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해제가 유흥업소 단속 해제 불렀다? 경찰 못 들이닥치는 이유 그간 ‘방역 지침’ 위반으로 단속하며 추가 혐의 적발 경찰관들 “비밀스런 불법영업, 이제 잡기 어려워”
경찰이 하는 걸 보면 좀 어수선하기도 하고, 전략적인 것 같지도 않고, 법적 돌파력이 약한 것 같기도 하다. 생활에 밀착되어있는 것 같은데, 불법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주기에는 약해보인다.
코로나 덕택에 실적을 많이 올렸다는 것은 불법이 있어도 제대로 못했다는 걸로 보여지고, 코로나 불법 덕분에 실적 올렸다는 건데, 그게 아니었으면 못했을 거란 반증이라, 황당하다.
잡아도 곤란하고, 못잡아도 곤란하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실망이 크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사라졌다기 보다는 더이상 수사하지 않는 것이고, 불법은 여전할 것 같다.
방역 해제가 유흥업소 단속 해제 불렀다?… 경찰 못 들이닥치는 이유
그간 ‘방역 지침’ 위반으로 단속하며 추가 혐의 적발
경찰관들 “비밀스런 불법영업, 이제 잡기 어려워”
채제우 기자
입력 2022.05.05 17:08
지난해 7월 서울 수서경찰서가 단속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무허가 유흥주점/수서경찰서 제공
코로나 확산이 주춤하고 일상이 돌아오자 경찰의 유흥업소 단속에 제동이 걸렸다. ‘코로나 시기’ 동안엔 유흥업소가 영업 시간 제한 등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영업하면, 경찰이 이를 이유로 강제 단속에 들어가 가게 안에서 벌어지는 불법 성매매나 무허가 영업 등을 추가로 적발했었다. 그런데 이제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면서, 경찰의 ‘유흥업소 강제수사’ 특수가 사그라들게 된 것이다. 무허가 술집 등이 몰렸던 서울 강남 일대 경찰들 사이에선 “실적 올리기 좋은 시절 다 갔다”는 말까지 나온다.
코로나 기간 동안 경찰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유흥업소를 집중 단속해왔다. 유흥업소들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밤 9시·10시 등 영업시간 제한을 받았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기간에는 영업 자체가 아예 금지됐었다.
그동안 경찰은 유흥업소들의 각종 불법 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방역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강제 단속에 들어갔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유흥주점에서 업주와 손님 등 76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는데, 이때도 ‘자정(12시) 이후 영업’이 단속의 발단이었다. 경찰은 해당 주점 앞에 고급 승용차 20여 대가 주차돼있고, 손님과 종업원 등이 오전 1시까지 나오지 않자 문을 강제 개방해 단속을 벌였다. 단속 과정에서 업주와 여성종업원 32명이 건강진단을 받지 않은 채 접객행위를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유흥업소의 문이 잠겨있자 소방대원들이 문을 부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음에도 일부 유흥업소들이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그러나 코로나 방역 제한이 점점 완화되면서 경찰의 단속이 어려워졌다. 정부는 지난 1월 영업시간 제한을 밤 9시에서 밤 10시로, 3월엔 밤 11시, 지난달 초엔 밤 12시로 풀었다. 이에 따라 경찰 입장에선 새벽까지 유흥주점의 영업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등 단속의 난도가 높아졌다. 결국 지난달 18일엔 영업시간 제한이 완전히 해제되면서 ‘영업 시간’을 이유로 한 단속은 불가능해졌다.
또 코로나 감염 위험에 민감했던 사회적 분위기가 점차 풀리면서 유흥주점의 몰래 영업 관련 신고는 줄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지난 2년간 ‘방역 지침 단속’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던 유흥주점들이 실제로 불법 영업을 줄이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 때문에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가 허탕을 친 일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속 건수 감소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입건된 사건 수는 올해 3월까지 76건에 그쳤다.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는 불법 영업 유흥업소에 통상 적용된다. 지난 2020년 1354건, 2021년 866건 등에 비하면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확연히 줄어든 셈이다.
대표적인 서울 강남경찰서의 경우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2020년 281건, 2021년 175건이 입건됐는데 2022년 1~3월은 4건으로 뚝 떨어졌다. 서울 마포경찰서의 경우에도 2020년 110건, 2021년 109건에서 올해는 3개월 간 단 10건이 입건됐다.
지난달 18일 영업제한이 사라지면서 유흥주점 단속은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서울 강남의 한 경찰서 관계자는 “이전에는 영업시간을 어기고 장사를 하면 일단 감염병예방법 위반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됐다”며 “조사를 해보면 보건증 없이 종업원 두고 술을 파는 등 불법행위는 더 나오기 마련이었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나가면 업주들은 영업 방해라며 반발하고, 경찰도 불법 행위가 확인되기 전까지 강제 집행은 어렵다보니 난감해졌다”며 “코로나 기간 동안에는 시민들도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 때문에 신고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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