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런 사람이 늙지 않는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꼽은 세가지 정신적으로 젊은 내가 신체적으로 늙은 나를 업고 다니는 것 같다 고(故) 안병욱 선생 무덤 가서 ‘통일이 됐어’ 그걸 얘기..

창(窓)/연예窓

by dobioi 2022. 7. 15. 14:10

본문

반응형

아침 출근하며 라디오를 들었다. 마침 엉터리같은 정치인들이 한바탕 독설을 쏟아내고 지나간 터라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좋아하고 존경하는 김형석 교수님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책으로, 그리고 또 인터뷰로, 방송으로 여러 차례 뵙던 어르신이라 매우 친숙하게 느껴진다. 정권이 어떠하든 김형석 교수님은 소신 껏 말하는 것으로 유명한 분이시다. 정치적인 색깔을 잘 나타내는 분이 아니시지만, 어느 정도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으신 듯 하지만, 어쨌든 숱한 경험을 갖고 계신 어르신이라 현재의 쌈박질이 우스우실 거라 생각한다. 과거에는 죽창 들고 싸워댔을 테니, 말로 싸우는 것이야, 무슨 별스러운 게 있겠나 싶을 정도다.

 

새파랗게 젊은 친구가 인생을 논하는 것이랑, 103세 되신 어르신이 인생을 논하는 것은 수준이 차이가 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아닌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는 말씀 듣고는 그 세월을 어떻게 사셨을까 하는 마음에 살짝 감정이 이상했다. 이 어르신처럼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 김형석> 솔직히 얘기를 해야겠는데 제가 14살 났을 때 나는 오래 살 줄 몰랐어요. 의사도 그랬고, 또 가족들도 우리 어머니도 나 20살까지 사는 걸 봤으면 좋겠다고 그랬을 정도로 희망이 없었어요. 죽음을 경험해 봤느냐 하면 다들 없죠. 그런데 나는 죽음에 가까운 그 무의식 상태를 어렸을 때부터 경험했거든요. 몇 번씩. 지금도 우리 어머니가 나 쓰러져 있는 걸 안고서 우시다가 나보고 많이 아프냐, 그래서 내가 의식이 회복되면서 아프지는 않다고 그다음 잊어버리고 있다가 깨어났다고.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나도 내가 어른 되도록 살 줄은 몰랐거든요.

 

◇ 김현정> 세상에.

 

◆ 김형석> 그래서 기도드린 거죠. 하나님 나도 오래 살고 싶습니다. 한 번 태어났으니까 살고 싶고 살아야겠는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건강을 주시면 건강을 주시는 동안에는 제가 나 위해서 일하지 않고 하나님을 위해서 일할 테니까 건강을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그게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내가 드린 마음의 소원이고 기도죠. 그런데 나는 지금도 그 14살난 어린 애가 살고 싶어서 하나님께 매달렸을 때에 하나님께서 거절하시지 않았다는, 그래서 지금도 사람은 100세 돼 보면 행복해 보이지만 고통이 많거든요. 신체적인 고통도 많이 오거든요. 그래도 건강을 허락해 주시는 동안은 일하니까 그게 내 인생의 출발이고 지금까지도 그래요.

 

숭실중학교 시절 윤동주.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준하 전 의원, 문익환 목사, 윤동주 시인, 정일권 전 국회의장. 윤동주기념사업회 제공.

 

 

728x90

이런 사람이 늙지 않는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꼽은 세가지

이가영 기자

입력 2022.07.15 09:49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이덕훈 기자

 

1920년생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윤동주 시인과 중학교를 같이 다녔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마지막 설교를 직접 들었다.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불릴 만하다. 여전히 책을 쓰고, 강연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김 교수는 “요새는 정신적으로 젊은 내가 신체적으로 늙은 나를 업고 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체는 누구나 다 똑같이 늙게 돼 있다”며 “정신이 늙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했다. 이어 “(정신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문제인데, 자기가 안 키우면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정서적으로 늙지 않는 사람에 관해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사회적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행복하면 된다며 사회적 관심을 잃어버리면 내 정신력이 약화된다”고 했다. 또 “젊었을 때 문학이나 음악, 예술적인 정서를 풍부하게 가졌던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늙지 않는다”며 “감정적으로 메마르면 늙어버린다”고도 했다.

 

SMALL

김 교수는 인생에는 세 단계가 있다고 했다. 30살까지는 내가 나를 키워가는 단계, 65세쯤까지는 직장과 더불어 일하는 단계며 90세까지는 사회를 위해 일하는 단계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 시대에는 두 단계로 끝났지만 지금 세대의 여러분은 3단계 인생을 가야 한다”며 정년퇴직 이후에는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하는 시기라고 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정년퇴직하고 아무 일도 안 하고 ‘난 늙었다’ 하고 그냥 있었으면 (나는) 없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50~60살쯤 되면 이런 직업을 갖고, 이런 사상을 갖고 살 것이다 하는 자화상이 확고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의 희망은 만들어가는 거지 까놓고 주어지는 건 아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제는 자신을 위한 꿈은 없어졌지만 사회를 위한 꿈이 강해졌다고 했다. 그는 동갑내기 철학자 고(故) 안병욱 선생을 언급하며 “안 선생 무덤에 가서 ‘통일이 됐어’ 그걸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다만 “오기는 온다. 내가 한 200살쯤 되면 올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300x250

 

 

이런 사람이 늙지 않는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꼽은 세가지

이런 사람이 늙지 않는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꼽은 세가지

www.chosun.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