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는 좋다고 떠들고 난리더니, 이제는 또 생태계 위해성 평가 1등급이라고 난리다. 무엇을 믿고 농사를 지어야 할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렇게 문제가 된지도, 인지한지도 오래된 것 같은데, 그걸 적극적으로 개선하지 못한 이유라도 있는 건지 모르겠다.
혹시 처음 소문을 낸 공무원이 아직도 고위직에 남아있어서 그런 건가? 그렇다면 그 사람을 위해 공무원으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논 4만평 중 3000평은 우렁이가 모를 갉아 먹어 결국 수확을 못 했다 한다. 말대로 라면 8%의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그게 우렁이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작황이 좋지 않았는지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 이제는 퇴치 운동을 펼쳐야할 때가 된 것 같다.
좋다가도 싫어지거나, 싫다가도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좀 더 연구해보거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남미산 우렁이의 배신… “우렁각시인줄 알았는디, 벼농사 베려부렀네”
친환경농사 ‘효자’ 였지만
온난화로 덩치 커지고 번식 폭발
이젠 어린 모 갉아먹는 골칫덩이
황지윤 기자
입력 2022.06.08 04:38
2일 오전 전남 고흥군 포두면. 친환경농법으로 알려진 우렁이들이 왕성한 번식으로 오히려 피해를 입고 있다. 수로에는 우렁이 알이 수북히 붙어있고 한 농민이 논에서 우렁이들을 걷어내고 있다./김영근 기자
“저거는 한 해만 넘긴 게 아니라, 2~3년은 된 것이여.”
지난 2일 전남 고흥 포두면의 한 논. 장촌마을 이장 서일권(63)씨가 물이 찰랑거리는 논 가장자리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서씨가 가리킨 곳에는 탁구공만 한 우렁이가 논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6월 초 모내기 직후 제초를 위해 뿌리는 새끼 우렁이는 집게손가락 한마디보다 작다.
10년째 벼농사를 짓는 서씨는 “우렁 각시인줄 알았는디 완전히 베려부렀네”라며 연신 푸념을 늘어놓았다. 2018~2020년에는 특히 피해가 컸다. 재작년에는 동네 할머니 10명을 불러서 일당까지 줘가며 3일 내내 우렁이를 퍼내게 했다고 한다. 그래도 논 4만평 중 3000평은 우렁이가 모를 갉아 먹어 결국 수확을 못 했다.
친환경 벼 농사의 대명사인 ‘우렁이 농법’이 지구온난화로 골칫덩이가 됐다. 제초 효과가 탁월하고 비용이 저렴해 인기였지만,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전남 등 남부지방에서는 월동(越冬)하는 우렁이가 늘면서 폭발적으로 번식해 농가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제초용으로 쓰이는 우렁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아마존 강 유역에서 온 남미산(産) ‘왕우렁이’다. 1983년 식용으로 국내에 들여왔고, 1992년부터 논 잡초 제거용으로 쓰인다.
겨울철 기온 영하 3도인 날이 3일 이상 이어지거나, 영하 6도 이하로 떨어지면 우렁이는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죽는다. 하지만 겨울이 따듯해지면서 해를 넘기고 살아남은 거대 우렁이가 농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 새끼 우렁이는 잡초는 먹는데, 덩치가 커진 우렁이는 갓 심은 어린 모까지 마구 갉아 먹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전남 고흥군 포두면에서 벼농사를 짓는 송공섭(75)씨가 논에서 우렁이를 걷어내 볕에 말려 죽이고 있다. /김영근 기자
왕우렁이는 번식력이 왕성해 연 10회 정도 알을 낳는다. 한 번에 난괴(알 덩어리) 약 10개를 낳는다. 난괴마다 200~400마리가 부화해 우렁이 한 마리가 많게는 4000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전남농업기술원 최덕수 연구관은 “경기권은 겨울철 기온이 낮아 우렁이 월동이 어려워 큰 문제가 없지만, 남쪽 지방 중 전남 고흥·장흥·해남·완도·진도 등 수로가 발달한 해안가나 간척지 일대에서 특히 피해가 크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전체 논벼 재배 면적은 72만9585ha(헥타르·1ha 약 3000평)이고, 전체 면적 중 약 16%(11만8311ha)가 우렁이 농법을 쓰고 있다. 우렁이 활용 농가(친환경 농가 및 일반 농가 포함)는 8만2513곳이다.
왕우렁이는 2017년 생태계 위해성 평가 1등급으로 분류됐지만, 아직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되지는 않았다. 논 300평 제초에 1kg(약 1700마리)이면 되는데 가격이 7000~8000원 정도로 저렴한 우렁이를 대체할 다른 수단이 없어 친환경 농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왕우렁이는 활용한 뒤 반드시 수거하고 알을 제거하라”고 홍보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우렁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최덕수 연구관은 “모내기 후 물떼기(논을 말리는 작업) 과정에서 우렁이를 논 가장자리로 흘러들게끔 해 수거하는 방법을 농민들에게 알리고 있다”고 했다. 우렁이 방제 약품 개발을 위한 실험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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