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워너비 '라라라' 백만불짜리 전주, 연주자 국내 최초 '멀티악기 연주자' 권병호 처음 무대 연주한 건 20대 후반 조용필·나훈아·BTS 등과 함께 작업 '감동을 주는 연주' 음악적 목표
누가 저렇게 멋드러지게 악기를 연주하나 싶었더니, 바로 이 사람이다. 함춘호면 기타 전문이겠고, 반도네온이면 고상지일 것이다.
그외에 여러가지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각자 다른 사람일 거라 생각했다.
참 신기한 세상이다.
저 재주가 너무 부럽지만 부러워만 하는 걸로.. 따라하려했다간 큰일 날 거 같다. 그리고 그럴만한 끈기가 있느냐 인데, 너무 대단한 사람 같다.
국내 최초 '멀티악기 연주자' 권병호
처음 무대에서 연주한 건 20대 후반
조용필·나훈아·BTS 등과 함께 작업
'감동을 주는 연주'가 음악적 목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병호 (멀티악기 연주자)
화제의 인터뷰입니다. 여러분 악기 몇 개나 다루세요? 탬버린, 캐스터네츠, 이런 거 다 포함해도 다섯 손가락 넘기 힘들죠? 그런데 오늘 모실 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의 악기를 다루는 분입니다. 하모니카, 아코디언, 이런 익숙한 악기부터 오버톤, 후르쓰, 디즈, 이런 희귀한 악기까지 다 다루시는데 이게 취미 수준이 아니시고요. 우리나라 1인자 수준으로 연주를 합니다. 직접 만나서 얘기를 더 나눠보죠. 더 나눠보죠. 멀티악기 연주자 권병호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권병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멀티악기 연주자라는 말은 제가 처음 들어봅니다.
◆ 권병호> 저도 어제 제가 이거를 언제부터 썼나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10여 년 정도 됐더라고요.
◇ 김현정> 우리나라 1호 멀티악기 연주자, 이렇게 생각하면 되나요?
◆ 권병호> 멀티악기라는 용어를 제가 만든 거니까.
◇ 김현정> (악기) 몇 개나 다루세요?
◆ 권병호> 주로 다루는 것은 20여 가지 정도 되고요.
◇ 김현정> 주로 말고 그러면 다 합치면?
멀티악기연주자 권병호
◆ 권병호> 저도 이제 직업적인 악기가 있고 취미로 하는 악기가 있고.
◇ 김현정> 그렇겠죠.
◆ 권병호> 또 컬렉트, 수집하는 악기가 있고.
◇ 김현정> 수집하는 악기까지 다 합치면 얼마나 되는 거예요?
◆ 권병호> 올해 제가 재미 삼아서 1일 1악기 사기를 해봤어요. 그래서 올해 벌써 150개더라고요.
◇ 김현정> 대단하신 분이네요. 여러분, 아까 '20개 정도의 악기를 메인으로 다룹니다' 말씀하셨잖아요. 그게 취미 수준이 아니고 정상급 수준으로 연주를 하시는 분이에요. 그런데 본인이 자랑하기에는 쉽지 않으실 것 같아서 제가 대신 좀 자랑을 하자면 2018년 제1회 대한민국 대중음악시상식에서 올해의 연주상 수상하셨고 우리나라의 내로라하는 가수의 앨범이나 공연에 거의 다 참여하셨다, 이렇게 보면 되죠?
◆ 권병호> 네.
◇ 김현정> 예를 들면, 이런 곡입니다. (SG 워너비 ‘라라라’) 와, 여기, 이거 지금 하신 거예요?
◆ 권병호> 네.
◇ 김현정> 이 노래 SG워너비의 라라라인데 이 곡의 백미는 전주잖아요.
◆ 권병호> 그쵸.
◇ 김현정> 이거 하신 분이구나.
◆ 권병호> 백만 불짜리 전주. (웃음)
◇ 김현정> (웃음) 백만 불짜리 전주. 그러면 SG워너비 라라라 외에도 또 어떤 분들하고 주로 작업을 하셨습니까?
◆ 권병호> 거의 모든 분들하고 작업했다고 해서 사람들이 병호는 작업 안 한 사람을 새는 게 빠르다고. 저도 기억은 잘 못 해요. 제가 방송을 하우스, 그러니까 제가 방송을 했던 프로그램이 한 150개 정도 되고요. 하우스 밴드로 했던 프로그램이 50개 정도 되기 때문에 거기 뭐 웬만한 가수는 다 출연했고.
◇ 김현정> 조용필?
◆ 권병호> 조용필 선생님은 제가 라이브를 도와드렸기 때문에 녹음실에서 뵙고 그래서. 방송은 제가 같이한 적은 없고.
◇ 김현정> 그러면 예를 들어 나훈아.
◆ 권병호> 그것도 제가 나훈아 선생님 앨범을 도와드리고 했어서.
◇ 김현정> 혹시 그러면 BTS도?
◆ 권병호> BTS도 제가 앨범만, 라이브는 아니고.
◇ 김현정> 정말 대박이시네요. 그러면 예를 들어 아이돌, 요즘 유행하는 마마무, 이런 핫한 팀들
◆ 권병호> 그런 친구들은 방송에서 많이 봤죠.
◇ 김현정> 방송에서 협연
◆ 권병호> 많이 같이 했었죠.
◇ 김현정> 많이 같이 했어요? 그럼 이 스펙트럼이라는 게 어마어마하네요. 조용필부터 BTS, 마마무까지 협연을 해온, 작업을 해온. 그렇게 다양한 분들하고 오랫동안, 그것도 다양한 악기로 연주를 했으면 별의 별 에피소드 다 있겠는데요.
◆ 권병호> 많아요.
◇ 김현정> 하나만 소개해 주신다면.
◆ 권병호> 이게 오래 된 건데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옛날이라서 제가 좀 실수도 있고 그랬던 어린 시절인데 윤종신 씨랑.
◇ 김현정> 윤종신 씨.
◆ 권병호> 윤종신 씨가 사람이 정말 좋은 분이세요. 그런데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무대의 마지막 곡이었는데 오래 전 그날인데 전주하고 후주가 같아요. 전주래. 간주하고 후주가 같은데 간주를 해야 되는데 간주는 음악적 용어로 마지막에 5도를 찍고 다시 돌아가는 건데 제가 약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마무리를 짓고 마무리 곡인데 간주에서 혼자 끝내버려서 박수 받고 다 내려왔어요.
◇ 김현정> 윤종신 씨가 당황하지 않았어요?
◆ 권병호> 아무 말 안 하더라고요. 그때.
◇ 김현정> 재미있는 에피소드. 그 많은 대한민국 가수들하고 그런 작업을 한 얼마, 10년 넘게 하신 거죠?
◆ 권병호> 네.
◇ 김현정> 이렇게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있을 텐데 저는 사실은 피아노 하나 배우는 것도 하다 보니까 어려워져서 어느 순간에 포기했거든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악기를 다룰 생각을 하셨어요?
◆ 권병호> 근데 이게 집중해서 포인트를 찾는 게 저는 그게 조금 뛰어나서 어떤 것을 오래 하고 이렇다기보다 여기서 (악기에서) 무슨 소리를 찾아내느냐. 그러니까 제가 시간적으로 이렇게 많이 (연습)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모르겠어요, 저도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이렇게 돼서.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하는 그 20개의 악기 중에 오늘 신기한 악기들을 몇 개 가지고 오셨어요. 잠깐씩 우리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시니까 소개를 좀, 소리를 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일 큰 거 저거 뭐예요?
◆ 권병호> 이게 이제.
◇ 김현정> 그거부터. 악기 이름이 뭡니까?
◆ 권병호> 악기가 워터폰이라는 악기예요. 안에 물이 들었는데.
◇ 김현정> 워터폰.
◆ 권병호> 너무 사용을 안 하다 보니까 물이 다 없어졌네요. 이게 악기가 되게 비싸요. 비싼데 제가 일단 소리를 한번.
◇ 김현정> 그러세요. 신기하게 생겼어요. 약간 동굴에 들어와 있는 듯한 신기한 소리가 나네요.
◆ 권병호> 공포영화에서.
◇ 김현정> 공포영화에서 쓰는 그 소리.
◆ 권병호> 공포영화에서 쓰는 그 소리예요.
◇ 김현정> 이런 거였구나. 그리고 그 옆에 큰 건 뭐예요?
◆ 권병호> 제가 재미있는 얘기를 하자면 저도 실제로 영화에서 한 번밖에 안 써봤어요.
◇ 김현정> 어느 영화에서?
◆ 권병호> 영화 제목이 생각이 안 납니다. 그런데 이게 샘플로 다 존재하기 때문에 이렇게 보여도 되게 비싸거든요.
◇ 김현정> 얼마예요?
◆ 권병호> 1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 김현정> 저게요?
◆ 권병호> 네, 굳이 사람들이 이거를 실제로 쓰지 않죠.
◇ 김현정> 아니, 지금 권병호 씨가 가지고 오신 악기 소리만 한번 들어도 시간이 다 끝날 것 같은데 저는 지금 다 궁금하거든요. 빨리 빨리 좀 하나라도 더 들려주세요.
◆ 권병호> 이거는 굉장히 흔한 거기는 한데.
◇ 김현정> 와, 타이타닉이네요. 이거 뭡니까? 그냥 피리가 아니에요?
◆ 권병호> 이거는 아이리시휘슬.
◇ 김현정> 아이리시휘슬. 멋있습니다. 또요?
멀티악기연주자 권병호
◆ 권병호> 이런 건 중국 악기인데 호리병으로 된.
◇ 김현정> 이거 너무 재밌다. 생긴 것도 재미있고 이름이 뭐예요?
◆ 권병호> 후르쓰.
◇ 김현정> 후르쓰.
◆ 권병호> 한국에서는 호로사라고 한문이 그렇게 쓰여 있는데 후르쓰. 라는 악기고요.
◇ 김현정> 신기합니다. 또요.
◆ 권병호> 그리고 효과악기인데 제가 새소리 같은 걸 되게 좋아해서 새피리만 200개 정도 있어요.
◇ 김현정> 새소리, 200개 새소리가 나요? 이거는요?
◆ 권병호> 그중에 제가 좋아하는 새를 몇 개를 가져왔어요. 한번 들어보시면 이거 저는 그냥 브라질 울새라고 그러는데.
◇ 김현정> 새가 날아왔네요, 진짜.
◆ 권병호> 뭐 신나는 곡, 라틴곡이나 아니면 페스티벌 같은 거 할 때 많이 쓰고요. 그리고 야외공연 때 밤에 (사용하는 악기). 이런 거 있고.
◇ 김현정> 너무 신기해요. 이게 지금 손으로 내신 소리예요?
◆ 권병호> 악기요. 이런 새피리가 한.
◇ 김현정> 200개가 있어요?
◆ 권병호> 200개 정도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달라요.
◇ 김현정> 정말 신기하네요. 이런 것들을 지금 잔뜩 가지고 오셨는데 일단 제가 댓꿀쇼부터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시간이 뒤에 괜찮으시다고 그러셔서 이거 다 본방송에서 들려드릴 수 없는데 저는 다 듣고 싶은 욕심이 나서 일단 예약을 해놓고. 권병호 씨, 아니 제가 그래서 이분은 천재신가. 어떻게 악기를 이렇게 다 연주를 잘하지? 했는데 알고 보니까 실패의 경험도 있고 우여곡절이 많으신 분이더라고요. 권병호의 철학은 뭡니까? 음악의 철학.
◆ 권병호> 이렇게는 또. 그냥 저는 감동을 주는 연주가 제 모토예요.
◇ 김현정> 감동을 주는 음악.
◆ 권병호> 어떻게 해서든 저는 감동을 주겠다. 저는 그냥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저는 감동.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굉장히 화려한 테크닉, 뭔가 막 이렇게 손을 빨리 빨리 움직이면서 화려한, 이런 것에 연주자들이 집중하게 되는, 집착하게 되는 경향들이 있는데 권병호 씨의 음악은 사실 그쪽하고는 조금 다른 결이더라고요.
◆ 권병호> 저는 20대 때 그렇게 했더라고요. 손이 안 보이게 저도 20대 때는 연주했는데 지금 20대 때 연주를 들어보면 저도 그렇게 못 해요.
◇ 김현정> 못 하고. 지금은 오히려 더 깊이를.
◆ 권병호> 깊어졌죠.
◇ 김현정> 깊이를 챙기는 연주. 그렇군요. 그런데 이 많은 악기들을 어떤 것은 굉장히 잘하고 어떤 것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라도 꼭 이뤄서 달성을 하고. 어쨌든 배워야 되잖아요. 어떻게 배우세요?
◆ 권병호>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유튜브 같은 거 없었고 인터넷도 없었고.
◇ 김현정> 그렇죠.
◆ 권병호> 정말 옛날에 다 찌그러져 가는 음질의 그런 소리를 녹음해서 들어가면서 했었어요. 그거랑 인터넷, 옛날에 모뎀으로 영어 텍스트 보면서 이렇게 서술돼 있던 거 보면서 그냥 했어요.
◇ 김현정> 독학.
◆ 권병호> 듣고 보면서.
◇ 김현정> 세상에 글로 보면서 귀로 지지직거리는 음악에서 그 소리를 찾아가지고.
◆ 권병호> 네.
◇ 김현정> 그게 됩니까?
◆ 권병호> 그렇게 되더라고요.
◇ 김현정> 이야. 그래서 실용음악과를 나오셨는데 다른 동기들보다 훨씬 좀 느리게, 느리게 전진하셨다고요.
◆ 권병호> 네.
◇ 김현정> 얼마나 걸렸습니까? 이 정도까지 오르는데.
◆ 권병호> 공연을 되게 늦게 시작했어요. 무대에 20대 후반에 올랐어요.
◇ 김현정> 다른 친구들은 얼마나 빨리 오르는데요.
◆ 권병호> 빠른 친구들은 20대 초반.
◇ 김현정> 그럼 7, 8년은 최소한 늦게.
◆ 권병호> 네.
◇ 김현정> 늦게 가면 조바심 들잖아요.
◆ 권병호>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제가 독특한 악기를 하고 있는데 어설픈 상태에서 무대에 서고 싶지 않아서.
◇ 김현정> 저는 권병호 씨를 감히 장인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베스트, 넘버원이 되기보다 온리원이 되고자 했다. 그것을 찾고자 했다는 그 말이 참 멋있던데 권병호 씨, 어떤 분인지 제가 알았어요. 우리 본방송에서 여기까지 이야기 나누고 댓꿀쇼에서 그 악기의 세계, 음악 세계 조금 더 얘기 나눠보죠. 오늘 대단히 고맙습니다.
◆ 권병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멀티악기 연주자 권병호 씨였습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