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온실가스 '도시가스요?'…기후 대응 까마득 기후위기 극복? 토론회·성명서로 안되 탄소중립 가덕도 신공항 양립 가능? 양이원영·이소영, 적어도 당내서 목소리 내야
문정부의 정책은 뭔가가 엇박자 나고 있는 것 같다. 단순히 촛불혁명으로 정권은 찬탈했지만, 나라를 꾸려나가기에는 뭔가 부족한 느낌인데, 이것 저것 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엉망진창이다.
원전은 안하겠다, 그렇지만 화력발전소는 짓겠다.
전기료는 인상하지 않겠다더니, 한전만 손해를 보라고 압력을 행사?
집값은 잡겠다, LH사태는 권장하겠다.
어쨌든 뭔가가 이상하다.
문정부는 정권 찬탈에만 몰두하고,
과거가 문제에만 집착하다보니,
도대체 방향성이 어떻게 되고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까?
기후위기 극복? 토론회·성명서로는 안되더라
탄소중립과 가덕도 신공항 양립 가능한가?
양이원영·이소영, 적어도 당내서는 목소리 내야
기후위기 반하는 가덕도 신공항·제주신공항 중단해야
삼척석탄발전소 건설? 이율배반적 탄소중립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한재각 멸종저항서울 활동가
◇ 김종대> 지난주 월요일, 그러니까 3월 15일이네요. 6명의 활동가가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인 일이 있었습니다. 봉쇄된 당사 위에 펼쳐진 현수막에 이런 말 적혀 있습니다. 기후파괴당 민주당. 가덕도신공항 철회하라. 도대체 어떤 사연인지 궁금합니다. 민주당사의 점거한 6명 중 1명이죠. 한재각 멸종저항서울 활동가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한재각 활동가님 어서 오세요.
◆ 한재각> 안녕하세요.
◇ 김종대> 멸종저항 서울. 저는 처음 들어봤는데 2020년 7월에 만들어졌으니까 그렇게 긴 단체는 아닙니다.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습니까?
◆ 한재각> 그런데 저희들 단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기후불복종 직접 행동 이런 걸 하기 위해서 그 때 그때 모여서 그렇게. 누가 회원인지도 사실은 저희들도 명확지 않고 당연히 대표도 없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 네트워크 이런 겁니다. 사실은 멸종저항이라는 거는 한국에 좀 알려져 있는데요. 2019년부터 영국에서 기후위기를 가지고 시위를 하는, 직접 행동을 하는 그런 단체가 있었죠. 그 단체는 정말 점거하고 봉쇄하고 하는 이런 일들을 많이 해서 영국 사회 그리고 세계 전체에 큰 경종을 울리고 있는데요. 그런 멸종저항운동으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전 세계에 많은 비슷한 단체들이 같은 이름을 가지고 움직입니다.
지난 3월 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멸종저항 서울 활동가 1명이 경찰들에 의해 연행되는 모습. (사진출처=멸종저항 서울 페이스북)
◇ 김종대> 그런데 옛날에는 그린피스도 있었고 환경단체들 많았거든요. 아주 주목받을 만한 행동, 주의를 집중시키는 어떤 뉴스들 많이 만들어냈는데 그런 단체들하고는 다릅니까?
◆ 한재각> 제가 볼 때는 기존 환경단체는 너무 제도화된 방식으로만 움직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 위원회에 들어가서 그 속에서 목소리를 내고 계획을 바꾸고 이런 것들을 하는데 사실 정부 정책을 보면 바뀌는 게 없거든요. 그럼 대체 거기 들어가서 뭘 하고 있는 거냐, 이런 답답함이 있는 거죠. 그렇게 해서는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해서 우리는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얘기해야겠다. 통상적으로 환경단체, 기존단체는 토론회 열고 성명서 내고 기자회견 가지고 이런 거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걸로는 안 된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에 대해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얘기하면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 그걸 저희는 기후 불복종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현행법을 위반해서라도 듣게 만들겠다, 이런 게 저희들 생각입니다.
◇ 김종대>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과격하다는 느낌도 들어요. 그런 어떤 행동을 하셨어요, 실제로. 민주당 중앙 당사 여의도에 있죠. 당사를 가서 점거를 한 다음에 쇠사슬로 활동가들이 스스로의 몸을 묶기도 했고요. 또 두 분이 당사 위에 올라가서 현수막 쫙 펼치고 경찰 출동하고 사이렌 울리고 아주 절박했어요. 그때 상황 조금 더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한재각> 저희가 진짜 절박한 마음으로 한 겁니다. 지금 상황이 저희 보고 급진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지금 상황이 급진적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쩔 수 없이 급진적이다라고 정말 생각합니다. 기후위기가 그만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걸 보여드리고 그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서 점심 때 민주당사에 가서 현관문을 봉쇄하고 쇠사슬로 묶으려고 했는데 잘 되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1층 지붕에 올라가서 현수막도 펼치고 했는데 사실 저희들은 저희들 주장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벌고자 봉쇄한 거지 누구를 해하거나 파괴하거나 이런 건 없었거든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그런데 사실은 저희가 경찰들이 또 많이 민주당사니까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저희가 제대로 못 묶고 또 금방 묶은 것도 절단기 가져와서 잘렸고 그리고 저희들이 사지 다 들려서 이렇게 연행돼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신 분들은 1시간 정도까지는 누워서 막 저항하고 경찰들하고 대치를 했긴 하지만 오래 좀 주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좀 벌었던 거고 다 6명이 연행돼서 영등포서로 연행됐습니다.
◇ 김종대> 그렇게 되니까 당연히 경찰서로 연행이 돼서 조사를 받으셨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진술하면 경찰들은 잘 알아듣던가요?
◆ 한재각> 그게 좀 난감합니다. 일단 저희는 좀 제일 좀 당황스러웠던 게 이런 겁니다. 저희가 뭔지가 궁금해서 실체를 캐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앞서 질문도 그렇게 하셨죠? 많은 분들이 얘기한 것처럼 뭔가 실체가 있는 거 아니냐. 주모자가 누구냐, 주동자가 누구냐 이런 거 캐려고 그러는데 저희들은 정말 일반 시민 여럿이 모여서 인터넷에서 모여서 한 거기 때문에 주동자 이런 것도 없거든요. 회원도 없다, 대표도 없다 하니까 뭐냐고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이유로 네가 주동자 아니냐, 이런 얘기도 좀 많이 물어보고.
◇ 김종대> 경찰에서 인정받은 주동자예요.
◆ 한재각> 주동자 아닙니다. 그런데 그러던 중에 황당한 일도 하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왜 봉쇄했냐 이런 질문을 하잖아요. 동기를 물어보니까 기후위기가 심각하고 온실가스를 많이 내는 신공항 같은 걸 지으니까 문제다 이런 얘기를 쭉 했더니 나중에 작성된 조서를 보여주지 않습니까? 읽어보니까 온실가스가 모두 도시가스로 적혀 있습니다.
◇ 김종대> 도시가스로 들어요?
◆ 한재각> 네, 그래서 참 이걸 보니까 사실 저는 그 경찰관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좀 상당히 어떤 의미에서는 모멸감까지 느껴졌습니다. 저희가 이런 사회에서 살고 있구나. 기후위기라는 게 이렇게 심각한데 제가 온실가스를 얘기하면 도시가스로 알아먹는 이 세상에서 지금 살고 있구나. 슬프기도 하고 좀 그랬습니다.
◇ 김종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가 그만큼 절망적이냐, 절박한 일이냐. 이게 이 문제의 핵심인데 왜 그렇습니까?
◆ 한재각>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기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공감과 관련된 얘기일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짧게 얘기하면 기후위기를 저희가 막기 위해서는 7년 정도 남았다 이렇게 계산을 하고 있거든요. 과학자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 그래서 그 덕에 사실 어떻게 보면 국회도 지난 9월에 기후위기 비상선언이라는 걸 국회 결의안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도 2050 탄소중립을 만들겠다 천명도 하고 계획도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되게 정말 황당한 일은 그렇게 한다고 얘기를 해 놓고서 마치 선거 때 되니까 갑자기 토건사업 들고 나오고 그것이 얼마나 온실가스를 많이 내는 일인지 이런 거 묻기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통과시켜버린 겁니다.
◇ 김종대>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말씀하시는 거죠?
◆ 한재각> 맞습니다. 심지어는 대통령이 나서서 사실 국토부는 그거 문제 있다고 하는 보고서도 내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국토부 장관까지도 어떻게 보면 찍어눌렀다, 표현을 이렇게 하고 싶은데 이렇게 하면서 그거를 통과를 강행을 한 거죠. 이런 거 보니까 지금까지 하겠다고 한 모든 약속들 지키지 않았을 것 같다. 누가 그걸 지키려고 하겠느냐. 이런 게 정말 절망적입니다.
◇ 김종대> 여기서 설명이 필요한 것은 신공항 건설이 왜 탄소배출이냐 비행기는 똑같을 건데. 이런 반론이 있을 수 있어요.
◆ 한재각> 일단은 비행기가 분산되는 것만 가지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신공항 자체를 짓는 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죠. 그리고 무엇보다 더 중요한 거는 지금처럼 항공수요가 계속 많아지면 이게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느냐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는 거는 지금처럼 많은 항공수요를 계속 줄여나가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공항들을 짓는다는 행위 자체가 탄소중립과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 김종대> 일단 공항 건설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그다음에 더 많은 항공기 운행으로 인한 배출 두 가지가 중첩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좋습니다. 그런데 그날 성명서를 발표하셨어요. 그걸 저희가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아주 기후 파괴 주범을 콕콕 짚어서 실명까지 막 거론하면서 지목을 하셨어요. 왜 그렇게 됐는지 어떤 이유인지 설명해 주시죠.
◆ 한재각> 절망감도 컸고요. 실망감도 컸습니다. 그린뉴딜이니 탄소중립 같은 걸 하겠다라고 천명도 하고 저희가 시민들이 지지도 했던 그런 당의 정치인들인데 막상 가덕도신공항의 문제가 오니까 완전히 얼굴을 바꿔버리는 겁니다. 가덕도신공항과 탄소중립이 전혀 무관한 얘기다라고 얘기를 하고 전기비행기가 나올 수 있으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김종대> 전기비행기?
◆ 한재각> 전기비행기, 이런 얘기도 하죠. 심지어 이건 빌 게이츠 같은.
◇ 김종대> 최근에 책 냈죠.
◆ 한재각> 책 냈죠. 책에서도 저는 빌 게이츠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마는 거기서도 전기비행기 같은 건 꿈이다, 생각하지 마라 이렇게 얘기할 정도인 건데 사실은 궁색하게도 자신들이 평소에 했던 탄소중립 얘기와 가덕도신공항을 양립시켜야 되니까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의 SF 같은 전기비행기를 들고 나와서 그거를 옹호하는 게 너무 씁쓸했습니다.
◇ 김종대> 전기비행기가 곧 일반화된다는 얘기 누가 할 수 있을는지 저도 좀 의문이기는 하네요. 그런데 하여간 가덕도신공항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그런 논리 막 갖다 붙였다?
◆ 한재각> 그렇죠.
◇ 김종대> 그게 좀 속상하신 거군요?
◆ 한재각> 그렇습니다.
◇ 김종대> 환경단체 출신 국회의원도 계세요, 민주당에. 이분들도 비판하셨어요.
지난 3월 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멸종저항 서울 활동가들이 당사 위에 올라가 현수막을 펼치는 모습. (사진출처=멸종저항 서울 페이스북)
◆ 한재각> 양이원영, 이소영 의원 같은 분들이 있죠. 있는데 사실 이분들은 개인적으로도 많이 알고 있고 오랫동안 같이 활동도 했습니다, 했는데 막상 이런 정말 말도 안 되고 기후위기라고 하면 당연히 이걸 막아야 되는 문제 같은 것에 대해서 기권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불참으로 해서 참여를 안 하면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보면서 정말 속상했습니다. 정말 안에서 정말 싸워야 된다는 걸 보여줘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게 그 문제 사실 부담스럽거든요. 초선의원들이니까 그걸 피하려고. 나중에는 옹색한 어떤 변명도 막 하고 하는 거 보니까 너무 좀 안쓰러웠습니다, 사실은.
◇ 김종대> 안쓰러웠군요. 참 많이 속상한 표정이 지금 그대로 드러나고 계세요. 그런데 정부도 노력은 하는 것 같아요. 2050년 탄소중립 선언 이미 했고요. 그린뉴딜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대통령 직속 산하로 탄소중립위원회도 설치한다 입법 예고까지 했습니다. 이런 노력들 보면 조금 지켜볼 여지는 없습니까?
◆ 한재각> 그게 말만 하는 것 같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 한재각> 정책이야 하고 언론에 발표는 하지만 막상 정말 해야 될 일, 당장 해야 될 일들을 안 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어떤 일이 있습니까?
◆ 한재각> 예컨대 가덕도신공항도 그 일이긴 한데 지금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막 짓고 있습니다.
◇ 김종대> 어디에다? 안 짓는다고 UN 연설에 가서 했는데요. 대통령이?
◆ 한재각> 했습니다, 했는데 실제로 짓고 있습니다. 삼척에 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지은 것도, 벌써 완공돼서 가동을 준비하고 있고요. 무엇보다도 더 황당한 거는 해외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석탄발전소를 지원하는 거를, 공기업들이. 그리고 공적인 금융기관들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아니, 그럼 한전이나 예컨대 산업은행이나.
◆ 한재각> 한전, 산업은행, 두산중공업... 거기는 민간회사입니다마는 이렇게 지원하고 있어서 이게 앞에서 하는 얘기와 뒤에서 하는 얘기가 다른 거 아니냐. 온실가스를 줄이겠다고 해 놓고는 실제로는 늘리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거 아니냐. 정말 이런 비판들 많이 받고 있는데 귀 닫고 눈 감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래요? 아니, 조금 정권에서 이야기한 게 있으니까 좀 자제할 것도 같은데 전혀 변화가 없다.
◆ 한재각> 지금까지 하던 건 하겠다는 겁니다.
한재각 멸종저항서울 활동가
◇ 김종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부와 국회에 조금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놔야 될 것 같아요. 뭡니까?
◆ 한재각> 일단 첫 번째는 가덕도신공항처럼 말도 안 되고 기후위기에 반하는 토건사업들 중단해야겠죠. 그 비슷한 게 또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같은 것도 마찬가지이고요. 그 외에도 흑산도, 울릉도 등등 공항 계획 같은 거 다...
◇ 김종대> 요즘 아주 붐이, 전국 각지가 공항 판이에요.
◆ 한재각> 맞습니다. 그런 것도 다 중단해야 되죠. 또 말씀드린 것처럼 삼척 등에 신규 석탄발전소 짓는 거 그것도 중단해야 됩니다. 그리고 해외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짓고 있는, 지원하고 있는 석탄발전소까지를 중단하는 것이 아예 기본적인 일입니다. 그래야지 그다음에 그린뉴딜이든 탄소중립이든 진정성 있게 얘기가 되지 그건 그대로 하고 다른 얘기를 한다는 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들리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일인 거죠.
◇ 김종대> 여러 가지 이야기 더 하고 싶지만 오늘은 조금 시간이 제한돼서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멸종저항서울 한재각 활동가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한재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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