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좀 허하게 되면 한약을 먹게 된다. 그런데, 한의원에서는 꼭 뭔가를 복사하거나 인쇄를 해서 전해준다. 내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은 해두지 않아서, 헷갈리기도 하고, 오해를 하기도 한다.
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몇가지만 짚어보자.
일단 한약은 양약과는 달리 밀가루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한다. 밀가루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본다면, 그냥 모든 음식을 먹지 말란 말이 아닌가 하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쌀밥에 김치만 먹어야 할 수도 있다.)
밀가루 음식의 경우 소화 불량이 발생할 수 있어서 한약을 먹을 경우 약효가 반감되거나,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 때문이라고 한다. 쌀밥을 주로 먹는 한국인에게는 밀가루가 제대로 소화되지 않는다고 한다.
(놀랍게도 밀가루도 잘 소화하는 건강한 사람들이 많은데도 한의사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햄버거를 먹으면 간단해서인지, 소식이어서인지 모르지만 소화가 잘 된다. 나름 꼭꼭 씹어 먹어서라고 볼 수도 있고, 정식으로 먹게 되면 다양한 국이나 반찬이 있지만, 햄버거의 경우는 콜라 정도만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사이드 메뉴없이 먹거나, 감자튀김보다는 콘슬로우나 콘샐러드를 주로 먹는다. 이게 소화불량을 만들어내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겠다.
밀가루의 성질이 차서 몸이 찬 사람의 경우에는 좋지 않다고 하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받아들여야할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밀가루만 먹는 것이 아니라 국물이나, 양념, 채소, 고기 등의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니 말이다.
게다가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고 한다. 이것 역시 차가운 성질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그럼 뭘 먹는다는 말인가? 소고기는 비싸고, 그게 아니면 돼지고기인데, 돼지고기도 싼 게 아니지만 단백질 섭취로는 좋을 것 같은데, 이걸 먹지 못하게 하니 몹시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녹두(숙주)도 성질이 차기 때문에 먹지 말라고 금한다. 이건 그나마 낫다. 콩나물이나 씹어먹으면 되고, 평소에도 녹두를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는 편이다.
모든 음식을 온도계를 찔러서 확인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좋지 않다고 하니, 애매하지만 어떻게든 지켜볼 생각을 하게 되면서, 실망감이 커지고, 고민이 많아진다.
특히나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다. 다행히 음주는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회식 때도 소주를 몇병 마실 때 콜라 사이다로 응대하며 버텼다. 술은 좋아하는 사람들도 나쁘다는 걸 알지만, 이것 말고는 흥을 낼 수 없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대체제가 없는 것 같다. 순간 기분을 위해서 몸을 망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심지어는 녹즙, 가공식품도 간에 부담이 된다고 한다. 말하자면 과하게 먹는 것이 좋지 않다는 말인 것 같고, 부드럽게, 적당량을 먹는 것이 좋다는 말이라 보여진다. 게다가 녹즙이라면 음식을 입으로 저작활동을 통해서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마셔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닐까 싶다. 독할 수 있는 걸 씹지 않고 갈아서 즙내서 먹는 건 나쁘다는 말 같고, 동감이 된다.
좋아하지만 특별히 나쁜 것들을 대부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막아서 먹지 않느냐, 아니면 굳이 그걸 먹느냐 하는 것인데, 이건 건강상 좋은 것인지, 아니면 건강을 헤칠 것인지를 판단해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돈내고 몸이 좋아진다면 다행이지만, 돈내고 몸이 망가진다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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