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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반토막, 점유율 29% 한국영화 최악의 위기 돈줄 마르고 극장 텅텅 미래가 안보여 더 암담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점유율 하락 개봉 제작 가뭄 한 세대 전체 공유 경험 영화 없..

창(窓)/연예窓

by dobioi 2023. 4. 17.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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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위기가 맞나? 하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 영화인들이 시위에 나선 적이 있다. 쿼터제 였던 것 같다. 외화의 상영 비율을 맞춘다는 거였던 것 같다.

 

그랬더니 외화가 주춤했지만, 이제는 모두들 안방에서 넷플릭스에서 외화를 제대로 보고 있다. 요즘 한국 영화의 수준이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고 해도 너무 비싸서 가기 그렇다. 물론 젊은이들이야 나름 사회생활을 해야하니 가긴 할 거 같다. 하지만 아저씨들, 언니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멀티미디어의 천국에 살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느냐? 어떻게 접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달리진다.

 

영화인들의 시위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실력으로 승부해야지, 불공정한 방식으로 경쟁을 거부하고 영화 관람자들을 유도했기에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처럼, 아니면 넷플릭스로 보는 걸 더 선호하는 세상이 됐다. 그 때 쿼터제 시위했던 영화인들은 반성하고, 수준 높은 질 높은 영화 만들기에 최선을 다해줬음 좋겠다.

 

 

개봉작 반토막, 점유율 29%… 한국영화 최악의 위기

이태훈 기자

입력 2023. 4. 15. 03:50

수정 2023. 4. 15. 10:58

 

돈줄 마르고 극장 텅텅 “미래가 안보여 더 암담”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최근 5주 연속 우리 극장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2004년 1월 1일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이래 일본 영화가 5주 연속 1위를 차지한 건 사상 최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아바타: 물의 길’을 빼면 올해 관객 400만명을 넘긴 영 화는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 일본 애니메이션 둘뿐이다.

 

‘기생충’이 칸과 오스카를 휩쓸 때만 해도 ‘꽃길’만 걸을 것 같았던 한국 영화에 빙하기가 몰려오고 있다. 일본 영화가 선전하는 동안, 한국 영화는 올해 1분기 매출 점유율 29.2%의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코로나 이전 2019년 1분기 한국 영화 64% 대 외국 영화 36%였던 점유율은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같은 기간에도 한국 64.9% 대 외국 35.1%로 선방했지만, 코로나 족쇄가 풀린 올해 오히려 최악으로 역전된 것이다. 실제 매출액 역시 한국 영화는 2019년 1분기 약 2994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798억원으로 약 4분의 1 토막 났다. 반면 외국 영화 매출액은 동기 대비 1683억원(2019년)에서 1933억원(올해)으로 이미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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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가리키는 결론은 명료하다. 지금은 영화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 영화’의 위기다. 더 큰 문제는 극장 관객이 한국 영화를 외면하고 투자 ‘돈줄’까지 마르면서 현재보다 미래가 더 암울하다는 데 있다.

 

◇점유율 하락에 개봉·제작 가뭄

 

박기용(63)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14일 통화에서 “한국 영화 역사상 최대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극장 상황이 안 좋다 보니 한국 영화가 개봉 자체를 못 해요. 코로나 기간 제작돼 창고에서 잠자는 영화가 90편쯤 됩니다. 개봉 일자도 못 잡고 있지만, 극장에 걸린다 해도 관객에게 몇 년 지난 영화는 벌써 ‘때깔’이 바래 재미가 없어요. 여기에 극장 표값은 오르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굳이 그 돈 내고 극장 가서 봐야 하나’ 싶어졌죠. 여러 악재가 겹치며 최대 위기가 온 겁니다.”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액 80% 이상을 차지하는 600개 스크린 이상 개봉 대작 영화 편수는 1분기 기준 2019년 한국 영화가 15편, 외국 영화가 9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국 영화가 8편으로 반 토막 난 반면 외국 영화는 10편으로 오히려 늘었다. 한국 영화는 관객을 끌어들일 대형 영화 개봉 자체가 안 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가 끊겨 새로운 영화를 제작하지 못하는 문제도 심각하다. 한국영화 오프닝 맨 앞에 이름이 나오는 ‘…벤처투자’ ‘…파트너스’ 같은 회사가 투자자들. 50억~100억원대 돈이 투자된 한국 영화 90여 편이 개봉 못 하고 잠들어 있다는 건 장기간 투자금 회수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신작 투자도 끊긴다. 지금 영화판은 돈이 돌지 않아 ‘동맥경화’에 걸린 꼴이다. 한 천만 영화감독은 사석에서 “영화 한 편 만들면 70~80%가 펀드 운용 투자자들 돈이고 20% 이하가 CJ 롯데 쇼박스 NEW 등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넣는 돈인데, 이제는 투자배급사가 돈을 다 대지 않으면 영화를 못 만드는 상황이 왔다”고 했다.

 

◇OTT 등 새 플랫폼도 위기에 ‘한몫’

 

OTT 등 새로운 플랫폼 등장도 한몫했다. 과거엔 개봉작을 유료 판매하는 IPTV 등 주문형 비디오(VOD) 시장이 극장에서 본 손해를 벌충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요즘은 OTT에 월 구독료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널린 데다 영화가 OTT로 직행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부가판권 시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11월 이후 대차대조표 균형을 맞춘 한국영화는 ‘올빼미’와 ‘영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요즘 웬만한 배우, 감독, 작가, 스태프는 개봉해도 미래가 불확실한 영화보다는 적어도 손해는 안 보는 OTT로 죄다 몰려들고 있다. OTT마다 오리지널 콘텐츠 풍년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 규모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생산량이 폭증하면서 생긴 일이다. 박봉과 퇴고에 지친 작가들, 안정적 수입이 필요한 스태프들도 영화보다 OTT를 선호한다.

 

지난달 한국영화감독조합 주관 행사에 나온 ‘도둑들’ ‘암살’의 쌍천만 감독 최동훈은 “현재가 두려운 게 아니라 미래가 두렵다. 관객은 오지도 않고 시장이 쪼그라든 산업에 리스크는 더 올라갔는데 가능성 희박한 흥행을 목표로 투자할 기업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지금 한국 영화 투자자가 거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극장에 한국영화가 한 달에 몇 편이나 개봉될지, 과연 개봉할 수는 있을지, 내후년은 또 어떻게 될지 암담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여름 시즌에 개봉한 영화 '외계+인' 1부 포스터(오른쪽 사진)와 최동훈 감독. 관객 1298만명이 본 '도둑들'(2012) , 1270만명이 본 '암살'(2015)을 만든 쌍천만 감독이지만, '외계+인'은 관객 153만명으로 흥행에서 참패했다. /CJ ENT

 

박기용 영진위원장은 “이미 영화계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제작사들이 영화를 못 찍게 되자 시리즈로 시나리오를 바꿔 쓰고 있는 경우도 많다. 한국 영화 개봉과 제작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하고 수익을 내면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개봉 초반 입소문으로 영화 흥행을 견인할 20~30대 젊은 관객들이 코로나 단절 이후 다시 만난 한국영화를 낯설어하고 또 실망하고 있는데, 우리 영화계는 여전히 과거의 관성과 타성에 젖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흥행력이 검증된 일부 유명 감독에게만 수백억원짜리 대작을 맡기고, 젊은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 로맨스나 호러 등 중소규모 예산 장르 영화는 ‘가능성이 낮다’는 핑계로 제작하지 않는다. 우리 영화의 ‘다음 세대’ 발굴을 가로막는 ‘제 살 깎아 먹기’식 타성이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지금 40~50대에겐 ‘접속’(1997)이나 ‘엽기적인 그녀’(2001)처럼 한 세대 전체의 공유 경험이 된 영화가 있었지만, 지금 젊은 세대에게 한국영화는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의 흥행은 젊은 관객들이 가진 갈증의 반영일 수 있다”고 했다.

 

“외국 영화가 영화 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건, 관객은 영화 볼 준비가 돼 있지만 한국 영화가 볼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개봉 한국 영화들 관객 평점을 보면 이례적으로 낮아요. 관객들은 OTT를 구독하면서도 ‘탑건: 매버릭’은 극장에서 보고, 아무리 가격이 올라도 ‘아바타: 물의 길’은 특수관에서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합니다. 지금 상황은 ‘접속’ ‘쉬리’ 등의 등장과 함께 ‘방화’ 시대가 끝나고 ‘한국 영화’ 시대가 열렸던 1990년대 말과’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새로운 관객’을 맞이할 ‘새로운 한국 영화’가 필요합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movie_review/2023/04/15/WSTAMWE2ZRESPJJDHPIJEWKZ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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