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으로 24兆 신화 넥슨 창업주 김정주 미국에서 별세 향년 54세 넥슨 비상장 주식 사실상 공짜 120여 억원 시세 차익 의혹 2016년 검찰 조사 기소 2018년 무죄 확정
돈많다고 부러워할 일 아닌 건가? 회사를 만들고, 성장시키고, 나름 잘 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니 씁쓸하다.
사람의 목숨을 갖고 노는 듯한 세상의 고통들을 해결할 수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 거고, 정치나 여러가지에 엮이면 이상하게 꼬일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하야 할 것 같다.
힘든 일들이 많겠지만, 그걸 이겨내야 할 것이고, 때로는 별것 아닌 것으로 넘기는 기술도 필요해 보인다.
숲을 보면 나무가 보이지 않고, 나무를 보면 숲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처럼, 무엇보다 삶을 통해서 자신을 발견하고, 이웃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음 좋겠고, 내가, 당신이 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자뻑을 장책했음 좋겠다. 제 정신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
6000만원으로 24兆 신화... 넥슨 창업주 김정주 별세
이벌찬 기자
장형태 기자
입력 2022.03.01 19:42
한국 게임 산업을 이끌었던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54세. NXC는 1일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면서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들어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넥슨 제공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 광성고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전산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KAIST 박사과정에 진학했지만 6개월 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대학 동기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1994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작은 오피스텔에서 자본금 6000만원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넥슨은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이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성장을 거듭해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함께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3N’이 됐다. 당시에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온라인 게임이라는 장르를 발굴하면서 시가총액 24조원, 연 매출 3조원에 이르는 기업을 일궈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김 창업주의 재산 규모는 74억6000만달러(약 8조9855억원)로 전 세계 338위, 국내 3위 부자다. 아버지인 김교창 변호사의 투자 이외에는 외부 투자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고 2011년 국내 IT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가 아니라 도쿄 증시에 넥슨을 상장시켰다.
고(故) 김 창업주는 1988년 서울대 학부 재학 때 일본항공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조치대에서 연수하면서 일본 시장과 게임에 눈을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문 당시 닌텐도 게임기를 사려고 줄을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꼭 닌텐도를 뛰어넘는 게임회사를 설립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2019년 1월 10조원 규모에 넥슨 매각을 추진하다가 철회하면서 넥슨 경영에서 한발 물러났다. 지난해 6월 말에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16년 만에 지주사 대표이사에서도 물러났다. 당시 그는 “보다 자유로운 위치에서 넥슨컴퍼니와 우리 사회에 도움 되는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IT 업계에 따르면 고인은 최근까지 미국 뉴욕에서 대학생인 딸과 함께 거주하며 미국 공유경제 펀드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의 벤처 파트너 직책을 맡아 업무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욕에서 가상 화폐 업계 사람들과 교류하며 “앞으로 몇 년간은 크립토(가상화폐) 쪽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상 화폐와 블록체인 이외에도 반려동물 식품, 유모차, 골프 의류, 우주기업(스페이스X) 등 비(非)게임 분야에도 투자했다. 특히 평소 “디즈니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엔터테인먼트 분야 진출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한 지인은 “우울증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까지 평소와 다른 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모습이었고 사람들도 만났다”고 했다.
김정주 NXC 회장 시절 사진./넥슨 제공
고인은 학창 시절부터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괴짜로 유명했다. 고인의 은사인 이광형 KAIST 총장은 ‘카이스트의 시간’에서 김 창업주에 대해 “머리카락이 노랗게 변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붉은빛을 띠기도 했다. 귀걸이를 하고 다녔는데, 양쪽에 같은 모양의 귀걸이를 달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절대로 고집을 꺾지 않고 몰두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는 음악에, 이후에는 코딩에 빠져 살았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외골수 성격 덕분에 고인이 연 매출 3조원에 이르는 게임 회사를 키워냈다고 평가한다.
김 창업주는 인재 확보에도 상당히 노력을 쏟았다. 평소 주변에 “사업의 성공은 자기를 위해 일해 줄 유능한 사람을 찾는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한다. 회사를 인수하는 것은 오직 인재를 인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고인과 평소 교류했던 게임업계 인사는 “인재 영입을 위해 그 사람의 대학교 졸업식에도 참석하고, 부모님을 찾아가 면담까지 하는 집요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 공헌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2012년 이재웅 다음 창업자 등 인터넷 창업 1세대와 힘을 합쳐 후배 벤처기업인을 키우기 위한 200억원대 민간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경영권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넥슨재단을 통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에도 앞장섰다.
김 창업주는 서울대 동기였던 진경준 당시 검사장에게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실상 공짜로 줘 120여 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두게 했다는 의혹으로 2016년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됐으나 2018년 무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이 사건을 겪으면서 상당히 심적인 고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부친은 기업법 전문가로 꼽히는 김교창 변호사이고, 고(故) 김재익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이모부다. 넥슨 관계자는 “국내 조문 등 장례 절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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