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아닌 단지를 파는 아파트, 모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 [뉴스업]한국 아파트와 파리의 차이? 거리 접속 공공 공간과 격리된 생활 파편화·개인화공동체 아닌 결사체' 단지 3기 신도시 '속 공간 ..
아파트가 단지화되었다는 말은 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게다가 득실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좋기 때문에 아파트를 원하고, 단지화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애시당초 바람직하지 못하게 성장된 배경이 있었을 것이고, 그 원인을 이해한다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정책연구하는 집단에서는 이런 건설적인 생산적인 연구와 결과를 내어야 할 것이다. 단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란 얘기다. 그리고 범죄나 증오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스템을 만들지 못해 생긴 일일 수도 있고, 그 과정일 수도 있다고 본다.
한국 아파트와 파리의 차이? "거리 접속"
공공 공간과 격리된 생활..파편화·개인화
공동체 아닌 '결사체' 된 아파트 단지
3기 신도시라도..'접속 공간'으로 만들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박인석 위원장 (국가건축정책위원회)
◇ 김종대> 요 몇 년 사이에 가장 골치아프게 하는 문제. 뭐니 뭐니 해도 요즘은 부동산 가격 폭등입니다. 주로 대단지 아파트들 가격이 천장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파트들은 가격문제가 아니고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의견을 제시해 준 분이 계시네요. 아파트의 폐쇄적인 문화. 택배차량도 못 들어오고 음식배달원들은 화물용 엘리베이터 타라 그러고 아파트 담장 높게 이렇게 가꾸는 이런 아파트 단지의 문제점 없을까요. 그래서 오늘 전문가 한 분 모셨습니다.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이신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인석> 안녕하세요.
◇ 김종대> 작년부터 대통령직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사실 저는 잘 몰랐어요. 이런 위원회가 있구나. 그 위원장을 맡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하십니까?
◆ 박인석> 국가건축정책위원회는 2009년도부터 1기가 새로 생겼고요. 지금 현재 6기입니다. 2년씩.
◇ 김종대> 굉장히 오래됐네요.
◆ 박인석> 그래서 이걸 무슨 일을 하냐 그러면 한마디로 말씀드리기 힘든데 이름 그대로 건축정책을 가지고 자문을 하는 위원회인데요. 건축정책에 대한 게 이제 딱 따로 정해져 있는 게 아니고 모든 부처나 아니면 공공기관이 하는 고유의 정책 과제들 속에 항상 이 건축에 관련된 문제들이 포함돼 있죠. 그러다 보니까 이제 자칫하면 따로 따로 막 일이 진행돼서 건축환경 자체가 좀 왜곡돼거나 문제가 생기는 일들이 자꾸 여기저기서 벌어집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부처 간의 고유한 정책 사업이나 과제를 할 경우에 건축환경에 대한 건축물의 생산과 설계나 공사나 이런 데 관계된 일들이 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일관되게 될 수 있도록 부처 간에 일을 조정하는 그런 일들이 대부분의 일들입니다.
◇ 김종대> 조정·협조 업무가 주 업무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일들 하고 계시는데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우리나라는 아파트 단지 문화가 있다는 게 문제라는 거예요. 그 주장을 계속하고 계시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렇습니까?
◆ 박인석>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저는 아파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파트라는 건 밀도가 높은 게 불가피한 도시에서는 할 수 없죠. 아파트라는 주거유형을 쓸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단지로 돼 있다라는 게 이제 진짜 문제라는 겁니다.
◇ 김종대> 단지 조성이.
◆ 박인석> 그러니까 아파트가 많으니까 자꾸 아파트, 아파트 그러고 아파트 공화국이라 그러고 그러지 않습니까? 제가 아파트공화국이라는 말조차도 저는 잘못된 명칭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지공화국이라고 해야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말이죠. 제가 간단하게 아파트가 많으니까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보통. 그러면 파리는 아파트가 다 아파트입니다. 파리에 단독주택 보신 적 있으십니까?
◇ 김종대> 네. 저도 많이 다녔는데 거기 아파트 많아요.
◆ 박인석> 다 아파트죠. 아파트 많긴 마찬가지인데 거기는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안 부릅니다. 왜 그러냐는 거죠. 우리는 우리는 왜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부르고 왜...
◇ 김종대> 뭐가 다르죠? 서울의 아파트하고.
◆ 박인석> 바로 그거죠. 파리의 아파트는 가장 큰 특징이 우리 아파트처럼 단지화돼 있지 않다는 거죠. 공공 공간. 주로 스트리트(Street). 스트리트에 직접 건물들이 이렇게 접속해 있습니다. 거기서 직접 출입하게 돼 있죠, 건물단위로. 그런데 우리는 아파트 단지 출입구로 들어가서 담장 안으로 들어가서 몇 동, 몇 동 들어갔다가 다시 나올 때도 그렇게 돼 있지 않습니까? 이게 공간구조 자체가, 주거공간의 공간구조 자체가 공공공간하고 개인의 주거공간의 접속관계 자체가 전혀 다릅니다. 이게 이제 단지라는 특성 때문에 그런 우리나라 특유의 상황이 생긴 거죠. 그래서 그것이 여러 가지 모든 문제를, 거의 모든 문제를 지금 초래하고 있다. 이런 게 제 진단입니다.
연합뉴스
◇ 김종대> 그렇다면 단지가 뭐가 문제일까. 보통 아파트 단지 그러면 말입니다. 그 안에 놀이터 있고 경로당 있고 또 편의시설도 좀 있고. 이렇게 해서 하나의 어떤 독립된 공간처럼, 외부하고 이렇게 경계선이 뚜렷하거든요. 이런 공간이 조성되면 뭐가 문제가 될까요?
◆ 박인석> 그러니까 원래 제가 흔히 이런 얘기를 자주 하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러니까 동양이나 서양이나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든 집이나 건물은 사실은 길에 직접 접속돼 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북촌도 아니고 하회마을도 그렇고 다 그렇죠. 골목에 직접 집들이 다 있단 말이죠. 명동도 그렇고 다 똑같습니다. 그런데 유독 아파트 단지만 안 그렇습니다.
아파트 단지라는 건 그러니까 뭐냐 하면 집을 만들어서 사고파는 게 아니라 동네를 만들어서 사고파는 겁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동네를 만드는 것 아닙니까? 이 안 담장 안에서는 거의 모든 일을 다 자급자족할 수 있게 모든 시설 다 갖추고. 그러니까 공공공간하고 직접 만나거나 공공 공간의 환경이 나의 삶의 환경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지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느냐. 공공공간 환경이 제 관심사가 아닌 게 되는 거죠.
우리 국민의 전체 주택의 62%가 지금 아파트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거주하시는 분들의 가구 수는 그것보다 조금 낮습니다. 아파트는 대부분 1가구씩밖에 안 살기 때문에. 50% 조금 넘는 분들이 아파트에서 지금 살고 계신데. 그러니까 한마디로 우리 국민의 50% 한 반 정도 이상의 국민들이 매일매일의 자신의 생활을 공공공간하고 관계 없이 격리돼서 생활하시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체 아파트가 한 1100만 호가 좀 넘는데 거기서 한 3만 개 단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리 국민의 한 50% 이상이 따로따로 한 300세대, 400세대씩 담장 안으로 이렇게 소집단화돼서 공공공간하고 직접 안 만나는 상태로 매일매일의 생활을 하고 계신다는 거죠.
◇ 김종대> 폐쇄적이라는 거군요.
◆ 박인석> 폐쇄적이라는 게 왜 문제냐 이게 이제 문제인데요. 간단히 제가 하나만 예를 예로 들어서 말씀드릴까요. 가령 일반 골목 동네에서는 만약에 제가 예를, 이런 예를 제가 자주 드는데. 가로등이 꺼졌어요. 그래서 고장난 거죠. 그런데 안 들어오는데 안 고쳐요, 2주, 3주. 그러면 불만이 막 나올 것 아닙니까? 쓰레기를 안 치워가고 그러면 불만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 불만이 어디를 향하냐 하면 구청장을 향하는 불만입니다. 이거 왜 안 고치느냐, 쓰레기 왜 안 치워가느냐. 그러니까 거기 사시는 주민들의 매일매일의 그 생활 속에서 나오는 그것이 희망이든 불만이든 뭐든 간에, 욕망이든간에 그것이 다 우리 사회 전체의 공공적인 문제로 이렇게 전이되는 그런 공간 구조 속에 살고 계시는 거죠, 우리가 전부 다.
그런데 단지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똑같이 불만들을 얘기하십니다. 왜 가로등을 안 고치느냐, 왜 쓰레기를 안 치우느냐. 그런데 그 불만이 누구를 향한 것인가. 관리사무소를 향한 것입니다. 구청장에게 아무리 얘기해 봤자 안 고쳐줍니다. 왜? 이건 사유지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단지 안에 사시는 분들의 매일매일의 생활 속에서, 똑같이 말하면 희망이나 불만이나 욕망이 사회 문제로 종합되는 게 아니고 자신이 풀어야 될 문제로 그냥 환원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결국 공공공간이 어떻게 되든 나의 직접적인 삶하고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지는 거죠. 그러면 사회 문제에 대해서 아무래도 관심이 없어지는 거죠. 쉽게 말해서 누가 구청장이 되든 관심이 없다, 이런 일이 돼버리는 거겠죠. 그러니까 이게 우리나라 국민의 50% 이상이 이런 공간 구조 속에서 매일매일의 삶을 살고 계시다. 저는 이건 좀 섬짓한 정도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공공의 기반은 약해지고 조금 파편화되고 사유화되고. 이렇게 분할이 되겠네요.
◆ 박인석> 그렇죠. 건강한 시민사회가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이런 문제까지도 발전이 가능한 얘기가 되겠죠.
◇ 김종대> 그러면 파리하고 우리가 다른 점은 파리는 공공의 공간이 잘 발전돼서 혜택을 누리니까 내 사유공간을 특별히 가꿀 일이 없고.
◆ 박인석> 굳이 담장 치고 있을 일이 없죠.
◇ 김종대> 우리나라는 공공이 빈약하니까 따로 단지를 만들어서 우리만 스케일 있게 캐슬을 만들어 내 사적인 공간은 좀 주변하고 상관없이 잘 가꾸고 싶다, 이게 다르네요.
◆ 박인석> 맞습니다.
◇ 김종대> 제가 정리 잘했습니까?
◆ 박인석> 아주 핵심을 말씀하셨어요.
◇ 김종대>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점점 더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런 단지문화로 나아갔을까. 언제부터 이랬을까? 그게 문제예요.
◆ 박인석> 맞습니다. 그게 지금 우리 사회가 다 아시다시피 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경유하면서 소위 압축성장을 하지 않았습니까? 고도경제 성장을 몇십 년간 지속했죠. 그래서 다른 나라가 부러워할 정도의 압축성장을 했는데 성장을 했다는 얘기는 무슨 얘기입니까? 이게 일정 소득수준 이상의 계층들이 갑자기 급팽창을 했다는 얘기죠. 소위 말하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그러면 소득이 늘어나면 당연히 좋은 집과 좋은 동네 살고 싶은 욕망도 커집니다. 나도 이제 살 만한 동네에서 살 만한 집에서 살고 싶다. 이 국민들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가 성장한 만큼 모든 도시 공간과 동네 공간의 환경을 개선시켜줘야 됩니다. 공원도 늘려야 되고 놀이터도 많이 만들어줘야 되고 도서관도 많이 지어야 되고 체육시설도 많이 지어야 되고.
◇ 김종대> 투자금 많이 필요해요.
◆ 박인석> 많이 필요합니다. 이 일들을 서양의 소위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도 50년대, 60년대 고도성장을 우리나라보다 한 20~30년 앞서서 고도성장을 했단 말이죠. 그때 그걸 똑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민들이 그걸 다 요구하니까 모든 동네에 축구장 지어주고 공원 지어주고 수영장 지어주고 하는 일을 그때 다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불행히도 그걸 할 여유가 없었다고 이제 해야 되죠. 모든 국가의 노력이, 정부의 노력이 수출경제하고 개발경제, 공업성장에.
◇ 김종대> 잘 살아보세. 허리띠 졸라 매고.
◆ 박인석>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모든 동네를 가꿔줄 수가 없었던 거예요. 그렇다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걸 몰라라 할 수도 없는 거죠. 그러니까 방법으로 택한 것이 제가 단지화 전략이라고 부르는데. 단지를, 동네를 만들어서 사게 하자. 그러니까 일반 도시 전체를 좁게 할 아직 여유가 없다. 거기다 자원을 배분할 여력이 없다 이거죠. 그러니까 그렇다면 동네, 살 만한 동네를 아예 만들어서. 그게 단지죠. 만들어서 팔게 하자.
◇ 김종대> 그 자체를 사고팔게 하자.
◆ 박인석> 맞습니다. 그렇게 해 가지고 일반 동네는 그대로 있죠. 지금 보시면 알겠지만 30~40년 전하고 별로 달라진 게 없어요. 달라진 거라고는 1층짜리 2층짜리 집이 4층짜리 다가구주택, 다세대로 바꿨을 뿐이지 그리고 골목이 다 차가 늘어나면서 주차장화됐다는 거뿐이지. 놀이터 찾기 참 힘들고. 그렇죠. 도서관 아주 구립도서관 정도 가지 않으려면 동네 작은 도서관 같은 거 참 없고. 수영장 뭐 이런 생활체육시설도 운좋게 이런 한강변이나 이런 데 살지 않으면 쉽지 않고.
◇ 김종대> 그러니까 공공장소가 없어요.
◆ 박인석> 맞습니다.
◇ 김종대> 뭐 좀 이렇게 편안하게 쉴 만한.
◆ 박인석> 맞습니다. 그러니까 중산층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겁니다. 살 만한 동네는 단지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부 다 모든 국민이 좋은 단지에서, 좋은 단지 아파트를 자신의 집으로,내 집으로 마련하는 것. 이것이 마냥 중산층 이상. 중산층 이상뿐만 아니죠. 모든 국민들의 꿈이 된 거죠. 그리고 큰 단지일수록 인기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한 동, 두 동 짜리는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 김종대> 그렇겠죠. 그 안에는 다 있으니까.
◆ 박인석> 맞습니다. 큰 단지일수록 그 시설이 많기 때문에. 작은 단지는 별거 없지 않습니까? 일반 골목 동네하고 별반 다를 게 없으니까 별로 인기가 없는 거죠. 그러니까 이러다 보니까 계속 아파트 단지만 늘어나고 있는 거고 그것을 이제 우리가 통상 아파트가 많아졌다라고 얘기하지만 실제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진 것이지 아파트가 많아진 건 저는 많아졌지만 그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단지 안과 밖이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분리되는. 담장은 높아지고 아이들끼리도 못 어울리고. 이러면서 완전히 별세계로 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미 너무 많이 진척이 됐어요.
◆ 박인석> 너무 많죠.
◇ 김종대> 모든 도시가 다 그런 식으로 돼 있는데. 이제 와서 이걸 지적하시면 이거 어떻게 되돌립니까? 어떤 도시 가꾸기가 가능한 거예요?
◆ 박인석> 그러니까 이걸 되돌리냐 잘못했다 이렇게만 볼 건 아닙니다. 사실은 이게 동전의 양면이 있는 건데 아파트 단지가 없었다면 그럼 우리 대한민국이 현재 같은 압축성장이 가능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면 사실 아파트 단지가 1등 공신이었습니다. 모든 국가가 노력을 경제성장에 투입할 수 있게 해 준 셈이기도 하죠. 아파트 단지가 국민들의 눈높이가 다 맞춰줬기 때문에.
◇ 김종대> 또 정부는 비용부담이 줄겠어요. 아파트 건설하면서 거기서 다 지어주니.
◆ 박인석> 지어줄 뿐만 아니라 건설산업도 육성시켜 준 거죠.
◇ 김종대> 육성도 시켜주고 경로당, 유치원 다 지어주니. 손 안 대고 코 푸는 거죠, 정부 입장에서는.
◆ 박인석> 맞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쁜 점도 또 있는 거고. 그러니까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되는가. 이미 우리는 그 조건 속에 살고 있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가. 되돌리기는 힘들죠. 아파트 단지를 없앨 수도 없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아파트를 지을 것입니다. 다들 예상하잖아요. 계속 공급하는. 앞으로 짓는 것은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라는 거죠. 지금부터라도. 이제 이미 있는 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처방은 따로 고민해야 됩니다. 그렇지만 최소한 앞으로 짓는 것들은 이 공공공간하고 직접 접속되는 이런 구조로 다 만들자라는 겁니다. 이렇게 담장으로.
◇ 김종대> 앞으로 짓는 것만이라도.
◆ 박인석> 우선.
◇ 김종대> 우선 지금 짓는 것만이라도.
◆ 박인석> 그렇습니다.
◇ 김종대> 그러면 지금 손을 써야 될 것 같아요. 이미 신도시 다 들어왔고 또 예전 같은 방식으로 할 건데. 정부에다 좀 이런 얘기 세게 안 하세요?
◆ 박인석> 지금 실제로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주된 정책과제 중의 하나입니다, 이것이. 그래서 3기 신도시에서도 지금 시범적인 지금 전혀 다른 계획을 지금 시도하고 있고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박인석> 하고 있습니다.
◇ 김종대> 되고 있군요.
◆ 박인석>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괜히 있는 것 아니죠.
◇ 김종대> 똘똘한 위원회 하나가 아파트 한 채보다 낫습니다.
◆ 박인석> 아마 전면적은 아니지만 이게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야 되는 문제기 때문에 나는 단지가 좋다 이런 국민들도 꽤 있거든요. 워낙 몇십 년 동안 익숙해 오셨기 때문에. 그래서 국민들에게 파리와 같은, 유럽과 같은 그런 구조가 이렇게 우리 지을 수 있는데 이렇게 지어봤다. 몇 개를 시범으로, 어떠시냐. 이런 동의 과정을 거쳐야 됩니다. 이걸 한꺼번에 확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죠, 정책 당국자들이. 시민들이 그걸 안 좋아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 사회가 이미 몇십 년 동안 단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바꾸기가 쉽지도 않을뿐더러 과연 국민들의 반응이 어떨지도 조심스럽게...
◇ 김종대> 한 가지 궁금한 게요. 그런 아파트 단지문화가 국민들의 어떤 공동체성. 우리 서로 어떤 같은 공동체라는 어떤 의식에도 좀 부정적인 영향을...
◆ 박인석> 그렇죠. 어떤 분들은 과거에는 아파트 단지가 오히려 공동체에 유리하다, 이런 말씀도 하신 적 있었어요. 아파트 공동체를 운동을 한다든가. 그런데 사실은 그건 공동체라는 건 공공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공공. 그러니까 저는 조금 심하게 아파트 단지 공동체라기보다는 오히려 결사체에 가깝다.
◇ 김종대> 결사체에 가깝다.
◆ 박인석> 그러니까 갑자기 분들이 공동체적인 어떠한 공동선을 위한 일들을 하십니다, 많이. 양로원도 방문하시고.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집값하고 관계된 일이 옆에 갑자기 노인시설을 짓는다거나 장애인학교를 짓는다거나 이러면 갑자기 플래카드가 나붙고 이러지 않습니까? 이거는...
◇ 김종대> 그걸 뭐라고 봐야 될까요? 아파트마다 집값에 민감해하고.
◆ 박인석> 그런데 그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을 탓할 일이 아니고요. 요새 택배 문제 이런 것도 다 주민들을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나의 집 주변의 생활환경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 그러나 나의 집값이 모든 국민들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집이 재산목록 제1호인데 내 집값이 심각하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는데 태연할, 초연할 국민들은 없습니다. 저도 자신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문제는 국민들의 삶의 공간의 구조를 그렇게 만들어놓은 우리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 될 문제지 이게 주민들의 이기주의니 뭐니를 탓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죠.
◇ 김종대> 이기주의는 아니지만 왜곡되잖아요. 뭔가 어떤 아파트에 사냐로 계층화되고 파편화되고. 왜곡된 거 아닙니까?
◆ 박인석> 그건 왜곡이라기보다도 사실은 아파트 단지가 계속 전체 주택의 60%면 그중의 계층화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거죠.
◇ 김종대>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실은 더 들어야 되는데. 지금까지 박인석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님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인석> 감사합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