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의 일이다. 신기하게도 지하철에서 전자책을 갖고 다니는 사람을 몇차례 봤다. 그것도 종류가 다른 걸로... 브랜드와 모델은 모르겠다. 바로 옆에서 훔쳐봤으니 말이다. 생각보다 얇고, 디자인이 깔끔해 보였다. 하지만 성능(논하기는 좀 그렇지만서두... 옆에서 본 결과)은 그렇게 좋아보이질 않았다. 오래 전에 흑백 노트북...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흑백...같은 단색에다가, 흰 바탕에 검정 글씨였다.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 때에는 생각보다는 느렸고, 잔상이 좀 남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옆이어서 그럴까도 생각했지만 약간 각도를 바꿔봐도 그렇더란... 느낌...
그리고, 웬 버튼으로 꾹꾹 눌러대고 있더라고... 일반 책 생각해보면, 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접을 수 있는 폴더형이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핸드북이라고 알 것이다. 그 크기가 들고 다니기에는 딱인 크기이다. 하지만 전자책이라고 나온 놈들 2종을 실재로 보니... 생각보다 커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주 전 이후로... 다시는 전자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입소문을 만들기 위한 광고 모델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PSP나 PMP, MP3, 핸드폰,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하고, dmb TV보고, 음악 듣고, 동영상 보고 있고... 뭐 그러지, 전자책을 들고 있는 사람은 더이상 볼 수가 없었다. 무가지 신문이나 훑어보고, 흔히 진짜 책... 아날로그 책을 들고 다니면서 열독 하시는 분들은 많이 봤으나...
뭐 비싸서 사보겠나? 책은 1만원도 안되는데, 책 몇 십권 골라 살 수 있는 돈으로 전자책을 사겠느냐는 거고, 컨텐츠도 또 돈 주고 사야하는 판에... 우리 나라 실정으로는 좀 요원한 시장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예상해보게 된다.
예전에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소설... 책 등을 읽은 적이 있다. 작았기에 불편함도 있었지만, 손안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나름 편리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저렇게 큰놈을... 그것도 9호선, 3호선 등에서 읽으란 말인가? 밟히거나, 낑겨서 뽀개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핸드폰은 그나마 작아서 눌려도 뽀개지진 않을 거라서 안심이 되지만, 저 큰놈을 유리같은 놈을 갖고 다니다가 러시아워에 푸시맨(요즘은 승객이 푸시맨이다. 무작스럽게도 밀어붙이니... 난 어쩌란 말인가? 밀렸는데, 짜증내는 아가씨는 뭔가? ㅋㅋㅋ)들에게 제대로 당하기라도 하면 개박살이다.
이런걸 전자책 만드는 사람들은 알까? 지하철이나 타봤을까? 엄청~ 빡빡하게 콩나물 시루처럼 낑겨 타는 급행 9호선을 말이다. (어제 아침에는 숨을 못쉬겠더라... 가방으로 배누르고, 앞뒤로 밀어갖고, 얼마나 사방으로 엉덩이를 들이 대던지... 씁~ 오늘은 급행 못타서 한 5분 지각...)
전자책이 진화를 하고 있다. 무선인터넷도 되게 만들고, 컬러로도 나오게 만들고, 속도도 빠르게 만들고, 배터리도 오래가게 만들고, 전자 사전 기능도 넣고, mp3도 되게 만들고, 카메라도 하나 달고, 키보드 슬라이드 방식으로 빼내고, 터치스크린 되게 만들고, 노트처럼 기록할 수 있게 만들고, 이왕이면 폰기능도 넣고, USB단자 만들고, TV에 연결해서 훅훅 읽게 만들고, 3D 게임, 롤플레잉 게임, 테트리스 뭐 이런거 넣고...
뭐 그러다 보면 "아이패드"가 아니... 더 멋진 괴물이 되버리면서 덩치큰 스마트폰이나 또다른 새로운 노트북의 형태로 갈 거 같은 느낌이다.
그러면 전자책의 정체성은 모호해지는 거다. 커밍아웃을 하던가,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던가이다.
해결해야할 "가격"과 "실용성", "확장성", "유지비" 등등을 잘 고려해야 제대로 전자책(이북)이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신간도 좀 잘 만들어내고... 가격도 줄이고, 핸드폰 마냥 아예 정액제로 하던지, 기기 공짜로 주고, 다달이 책 다운로드 할 수 있게 해주고, 월정액으로 받으면 어떨까?)
최근 다양한 전자책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SNE-60도 그 중 하나. 이 제품은 마치 종이로 된 책을 여는 듯한 느낌을 주는 슬라이드 업 디자인을 채용했다. 아날로그적인 느낌도 좋지만 한 손으로 쉽게 메뉴 조작을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상판을 열면 아래쪽에 4방향 내비게이션 키를 중심으로 메뉴 버튼이 여럿 배치돼있다. 또 스테레오 스피커 2개가 함께 붙어있다. 이 스피커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TTS(TEXT to Speech) 기능을 위한 것. 물론 MP3 파일 재생도 가능하다.
뒷면 커버를 열면 배터리와 마이크로 SD카드를 넣을 수 있는 슬롯이 보인다. 기본 내장된 2GB 메모리를 통해 전자책 1,200권(1MB 용량 ePub 포맷 기준)을 가지고 다닐 수 있고 마이크로 SD카드를 통해 저장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 전원과 USB연결포트, 이어폰 연결을 위한 3.5mm 스테레오 포트는 제품 아래쪽에 위치한다. 오른쪽 위엔 스타일러스 펜이 내장됐다.
152.4mm(6인치) 크기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는 문고판 책처럼 한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는 크기다. 감압식이나 정전식이 아닌 EMR(Electro Magnetic Resonance) 방식 터치스크린을 쓴다.
태블릿에서 많이 쓰는 방식으로 함께 들어있는 스타일러스 펜을 사용할 때만 동작한다. 디스플레이에는 시트를 붙여 보호함과 동시에 종이 노트에 메모하는 것같은 필기감을 느끼게 했다. 터치 센서는 패널 뒷면에 위치해 가독성 손실이 없다.
SNE-60은 터치스크린 활용도가 높다. 노트 기능은 제목과 카테고리 이름을 직접 스타일러스 펜으로 쓸 수 있고 일정 역시 해당 날짜 위에 그림을 그리거나 중요 표시가 가능하다. 물론 내용도 스타일러스 펜으로 쓰기에 다이어리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노트 기능은 카테고리별로 관리할 수 있고 1권당 99페이지까지 지원한다.
이외에도 전자책 콘텐츠를 읽다가 중요한 단어, 문장에 하이라이트를 넣을 수 있고 직접 책 위에 메모도 가능하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낌이나 감상은 독후감 메뉴에 저장한다. 사용자가 펜으로 쓴 기록들은 삼성전자 이모링크(EmoLink)를 통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SNE-60은 ePub과 TXT 파일은 물론이고 업무를 위한 PDF 파일까지 볼 수 있다. 또 콘트라스트 조절이 가능한 이미지 뷰어로 흐릿한 이미지도 선명하게 본다. 모르는 단어를 스타일러스 펜으로 찍으면 뜻이 표시되는 사전 기능도 쓸만하다. 덕분에 영어로 된 콘텐츠를 볼 때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영한, 한영, 영영사전을 지원한다.
다양한 콘텐츠도 이 제품의 장점이다. 교보문고 이북을 구매 후 다운로드해 볼 수 있고 다양한 분야의 일간지 정기구독도 가능하다. PC와 연결하거나 무선랜을 통해 직접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교보문고 콘텐츠는 약 17만권 정도며 최근 출간되는 도서는 대부분 서비스되고 있다.
일간지를 정기구독 중인 상태에서 ‘신문 자동 다운로드’를 설정해두면 매일 아침 그날 신문을 자동으로 다운로드(무선랜 연결시)해준다. 실제 신문을 보는 것 같은 패턴뷰 보기를 지원하며 TTS를 이용해 기사 내용을 귀로 들을 수도 있어 유용하다.
원하는 기사만 스크랩해 저장하거나 글자크기를 바꾸고 관심 있는 카테고리를 골라 보는 등 종이신문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전자책 콘텐츠 신간 부족 속 확보 경쟁 치열
단말사 유통사 등 콘텐츠 확보 위해 다각도 제휴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단말기 제조사, 서점 등 유통사, 출판사 등이 전자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제조사인 삼성전자, 아이리버, 유통사인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은 저마다 전자책 콘텐츠 확보 물량 성과를 내세우며 소비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자책 관련 업체들은 이미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유통사와 제휴하거나,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직접 콘텐츠 유통에 나서는 방식으로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또, 약 180개 출판사가 전자책 콘텐츠 유통을 위해 합작한 한국출판콘텐츠, 5개 서점과 출판사, 언론사 등이 공동출자한 전자책 콘텐츠 유통업체인 한국이퍼브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교보문고, 디지털 콘텐츠 인터넷 모바일 상점인 텍스토어 등과 제휴했다. 전자책 콘텐츠 유통업체와 손잡아 이들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아이리버는 직접 전자책 콘텐츠 사업에 나선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북센과 계약을 맺고, 7천권 이상의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3만여 권의 전자책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인터파크는 직접 출판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약 2만5천 종의 국내 전자책 콘텐츠와 해외 원서 약 100만 종을 확보했다.
네오럭스의 경우, 한국출판콘텐츠의 전자책 콘텐츠를 4월말부터 자사 전자책 콘텐츠 사이트인 '누트북닷컴'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각 업체가 전자책 콘텐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전자책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전자책 콘텐츠의 경우, 신간 서적이나, 베스트셀러의 비중이 낮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전자책 콘텐츠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2005년 이전에 나온 책"이라며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등 고객이 구매 욕구를 느낄 만한 콘텐츠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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