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거짓말이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이를 맡기겠습니다
아마도 초심하고 뭔가가 바뀌었거나, 최초부터 이미 거짓말을 하고 있었거나, 아니면 하다 보니 극성지지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이 용두사미로 끝나는 상황이 아닌가 싶고, 너무 분탕질을 해놓은 탓에 당분간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는 꺾어지 않을까 싶다.
나름 가만히 있는 국민의힘 등의 야당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분탕질을 할 때 다시 돌아올 거 같다.
그러는 동안 대한민국은 여전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율도국 같은 나라는 없을 것임을 알기는 하지만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국민들의 희망을 꺾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https://www.chosun.com/politics/politics_general/2021/05/13/6B35QOOPSFAUJMWPY3BS7HMWFU/
이동훈 논설위원
입력 2021.05.13 18:05 | 수정 2021.05.13 18:05
법무법인 부산은 대통령을 두명 배출한 유일무이한 로펌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법인 부산 출신입니다. 부산의 전신은 변호사 노무현·문재인 법률사무소입니다. 노 전 대통령이 부산 서구 부민동에 만들었고 문 대통령이 합류했습니다. 지금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정재성 변호사가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습니다. 부민동에 있다가 지금은 연제구로 옮겼습니다. 부민동 원래 법무법인 부산이 있던 자리엔 ‘바보면가'라는 밀면집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별명을 딴 식당이라고 합니다. 법무법인 부산은 두 명의 대통령 외에 법제처장을 지낸, 지금 청와대 인사수석 김외숙씨도 배출했습니다. 김 수석은1992년 직접 법무법인 부산을 찾아 “노동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문재인 대통령과 30년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7분 동안 인사와 인사청문회 제도에 관해 발언했습니다. “야당이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관 인사를 적극 옹호했습니다. 야권에선 “‘인사 참사 제조기'라고 할 수 있는 김외숙 인사수석을 경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대통령이 결국 김외숙 수석을 적극 옹호한 것입니다. 대통령이 그만큼 김 수석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민주당 김해영 전 의원도 이곳 법무법인 부산 출신입니다. 부산 출신 김병수 변호사는 지금 한국석유공사 비상임이사입니다. 외국인전용 카지로 세븐럭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상임이사 송병곤씨,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 출신입니다. 송 이사는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에 등장하는 국밥집 아들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사람입니다.
법무법인 부산 말고도 잘 나가는 로펌이 또 한곳 있습니다. 해마루라는 서울 서초동에 있는 로펌입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인 전 의원이 설립한 로펌입니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5년간 몸담았습니다. 여기 출신 인사들도 지금 정권에서 참 잘 나갑니다.
전해철 변호사,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 장관이 됐습니다. 김진국 변호사는 지난 3월 민정수석이 됐습니다. 김미경 변호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거쳐 지금 김외숙 인사수석 산하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에도 상당수 진출해 있습니다. 지기룡 변호사는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비상임감사입니다. 서진권 변호사,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비상임감사입니다. 최윤수 변호사는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입니다.
정말 이 정권에서 잘 나가는 로펌 같습니다.
야권에선 부산과 해마루 출신의 공직 진출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현재 부산과 해마루 소속 변호사는 각각 6명과 24명입니다. 변호사 숫자로만 보면 중소 규모 법무법인데 현 정부의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있습니다. 그런 비판 받을만한 것 같습니다. 부산과 해마루가 잘 나가는 이유. 문 대통령 인사 스타일에서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은 ‘함께 일한 인연’ ‘가치의 공유’를 인사 때 매우 중시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인사를 등용하겠습니다.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습니다. 저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해서 이를 맡기겠습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보여준 인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능력과 탕평 보다는 인연과 가치를 늘 중시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정권들어 각종 자리에 기용한 사람들은 대략 세 부류인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 노무현 청와대 사람들, 그리고 민주당 사람들입니다. 인재풀을 넓혀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고위직 인사가 이뤄지면 아버지가 누구인지, 과거에 누구와 근무했는지, 이런 인맥부터 먼저 따지는 씨족사회로 회귀한 것 같다”이런 농담 아닌 농담도 합니다. 인연, 가치,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에 인사가 매몰되어선 안됩니다. 그런데 문재인 인사는 너무 그것에만 매몰돼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속좁은 협량 인사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성격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이 본래 좀 소극적이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인사를 하다보니까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늘 불협화음이 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하는 장관급 인사가 곧 30명을 넘길 것 같습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도입한 과거정부의 임명 강행 사례, 노무현 정부 3명, 이명박 정부 17명, 박근혜 정부 10명입니다. 모두 합쳐서 30명.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정부를 전부 합친 기록을 곧 넘기게 되는 겁니다. 국회 청문회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습니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입니다. 대통령의 인사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는 대략 9000개 안팎이라고 합니다. 국가 경영이 거기서 시작됩니다. 인사를 그르치면 국가 경영이 실패합니다. 국민의 삶은 추락하고 국가는 퇴보합니다. 문재인 정권은 널리 인재를 찾고 철저히 검증한다는 원칙은 무시한 채 자기 편만 쓰고 끼리끼리 봐주는 인사를 해왔습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인사 실패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인사가 완전히 무너졌는데 부끄러움이나 반성이 없습니다. 이런데도 문 정권의 인사 실패가 반복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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