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특공 논란 확산 전산조작해 카드값 채워넣기? 30년 은행원 눈으로 보니 하루만에 결제처리 및 돈 채워넣기, 경악 허술한 내부통제, 도덕 불감증 온정주의 징계 금융당국, 제 식구 봐주기
얼마나 황당한 일인지 모른다.
게다가 금융쪽 전산, IT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건이 불가능하단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오래 전에 전산화가 허술할 때 있었던 사고들 중의 하나였고, 시재를 맞추지 않으면 안되는 구조에다가, 책엠자가 승인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운 감시 체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가 장난 아닌 거다.
그래서 농협은 전산 사고의 온상이었고, 개인정보 유출도 쉽게 발생하던 곳이었지만, 그래도 시기에 발맞춰 바뀌었을 거라고 착각한 것이었다.
아마도 이쯤 되면 금융감독원이나 은행협회? 에서 농협을 없애는 협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
퇴출시켜야 할 만큼 허술한 은행,불안한 은행을 그대로 두면 안된다고 본다.
하루만에 결제처리 및 돈 채워넣기, 경악
허술한 내부통제, 도덕 불감증이 일 키워
온정주의 징계 금융당국, 제 식구 봐주기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전직 은행원)
LH사태, 그리고 세종시 특공 사태가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 즉 ‘모럴 해저드’였다면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라고 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NH농협은행의 직원들이 전산을 조작해서 자신의 신용카드값을 마치 갚은 것처럼 만든 일이 드러난 겁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전산으로 돈을 빼돌려서 외환거래 투기까지 한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러다 적발된 직원이 무려 9명이고요. 이들이 허위 입금 처리한 횟수는 112차례. 총액은 3억 8600만 원이었습니다.
무슨 사이버머니나 도토리도 아니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이분에게 들어보죠. 전직 은행원이세요. 지금은 금융소비자연맹에서 일하고 계신 분, 강형구 사무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강 처장님 나와 계세요?
◆ 강형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네, 은행에서 몇 년이나 근무하셨습니까?
◆ 강형구> 한 30년 가까이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현정> 이 뉴스를 딱 듣고 어떠셨어요?
◆ 강형구> 좀 상당히 경악스럽죠.
◇ 김현정> 경악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과정을 한번 들여다보죠. 우선 다섯 명은 카드값을 전산조작해서 마치 갚은 것처럼 꾸몄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 강형구> 보통 보면 은행 직원이 영업시간 중에는 전산도 만지고 현금도 만지지 않습니까?
◇ 김현정> 현금도 만지고 전산도 만지죠.
◆ 강형구>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제 돈을 입금을 하지 않고 전산으로 입금을 합니다. 허위 입금을 하는 거죠. 그리고 전산으로 결제 처리를 합니다. 결제 처리한 이후에 보면 카드에 있는 한도가 다시 복원이 됩니다. 부활이 됩니다.
◇ 김현정> 그렇겠죠.
◆ 강형구> 그러면 그 현금서비스를 받아서 단기 대출을 받아서 그 부족한 현금을 메워 넣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직원이 이번 달에 쓴 카드값이 1000만 원이에요. 그러면 이게 자기가 연결해 놓은 은행 계좌에서 빠져나가야 되는데 계좌에 그만큼 잔고가 없었어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기 통장의 잔고를 자기가 전산 조작해서 채워 넣은 다음에 다시 한도가 이만큼 생기니까 그걸 대출받아서 현금서비스라고 하죠. 현금서비스 받아서 다시 메워넣는 방식이군요?
◆ 강형구> 네, 그런 건데요. 그게 보통 당일입니다.
◇ 김현정> 이런 식으로 조작을 한 사람이 지금 다섯 명 적발이 됐는데 그 중 공개된 한 명의 금액을 보니까 1억 2000여 만 원이에요. 7개월 동안이나 무려 이런 짓을 했어요. 그럼 한 달 평균 1800만 원 정도 카드 값을 이런 식으로 갚았다는 얘기네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하면 이번에 적발된 직원 중 두 명은 마치 우리가 주식 투자하듯이 달러 투자를 했나 봐요. 그런데 자기 돈으로 한 게 아니고 역시 은행돈으로 전산 조작해서 가짜입금을 했군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실질적으로 현금이 수반이 돼서 입금을 해야 되는데 전환으로 입금을 처리하고 나중에 부정 지급처리를 함으로 인해서 그 부족한 부분을 메우면 되거든요. 차익금이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 차익금을 자기가 챙기고 부족한 부분은 메우고. 이게 전산 당일 날 다 일어나고요. 그리고 마감 후에 내부 시스템으로 감사를 합니다. 이런 업무를 잘 처리했는지 말이죠.
◇ 김현정> 그렇죠, 돈 맞추죠.
◆ 강형구> 입출금이 다 맞는지를 다 점검하기 때문에 이상 없이 그냥 넘어가는 거죠.
◇ 김현정> 사실 제가 그게 궁금했거든요. 은행원들은 매일매일 그날에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이 딱 맞는지 점검을 하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게 들통이 안 났는가 했더니 그날 그냥 다 해치워버렸기 때문에 들통이 안 났군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입출금이 다 맞으니까요. 그냥 넘어가고. 실질적으로 내부에서 들어가서 직접적으로 더 세세하게 점검을 하면 다 드러날 수 있는 사건입니다.
◇ 김현정> 내밀하게 시간 순으로 따지면 드러나지만, 그냥 맨 마지막에 맞나 틀리나만 보면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군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이번에는 드러났으니까 우리가 알려진 거지, 드러나지 않은 채 이런 식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더 있었을 수도 있겠네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전산 프로그램을 변경하거나 숫자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전산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을 업무절차의 순서를 바꿔 처리한 것임으로, 유사한 사건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의 통제라든지 기강이라든지 직업 윤리의식이 투철하면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이 아주 낮은 사건인데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발생한 것은 그만큼 내부 통제가 허술하고 도덕적 불감증이 만연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이거는 얼마든지 가능하고 쉬운 일인데 다만 우리는 은행직원들의 도덕성을 신뢰했던 거고 그래서 돈을 만지게끔 했던 건데 이번에 그게 와장창 깨지는 일이 발생한 거군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혹시 30년 근무하시면서 과거에 이런 일이 있는 걸 목격하신 적도 있습니까?
◆ 강형구> 실제 발생한 일도 있었고요. 그리고 이게 아주 종종 일어난다든지 이런 건 아닙니다. 그만큼 은행직원들이 대부분 직원들은 직업윤리를 가지고 성실히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지만 마음만 먹으면 식은 죽 먹기군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해서 아홉 명이 적발이 됐는데 은행 측과 금융위원회가 내린 조치를 보면 그것도 또 충격적이에요. 여전히 은행 잘 다니고 있고 심지어 어떤 사람은 승진도 하고 그냥 과태료만 내고 넘어갔네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왜 이렇습니까?
◆ 강형구>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기준도 원칙도 없는 것 같고요. 도덕적 불감증이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은행권에 너무나 만연돼 있기 때문에 너무 안이하고 봐주기 식으로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금융위원회의 회의록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기본의무위반이라 중대위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보도가 안 됐고 실제 피해도 없어서 경미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는 얘기예요. 아니, 언론보도 안 되고 어쨌든 나중에 메워넣었으면 되는 거 아니냐? 지금 이런 얘기인가요?
◆ 강형구> 보면 ‘언론에 보도가 안 되었으니 경미하다’ 이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은행 직원이 전산조작으로 허위 입금처리를 한 것은 명백한 횡령 범죄 행위입니다.
◇ 김현정> 횡령이죠. 그럼요.
◆ 강형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로는 은행 직원이 깊이 반성을 하고 그리고 간혹 발생하는 사건 아닙니까? 그렇죠? 그리고 은행에 피해도 없기 때문에 상당히 온정주의적 징계를 했다고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어쨌든 마지막에 메워넣었으니 우리가 피해 안 보지 않았느냐? 누구도 피해를 안 본 거 아니냐?’ 이런 식인 것 같아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거 참 어처구니가 없는데 이뿐이 아닙니다. 지역농협의 직원이 자신과 가족 이름으로 셀프 대출을 받아서 주변에 상가와 토지를 사들인 정황. 이것도 금감원이 포착했다면서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경기 북시흥농협과 부천축산농협의 일부 직원들이 자신이 근무하는 농협에서 담보대출을 받아서 3기 새도시 후보지 인근농지와 상가들을 사들인 사실이 최근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내부에 따른 임직원 대출 규제를 피하려고 가족 명의로 대출을 받았고 개중에는 자신 가족이 신청한 대출의 심사에 직접 참여해서 대출을 취급한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자기가 자기 대출을 심사한 거예요?
◆ 강형구> 네, 그렇습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곳간을 사익을 채우는 데 활용한 것입니다.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대출받아서 투기했다는 거 아닙니까? 신도시 땅 투기를.
◆ 강형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러고도 적발되면 그냥 솜방망이 처벌입니까?
◆ 강형구> 이게 현실은 그렇게 되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피해갈 수 있을 정도로 임직원 대출 규제 등 내부통제장치가 허술한 것도 문제지만 적발이 되더라도 주의 또는 견책 수준의 약한 징계를 받는 것도 문제입니다.
◇ 김현정> 참 이게 보통 시민들은 은행권에서 대출 받는 거 너무 어렵고요. 정말 절차도 까다롭고요. 게다가 계좌가 펑크났는데 그거를 전산으로 조작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이런 일이 이렇게 버젓이 벌어졌다는 거 참 놀랍습니다. 저는 들으면서 이번 사례가 다일까? 농협, 또 전국의 은행을 뒤져보면 이런 일 더 있는 거 아닌가? 집중적으로 점검해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드네요.
◆ 강형구> 그렇습니다. 은행원은 어떤 직종보다도 직업윤리가 투철해야 하며 정상적인 업무시스템이라면 전산조작이나 부동산 투기 같은 대출은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사건입니다. 내부 통제에 구멍이 뚫리고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직무수행 과정에서 사욕이 발 디딜 수 없도록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과 은행원들에 대한 엄격한 기준의 적용과 통제가 필요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강형구>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30년 동안 은행에 근무한 은행원 출신이세요.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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