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의사결정자 생각보다 국가가 지켜주는 부분이 많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언제든지 많은 분들이 많이 이용하셨으면 좋겠..
언론에서 말하는 것은 전체 내용이 아니다. 그래서 추앙받기도 하고 쓰레기로 취급받기도 한다. 누군가의 말실수로 사람이 사건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잘한 것도 이소고, 못한 것도 있는 것이 대부분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일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을 너무 많이 본 탓에 거기에 몰입해서 생각하다보니,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는 능력을 상실한 것 같다.
어쨌든 생존자라기보다는 지나가는 사람, 또 피해있었던 사람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또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인물이 사망자의 의견을 대변할 수는 없다. 일면을, 잘 피해있었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의미는 있겠지만, 이런 많은 사람들이 더 있을텐데, 아바타처럼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언론이 포르노를 보는 듯한 기분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험한 생각이나 과한 생각을 내려놓고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고 정상적이기 때문이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의사결정자"
입력 2022.11.10 09:05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씨
"놀다 난 사고는 내 책임 아니다"란 인식이 참사 키워
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참사 희생자 추모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태원 참사에서 생존한 김초롱(33)씨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영화만 같다. 26세부터 8년째 핼러윈데이에 이태원을 찾았던 김씨는 매년 인파에 떠밀려 이동했고, 그날 역시 그런 일로만 알았다. 참사 후 쓰러진 여성을 봤을 때는 '술에 취해 그런가' 싶었다. 주변에서 "CPR할 수 있는 분 있으면 도와주세요"란 목소리를 들었지만, 지나치고 집에 간 그는 다시 찾은 참사 현장에서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쪽지를 남겼다.
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출연한 그는 "현장에서 본 분들은 다 일류 같은 사람들"이라며 이태원 참사 원인을 ‘정부 안전 시스템 부재’로 돌린 정치권을 질타했다. 김씨는 “잘못 없는 사람들이 잘못된 비난을 피해 숨을 필요는 없다”며 지난 2일부터 이태원 참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상담일지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씨가 참사 현장 근처인 ‘메인 도로’에 진입한 건 저녁 9시 20분 무렵이었다. “(당시에는) 심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원래 이 정도로 많았다”는 그는 “(사고가 난) T자 거리에 바로 당도할 때쯤에는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사람들로 붐벼 “발이 땅에 안 닿는 순간”이 왔지만, “조금(있으면) 풀리겠지”라고 생각했다. “원래 풀렸으니까.” 이 과정에서 함께 간 친구를 놓쳤다.
공중에 발이 뜰 정도로 인파에 밀려
박재홍 한판승부 유튜브 캡처
사실 김씨가 있던 거리는 참사가 난 폭 3.2m 골목에 들어서기 직전인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다. 거기서도 발이 공중에 뜰 만큼 인파에 밀렸다. 그렇게 밀리기를 수십여 분, “옆에 있던 분이 술집 벽으로 밀어줬고”, 심상치 않은 상황을 감지한 술집 사장이 문을 열어 몇 명을 가게 안으로 들여보냈다. 잠시 숨을 돌린 김씨는 가게를 나가 반대 방향을 향해 걸었다. 당시가 10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참사가 발생했을 무렵이다. “1m 가는 데 10분이 걸렸다”는 그는 옆 가게 문 앞에서 헤어진 친구를 발견했고 “친구면 들어오라”는 식당 사장의 배려로 또 한번 가게로 대피했다. 그곳에서 새벽 1시까지 보내며 경찰들의 통제 소리를 들었던 김씨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았지만 (가게에서) 빠져나왔을 때는 더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현장에서 만난 분들은 '일류'였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고군분투한 경찰관" 영상에 포착된 용산경찰서 이태원파출소 소속 김백겸 경사. 유튜브 캡처
‘정부 참사 대응에서 충격적이거나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씨는 “(이번 사고에) 컨트롤타워가 없고 안전시스템이 무너졌다고들 얘기하는데, 우리나라가 그렇게 별로인 나라냐”고 되물었다. 그는 “CCTV가 굉장히 많고 112 신고를 하면 몇 초 만에 답장이 오고 1분 내로 출동을 하는 경찰들이 있고 그게 해결이 되면 해결 그 결과를 문자로 바로바로 알려준다. 시스템이 붕괴됐다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며 “문제는 시스템이 아니라 그 위에서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참사현장을 대비해야 할 의사결정권자들이 “요즘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갖고 어디를 가는지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핼러윈데이, 이태원에 그렇게 많은 인파가 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놀다가 이런 사고가 난 거니까 내 책임 아니다’라는 사고가 깔려 있기 때문에 이태원에서 사고가 났다는데도 느릿느릿 걸어서 갔고, 이상한 사과도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에서 본 분들은 다 일류 같은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참사 후 김씨는 “이해받지 못한다는 마음”과 “사과를 하고 싶은 대상” 사이에서 갈등했다. 참사 당시 ‘CPR할 수 있는 분 있으면 도와주세요’란 말이 끝내 귓가에 남았고, 한국심리학회를 통해 무료 전화상담을 받았다. 그는 “놀러 가서 유흥을 즐기다가 참사를 당한 게 아니라 일상을 살다가 참사가 일어난 거란 말을 듣고 위로가 됐다”며 “생각보다 국가가 지켜주는 부분이 많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언제든지 많은 분들이 많이 이용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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