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준 "윤석열, 부동산 고민 흔적 도시 업그레이드 대화"LH 인원감축 바람직 업무 다르게 가져가야 지방도시 자연화, 콤팩트도시 구축 역할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 인프라 고민하길
참 인물이다. 호감이 가는 사람이고 치우침 없이 전문가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보기 드문 인사다.
LH공사의 부정부패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듯, 개선의 여지가 많은 곳이다. 정치인이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곳이고, 사법기관에서도 강력한 공권력을 아낌없이 사용해도 국민들이 지지할 일이라 생각한다.
언론이나 극성스런 여론은 차치하고라도 할 말, 할 일을 한다면 좋겠다.
단, 정치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았음 좋겠다.
여차하다간 드러운 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멀쩡한 사람도 바보로 만들어놓는 곳 중의 하나라 본다.
LH 인원감축 바람직..업무를 다르게 가져가야
지방도시의 자연화, 콤팩트도시 구축 역할해야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 인프라 고민하길
LH, 6~70년대처럼 혁신의 아이콘으로 변해야
현 정부 부동산 가격 상승, 시장과 싸운 결과
정부 vs시장 싸움 아닌 시장 내 싸움 유도해야
정치 뜻 없지만 정치인에게 조언 피하진 않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
어제 LH사태가 불거진 지 석 달 만에 정부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당정이 LH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를 쭉 해 왔는데요. 일단 잠정안이 나온 듯합니다. 30% 인력 감축. 이 정도면 될까요? 이 LH사태가 불거지기 두 달도 전에 LH를 거침없이 비판했던 분이 있습니다. 그런 후에 LH사태가 터지면서 “유현준 교수는 어떤 부분을 미리 본 거지?” 하면서 많은 분들이 주목했던 그분, 홍익대학교 유현준 교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유현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예언자다, 유 도사다. 이런 별명을...
◆ 유현준> 사실 그게 되게 부담스러운 게 예전에 LH는 약간 골리앗 같은 존재였거든요. 그러니까 거기다가 돌을 던지는 건 되게 괜찮았는데 지금은 쓰러졌는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밟는데 여기서 계속 거들어서 하는 느낌이서 죄송스럽고. 또 LH에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에게도 폐가 되는 것 같고 그래서 되게 조심스럽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이분이 마음이 약한 분이에요. 제가 아는데 마음이 약하고 인간적인 분이라 하나하나 구성원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그렇지만 국민을 바라보고 공익을 생각해서 마음은 아프더라도 오늘 할 얘기는 다 하셔야 됩니다.
◆ 유현준>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유현준 교수. 일단 어제 발표된 중간수사 결과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현준> 일단 30% 감축하겠다고 하는 것들은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게.
◇ 김현정> 일단 당정합의안 말씀하시는 거군요.
◆ 유현준> 그리고 수사결과는 저는 수사를 직접 한 사람도 아니고. 사실 여기서 우리가 봐야 되는 핵심은 사실은 몇 명의 나쁜 사람들을 잡아서 이 사람을 징벌하고 이게 문제가 해결됐다, 이렇게 보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의 항상 고질적 문제 중에 하나가 항상 사건이 터지면 그것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보지 않고 누가 나쁜 놈이냐, 그거만 잡고 인민재판하고 마녀사냥까지.
◇ 김현정> 누가 제일 나쁜 놈이야. 잡아야죠.
◆ 유현준> 걔를 잡아 족치면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그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근본적으로 이게 왜 이런 구성이 될 수밖에 없었는가를 좀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은 해요.
◇ 김현정> 중간수사 결과는 이거는 처벌은 처벌이고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더 중요한 것은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LH라는 곳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마 그 지금 당정이 합의하고 있는 그 부분에 관심을 두고 계시다는 말씀 같아요.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건 아닌데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 봤더니 LH 직원 한 9900여 명 됩니다. 거의 1만여 명 됩니다. 이 중에서 30%를 감축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답니다. 원래는 LH라는 회사를 모회사, 지주회사로 두고 나머지를 자회사로 이렇게 쪼개는 방법, 이것도 유력하게 나왔었는데 이거를 민주당에서 그거는 아니다 해서 정부안으로 나왔는데 그거 아니다 해서 이건 없었던 일이 되고 아마 그냥 LH 유지하면서 인력 감축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유현준> 저는 사실은 이게 저도 이 문제의 핵심 중 하나가 LH가 너무 ‘비대해졌다’거든요. 지난 4년간 6000명에서 1만 명까지 늘어났는데 그거를 3년 전 수준인 한 7000명으로 줄이겠다고 하는 것들은 저는 올바른 방향성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그분들이 뭘 할지를 만들어 놓고서 이거를 감축을 했으면 좋겠는데 사실 LH가 제가 기대하는 것은 LH가 좀 더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이 됐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창업을 했으면 좋겠고.
◇ 김현정> 직원분들이 나와서?
◆ 유현준> 네. 특히 나이 드신 분들은 명예퇴직하시면 되지만 젊은 직원들한테는 저는 바라고 싶은 것은 제가 되게 아끼는 제자 중에 한 명도 LH를 갔거든요. 진짜 창의적인 아이었는데 그래서 그 친구 같은 사람들은 나와서 회사를 차려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해요. 그렇다고 디벨로퍼(개발사업자)가 되라는 건 아니고요. 그냥 뭔가 좀 혁신적인. LH가 원래 혁신의 아이콘이었어요.
◇ 김현정> LH가요? LH는 공기업이고 우리 흔히들 공기업하면 “철밥통 아니야?”(웃음) 굉장히 안정적이고.
◆ 유현준> 보통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런데 저는 LH는 애플과 같은 회사였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애플이요?
◆ 유현준> 그런데 과거에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었다가 지금은 팀 쿡의 애플이 된 거죠. 그러니까 LH는 사실 옛날 보시면 60년대, 70년대 때 저희 학교 다닐 때도 배웠을 거예요. 우리가 농경지가 구불구불한데 그거를 직선으로 다시 정지해서 그거를 경운기를 쓸 수 있는 땅으로 만들었다든지, 아니면 시골에 사시는 분이 도시로 왔을 때, 아파트를 지어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든지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나라가 60년대, 70년대를 거치면서 지금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게 LH 거든요.
◇ 김현정> 되게 재미있네요. 60~70년대는 LH가 애플이었다. 그런데 어쩌다가 애플이 이렇게 된 거예요?
◆ 유현준> 그러니까 원래 혁신의 정신을 잃어버리고 지금도 보시면 애플이 새로운 거 맨날 똑같은 아이폰만 만들잖아요. 바뀐 거 하나도 없는데 (시리즈) 넘버만 바뀌고 있고. 그러니까 사실 80~90년대를 거치면서 LH는 스티브잡스가 떠난 애플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하던 거 계속 하는 거예요, 그냥.
◇ 김현정> 그나마 하던 것도 제대로 하는 게 아니고, 거기서 부정도 들어가고 비리, 자기 이득 챙기고.
◆ 유현준> 그게 고인물이 되면 그렇게 되는 거죠. 자기 혁신을 하지 않고 자기 껍질을 깨지 않으면 그렇게 되는 거니까. 이번 기회에 인원만 감축하는 게 아니고 하는 일의 업태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어떻게 이대로 그냥 둬도 되겠습니까? 인원만 감축하고 이 상황 유지하면, 6000명 유지하면서 어떻게 애플로 돌아가요?
◆ 유현준> 스스로 개혁을 해야겠죠. 자기들이 하던 일이 아닌 새로운 일을 찾아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지방의 도시들이 소멸되어 가는 것들이 중요한 이슈인데 그거를 어떻게 하면 적극적으로 인구가 주는 도시들, 혹은 사라지는 마을들을 다시 자연으로 돌릴지. 이런 것들도 생각을 해야 될 것 같고. 좀 콤팩트한 도시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사실 저는 제일 바라는 바는 뭐냐 하면 새로운 인프라 구조를 도시에다 만드는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좀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요?
◆ 유현준> 제가 여러 번 다른 매체에서는 말씀드렸는데 자율주행 로봇이 다니는 지하 물류터널 같은 것을 뚫는다든지. 그거는 큰 터널이 아니거든요. 트럭이 들어가는 게 아니고 자율주행로봇만 들어가니까 직경도 작은 그런 터널을 뚫는 거예요.
◇ 김현정> 큰 공사가 아니에요?
◆ 유현준> 네. 그러니까 그거를 기본적으로 제가 알기로는 저는 토목학회 회장님하고 얘기할 자리가 있었는데, 이거를 서울시 전역에서 뚫을 때는 30조 들어간다고 얘기를 했는데 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제시하고 싶은 게 지하철 라인을 잘 이용하면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공사비를. 그래서 기존에 있었던 지하철 튜브라인에 쓰지 않는 공간들, 제가 이거 특허 내려는 아이디어인데.(웃음)
◇ 김현정> 여기서 공개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 유현준> 그렇죠. 나중에 와서 말씀드릴게요. 다른 아이디어가 하나 있어요. 그거를 잘 이용해서 혹시 생각 있으시면 LH분은 저하고 창업을 하시면 좋을 것 같은데.(웃음)
◇ 김현정> 제2의 애플이 되자.
◆ 유현준> 뭔가 그런 새로운 방법들을 좀 구상해서 사실은 나라에서 해야 되는 일은 새로운 공간을 끊임없이 제공을 해 주어야 되거든요. 새로운 스트럭처, 라이프 스타일, 인프라. 이런 것들을 계속 만들어서 그게 결국에는 그 공간을 통해서 돈을 벌 수 있게 해 주고 그게 계층 간 이동 사다리가 돼요. 그러니까 마치 우리가 90년대 때 재벌들만 장악하고 있었던 시대에서 인터넷 가상공간이 생겼을 때 IT 벤처와 기업들이 생겼잖아요. 그러한 인터넷 가상공간과도 같은 새로운 공간을 도시에다 만들어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코로나 이후에 우리의 도시, 그러니까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환경, 도시환경, 이런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데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자율주행 로봇이 다니는 지하도로, 이것 외에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세요?
◆ 유현준> 저는 궁극적으로 제가 터널을 뚫고 싶은 이유는 다른 게 아니고 교통량을 줄이는 거거든요. 교통량을 줄이면 도로가 빌 거고 차선 숫자를 줄여서 선형의 공원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 경의선 숲길 같은 공원.
◇ 김현정> 자율주행 로봇이 다니는 거 하나만으로도 많이 차가 줄어요?
◆ 유현준> 그러니까 물류를 지하로 내려 보내겠다는 그런 야심인데 물류가 사실 전체 도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정도 돼요.
◇ 김현정> 그렇게 많아요?
◆ 유현준>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것들을 다 없애버리게 되면 그러면 상당 부분이 교통도 원활해질 뿐더러 차선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보행 중심으로 도시를 재구성하는 거죠.
◇ 김현정> 보행 중심으로. 유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그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도시 환경, 어떤 것인가 제가 들여다봤더니 아파트인데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고 아이별 맞춤 교육과정이 있는 학교에 분산된 거점 오피스로 나뉜 회사. 말이 좀 다 어려워요. 그런데 일단, 마당이 있는 마당 같은 발코니가 있는 아파트가 우리 상황에서 가능합니까?
◆ 유현준> 저는 법규만 조금 바꾸면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그래요?
◆ 유현준> 네, 지금 발코니를 만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발코니 확장법 때문에 그래요. 발코니는 당연히 확장될 거라고 생각하고 설계를 합니다. 지금 모든 건설사들이. 그리고 분양가상한제에 묶여 있는 사람들이 발코니 확장하는 옵션 가지고 돈을 벌기 위해서 그걸 또 계속 유지를 해요. 그런데 법을 바꿔서 그냥 발코니 만들기 하고 그리고 발코니를 앞으로 빼면 아파트 동간 거리 계산할 때 들어가면서 불이익을 당하거든요. 그런 것들을 조금 소프트웨어를 바꿔주면 알아서 시장이 발코니를 만드는 쪽으로 갈 거고. 분양면적에도 당연히 포함시켜야 될 거고. 이런 식으로 가면 저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거고 비대면 시대이니까. 그렇게 되면 집에 반드시 마당 같은 뭔가 휴식공간이 있어야 된다. 정화, 힐링의 공간이 있어야 된다, 그런 게 지금 철학이신 거죠?
◆ 유현준> 네, 간단하게 자연과 너무 분리돼서 살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 거예요. 사실 우리가 지금 점점 더 온라인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메타버스도 나오는 상황에서 이 공간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오프라인 공간, 특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없어져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기본으로 우리가 주택에서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사적인 외부공간이 있어야 되지 않겠나, 그런 생각으로 가는 거죠.
◇ 김현정> 아파트 하나하나의 모양이 그런 식이라면 일단 그 아파트를 살 수는 있어야 되잖아요.
◆ 유현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집값이 터무니없이 오르고 있습니다. 제가 통계를 좀 보니까 4년간, 지난 4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는 한 평당 평균 매매가격이 2000만 원 이상 올랐고요. 아파트 값은 거의 2배로 뛴 곳이 서울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황. 일을 안 한 게 아니에요. 정권이 초기부터 부동산 값 잡겠다고 엄청 일을 했는데 왜 안 잡히는 겁니까?
◆ 유현준> 제가 볼 때는 시장과 싸워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람의 본능과 싸웠기 때문에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해요.
◇ 김현정> 본능이요?
◆ 유현준> 네. 그러니까 어쨌든 조합원의 이익을 추구하니까 “야, 너희들은 그렇게 이기적인 동물이라서 안 되니까 우리가 알아서 할게, 정부가.” 그래서 공급을 사실 정부 주도로 하려고 했던 것도 그것도 약간 패착수였던 것 같고. 사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안타깝지만 10년 전쯤에서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을 거의 다 스톱을 시켰기 때문에 그때쯤 해서 나왔던 거, 인구론이 많이 부각을 했어요. 인구가 안 주니까 집을 더 이상 지을 필요가 없다. 집값은 떨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안 샀어요. 계속. 그리고 계속 그 수요가 억제되어 있다가 나중에 폭발을 한 거죠. 그런데 10년 동안 집을 지은 거는 없고. 공급은 거의 없었고 수요는 또 갑자기 밀렸던 것이 급증을 하니까, 거의 2배에서 4배로 이게 되니까 딱 4배의 집값이 오른 거예요.
◇ 김현정> 그게 타이밍이 딱 떨어진 거군요. 근데 정부 주도로 갔던 이유는 뭐냐면 사기업에 맡기면 시장에 맡기면 그들이 이익을 극대화할 것이기 때문에, 그럼 집값이 쭉 오르면 돈 있는 사람만 집 사지 않겠느냐, 이거였거든요.
◆ 유현준> 그렇죠, 사실 그 원리였는데. 사실 우리가 조금 더 지혜롭게 생각을 하면 그런 인간의 이기심과 싸워서는 이길 수 없고요. 중요한 것은 그들끼리 싸우게 해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시장끼리, 기업끼리.
◆ 유현준> 네,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정부가 시장과 싸우려고 하니까 힘든 거고. 굳이 나서서 싸울 필요 없어요. 그냥 조합원들끼리 싸우게 하시면 돼요.
◇ 김현정> 그럼 집값이 내려가요? 자기들끼리 경쟁하면.
◆ 유현준> 자기들끼리 경쟁하고 공급이 늘어나면서, 다른 사람의 힘을 이용해서 이 문제를 풀어야지 본인의 힘으로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니까 힘든 거예요.
◇ 김현정> 지금 공급을 확대하는 방법, “엄청나게 확대하겠다”라는 게 여당의 방침인데 이 방향 맞습니까?
◆ 유현준> 저는 그동안 밀린 숙제가 좀 있기 때문에 공급은 확대를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조심하셔야 되는 게 지나치게 공급을 확대하면 이미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건축 자재 값도 많이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있어요. 그래서 기본 생산단가가 많이 올라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거를 너무 급속하게 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긴 해요. 그래서 조절을 해야 되고. 그런데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대규모 중심으로 했다가는 이게 밀렸다가 한꺼번에 갑자기 공급이 늘어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사이즈를 줄이고 다양하게 만들어야 될 것 같아요. 3000세대 단지 재건축도 하고 1000세대도 하고 500세대도 하고 30세대도 하고. 그런 식으로 규모를 다양하게 하는데 최소단위가 뭐냐. 저는 그 최소단위를 지하주차장을 램프를 통해서 내려갈 수 있는 정도면 된다. 그 정도의 규모만 되면 일단 지상에 필로티 주차장을 없앨 수 있는 규모만 되면 최소 단위로 해서, 다양한 사이즈의 재건축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유현준 교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부동산 문제, 청년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 소신 발언을 워낙 과감하게 내놓다 보니까 의도치 않게 정치권에서도 이런 저런 조언 좀 할 해 달라 주문이 많다면서요?
◆ 유현준> 저는 여야를 떠나서 그냥 저한테 조언을 구하면 다 만납니다.
◇ 김현정> 다 만나세요?
◆ 유현준> 저는 지난 선거 때도 그렇고 그러니까 대신 겉으로 드러나게 하지는 않죠. 그러니까 제 신조 중 하나가 정치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자.
◇ 김현정> (웃음) 그러시구나.
◆ 유현준> 그래서 예전에 유시민 선생께서 “정치가와 같이 사진 찍지 말아라.” 그래서 그런데 하여튼 농담으로 한 얘기고.
◇ 김현정> 거리두기는 하되, 그걸 막 알리면서 하지는 않되, 만나자는 사람은 다 만나서 이런 얘기 다 해 주시는군요.
◆ 유현준> 다 하죠.
◇ 김현정> 정치가 진짜 뭔가를 바꿀 수 있는 거니까, 실질적으로.
◆ 유현준> 그분은 정치를 통해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어하시는 분이고 저는 건축을 통해서 세상을 좋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 목표는 똑같아요, 사실은. 그런데 같은 방향... 뭐랄까요. 같은 배를 타고 일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대신에 그냥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드리려고. 그런데 대부분 다 10개 말씀드리면 1개 정도 말고는 다 흘러가는 거 같아요.
◇ 김현정>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분도 꽤 많고.
◆ 유현준> 실제로 적용시킬 만한 얘기들은 잘 모르실 테니까, 아직까지는.
◇ 김현정> 최근에 윤석열 전 총장도 같은 기조에서 만나셨다고 들었어요. 그분이 먼저 만나자고 요청을 하신 겁니까?
◆ 유현준> 그랬겠죠, 제가 연락처도 모르는데.
◇ 김현정> (웃음) "그랬겠죠. 당연히 그랬겠죠."? 뭘 궁금해 하시던가요? 그분은.
◆ 유현준> 그냥 제 평소에 유튜브도 많이 보셨고 그래서 이런 건축과 도시와 부동산, 이런 거에 대해서 말씀, 궁금한 점이 많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말씀을 드렸습니다.
◇ 김현정> 뭘 물어보시던가요, 질문을?
◆ 유현준> 딱히 그냥 질문이라기보다도 되게 공감한다고는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권력의 한쪽이 집중, 본인의 검찰 시절 얘기를 하면서, 한쪽으로 집중이 되면 부패하기 마련이다, 그 얘기에는 제가 공감을 하고. 그리고 제가 말씀드린 거는 도시를 업그레이드해야 된다, 그런 말씀을 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조금 전에 저희한테 해 주셨던 그런 이야기를 똑같이 하셨군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시.
◆ 유현준> 그런 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얘기를 조금 나눠 보니까 이쪽 분야에 뭔가 소양이 좀 있으시던가요, 그분이?
◆ 유현준> 일단은 많이 공부는 하고 오신 것 같았어요. 제가 딴 데서 얘기했던 것들을 얘기하려고 하니까 다 아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요?
◆ 유현준> 그런 부분들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유현준 교수님은 정치할 생각이 그러면 없으세요?
◆ 유현준> 제 가훈이에요. 하지 말라고. (웃음)
◇ 김현정> 그게 또 뭐 가훈까지.
◆ 유현준> 정치하면 길어야 10년이다.
◇ 김현정> 아니, 여기저기서 러브콜은 많을 것 같은데.
◆ 유현준> 꼭 그렇지는 않아요. 그런데 사실은 저는 정치를 괜히 했다가는 저는 이용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사실 그렇잖아요. 한때 정치로 하면 엄청나게 각광을 받다가도 짧으면 5년, 길면 10년인 것 같아요. 저는 오래 살고 싶습니다.
◇ 김현정> 네, 건축학자 유현준 교수. 이야기 나누면 늘 유쾌하고 뭔가 새로움이 꿈틀되는 느낌 같은 걸, 자극을 받아서 참 좋아요.
◆ 유현준> 감사합니다.
◇ 김현정>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유현준 교수 오늘 귀한 시간 대단히 고맙습니다.
◆ 유현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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