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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달력 한 장 넘기는 데 37년 걸려…시간이 참 묘하죠” 꿈(토크송)은 충격적인 노래였다 토크와 노래가 공존하는 옛날 얘기 노인의 벤치와 맞닿아 처음 듣자 떠올라

창(窓)/연예窓

by dobioi 2020. 10. 2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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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는 가수가 새롭게 솔로앨범을 발매했다. 사회참여도 하며, 연기며, 디제이로도 활동하는 다재다능한 연예인이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서점앱으로 검색해보니 발매전이어서 유튜브를 보니 "노인의 벤치"가 있어 들어봤다. 토크송인 "꿈"이 떠올랐다. 

 

 

 

 

 

꿈 (토크송) /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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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 (토크송)
  • 김창완
  • 기타가 있는 수필

 

예쁜 성이 있어서 거기에 왕자가 살고
또 다른 성에는 예쁜 공주가 살고 있으면 좋겠다
나는 거기 백성이고 날마다 날마다
공주를 보고 싶어했으면 좋겠다
어느날 공주가 왕자와 함께 사랑에 빠져
숲속으로 달아 났으면 좋겠다
나는 조금 샘을 내서
어떤일이 벌어지길 원했으면 좋겠다
평생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다 해도
공주가 저 성에 살고 있고
그리고 저 건너편 성에서는
왕자가 늠름한 모습으로
활쏘는 연습을 하고 있으면 좋겠다
평생동안 한번도 보지 못한다 해도

 

어릴 적 들었던 충격이 "노인의 벤치"로 되살아났다. 그 예쁜 공주와 왕자가 노인과 바이올린 켜는 할머니로 환생한 듯 했다. 입술 위의 점이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세월이 흘렀음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세월은 가는거야 라고 노래했던 "청춘"부터 이미 김창완은 흘러가는 세월을 슬퍼하고, 노인이 된 노래속 주인공을 상상했을지도 모른다.

 

젊은 김광석을 보내고, 신해철을 보내면서도 여전히 노래만 남은 그들을 섭섭해하며, 그리워하며, 청춘이었던 김창완이 할아버지같이 변했지만, 살아있고, 노래를 만들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세월과 함께 가는 자연스러운 것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행간을 제대로 읽었나 모르겠지만 그래서 날것 같은 김창완 아저씨가 좋다.

 

 

 김창완 - 문(門), (주) 카카오 M, CD

 

김창완 - 문(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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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달력 한 장 넘기는 데 37년 걸려…시간이 참 묘하죠”

"그냥 저의 일상이 열차 시간표 같아요. 매일 일기 쓰듯이 틈틈이 음악 작업을 하거든요. 라디오 방송하는 동안 곡과 곡 사이라든지, 잠을 청하는 시간이랄지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쓰죠. 항상 ��

news.joins.com

김창완 “달력 한 장 넘기는 데 37년 걸려…시간이 참 묘하죠”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만난 가수 김창완. 사람을 초대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가 가장 자주 서는 무대다. 계단에 걸터 앉아 기타를 잡은 그는 ’같은 노래라도 100번을 부르면 100번이 다 다르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냥 저의 일상이 열차 시간표 같아요. 매일 일기 쓰듯이 틈틈이 음악 작업을 하거든요. 라디오 방송하는 동안 곡과 곡 사이라든지, 잠을 청하는 시간이랄지 자투리 시간을 모아서 쓰죠. 항상 불씨를 태우고 있으니까. 근데 그 달력 한장 넘기는 데 너무 오래 걸린 거지. 막상 작업하는 덴 며칠 안 걸렸는데. 발심(發心)이라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봐요.”  
 
37년 만에 솔로 정규 앨범 ‘문(門)’을 내놓은 가수 김창완(66)의 변이다.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 이후 김창완밴드 등으로 발표한 앨범이 50여장에 달하고, 배우로서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만 70편이 넘을 정도로 다작을 해왔지만, 솔로 앨범은 1983년 ‘기타가 있는 수필’ 이후 처음이다. 18일 발매를 앞두고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예정된 공연이 다 취소돼서 시간이 좀 낙낙해졌다. 덕분에 자신을 돌아보면서 깨닫게 된 일상의 소중함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앨범”이라고 밝혔다.

가족 향한 그리움 담은 솔로 앨범 ‘문’
1983년작 ‘기타가 있는 수필’과 맞물려
“젊은 시절 꿈꾸던 영원한 사랑 그려,
현실 각박하지만 희망의 발판 됐으면”

“아침에 틀니를 들고 머뭇거리는 나이”  

 

18일 발매된 김창완 솔로 앨범 ‘문’ 재킷. 그는 ’미래로 들어가는 문부터 과거에서 나가는 문 등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파리엔터테이니움]

 

‘시간의 문을 열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앨범은 여러모로 ‘기타가 있는 수필’과 연결돼 있다. “고등어를 절여 놓고 주무시던” 어머니(‘고등어와 어머니’)는 어느덧 “자리 누우신 지 삼 년”이 되어 “자리 떠난 지 칠 년” 된 아버지와 함께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존재(‘이제야 보이네’)가 됐다. 그 역시 “아침에 일어나 틀니를 들고 잠시 어떤 게 아래쪽인지 머뭇거리는 나이”가 되어 “사실 시간은 동화 속처럼 뒤엉켜 있단다(…) 앞으로도 가고 뒤로도 가고 멈춰 서있기도 한단다”(‘시간’)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기타를 든 그는 말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덕분에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김창완 주연의 모노드라마 OST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타 연주곡 ‘엄마, 사랑해요’로 시작해 ‘비가 오네’로 끝을 맺으면서 그 안에 타이틀곡 ‘노인의 벤치’ 같은 진중한 곡과 동요 ‘옥수수 두 개에 이천원’ 등을 골고루 실어 37년간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노래 중간중간 등장하는 내레이션은 운치를 더한다. 그는 “멜로디가 안 떠오를 때, 성급히 말을 하고 싶을 때, 만사 제치고 이 이야기부터 하고 싶을 때” 내레이션을 쓰게 된다며 웃었다.
 

“사랑 다른 곳에 있지 않아…당신 눈 앞에”

 

창문 밖에 기타를 들고 선 그의 머리 위로 형광불빛이 반사돼 비치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기타가 있는 수필’ 앨범에 ‘꿈’이라는 내레이션 곡이 있어요. ‘예쁜 성이 있어서 거기에 왕자가 살고 또 다른 성에는 예쁜 공주가 살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시작하는 곡인데 그때는 내가 혹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거든요. 그런데 이번 ‘노인의 벤치’에는 그 사람들이 현현(顯現)해요. 오래전에 나의 우상이었던 여인을 공원에서 만나요. 그 생각이 구체화 된 거죠. 물론 허구로 만든 이야기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다른 곳에 있을 거란 생각을 버려라,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사랑이 전부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2004년 출판한 동요동화집 『개구쟁이』(문공사)와 지난해 펴낸 첫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문학동네) 등에서 드러나듯 아이들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희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아기 얼굴”이라며 소년 같은 미소를 지었다. “각박한 현실을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걸 좋아해요. ‘두 개에 이천원 옥수수 사세요/ 팔아야 식구들 여름을 나지’ 하면 슬픈 것 같지만 그 현실을 희망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잖아요.”

 

“산울림은 타고난 운동선수, 야성미 있어”

2006년 산울림 30주년 기념 콘서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창훈ㆍ김창완ㆍ김창익씨. [중앙포토]

 

2008년 시작한 김창완밴드. 염민열(기타), 이상훈(키보드), 최원식(베이스), 강윤기(드럼) 등이 함께 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는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고여 있는 시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고 했다. 동생 김창훈ㆍ김창익과 함께한 산울림 시절도 그중 하나다. 2008년 창익씨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후 “김창완밴드가 산울림 곡을 연주해 보기도 했지만 두 팀이 펼치는 경기가 사뭇 달랐다”고. “산울림이 타고난 운동선수라면 김창완밴드는 열심히 훈련한 선수라고 해야 할까. 하나는 원색적이고 야성미가 있다면 하나는 좀 세련미가 있죠. 이제 대한민국 최고령 밴드 중 하나라 뭘 하면 좋을까요. 미국 록그룹 에어로스미스처럼 영화 ‘아마겟돈’(1998) OST 같은 제의가 오면 좋겠는데.”

 

지난 8월 종영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일본에서 4차 한류 열풍을 불러오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 중 정신병원장 오지왕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는 실제로도 ‘오지랖 대마왕’이다. 먼저 나서서 참견하진 않지만 도움을 청하면 거절하는 법이 없다. 산울림이 1981년 발표한 ‘청춘’(2015)을 김필과 같이 부르거나 1984년작 ‘너의 의미’(2014)를 아이유와 함께 하는 등 후배들과 협업이 잦은 것도 그 덕분이다. “창작자는 늘 고독한 법인데 답답할 때 이런 선배가 있었지 하고 찾아주는 것이 고마워요. 제가 발표했던 곡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가 될 수 있다는 게 보람도 있고.”

 

 

“내 드라마 본 적 없다…촬영 현장에 충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호흡을 맞춘 김창완과 김수현. [사진 tvN]

 

놀랍게도 그는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찍는 동안 너무 행복했어요. 판타지가 있으니까 촬영장에 가면 꿈꾸러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제 일과 기쁨은 촬영 현장에서 다 끝났다고 생각해요. ‘요정 컴미’(2000~2002), ‘하얀거탑’(2007)이나 ‘밀회’(2014)도 모두 촬영 현장 장면으로 간직하고 있죠.” 이달 초 20주년을 맞은 SBS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오프닝 멘트를 직접 쓰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는 순간보다 더 절실하게 그 순간을 느낄 순 없는 것 같아요. 미리 써 놓을 때도 있지만 결국 그날 아침에 다시 고쳐 써요. 당일날 되면 그것도 쉰밥이 되어 있으니까. 아침을 가불할 순 없더라고. 시간이란 게 참 묘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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