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훅! 뉴스 빛으로 암치료? 주가조작 의혹까지…수사착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한국전기연구원 압수수색 기술이전에 주가조작? 수사결과 지켜볼 것 동성제약 5천원-2만원대 폭등
이것도 이상한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닌지, 냄새가 난다.
주식 시장이 이런 식으로 혼탁해지면 곤란하다.
엄중하게 대처할 일은 이런 거다.
경제사범이 많이 양산 된 기분이다.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한국전기연구원 압수수색
'빛으로 암치료' 기술의 민간 업체 이전 두고 의혹
기술 이전받은 민간업체, 당일에만 주가 30% 급등
전기연구원 직원 등 연루 의혹에 검찰까지 수사착수
연구원 "기술이전에 주가조작? 수사결과 지켜볼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모 기자 (CBS 심층취재팀)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김승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주식 얘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김승모> 요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죠?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그야말로 광풍입니다.
◇김현정>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침체지만 주식시장은 각광받았죠.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올해 주식 투자 경험이 있다는 조사 내용도 나왔는데. 오늘 훅뉴스 주식 관련 어떤 얘기인가요?
◆김승모> 며칠 전 경찰이 정부 출연 연구기관 한 곳을 압수수색했는데요. 주식 투자와 관련이 있는 분위깁니다. 주가조작 연루 의혹까지 제기된 정부 연구기관 얘기인데요, 오늘 훅뉴스에서는 그 내막과 의혹들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김현정> 정부 연구기관이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면 보통 문제가 아닐 텐데. 문제의 연구기관, 어딥니까?
◆김승모> 한국전기연구원이라고, 전력사업과 전기이용 분야 등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입니다. 1976년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로 출범해 2001년부터 한국전기연구원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김현정> 한국전기연구원. 이곳에서 어떻게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는지 저는 선뜻 이해는 안 가는데,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는 거죠?
◆김승모>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지난 7일, 한국전기연구원 안산분원을 압수수색해 일부 연구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 중입니다. 연구기관이다 보니까 연구비 횡령 등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나 싶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취재 결과 경찰은 미공개정보 이용, 나아가 주가조작 혐의까지 살펴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며칠 전엔 검찰까지 수사개시 통고서를 보냈는데, 전기연구원을 두고 검경이 동시 수사에 착수한 겁니다.
◇김현정> 경찰과 검찰이 동시에 수사에 나선 것만 봐도 혐의가 상당히 짙다고 추정해볼 수 있는데. 어떤 사연이길래요?
(사진=자료사진)
◆김승모> 발단이 된 건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한 기술입니다. 이 기술이 민간 업체에 이전됐는데, 연구 성과 발표와 기술 이전 등을 알리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 과정에 전기연구원의 구성원들이나 또는 특수 관계인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이득을 챙긴 게 아닌가 수사기관이 의심하고 있는 겁니다.
◇김현정> 본인들이 기술 연구를 해서 굉장한 게 나왔어요, 실생활에 쓸 수 있게 해야 하니까 이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민간기업으로 기술이 넘어가면 그 기업의 주가가 뛸 것 아니겠습니까? 그 과정에 연구원들이 연루가 됐다? 조금만 자세하게, 어떤 기술입니까?
◆김승모> 빛으로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표적 치료할 수 있게 한다는 기술입니다. 차세대 암치료 방법으로 꼽힐 수 있는데, 전기연구원은 2018년 3월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도자료로 배포해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당시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했습니다. 뉴스 보도 내용 일부를 들어보시죠.
[녹취 : 2018년 3월 뉴스 보도 내용]
"한국전기연구원은 빛에 반응하는 물질인 '광민감제'를 이용해, 암 부위에 복강경 방식으로 빛을 쪼여 암세포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출력 LED 광원과 반도체 레이저를 이용하는 이 기술 개발에 따라 효율적으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생존율이 매우 낮은 췌장암과 담도암의 치료효과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현정> 빛으로 암을 치료도 한다? 생소해요. 전문용어로는 더 복잡하더라고요?
◆김승모> 전문 용어로는 '복강경 기반 형광영상 광역학 치료 기술'이라고 하는데요. 전기연구원이 내놓은 당시 보도자료를 보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민감제가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쌓이는 성질을 이용하는 겁니다. 사람 몸에 광민감제를 넣고 암세포에 축적되면 이후 내시경으로 특정한 파장의 빛을 쏘이는 것이죠. 그럼 활성산소가 나오면서 암세포만 골라 파괴하고 치료한다는 기술입니다.
◇김현정> 항암치료할 때 암세포만 죽는 게 아니라 다른 세포까지 죽는 게 문제잖아요. 암세포만 정확히 죽일 수 있는 기술이니까 상당한 기술이네요.
◆김승모> 이에 따른 기대 이익도 어마어마하겠죠. 전기연구원은 그 무렵 세계 복강경 시장 규모를 8조3천억원, 세계 광역학 치료 시장을 3조7천억원으로 추산하면서 경제적인 기대 효과도 클 것이라고 홍보했습니다.
◇김현정> 이런 엄청난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했다는 거잖아요. 당연히 그 업체의 주가는 크게 오를 수밖에 없을 테고요. 그 업체가 어디예요?
한국전기연구원에서 '형광 복강경 기술개발'을 소개하며 내놓은 보도자료. 시제품 사진에 민간업체의 로고가 노출돼 있다.(사진=자료사진)
◆김승모> 한국전기연구원이 처음 보도자료를 낼 때는 기술 이전을 받게 될 업체를 굳이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기연구원이 나서서 그 업체를 띄워줄 이유가 없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어떤 업체인지는 당시에 곧바로 알려지게 됩니다.
◇김현정> 업체를 밝히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려져요?
◆김승모> 보도자료 안에는 이해를 돕기 위해 ‘형광 복강경 복합광원장치 시제품’ 사진이 있었는데요.
◇김현정> 시제품 사진을 연구원에서 내놓았는데 저거군요. 유튜브와 레인보우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도록 그 당시 보도자료 사진입니다.
◆김승모> 맞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 보시면 모자이크 처리를 한 부분이 있는데 빨간 원 있죠. 이게 해당 업체 로고가 노출된 상황입니다. 저희는 모자이크 처리를 한 겁니다.
◇김현정> 모자이크 처리를 한 거예요?
◆김승모> 네 저희가 한 것이고, 원래 사진은 로고가 있는 겁니다.
◇김현정> 유심히 보도자료를 본 사람들은 이 기술을 이전받는 업체가 어딘지를 한 눈에 알 수 있었겠네요?
◆김승모> 그런 셈이죠. 그러면서 해당 업체를 '특징주'로 소개하는 기사가 연이어 나기도 합니다. 보도자료 당일 오후부터요.
◇김현정> 주가가 바로 치솟았습니까?
◆김승모> 보도자료를 배포한 시점을 전후해 주가 변동 상황을 살펴봤습니다. 해당 업체의 주가는 2017년 12월 초에는 5천원 미만이었어요. 그러다 업계 안에서 기술 이전 소문이 은밀히 돌면서 차츰 주가가 올랐고요. 보도자료를 낸 당일에는 전 영업일보다 주가가 무려 30% 가까이 뛰어올라 2만 2450원이 됩니다.
◇김현정> 보도자료가 나가면서 주가가 하루에 30%가 뛰어요? 결국 '저 업체가 그 기술 가져가는구나' 이 소문이 나면서 기대감에 오른 거군요.
◆김승모> 그런데 '기술이전 상용화를 통해 다양한 암 수술 분야로 확대해 국민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전기연구원의 설명과는 달리, 일반적인 암 치료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뒤이어 제기됩니다.
◇김현정> 모든 암 치료법에 활용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김승모> 이 기술이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민감제를 사람 몸에 투여하고 암세포에 축적되면 특정 파장의 빛을 쏘이는 거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광민감제에 도달할 수 있는 레이저 광의 투과 깊이가 수 mm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김현정> 근육 깊숙이 자리 잡은 암, 장기 깊숙이 자리 잡은 암들은 잡아낼 수 없다는 얘기네요?
◆김승모> 장기나, 근육, 혈액과 같은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은 고칠 수 있느냐 이런 논란이 있다는 겁니다.
◇김현정> 그런 한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기연구원이 업적을 부풀린 거예요?
◆김승모> 기술적인 기대 효과는 논란이 있긴 한데 지금 저희가 이게 맞다. 틀리다. 말씀 드릴 수는 없고요. 다만 한국전기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그 기술을 이전받은 민간업체 주가는 크게 올랐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김현정> 지금 검찰과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죠. 일부 연구원들이 이 과정에서 부당한 이득을 봤다는 정황도 잡았습니까?
◆김승모> 내밀한 수사 상황까지 저희가 파악하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고요. 우선은 연구원 일부 직원들이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악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분위깁니다.
◇김현정> 그게 무슨 말입니까?
◆김승모> 기술 이전 계획을 미리 알고, 해당 업체 주식을 미리 사두었을 가능성도 있을 수 있고요. 본인은 아니어도 특수 관계인일 수도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기술력을 부풀리는 등 어떤 방식으로든 의도적으로 해당 업체 주식의 가치가 오르도록 한 것은 아닌지 이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기관은 살펴보고 있습니다.
한국전기연구원 안산분원(사진=자료사진)
◇김현정> 보도자료에 업체 로고 노출된 것도 의도적이었느냐 실수였느냐 이것도 조사를 하겠군요.
◆김승모> 그것도 분명히 규명돼야 할 사항은 맞습니다.
◇김현정> 한국전기연구원 입장 들어보셨습니까?
◆김승모> 경찰과 검찰의 동시 수사를 받게 된 전기연구원은 대단히 당혹해 하고 있는데요, 내부 의혹이 제기될 때는 사실 관계를 파악해보다가 수사가 착수된 현재는 일단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 한국전기연구원 관계자]
"검찰의 의도는 저희가 모르겠고, 일개 연구원들이 주가조작을 글쎄 모르겠습니다. 뭐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회사에 기술 하나 이전했다고 그게 주가 조작이라는…개인적으로는 조금 납득이 안 갑니다마는 판단은 검찰이나 수사당국에서 하실 일이라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김현정> 정부 출연기관의 연구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하면 큰 문제이고요, 만약 주가 조작까지 연루가 된 거라면 더 큰 문제고요.
◆김승모> 일단 의혹은 제기됐고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저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규명해야 할 점들은 좀 더 있어 보입니다. 그 부분들은 더 확인이 되는 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김현정> 오늘 훅뉴스, 주가조작 의혹까지 제기된 정부 연구기관의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김승모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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