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서울대 갑질 당사자, 장례식장… 지병 없던 아내, 업무 중에 사망 시험·복장규제·무안주기 등 갑질 새 팀장 훈련한듯 갑질 해놓고 장례식장 기막혀 노동자 기계 아닌 사람으로 봐달라
참 어이가 없는 갑질이다. 있을 수 없는 동네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갑질은 황당하다. 가오를 세울 곳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왜 그랬을까?
근무환경도 개선되지 않고, 고생스럽게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만 불쌍할 따름이다.
해마다 무더위가 되면 발생하는 사건이라, 놀랍지도 않으려고 한다. 국립대학이고, 재정이 나쁘지 않을텐데, 그리고, 사무직이나 교수들, 교직원들은 에어컨으로 시원하게 일하고 있을텐데 말이다.
왜이리 대우가 다른지 모르겠다. 최소한의 환경을 구비해줘야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인지상정일텐데 말이다. 그러기에는 너무 각박한 사회인가 싶어 안타깝고 아쉽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사망자 유족 (남편)
학교를 청소하는 청소 노동자들에게 영어 시험, 한자 시험을 실시했다. 이게 이해가 가십니까? 서울대학교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건물의 명칭을 영어와 한자로 써라. 건물의 준공 연도가 어떻게 되냐' 이런 질문이 들어있는 필기시험을 보게 하고 점수를 공개해 왔다는 건데요. 이 사실이 알려진 건 한 청소 노동자가 숨지면서입니다. 교내에서 근무 시간에 숨진 채 발견이 된 이 청소 노동자, 가족들은 사망의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는데요. 이번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든 안 됐든 갑질로 의심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 건 사실로 보입니다. 지금부터 숨진 서울대 청소 노동자 가족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남편분을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나와 계십니까?
◆ 유족>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네,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지금 한 열흘쯤 지났어요. 아내분이 세상 떠나신 지.
◆ 유족> 네, 아직도 전혀 실감이 나지 않고요. 아직 엄마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막내를 보면서 그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
고인의 유가족
◇ 김현정> 마음이 무거운 상태이실 텐데.. 일단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을 하셨어요?
◆ 유족> 네, 학교 내에서 근무 시간에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산재나 이런 것들은 당연히 그렇게 (승인)될 줄 알았고, 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아이들이나 저나 엄마의 살았을 때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싶었어요.
◇ 김현정> 그랬어요. 그런데 지금 산재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상황
◆ 유족> 예.
◇ 김현정> 그런데 어떤 지병도 없으셨던 거고요?
◆ 유족>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병은 평소에 없었고 직접 사인이 된 심장마비가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냐 아니냐 이 부분은 더 조사를 해봐야 될 것 같아요. 그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에게 희한한 갑질,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만은 사실로 보입니다. 청소 노동자들을 모아서 주기적으로 필기시험을 봤다, 이게 사실입니까?
◆ 유족> 사람을 인격으로 보면서 관리를 한다면 등급을 매길 수 없겠죠. 기계로 바라본다면 그들이 상처를 받는다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등급을 매기기 위해서 시험을 봤다는 건가요?
◆ 유족> 제가 보기에는 그런 일들을 통해서 그 사람을 장악하기 위한 일들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까지 들거든요. '너희들은 우리의 말에 따라야 된다'라는 생각들이 있지 않았나 그런 마음이 듭니다.
◇ 김현정> '장악하고 나를 따르라 하기 위한 도구로 필기시험을 이용했다'? '건물의 명칭을 영어와 한자로 써라' 이런 것도 있고 '건물의 준공 연도가 어떻게 되는지 외워라' 뭐 이런 것도 있고 '이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 정원이 몇 명이냐' 이런 문제까지 있네요?
◆ 유족> 네, 저희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시험을 봤고 그것들이 동료들 앞에서 다 공개가 되고, 그걸로 인해서 동료들이 마음 아파하는 것을 보고 같이 출근하는 시간에 저에게 많이 어렵다고 얘기를 자주 했었거든요.
◇ 김현정> 이런 시험을 그러면 자주 봤다는 겁니까?
◆ 유족> 일주일에 한 번 회의가 있을 때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시험을 봤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요? 언제부터 계속된 전통이에요 이게?
◆ 유족> 예전에는 없었고요. 6월 1일 새로운 관리자가 들어온 다음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봤다고 합니다.
◇ 김현정> 새로운 관리자가 들어온 6월 1일부터 매주 이런 필기시험을 봤다, 갑자기?
◆ 유족> 네, 아무 예고 없이 봤다고 들었습니다.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서 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 들었을 자괴감을 생각할 때, 동료들도 모두 같이 마음 아파했다고 합니다. 내 자녀도 그런 일 할 수 있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아니 그러면 영어는 고사하고 한글 모르시는 분도 계시는데 거기에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필기시험을 보도록 하고 그 점수를 사람들 많이 모인 곳에서 다 불렀다고요?
◆ 유족> 네. 학교 측의 반론은 '그런 일은 없었다. 점수는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제가 언론 보도를 통해서 들었고, 바로 직장 동료들에게 사실 확인을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얘기를 하더라고
◇ 김현정> 다 공개를 했다? 다 불렀다?
◆ 유족> 네.
◇ 김현정> 아니 그게 왜 필요했다고 합니까?
◆ 유족>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수 사원들을 칭찬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하는데, 그런 분위기 가운데에서 우수 사원을 격려 했다는 것이 저는 이해가 되지 않고요.
◇ 김현정> 저는 이게 정말 이해가 안 가는데요. 지금 서울대 측에서 '업무에 대해 더 잘 알게 하고자 함이었다' 이런 입장도 내놓은 것이 있던데 건물 청소를 하는데 영어나 한자를 모르면 출입이 안 되거나 업무가 안 되는 게 있습니까?
◆ 유족>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벌어졌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나는 싫다. 난 시험 안 보겠다' 이렇게 항의하면 어떻게 되는 거였을까요?
◆ 유족>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었겠죠. 왜냐하면 그분들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어떤 건물은 일하기가 좀 더 편한 곳이 있었을 테고 또 어떤 곳은 많이 힘들었을 곳도 있었을 텐데, 내가 저분들에게 잘못 보이면 어려운 곳으로 배치되지 않을까라는 그런 두려움도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6월에 팀장이 바뀌면서부터 이 시험이 시작됐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저희가 취재한 바로는 (이 팀장이) 군인 출신이고 그래서인지 좀 군대 같은 관리가 있었던 게 아니냐. 뭐 이런 증언들도 나온다고 들었는데, 혹시 좀 들어보셨어요?
◆ 유족> 네, 그런 얘기 들은 적 있습니다. 관리자는 무언가 지시 사항이나 이런 것들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있었던 것 같아요. 볼펜을 안 갖고 오면 감점을 한다든가, 혹은 또 관리자가 원하는 옷을 입지 않으면 무안을 준다든가.
◇ 김현정> 잠깐만요. 업무 시간에는 제복이 있지 않습니까?
◆ 유족> 네.
◇ 김현정> 그런데 그 제복 말고 사복을 관리자가 원하는, 팀장이 원하는 옷을 입어야 된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 유족> 회의 시간에 일반 행정직 직원들같이 회의하는 분위기를 살리고자 그런 일을 했다고 하는데요. 깔끔한 정장과 구두, 또 여자 직원들에게는 가급적 아름다운 옷을 입으라고 지시했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김현정>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사무직처럼 회의에 참석해라. 남자들은 멋진 구두 신고 여성들도 아름답게 입고 와라' 이런 식으로요?
◆ 유족> 네, 저희 아내뿐만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다들 기가 막혀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 일들이 다 지금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인가요?
◆ 유족> 네, 그전에는 이런 억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고요.
◇ 김현정> 아내분이 그렇게 돌아가신 후에 문제가 됐던 팀장, 관리팀장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 유족> 장례식 동안에 학교 행정실에서 몇 분의 선생님들이 오셔서 계속 일을 해주셨어요. 저는 굉장히 감사했죠. 저희가 정신이 없었는데 그렇게 학교에서 신경을 써주시는구나.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더니 오셨던 분이 그분들이더라고요.
◇ 김현정> 괴롭힘, 직장내갑질 했던 그분들이 오셔서 장례를 도와줬던 거예요?
◆ 유족> 네.
◇ 김현정> 설마 그러면 시신 운구 이런 것들도 그분들이 도와주신 건 아니겠죠?
◆ 유족> 제가 부탁은 했었는데요. 저도 그날 정신이 없어서 누가 운구를 했는지는 지금 확인은 아직 못 했고요.
◇ 김현정> 아이고 나중에 알고는 정말 기가 막히셨겠네요.
◆ 유족> 네, 만일에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오지 않아주시기를 저희 가족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게 참 이해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서울대 측에서는 이런 입장입니다. '쪽지 시험 본 건 청소 노동자들이 일하는 곳에 대해 더 잘 알게 하고자 함이었고, 회의에 참석할 때 정장 입으라고 한 건 바로 퇴근하라는 취지였다' 이렇게 지금 기자들에게 알려왔습니다.
◆ 유족> 서울대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같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내 가족이 아닌가. 내 부모라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사람으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 김현정>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상황에 대해 증언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힘내시고요.
◆ 유족> 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유족>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숨진 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의 남편 증언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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