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감각 / 딴짓하면 삼보꼴 날수도... '한국 PC 초석' 삼보, 우여곡절 30년

삼보컴퓨터는 삼성전자와 대우전자 등의 틈바구니에서 가전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컴퓨터 전문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했었다. 그래서 보석 마크가 박혀있는 컴퓨터면 좀 먹어주기도 했었다. 그리고, 2000년대 초였나, 한참 우리나라 컴퓨터는 모두 삼보에서 만들고 있고, 해외의 컴퓨터까지도 만들어대고 있다고 들은 것 같았다.
그런데, 삼보는 그 여세를 몰아가지 못하고 휘청거려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좋아했겠지만...)
그리고, 무슨 네비게이션, PMP를 한다고 했을때... 쯪쯔쯔.. 혀를 찼다. 그래도 삼보인데, 네비게이션이 웬말인가 했던 거다.
노트북을 제대로 런칭시키지 못하면서 모바일 추세를 읽지 못하고, 체질 변화를 못한 것이 폐인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만든다.
전문분야를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 여력이 있거든 면밀한 검토를 거쳐서 손을 대야지 될까말까 한데, 넘들 하니까, 훅~ 따라서 하다가는 상투 끝을 잡고 최고가에 주식을 사거나 아파트, 땅을 사는 것과 다를 바 없을 수 도 있다.
뛰어난 능력도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면 MS꼴 날 수도 있다.

 

'한국 PC 초석' 삼보, 우여곡절 30년

 
30돌을 눈앞에 둔 국내 최초 컴퓨터 업체 TG삼보컴퓨터에 축제분위기 대신 착잡함이 감돈다. 28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삼보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PC 외 사업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손실분이 1분기 실적에 반영돼 4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 워크아웃 실시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삼보가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지 2년만이다.

삼보는 대대적 구조조정 등 워크아웃 수준의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미 실시하고 있는 만큼 4분기쯤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한국 PC 산업의 초석인 삼보가 걸어온 30년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내 최초 PC업체의 파란만장한 30년

1980년 창립된 삼보컴퓨터는 국내 처음으로 컴퓨터를 출시하고 급성장을 거듭하면서 한국 PC 산업의 초석이자 벤처의 상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삼보의 30년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2000년대 초반 삼보컴퓨터는 1천여명의 직원을 보유한 매출 4조원 규모의 기업이었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이후 PC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밀리며 2005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대규모 감원을 실시했다. 2007년에는 셀런이 삼보를 인수했으며 2008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 2009년 상반기 다시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내비게이션·PMP 등 신 사업 성과 부진, 셀런 대주주의 횡령혐의 등이 겹치는 등 수난이 계속됐다. 지난 3월 정기총회때 1대 주주가 셀런에서 산업은행으로 바뀌었으며, 산업은행은 현재 삼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회사 대표가 김종서 전 사장에서 손종문 사장으로 바뀌었다.

내비게이션·PMP 등 PC 외 사업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427억원의 손실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으로부터 워크아웃 대상으로 낙인됐다.

◆"추가 감원 없고 PC 사업에 집중"···정상화 박차

워크아웃이 수행되면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된다. 이에 대해 삼보 측은 "1분기에 이미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감행해 추가 감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보는 지난 3월 정기주총 때 본부제를 폐지하고 16실 43팀을 5실 22팀으로 대폭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 단행을 발표했다.

삼보 관계자는 "PC 외 사업 정리로 인한 적자분이 1분기에 모두 반영이 됐기 때문에 추가 적자가 없어 향후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투자자 물색 및 워크아웃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자금 지원 등으로 경영 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며 4분기 쯤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보는 성과가 부진했던 PC 외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PC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교육용 컴퓨터 및 태블릿 등을 새 성장동력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전자칠판, 어린이용 PC 등 신제품들을 발표했으며 태블릿도 3분기 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