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골이 승리로 연결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무승부로라도 끝낸 것이 다행이라는 개인적인 기분이다.
물론 1점을 지켜냈다면, 추가 골을 넣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실력상 상황상 여유가 되지 않았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거라 생각한다.
지지 않은 것이 어딘가? 무승부가 어딘가? 첫골의 기쁨을 맛봤고, 무승부 골이 아쉬웠고, 서로 추가 골이 없었던 것이 안타까운 것이지, 재미없는 경기는 아니었다.
손흥민, 12년만에 이란 원정 골에도… 아자디의 저주 못 깼다
송원형 기자
입력 2021.10.12 23:34
한국 축구 대표팀이 12년 만에 나온 손흥민(29·토트넘)의 이란 원정 득점을 지키지 못하면서 ‘아자디 징크스’를 47년 만에 끊을 기회도 놓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랭킹 36위)은 12일 이란(22위)과 벌인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원정 4차전(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대1로 비겼다.
손흥민이 12일 이란과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후반 3분 선제골을 넣은 후 '카메라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연합뉴스
한국은 1974년 9월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승리 없이 2무5패로 밀렸다. 한국은 ‘캡틴’ 손흥민이 0-0으로 맞선 후반 3분 골을 넣으면서 ‘아자디 징크스’를 47년 만에 깨는 듯했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한국 선수가 골을 넣은 것은 2009년 2월 박지성에 이어 12년 만이다. 1977년 이영무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아자디에서 골을 넣은 한국 선수는 박지성, 손흥민 등 3명 뿐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이란의 파상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후반31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란과의 역대 통산 전적 9승10무13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2승2무, 승점 8로 A조에서 이란(3승1무·승점10)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손흥민이 12일 이란과 벌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4차전(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모습./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7일 시리아와 맞붙은 홈경기와 마찬가지로 황의조(29·보르도)를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내세웠다. 2선에는 손흥민(29·토트넘)과 황희찬(25·울버햄프턴), 이재성(29·마인츠)이 자리 잡았다. 시리아전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황의조를 도왔던 손흥민은 이란전에선 왼쪽에 포진했다. 가운데는 이재성, 오른쪽엔 황희찬이 섰다. 중원에는 황인범(25·루빈카잔)과 정우영(32·알사드)이 나섰다. 수비는 홍철(31·울산)과 김영권(31·감바 오사카), 김민재(25·페네르바체), 이용(35·전북)으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31·가시와 레이솔)가 꼈다. 시리아전과 비교할 때 송민규를 대신해 이재성이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라인업이 같았다. 이란은 사르다르 아즈문(제니트), 알리레자 자한바흐시(페예노르트), 메흐디 타레미(포르투) 등을 앞세웠다.
한국은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황의조의 오른발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두 팀은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이어갔다. 한국은 전반 43분 문전에 이란에 연속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김승규가 선방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전에 슈팅 숫자에서 8-5로 앞섰지만 유효슈팅은 0-2로 뒤지는 등 공격 효율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의 킬러 본능이 빛났다. 손흥민은 후반 3분 역습 과정에서 특유의 스피드로 이란의 수비진 뒷공간으로 달려가며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받았다. 손흥민은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이후 흔들리는 이란을 계속 밀어붙였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이란은 후반 20분 이후 파상공세를 펼쳤고, 후반 31분 알리레자 자한바흐시의 헤딩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나상호(25·서울)의 오른발 슈팅이 이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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