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큐 3일 생생정보, 도전 골든벨'마저 '뒷광고'였다 [뒷광고 실태 분석④] 교양에 홍보 효과 강조하며 기업·지자체 등 대거 협찬 KBS 법적 문제 없어 방통위 법이 문제, 제도 개선 추진 중
이건 아니지 않나? 내돈내산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유튜버가 무엇을 보고 배웠다는 말인가? 사회가 이미 그렇게 기울어져있었던 건데, 문정부는 공정을 외칠 수 있는가?
마치 딴소리하는 사오정 같은 정부가 아닌가 생각된다.
공영방송에서 그래도 되는 건가?
참, 깜짝 놀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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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판 ‘뒷광고’인 음지의 협찬이 공영방송 KBS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KBS 시사교양 프로그램 협찬판매 가이드’에 따르면 KBS는 주요 시사교양 프로그램 10곳에 협찬을 받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광고성’ 협찬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생방송 아침이 좋다’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6시 내고향’ ‘생생정보’ ‘다큐세상’ ‘다큐공감’ ‘다큐멘터리 3일’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한국인의 밥상’ ‘생로병사의 비밀’ ‘도전 골든벨’ ‘이웃집 찰스’ 등으로 KBS1 프로그램도 대거 포함됐다.
제안서에는 2016~2019년 사이 방영된 프로그램 협찬 사례가 담겼는데, 광고 효과를 내면서도 시청자가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게 제작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정보의 신뢰성이 중요한 다큐멘터리와 의학 프로그램에서도 보이지 않는 협찬이 자리하고 있었다.
골든벨 퀴즈·다큐 등장 노동자·전문가 설명도 협찬
KBS ‘다큐 3일’은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되는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준비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았다. 노동자들의 모자와 조끼 등에 한화그룹 로고가 선명하게 담겼다. 방송 어디에도 한화그룹이 협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제안서에는 한화그룹 협찬이 명시돼 있다. 제안서상 이 프로그램의 협찬 단가는 1억1000만원이다.
▲ KBS '다큐 3일' 화면 갈무리. 사실상 50분 분량의 한화 광고와 같은 효과를 냈지만 협찬 여부를 고지하지 않았다. 시청자 입장에선 한화그룹의 지원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없다.
▲ KBS '다큐 3일' 협찬 제안서 갈무리.
‘다큐 3일’에서 농구 선수들의 경기와 일상을 담은 편은 KBL협찬, 레바논 동명부대의 일상을 담은 편은 국방부 협찬이었다. 제안서는 “국방부는 협찬을 통해 우리 군의 역할에 대해 자랑스럽게 국민들께 홍보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었음”이라고 홍보 효과를 강조했다. 두 편은 엔딩 크레딧에 제작지원, 제작협조 등이라고 언급했다.
2018년 ‘도전 골든벨’은 무역의날 특집을 방송했다. 한국 무역 역사에 대한 설명을 전하며 방송을 시작했고 한국무역협회장이 출연해 문제를 출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무역협회 협찬이었다. 방송 말미에 ‘한국무역협회’ 로고만 띄울 뿐 ‘제작지원’ 자막도 쓰지 않아 시청자는 무역협회가 돈을 내고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다. KBS는 “한국무역협회가 국가의 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음을 시청자들에게 재미있고 흥미롭게 알리는 효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협찬 단가는 7700만원이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는 의학전문가가 등장해 대상포진 백신에 대해 6분간 말하며 국내에 저렴한 백신이 나와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 협찬이었다. 제안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최초 대상포진 백신 개발! 이를 직접 언급은 하지 않지만, 백신접종 인구가 늘게 되어 협찬주 이익이 증가할 수 있음“이라고 썼다. 전문의약품은 광고금지 품목이지만 백신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며 광고 효과를 낸 것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전문가가 근육량 감소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설명한 후 대책으로 태권도를 소개하고 태권도로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는데 대한태권도협회 협찬이었다. ‘면역량과 건강’편에서는 대한면역학회장이 인터뷰를 했는데 대한면역학회 협찬이었다. 이 외에도 ‘아침이 좋다’ ‘아침마당’ ‘6시 내고향’ ‘생생정보’ 등 프로그램에서 지역 축제, 식품, 기관 정책 등을 소개하고 협찬비를 받았다.
방송 협찬 문제는 수면 위로 드러날 때마다 논란이 됐다. 건강 프로그램에 협찬을 받아 내보낸 다음 비슷한 시간대 홈쇼핑에서 상품 판매를 하는 연계편성이 대표적이다. MBN은 영업일지가 유출돼 협찬을 받은 대가로 시사 프로그램에서 특정 공기업을 긍정적으로 다뤄 논란이 됐다. 언론노조SBS본부는 SBS ‘런닝맨’ ‘더레이서’ 등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레이싱 경기장이 SBS 대주주 소유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 KBS 교양프로그램 협찬 내역. 위에서부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도전 골든벨' '생로병사의 비밀' '이웃집 찰스'. 협찬이 프로그램 구성에 깊숙하게 개입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협찬에는 광고 효과를 줄 수 없지만 KBS는 광고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광고 효과 금지’ 조항 있지만 유명무실
협찬은 간접광고(PPL)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간접광고는 방송 시작 때 간접광고 포함 여부를 무조건 명시하고 광고라는 사실을 드러내기에 시청자를 속이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 반면 ‘협찬’은 방송의 부족한 제작 지원을 외부로부터 받는 대신 고지하지 않거나 제작지원 등 모호한 표현으로 방송이 끝나는 시점에 고지한다. 간접광고가 ‘앞광고’라면 협찬은 ‘뒷광고’인 셈이다.
제안서 내용과 관련 KBS는 “관련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 협찬 수용 여부는 협찬 제도의 취지에 맞도록 공익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시청권을 보호하고 광고 효과가 발생하거나 상업적인 기획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는 협찬 선정과 관련 “방통위 규칙에 따라 장르별 제작비 규모, 외주 제작 여부, 협찬 고지 금지 항목 등을 고려해 협찬 고지 여부와 방식을 결정한다. 고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 협찬주와 논의를 거쳐 판단한다”고 밝혔다. KBS는 4단계에 걸쳐 협찬을 검토하고 있으며 프로그램별 고지 방식 등은 계약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방통위 규칙상 협찬은 광고 효과를 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협찬의 본래 취지는 방송 구성에 불가피한 경우 지원을 받게 한 것이라 광고 효과를 내지 못하도록 한다”며 “제안서를 보면 제품이나 기업을 부각하고 스토리까지 만들어주고 있어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 협찬 고지 현황. 협찬을 고지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고지가 눈에 띄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협찬고지 제도를 만들 때 ‘고지’ 자체도 광고 효과가 있다고 보고 분명한 고지를 강제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러나 ‘광고 효과’ 조항을 위반했지만 KBS의 협찬을 불법으로 볼 수는 없다. 방송법상 협찬임을 알리는 ‘협찬고지’ 기준은 있으나 정작 ‘협찬’의 정의 및 관련 조항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찬을 고지하지 않았을 때, 광고 금지 품목을 협찬했을 때, 광고 효과를 냈을 때 처벌하는 조항도 없고 자료보관과 제출 의무도 없어 방통위가 감시하지도 못한다.
방통위는 법의 문제를 인지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방통위 방송광고정책과 관계자는 “방송법상 협찬의 정의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정의를 신설하고, 협찬을 받으면 안 되는 대상을 명시하고, 상품의 기능이나 효능을 언급하면 반드시 고지를 하게 만들고, 방송사가 협찬 자료를 보관하고 필요시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9대 국회에서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돈을 받는 방식의 협찬을 ‘광고’로 분류하고 감시와 통제를 받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폐기됐다.
제도 개선과 관련 정연우 교수는 “처음이나 끝에 알리는 방식은 사실상 고지 효과가 없어 제품이 나올 때마다 알리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현행 제도 가운데 협찬을 선택사항으로 두거나 횟수를 제한하는 조항도 문제가 있다. 협찬주에 대한 고지 행위 자체가 광고효과가 있다고 보고 만든 건데 잘못됐다. 적극적 고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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