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탐정손수호] 시신이 무죄 증거? 속초 콘도 살인사건의 진상 죄수의 딜레마 속초에 콘도 강도살인 40세 남자 시신 바닷가 공동묘지 옆 암매장 30대 여자 구덩이에 유기

시사窓/사회

by dobioi 2020. 12. 10. 21:25

본문

반응형

어이없는 사건이 어이없이 수사되고 어이없게 마무리되었다.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분명 뭔가가 있을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엉터리가 된 상황이다.

정말 셜록홈즈 같은 명탐정이 있었다면 이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란은 죽었고, 자백도 있었고, 누군가가 범안일텐데, 그 범인은 잡히지 않고, 무죄가 되고, 상황은 종료된다.

상삭적이지 않은 수사 상황이 적잖을 것이다. 그리고 미스테리로 남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의 목숨이 경시되고 있다. 수사기법이 발전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소설 속의 명탐정같은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수사를 경험으로 수사반장 같이 경륜으로 발전시킬만큼 사회가, 시스템이 구비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아직은 요원하다.

 

정비되어야 할 것들이 무척 많은 사회다.

 

 

http://cbs.kr/b0NDtr 

 

[탐정손수호] 시신이 무죄 증거? 속초 콘도 살인사건의 진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

m.nocutnews.co.kr

스페셜 김현정의 뉴스쇼

[탐정손수호] 시신이 무죄 증거? 속초 콘도 살인사건의 진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https://youtu.be/cc11K1cxwJw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도 <대한민국 미제 사건 시리즈> 준비돼 있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사건을 가지고 오셨습니까?

◆ 손수호> 강원도 속초 콘도 남녀 투숙객 강도살인 후 암매장 사건입니다.

◇ 김현정> 와, 이름이 길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합니다. 이게 언제 발생한 사건인가요?

 

◆ 손수호>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2001년 10월 30일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강도살인이 언제 발생한 거냐, 사체유기, 암매장은 언제 한 것냐. 이런 질문에는 답할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답할 수 없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손수호> 제가 알지 못합니다. 범행 일시도 모르고 심지어 실제 그런 일이 존재했는지조차 모릅니다.

◇ 김현정> 손수호 탐정이 모른다는 거는 경찰도 모른다는 얘기고. 판사도 모른다는 얘기일 텐데.

◆ 손수호> 네. 그게 바로 오늘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이 중대한 사건의 쟁점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설명하려면 최소 3시간은 필요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손수호> 네. 그런 사건을 오늘 15분 안에 제대로 전달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밤새 고민했어요. 그래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사안은 최종 결론부터 말씀 드리는 게 효과적이다.

◇ 김현정> 우리 평소에는 시작부터 시작해서 결론으로 갔는데. 좋습니다. 그러면 이 사건은 결론부터 말하고 역으로 내려오죠.

◆ 손수호> 범죄 전력이 화려한 3인조 일당이 강도 저지르고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여죄 추궁 받다가 강도살인과 사체 암매장을 자백했습니다.

◇ 김현정> 자백을 했어요?

◆ 손수호> 그게 바로 오늘 이 사건인데요. 1심 재판에서는 유죄 판결 받았어요. 하지만 2심에서 무죄로 바뀌고 대법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요약하면 누명 쓸 뻔하다 가까스로 벗어난 거죠. 그런데 이들이 무죄라면 도대체 그 암매장 된 사체는 왜 거기서 나온 건지. 죽은 사람은 대체 누구인지. 진범은 누구인지. 진범도 아닌데 왜 자백을 했던 건지. 판결문을 꼼꼼히 여러 번 살펴봤는데요. 상당히 놀랍습니다. 이 사건이 엉망으로 진행된 그 과정을 반드시 되짚어봐야 하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결론만 들어도 황당한데요. 자세한 설명을 듣도록 하죠. 들어가죠.

◆ 손수호> 2001년 10월 30일 20대 초반의 황 모씨, 이 모씨가 강도상해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후 구속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누명을 쓴 거지만, 이들을 선량한 사람으로 볼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황 씨는 특수강간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특수절도로 징역1년에 집행유예 3년, 이 씨는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 중 함께 강도 행각 벌이다 잡힌 거거든요. 그렇다보니 경찰이 여죄를 의심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혹시 더 큰 범죄 숨기기 위해서 적발된 그 강도 사건은 쉽게 털어놓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했습니다. 둘을 분리해서 따로 신문하다가, 더 불안해 보이는 황 씨에게 돌발질문을 던집니다.

◇ 김현정> 황 씨와 이 씨 둘 중, 우선 황 씨한테 뭐라고 했습니까?

◆ 손수호> “너 사람 죽였다며?” 그랬더니 황 씨가 흥분해서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어요. 그러자 경찰이 여기서 추가 질문을 던집니다. “공범 이 씨가 이미 자백했으니 버텨봤자 소용없다.”

◇ 김현정> 심리를 이용한 수사 기법이네요. 저쪽에서 자백했어, 이런 식으로?

◆ 손수호> 죄수의 딜레마를 이용한 거죠 그랬더니 황 씨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거 제가 한 게 아니고, 이 씨가 한 거예요. 왜 그걸 저한테 뒤집어씌우려 합니까?”

◇ 김현정> 그냥 한 번 물어본 건데 자백을 하고 나온 거예요?

◆ 손수호> 자기가 한 게 아니라 이 씨가 했다고 말한 거죠. 그러자 경찰이 자세한 내용을 물어봤습니다. 황 씨가 처음에는 제대로 답을 못 하다가 나중에 이렇게 이야기기했어요. “속초에 있는 콘도에서 강도살인했다. 40세 남자 시신은 바닷가 공동묘지 옆에 암매장하고, 30대 여자도 구덩이에 버렸다. 나는 여기까지밖에 모르니까 자세한 건 이 씨한테 물어봐라.

◇ 김현정> 이거 지금 경찰이 처음 듣는 얘기인 거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공범 이 씨한테 물어봤겠네요?

◆ 손수호> 이 씨는 당연히 펄쩍 뛰며 부인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경찰이 황 씨 얘기를 언급하면서 설득합니다. 이미 황 씨가 범행 다 얘기했다. 그러니 황 씨가 뭐 했는지 얘기하지 않으면 네가 주범으로 몰린다.

◇ 김현정> 그랬더니 이 씨도 말문을 열었습니까?

◆ 손수호> 자백을 했습니다. 전과도 있고 또 강도상해로 이미 체포된 상태에서 자포자기 심정이었겠죠. 그리고 이대로 있다가는 혼자 다 뒤집어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11월 6일. 황씨는 어차피 범인으로 지목됐으니 자백해서 형량이라도 줄이자는 경찰의 말에 설득됐습니다. 그래서 황 씨 진술을 바탕으로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덧붙이게 됩니다.

◇ 김현정> 아니, 두 명 다 자백을 했으면 조사가 엄청 쉬웠겠는데요?

◆ 손수호>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황 씨의 최초 진술에 이어서 이 씨의 설명을 구체적으로 덧붙였는데, 이게 앞뒤가 안 맞았습니다. 얘기가 자꾸 이상해져요. 경찰이 봐도 이상하거든요. 경찰이 이상한 부분을 지적하면서 내용을 고치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고쳐도 고쳐도 이상했습니다. 이 얘기가 다 맞아떨어지려면 범인이 한 명 더 필요하다고 경찰이 지적하자, 이 씨는 같은 동네 살던 20대 방 모씨도 공범이라고 진술합니다. 방 씨도 특수절도죄 전과가 있어요. 징역 6월 형 선고 받고 복역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아주 결정적인 일이 생깁니다.

◇ 김현정> 뭡니까?

◆ 손수호> 11월 18일이었는데요. 이들이 자백하면서 남성 사체를 암매장했다고 말한 바로 그 공동묘지 근처에서 비닐로 감싸 쌀자루에 집어넣어 땅에 묻은 백골 상태의 변사체가 실제로 발견된 겁니다.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이거 결론부터 알려주고 시작하셨잖아요. 재판의 결론이 이 사람들 무죄라는 거였거든요. 누명이라는 거였거든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사체가 안 나왔어야 되는데, 이 사람들 진술에 따라서 사체가 실제로 나왔어요?

◆ 손수호> 나왔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된 겁니까?

◆ 손수호>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이 참 복잡하고 미묘한 건데요. 결국 방 씨도 공범으로 추가 체포됐고요.

◇ 김현정> 세 번째 사람.

◆ 손수호> 그리고 1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 받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1심 판결문을 한번 들여다보죠.

◆ 손수호> 형량부터 말씀드릴게요. 이 씨 무기징역, 황 씨 징역 20년, 방 씨 징역 7년.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1심에서 인정된 내용은 이렇습니다.

“동네 친구 사이인 셋이 2001년 7월 경 유흥비 마련하기 위해 강도를 공모했다. 그래서 어떤 남성이 콘도 객실에 들어가는 걸 보고 이 씨가 콘도 직원이라고 속이고 따라 들어갔다. 들어가서 욕실 고치는 척하다가 휴대용 칼로 위협했고, 그때 황 씨와 방 씨도 들어와서 피해자 지갑에서 현금 13만원 꺼냈다.

그런데 이때 피해자 남성이 이 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며 저항했고, 그러자 방 씨는 객실에서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며 감시했고, 황 씨와 이 씨가 남성 피해자를 5층 옥상으로 데려가서 주먹과 쇠파이프로 때리고 흉기로 찌르고 남성이 신고할 것을 염려해서 옥상 난간에서 콘도 아래 잔디밭으로 떨어뜨려 살해했다.”

◇ 김현정> 1심 재판부는 돈 13만원 빼앗으려고 살인까지 한 걸로 인정을 했어요.

◆ 손수호>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이렇게 숨진 남성의 시신을 비닐로 싸고 마대자루에 담아서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놓고 다시 객실로 돌아왔다. 여성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자 이 씨가 근처에 있던 소화기를 가져와서 머리를 때려 실신시켰고,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500m 떨어진 인근 공동묘지 옆 구덩이에 남자 사체를 암매장했다. 그리고 다시 콘도에 돌아와 실신해 있던 여성을 이불에 감싸 남성 사체 암매장 지점으로 데리고 와 덤불로 덮어놓고 갔다.”

◇ 김현정> 그럼 피해 여성은 사망하지 않은 걸로 본 거네요?

◆ 손수호> 이것도 알 수 없어요. 여기서 또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만약 그 여성이 사망했다면 사체나 유골이 발견됐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매장하지도 않았고 그냥 덤불로 덮어놓고 왔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만약 극적으로 살아서 도망쳤다면 신고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그리고 무엇보다 콘도에 확인했더니 당시 투숙객 중 실종되거나 사고 당한 기록이 없어요. 콘도에서 혈흔과 지문도 발견되지 않았고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죽여서 암매장했다는 자백은 나왔는데 다른 증거는 뭐 안 나온 거예요?

◆ 손수호> 진술할 수 있는 피해자도 없었고 목격자도 당연히 없었습니다. 영상도 없고요. 전과자들의 자백만 있는 거죠. 게다가 이들은 현장검증 당시에 콘도에서 범행을 재연하기도 했어요.

◇ 김현정> 그런데 아까 그 시신이 나왔었잖아요. 공동묘지에서.

◆ 손수호> 그렇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요. 시신이 발견된 후 그에 맞춰 자백하면서 시신 관련 언급을 하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그 지점에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자백부터 한 다음 실제로 인근에서 시신이 발견된 거거든요. 그러니 유죄의 강력한 증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죠.

◇ 김현정> 그렇죠.

◆ 손수호>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로는 이 시신이 유죄 증거가 아니라 오히려 무죄의 증거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얘기입니까?

◆ 손수호> 사체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어요. 근육이나 다른 조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백골화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속옷을 비롯해 면으로 된 옷은 다 삭아 있었어요. 가죽벨트도 상당 부분 부패됐습니다.

◇ 김현정> 가죽이.

◆ 손수호> 이 정도면, 지상에서는 수개월에서 1년 정도, 흙 속에서는 3~5년 정도 지난 상태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진범이라면 불과 4개월 만에 이렇게 됐다는 말이잖아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손수호> 잘 이해가 안 됩니다. 그리고 이 입고 있었던 옷도 중요합니다. 긴팔 티셔츠와 점퍼가 발견됐는데. 가을겨울용 등산복이에요. 아무리 설악산 근처였지만 7월 복장으로 보기는 힘들죠. 실제로 수사기록에 따르면 경찰이 최초 사체를 발굴했을 때 최소 1년은 지났다, 1년 이상 됐다고 봤거든요. 법의학자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이들의 범행 시점을 2000년 늦은 봄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2000년 봄에 사체가 암매장된 것으로 본다면 계산이 안 맞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전과자잖아요. 각각 구치소, 교도소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시점에는 이 세 명이 만날 수가 없었어요. 2000년 봄에는.

◇ 김현정> 그 사체가 묻혔을 시점으로 돌아가면 이 세 사람 다 교도소, 구치소 셋이 만나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 손수호> 네, 경찰이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거죠. 사체 발굴 직후 2000년 늦은 봄 쯤이라고 판단했지만, 이러면 이 세 명이 같이 못 만났다는 걸 인지하고 계산을 바꾼 거죠. 그래서 세 명이 출소해서 함께 범행 할 수 있는 시기인 2001년 6, 7월로 바뀝니다.

◇ 김현정> 완전히 바뀐 거네요.

◆ 손수호> 또 2심 재판부는 이런 언급도 했어요. “사체 발견 지점이 일반 야산이었다면 자백의 신빙성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공동묘지 근처였고, 사체가 다양한 형태로 묻힐 수 있는 곳이었다. 따라서 암매장의 근거로 확신할 수는 없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1심이 유죄를 내린 건 그 자백이 있었다는 걸 중요하게 본 거 아니에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세 피고인 모두 자백하고 번복하고 여러 번 혼란스러운 일이 발생하는데요. 재판에서는 무죄 주장했죠. 하지만 1심에서는 수사기관에서 한 자백에다 시신 발견 사실을 더해 유죄로 본 거죠. 시신이 나온 사실을 우연히 일치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2심에서는 바뀝니다. 2심 판결문을 여러 번 봤어요. 치밀하고 자세하게 무죄 이유들을 밝히고 있습니다.

◇ 김현정> 2심은 어떻게 본 거죠?

◆ 손수호> 우선 자백이 가장 중요한 유죄의 근거였기 때문에, 이 자백을 믿지 못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 김현정> 2심 판사는 자백 못 믿겠다? 어떤 점에서요?

 



◆ 손수호> 우선 자백들이 계속 바뀌고 수정되고 오락가락했고요. 또한 서로 알게 된 경위, 범행 일시, 범행 도구, 콘도에 간 경위, 범행 대상, 객실에 진입한 순서, 객실 내 범행 방법, 옥상에서의 범행 방법, 남자 사체 처리 방법, 여자를 강간했는지 여부, 이후 여자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범행 후 뭘 했는지, 강취한 물건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이 너무 달라요. 진술이 정말 다 달라요. 2심 판결문이 전체 36쪽 분량인데, 이 중 19쪽을 이러한 자백 신빙성 문제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빙성이 의심된다”가 아니라 “신빙성이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또 있습니까?

◆ 손수호> 5층 옥상에서 남성을 떨어뜨려 죽였다는 건데, 골절이 없습니다. 백골화 된 시신 뼈가 온전히 발견된 겁니다. 그리고 주먹을 날릴 정도로 반항했다는 이 남성을 3층으로부터 5층 옥상까지 어떻게 조용히 데려갔느냐. 옥상에는 쇠파이프도 없었는데 어떻게 때렸느냐. 아래 지면에 혈흔이 없었다. 그 부분을 추궁하니까 양동이로 물 떠와서 지웠다고 했는데, 콘도 바깥에는 수도 시설이 없었습니다.

여성 관련해서도 이상한 부분이 있어요. 실신한 여성을 이불에 감싸서 내려오다가 1층에서 콘도 직원 만났다고 했는데요. 그때 직원에게는 지인이 욕실에서 넘어져서 병원 데려간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런 대화를 나눴다는 직원은 없습니다.

또 투숙객이 사망하고 사라졌다면, 객실에 유류품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객실에서 발견된 게 아무것도 없고요. 여기는 대부분 차량을 타고 오는데 콘도에서 방치된 차량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시신이 나왔잖아요. 그럼 그 시신이 누군지부터, 2000년대면 이거 DNA 검사하고 하면 다 나오는 거 아니에요?

◆ 손수호> 나올 수 있죠. 그런데 여기서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보관할 곳이 없다는 이유로 시신을 화장해버렸습니다.

◇ 김현정> 말이 됩니까?

◆ 손수호> 안 되죠. 그것뿐만 아니라 발견된 당시 옷과 시신을 담았던 마대자루도 다 사라졌습니다.

◇ 김현정> 누가 실수를 해요, 이런 실수를?

◆ 손수호> 수사기관의 잘못이죠. 최종적으로는 검찰이 잘못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래서 2심 무죄, 3심 무죄. 그런데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뭐냐면, 처음 이 사건이 시작이 된 게 자백이잖아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럼 왜 자백을 했어요? 그 사람은? 하지도 않은 일을?

◆ 손수호> 우선 황 씨와 이 씨는 처음 체포된 혐의 그러니까 별도의 강도상해죄 인정돼서 각각 징역 4년형을 받고 출소했어요. 완전 무죄는 아니라는 점 말씀드리고요. 허위 자백에 대해서는, 쉽게 믿기 어렵지만 외부에 격리된 상태에서 경찰이 진범으로 단정하고 몰아세우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허위로 자백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리고 이들은 이런 주장도 했습니다. 경찰에서 봉으로 100대 맞았고 뺨 20대 맞았다. 밥도 2~3일 굶었다. 지하실에서 물고문한다 전기고문한다고 위협해서 무서워 자백했다.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더 있습니다. 지적능력인데요. 방 씨는 아이큐가 50이 안 되는 중증도 정신지체장애인, 정신연령은 6세에서 9세, 겨우 이름만 쓰는 정도였습니다. 황 씨도 중학교 2학년 자퇴했고요. 이 씨는 방송통신고등학교 나왔지만 오랜 수감생활로 정신질환이 있었죠. 결국 최초에 이런 사람들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는 수사 과정상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말씀을 듣고 보니까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럼 그 발견된 시신은 어떻게 나온 거예요?

◆ 손수호> 그게 오늘 이 사건의 가장 큰 문제예요. 알 수 없습니다.

◇ 김현정>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한 범죄 피해자 아닌가요?

◆ 손수호>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은 겁니다. 사체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고, 살인인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범인을 어떻게 잡겠습니까.

◇ 김현정> 네, 여러분 오늘 <대한민국 미제사건 시리즈>. 강원도 속초 콘도 투숙색 강도살인 사건 들여다봤습니다. 사실 살인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겠네요. 여기까지 말씀 듣죠. 손수호 변호사. 고맙습니다.

◆ 손수호> 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