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치교해주고, 아픈 다리를 수술해주는 병원과 의사에게 늘 감사한다. 치료가 잘 됐기 때문이고, 치과에 자주 갔고, 정형외과에 어릴 적에 가봤었고, 한의원에도 가봤고, 침술원에도 가봤다. 어쨌든 사람이 하는 곳이라 살짝 걱정이 있지만 어쩌겠나 거기서는 전문적인, 평범한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뢰를 갖고 방문하게 되는데, 이런 사고들이 생길 때마다 불신이 싹트고 우려가 커진다.
문제는 의사의 응대다. 어떻게 해야할지 경험적으로 잘 알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트라우마가 될 정도로 분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좋은 의사, 좋은 병원을 만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대장내시경을 잘 받고, 설명도 잘 듣고, 용종도 잘 해결했고, 놀랍게도 치질 증상이 완화됐다. 이런 소문이 난 병원, 가면 안심이 된다.
[제보는 MBC] 무릎뼈 안에 '수술용 드릴' 3cm‥설명 없던 병원
입력 2022-09-13 20:23 | 수정 2022-09-13 20:27
앵커
무릎을 다친 환자가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한 자리에 뭔가 뾰족한 게 들어있어서 확인해 봤더니, 뼈를 뚫는 수술용 드릴조각이었습니다.
황당한 건 병원에서 이 사실을 알면서도 환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고, 수술 기록지에도 남기지 않았다는 겁니다.
제보는 MBC, 김상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30대 여성 환자의 무릎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무릎 뼈 옆쪽으로, 정체불명의 기다란 물체가 보입니다.
뼈 속에서 솟아난 것처럼 튀어나와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니, 끝은 뾰족하고 몸통은 꼬여 있습니다.
이 환자는 지난 5월, 낙상 사고로 무릎의 인대와 연골을 다쳐 수원의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퇴원하면서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뼈와 인대를 고정하는 장치 말고도 또 다른 이물질이 발견됐습니다.
[권모 씨/무릎수술 환자]
"제가 '저게 뭐냐'고 여쭤봤더니 '그냥 수술하다 부러졌어' 그게 끝이었어요. 처음 대화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퇴원한 환자는 다른 병원을 찾아가서야 이물질의 정체를 알게 됐습니다.
부러진 수술용 드릴 3cm 가량이 몸 속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놀란 환자가 다시 수술한 의사에게 찾아갔더니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권 씨-담당 의사 대화 (7월)]
"<그러면 수술 끝나고 왜 얘기를 안 해 주셨나?> 걱정을 많이 할까 봐 안 했어‥ 수술 끝났는데 그게 남았다고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그 걱정을 더 많이 하거든"
의사는 수술 당시 환자의 무릎이 펴지면서 드릴이 부러졌는데 당장 제거하기는 어렵다며, 부작용은 없을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수술 후 두 달이 훨씬 지난 시점이었는데, 사과나 보상 관련 언급은 없었습니다.
[권 씨]
"환자한테 알려야 될 의무는 당연히 있는 거고, 문의를 했을 때 '설명 다 했는데 왜 그러냐' 그러면 저는 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거죠."
심지어 해당 병원은 환자의 수술기록지에도 이 사실을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뼛속이나 관절 부위에 이물질이 남아있으면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고 심하면 염증이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술도구가 미세해서 부러지는 일이 있지만, 이 경우 바로 환자에게 알리고, 문제가 없는지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선웅/의료범죄척결 시민단체 대표 (성형외과 전문의)]
"수술 후에 설명이 필요했던 부분이지 않나‥이물질이 남아 있다라는 것을 기록으로도 남겨뒀어야 됩니다."
병원 측은 "환자가 걱정할 것 같아 설명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면서 "지금 제거하면 오히려 위험해 1년 뒤에 제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의료배상 책임보험을 신청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남현택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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