이었다. 그 곳에서 2주간 촬영이 진행됐는데, 슈웽크 감독과 촬영감독 볼하우스 모두 독일 출신이라 베를린의 유서 깊은 풍물을 스크린에 담는데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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