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대통령 지지율 로는 문재인을 능가할 수는 없지만, 나라는 이상하게 만들어졌고, 좌우 대립, 각종 공격 등으로 요상한 세상이 된 것은 어쩔 수 없었던 문재인 정부의 만들려는 세상이었나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 국민의 지지를 어디로 다 쏟아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정권교체로, 더불어민주당을 깽판 놓게 만드는데 역할이 없다 할 수 없다고 본다.
김한길은 듬직해보이는 사람이다. 물론 어디에서 활동을 했었나 하는 면에서는 좀 애매하긴 하지만, 어느 정부에서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물임에는 틀림 없어보인다.
과거 정부의 장점과 단점을 잘 파악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에 힘쓰고 애써줬으면 좋겠다. 어쩌면 인생의 굴곡을 겪은 사람으로 달관한 입장에서 애국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기여했음 좋겠다.
‘DJ 책사’에서 ‘윤석열 조언자’로 돌아온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김한길 “尹, 좌우 이념에 안 갇혀... 취임전 낮은 지지율, 나중엔 약 될 것”
[최경운이 만난 사람] ‘DJ 책사’에서 ‘윤석열 조언자’로 돌아온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
최경운 기자 김동하 기자
입력 2022.04.11 03:00
김한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이념에 갇혀 있기보다 무엇이 국민의 이득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그것이 실사구시고 윤석열 당선인도 이를 통해 국민 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고운호 기자
김한길(69)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념을 등에 업은 정권이 국민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했느냐”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념에 갇히지 않고 실용주의·실사구시 정신으로 국민 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은 사안마다 때론 보수적인, 때론 진보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이념보단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이익이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정권과의 관계에 대해 “윤 당선인은 전임 대통령이 잘못되는 불행이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치 보복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에서 자신의 역할과 관련, “윤석열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하면 내가 너무 괴로울 것 같다”며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4·13 총선에서 ‘야권 연대’를 두고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갈등을 빚은 뒤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치판에서 뒤로 물러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책사(策士)’로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 대표까지 지낸 그는 그로부터 5년여 만에 ‘윤석열의 정치 조언자’로 다시 등장했다. 그사이 폐암으로 투병도 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건강해 보인다.
“폐에 병이 생겨 죽을 뻔했다. 2~3년 정도 투병했는데 건강을 되찾았다.”
-민주당과 결별한 뒤 정치적으로도 침묵해왔는데.
“민주당 주류 세력들이 하는 정치에 동의할 수 없어 헤어졌다. 그렇다고 밖에 나와서 내가 당대표로 있었던 세력을 비판하는 게 쉽지는 않지 않은가. 그래서 그냥 침묵하고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도전을 돕게 된 계기가 뭔가.
“민주당 세력이 또 정권을 이어가는 건 나라에 불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치하던 사람 중 누군가가 정권 교체를 실현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았다. 윤석열이 정권을 교체할 사람이라고 봤다. 그러던 차에 검찰총장을 그만둔 윤 당선인을 만나 정치를 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참모로 정치를 시작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윤 당선인 상황은 어떻다고 보나.
“DJ가 당선됐을 때와 윤 당선인을 둘러싼 환경이 비슷하다. DJ는 당시 39만표 차이로 이겼고 여당 의석도 79석에 불과했다. 외환 위기도 맞닥뜨렸다. 윤 후보도 24만표 차이로 승리했고 110석 소수 여당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국제 경제 위기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 당선인도 이런 환경을 잘 알고 있고 매우 고민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IMF 외환 위기를 극복했는데 윤 당선인은 어떨까.
“DJ는 늘 ‘국민 저력 덕분에 나라가 일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도 애쓰고 노력하면 국민 저력으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당선인 입장에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 하려는 게 눈에 보인다.”
-윤 당선인은 이념 좌표로 볼 때 어느 쪽인가.
“민주당도 운동권 출신이 가세하면서 좌(左) 성향이 진해진 측면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중도 정당이다. 국민의힘도 비슷하다. 그런데 윤 당선인 특징은 이념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매사를 어떻게 하는 게 국민에게 더 이익이 될 것인가를 중심으로 본다. 안보 문제도 어떻게 하는 게 국민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건가에 초점을 맞춘다. 그게 실용주의고 실사구시다. 이념이 우리를 너무 오랫동안 옥죈 측면이 있다.”
-이념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윤 당선인은 이념이란 걸 ‘어떻게 하면 사람을 잘살게 할까’란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 본다. 그런데 이념을 등에 업은 권력자들이 그동안 국민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만들었나. 윤 당선인은 이런 유의 이념엔 갇혀선 안 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나와 마음이 통한 것도 그 부분이다.”
-보수 정당 후보로 당선됐는데 지지자들의 반발도 있을 텐데.
“결국 이념에 갇히지 않고 실사구시 하는 게 나라와 국민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잘 설득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 통합 과정 아니겠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지킬까.
“지난 5년 동안 여가부가 여성을 위한다면서 여성을 위해 제대로 한 게 없다. 집권당 사람들은 오히려 서울·부산시장, 충남지사 등 고위직 성범죄를 옹호하는 자세를 보였다. 그런데도 여가부 장관은 국회에 나와 대놓고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집단 학습 기회’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 다만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접근을 고민하는 별도의 부처가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남성우월주의도 여성우월주의도 바람직하지 않다.”
2013년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팀장으로 있던 윤 당선인이 검찰 지휘부와 갈등을 빚었을 때, 민주당 대표였던 김 위원장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당선인 발언도 그 즈음(2013년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 나왔다.
-그때 윤 당선인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나.
“정의롭고 용기 있는 검사라고 생각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 신분으로 윤 당선인이 발언하는 장면을 국정감사장 구석에 앉아 직접 지켜봤다.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윤 당선인이 나중에 ‘국감장에서 제가 발언하는 거 지켜보셨잖아요’라고 기억하더라(웃음). 그런데 당시 잘못하면 윤 당선인이 피해를 보겠더라. 박근혜 대통령과 회동했을 때 ‘윤석열 수사팀 신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윤 당선인 주변에선 당·정·청에서 두루 역할을 한 김 위원장을 첫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김대중 정부 때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문화관광부 장관을 했고, 4선 의원일 때 민주당 대표도 지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1차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한길 위원장./인수위사진기자단
-새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윤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 못 되면 내가 굉장히 괴로울 거 같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만드는 데 필요한 내 역할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인수위 인선이나 일부 조각 인선을 보면 다양성이 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국민의힘 진영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나나 안철수 인수위원장 같은 분도 함께하고 있지 않나. 좀 더 지켜보자.”
-윤 당선인이 공직 인사가 갖는 국민 통합 측면을 좀 간과하는 것 아닌가.
“지금 나라 형편이 좋은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코로나 때문에 몇 년째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고 양극화도 더 심화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자원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만큼 위기 극복을 위해 일단 능력과 역량이 검증된 사람 중심으로 인사를 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교하면 윤 당선인은 어떤 유형의 대통령인가.
“윤 당선인은 DJ의 실사구시적 측면을, 노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모두 갖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때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 저지른 사람도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이를 ‘정치 보복’ 예고로 받아들이는데.
“내가 알기에 윤 당선인은 절대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당선인은 전임 대통령이 잘못되는 불행과 정치 보복이 더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확고히 갖고 있다.”
-윤 당선인은 노무현·문재인 같은 ‘팬덤(강력한 지지층)’이 없는데.
“정치 지도자가 팬덤이 없는 건 약점일 수 있다. 하지만 민주정치에서 팬덤이 없는 건 오히려 강점이 돼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선된 뒤엔 노사모에 ‘감시자’가 되어 달라고 하지 않았나.”
-윤 당선인의 취임 전 지지율이 전임자들보다 낮은 편인데.
“당선인에게 오히려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잘하면 박수는 두 배로 커질 것이고 실망은 반밖에 안 될 것이란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본다. 그러면 임기 초반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퇴임할 때쯤에는 국민이 ‘그래도 이만큼 했네’ 하는 정치를 할 것이다. 퇴임할 때 초반보다 박수 크게 받는 첫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김한길
195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건국대를 졸업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2년 대선 때는 노무현 후보 선대위 미디어 특별본부장을 맡았다. 2013년 민주당 당대표에 선출됐고 2014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다. 2016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정치 일선에서 후퇴했다. 배우 최명길씨가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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