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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신작 <완전한 행복>, 좌표찍는 세상 향해 던졌다[한판승부]완전한 행복, 자비없는 세상 던지는 메시지 오감 폭발…가장 중요 시각 온갖 정서적 풍랑 담은 소설… 읽고 난 뒤 허무함? 당연

시사窓/사회

by dobioi 2021. 7. 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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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접해보지 못한 작가시다.

그런데, 굉장히 관심이 생긴다.

시각에 중점을 둔다는 말에 공감이 가면서 그래야 좋은 책이 나오겠구나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 시나리오나 소설 등을 구상하느라 전세계 어디 어디를 구석구석 다니면서 사진 찍고 스캐치 하고 그러고 나서 이야기 속에 녹여내는 작업이 장난 아닐 것이다.

전자책으로 꼭 읽어볼 거다.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http://cbs.kr/ppIDTW

정유정 "신작 <완전한 행복>, 좌표찍는 세상 향해 던졌다"[한판승부]

 

  • CBS 한판승부 
  • 2021-07-24 09:30

 

 

완전한 행복, 자비없는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
소설 속 되강오리? 울음 소리 듣고 "아! 이거다"
내 소설은 오감의 폭발…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
온갖 정서적 풍랑 담은 소설… 읽고 난 뒤 허무함? 당연

CBS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한판승부> FM 98.1 (18:25~20:0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패널 : 진중권 작가,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
■ 대담 : 소설가 정유정

▶ 알립니다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오늘 한판 클라스에서는 발표하는 작품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소설가를 모셨습니다. 최근 내신 소설 역시 두 달째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스릴러의 여왕으로 불리지만 본인은 이야기꾼으로 불리고 싶다라는 소설가이십니다. 완전한 행복의 저자이시죠. 다정한 그녀 정유정 작가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유정>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 정유정> 초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박재홍> 너무 뵙고 싶었습니다.

◆ 정유정> 고맙습니다.

◇ 박재홍> 작가님이 진중권 작가님 팬이시라면서요.

◆ 정유정> 그거 숨기려고 했는데 벌써 소문 났어요?

◆ 진중권> 저는 눈에 딱 띄는 게 두 달째 베스트셀러 1위인 거. 한 번도 해 보지 못했고 이번에 최근 한 번 했는데 우리도 두 달은 못 갔거든요. 3주인가? 3주까지는 가고. 부럽습니다.

◆ 김성회> 서점에 가보니까 1등만 하시는 게 아니라 예전에 내셨던 종의 기원, 28 이런 소설도 같이 베스트셀러로 끌어올려져 있더라고요. 어마어마한 기세인 것 같습니다.

◆ 정유정> 부끄럽네요.

◇ 박재홍> 이번에 내신 책이 이 책입니다. 그렇죠? 완전한 행복. 제가 작가님 나오는 유튜브 다 챙겨봤는데 다정한 그녀라고 작가님이 소개하신 내용이 있어서 제가 넣어봤습니다. 마음에 드셨습니까


◆ 정유정> 네, 마음에 들어요. 저 굉장히 무서운 사람인 줄 알더라고요.

 


◇ 박재홍> 이제 두 달째 베스트셀러 1위가 됐는데 책 제목처럼 정말 완전 행복하시겠습니다. 어떠세요?

◆ 정유정> 그게 행복이라는 게 순간적인 감정이지 그게 이렇게 지속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세요?

◆ 정유정> 제가 행복했던 것은 저 책 막 나왔을 때 예판할 때 독자들이 하루 만에 이게 예판이 다 이제 완료가 됐어요. 그때가 가장 행복했어요. 저 많이 기다려주셨구나 싶어서요.

◆ 김성회> 그게 5000권에 사인하신 그 책들입니까?

◆ 정유정> 손가락 부러지는 줄 알았어요.

◆ 김성회> 사흘 동안 호텔에 갇혀서 하셨다는. 그게 한 번에 나갔으면 뿌듯하셨겠네요.

◆ 정유정> 그래서 기분이 그때 행복했고요.

◆ 김성회> 그리고 가끔가끔 이렇게 인쇄료가 입금될 때마다 행복하지 않습니까? 통장의 잔고를 보면서.

◇ 박재홍> 죄송한데 굉장히 물질적인 얘기라서요.

◆ 김성회> 저만 그렇군요.

◆ 진중권> 저도 그래요. 두 달째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행복해질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래요. 2019년에 발표하신 게 진이, 지니였고 2년 만에 발표하신 게 완전한 행복입니다. 그런데 안 보신 독자를 위해서 완전한 행복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면?


◆ 정유정> 완전한 행복에 이르는 방법으로 불행을 제거하는 방식. 그러니까 뺄셈의 방식을 택한 나르시스트의 이야기예요. 그래서 이게 주인공의 시점이 나오지 않습니다. 종의 기원같은 경우는 바로 사이코패스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한 소설이거든요.

그런데 그거하고 반대로이거는 주인공의 시점이 나오지 않고 이제 이 여자의 행복을 추구하는 그걸로 인해서 불행해지고 삶이 파괴된 주변 사람들, 남편, 아이 그리고 이제 언니 그 사람들 시점이 이렇게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소설이에요.


◇ 박재홍> 저도 이제 봤는데 방금 말씀하신 대로 지유, 딸 이름 얘기해도 되죠?

◆ 정유정> 괜찮습니다.

◇ 박재홍> 지유, 유나, 차은호의 시선 그리고 아까 이모의 시선에서 한 장면을 다양한 사람 시선으로 묘사한 장면을 보니까 이게 정말 대단하시다. 이게 독자들이 손을 뗄 수 없게 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제 분석이 맞는 겁니까?

 


◆ 정유정> 아무래도 그 어쨌든 스릴러의 핵심은 서스펜스거든요. 각자의 시선이 이렇게 전부 다른 시선이 얽히는 데서 오는 서스펜스가 있거든요. 전부 알고 있는데 탁자 밑에 총이 있는 거 알고 있는데 이게 지금 이 총 언제 꺼내서 누구한테 쏠 것이냐가 문제인 거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 정유정> 서스펜스를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에 되게 좀 중점을 많이 뒀어요.

◇ 박재홍> 이제 완전한 행복 작품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책에 보면 작가님께서 주인공을 극단적 나르시스트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습니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인물을 설정하신 건 우리 사회에 그러한 분들이 많다고 느낀 겁니까?

 


◆ 정유정> 우리 사회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가 약간 이거 지나친 나르시스트들의 트렌드같이 느껴지는 거예요. 내가 중요하고 나의 권리와 어떤 나에 대한 배려가 중요하지 타인에 대해서 내 책임이라든가 의무라든가 이건 그 밑에 있는 느낌이고요. 그러니까 나 자신을 이렇게 공작이 꼬리 펴듯이 그렇게 펼쳐 보이는 데만 관심이 있지 그리고 나보다 더 뭔가를 이룬 사람들에 대한 어떤 질투가 아닌 증오심 같은 것도 느껴지고.

◇ 박재홍> 끌어내리려고 하고.

◆ 정유정> 일단 뭔가 하나를 잡으면 자비가 없어요. 자비심이 없고 예전에는 라떼라는 말을 하면 꼰대라는데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도 같은데.

◇ 박재홍> 박수도 쳐주고 그랬었는데.

◆ 정유정> 그런데 그렇게 한 방에 무너뜨리는 어떤 이런 것들을 그리고 자기 혼자 하지 않고 깃발 꽂아서 좌표 꽂는 거죠. 그래서 같이 하자 이런 게 느껴지는. 그런데 그게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제가 SNS는 하지 않는데 가끔 그런 걸 볼 때는 있잖아요. 제 아들은 하니까 그걸 볼 때도 있는데 보면 그런 것들이 몇 년간 많이 느껴졌었어요. 그런데 이 나르시스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자기 행복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이 나르시스트의 이야기를 쓴다면 그건 이야기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자기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기 때문에.

 


◆ 진중권> 보통 행복은 적극적으로 추구하잖아요. 그러니까 돈을 벌거나 명예를 추구하거나 사랑을 하거나 이러는데 여기 보면 이제 섬뜩하거든요.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이걸 딱 보면 거기에 방해가 될 만한 사람들은 미리 이제 딱딱 제거해 가는 거잖아요. 이거 좀 섬뜩한데 이런 뭐랄까 완전히 자기중심적이고 그다음에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그것을 위해서라면 사실은 그냥 넘어가면 될 문제인데 이만한 가능성도 잠재적 가능성까지도 없애가는 그런 캐릭터잖아요.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어요?

◆ 정유정> 그게 나르시스트의 공부를 하다 보면 그게 잡혀요. 이 사람들 어떤 방식으로 자기 행복을 추구하고 자기 이득을 추구하는구나. 이게 이 사람들의 어떤 병리적인 증세들을 보면 이게 이렇게 하는구나라는 게 잡혀요. 그러니까 어떤 제가 창조적인 그런 멘트가 아니고요. 이게 그런 책들을 보면 이 사람들의 방식이 그렇게 자기한테 방해되는 건 가차없이 제거하고 심하게 극단적인 나르시스트일 경우에는 아주 위험하게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나의 어떤 방해물일 때 뺄셈을 할 수 있는 가차없이. 그런 사람들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나온 게 아니라.

◇ 박재홍> 저는 작가님의 현대인에 대한 진단에 굉장히 위로를 받았어요, 사실은. 요즘 사회 메시지 자체가 네 욕구에 집중하고 네 욕망을 채우고 너를 돌봐라, 나를 돌봐라 이런 메시지가 어느 순간 지치더라고요. 옆에 있는 사람들 같이 좀 가고 해야 되는데 그런 걸 어떤 작가로서 통찰하시고 그걸 또 사회에 메시지를 주시려고 하는 그 자체에 굉장히 뭐랄까 위로를 받았는데. 그런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또 자기애는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자기애와 나르시스트의 경계는 어느 정도 될까요?

◆ 정유정> 자기애라는 것이 그거의 정의부터 생각해 봐야 되겠는데요. 그 정의를 잘 내리시는 분 전문가가 계시지만.

 


◇ 박재홍> 생각보다 약하세요.

◆ 진중권> 들통났네. 어떻게 알았지.


◆ 정유정> 자기애는 곧 자존감하고 연결이 되는 거거든요. (자존감)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가 자기애가 없고 자존심이 없으면 이 사람은 루저인 것처럼 얘기를 해요. 그런데 저도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저는 제가 루저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자존감이라는 게 사실 진정한 자존감이라는 것은 어떤 일에 대한 성취, 성취와 더불어서 미래의 자기 이상에 대한 성실감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어떤 것에 대한 성취는 어떤 큰 업적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조그마한 거라도 어렸을 때부터 자기 힘으로 해서 완성을 해 보는 게 그런 성취거든요. 제가 중학교 때 우리 학교에서 반공 웅변대회가 있었어요.

◇ 박재홍> 웅변. 스피치를 잘하셨구나.

◆ 정유정> 아니요. 저는 못 했어요. 그래서 학교에 웅변반이 있었는데 애들이 잘하는 애들만 나가서 그 대회를 해요. 학교 대표를 뽑아서 이렇게 도대회 이런 데도 나가고 그런다고 하는데 저도 해 보고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한테 나도 해 보겠다 그랬더니 원고가 없다는 거예요. 선생님들이 다 원고를 써줬거든요, 걔네들은. 제가 원고를 직접 써서 하면 안 됩니까 그랬더니 좀 갑갑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너 웅변도 한 번도 안 해 봤고 원고는 네가 쓴다고 그러고 갑갑한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래서 기어이 하겠다고 제가 고집을 부렸어요. 했어요, 제가. 막 혼자 연습해서 굉장히 전교생의 비웃음을 샀어요. 그러나 저는 해냈기 때문에 그때 굉장히 저는 그게 제 인생에서 어떤 흑역사의 반대말을 뭐라고 그래야 될까.

 


◇ 박재홍> 성공의 기원, 성취의 순간.

◆ 정유정> 성취의 순간이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 내가 마음먹으면 그게 잘하든 못하든 일단은 해낼 수 있다는 그런 게 바로 진정한 자존감을 만드는 그런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자기 미래에 이상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 이상을 위해서 내가 오늘 또 영어학원에도 가고 글쓰기 연습도 하고 미래에 원예사가, 플로리스트가 꿈이라면 오늘 또 내가 원예시장에 가서 꽃도 사다가 연습도 하고. 이게 미래에 대한 성실함이잖아요. 그러면 자기는 자기 꿈을 향해서 가고 있는 거기 때문에 당당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저는 진정한 자존감은 거기서 오는 거라고 생각하지 미디어가 자존감을 가져라. 책에서 너는…

◇ 박재홍> 네가 세상의 주인공이야.

◆ 정유정> 네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어 특별해 이런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거거든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지쳤어요, 이제 그런 주문에. 이제 지쳤습니다. 우리 진중권 작가님 어떻게 정의에 동감하셨습니까? 미학적으로 분석해 주세요.

◆ 정유정> 제 말 맞았나요?

 


◆ 진중권> 제가 어떻게 학생들한테 창의력을 가르칠까. 창의력을 하려면 어떤 강의를 들려주는 게 좋을까 고민을 했더니 기억은 안 나는데 누군가 딱 그러더라고요. 범죄심리학 그러더라고요. 범죄심리학 교수를 데려다가 모셔다가 강연 한번 하라고 그때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이번에 극단적인 나르시스트를 찾아내기 위해서, 그려내기 위해서 프로파일러도 좀 만나시고 또 약리학자도 만났다고 그랬는데 어떻습니까? 만나시니까 어떤 것 같아요? 그 체험이 좀 궁금합니다.

◆ 정유정> 프로파일러 배상훈 교수님이 저한테 도움을 많이 주셨는데 사실 그분을 만난 것은 제가 이러이러한 스토리를 지금 머릿속에 꾸려가지고 있는데 이게 지금 맞습니까? 개연성이 있습니까라고 묻고 또 피의자를 데려다가 형사가 심문을 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 방식을 또 묻고 그러기 위해서 이제 그분을 만났어요. 그리고 약리학 교수 같은 경우는 여기서 사례 방법이 수면제하고, 처음에는 수면제하고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헤파린이라는 물질이 있어요. 이 약을 같이 써서 해 볼까 하고 만났는데 거기서 이제 제가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던 거죠. 이게 먹어서는 안 되는 먹어서는 효과가 없는 건데, 먹어서는 효과가 없는 건데 얕은 지식으로 그러면 어떨까요 했더니 먹어서는 효과가 없다고. 그러니까 치명적 오류를 막아준 거죠.

◇ 박재홍> 책을 확인하시면 어떤 이야기인지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

◇ 박재홍> 그래서 이제 사전 취재를 굉장히 열심히 하시잖아요. 그러면 보통 한 6개월 정도 공을 들이신다고 하던데 그럼 실제 전문가도 만나시고.

◆ 정유정> 현장도 가고.

 


◇ 박재홍> 그러시군요.

◆ 정유정> 공간을 구축하려면 어쨌든 모델이 되는 공간이 있어야 되니까 28 같은 경우는 전염병으로 지금 한 도시가 폐쇄되는 소설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의정부를 모델로 삼았어요. 그런데 이제 제가 의정부를 가본 적이 없으니까 의정부를 그대로 가져올 수 없잖아요. 그래서.

◇ 박재홍> 의정부 명예시민이 되셔야겠네요.

◆ 진중권> 의정부는 전철 타면 바로 가는데.

◆ 정유정> 그래서 의정부를 갔는데 그래서 가상 공간을 만들었어요. 제가 도저히 단시간에 파악할 수가 없어서 가상 공간을 만들어서 도시 계획을 다 다시 한 거죠, 소설에 맞춰서.

◆ 진중권> 궁금해요. 그러니까 왜냐하면 말로 전달해야 되잖아요. 아까 오리 소리도 그렇고 모든 것 시각, 청각, 촉각 이런 것들 그다음에 공간 이런 게 이제 시각, 청각, 촉각 이런 감각이잖아요. 그런데 감각을 독자한테 전달한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 정유정> 네, 그래요.

 

◆ 진중권> 그래서 그런 것들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아니면 암시인가.

 

◆ 정유정> 저는 독자들이 그걸 불만스러워하시는 분도 계시고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독자에게 상상할 여지를 주지 않아요. 저는 그냥 그 소리 갖다 안기고 그 만약에 시체가 있다 그러면 그 시체를 갖다 독자한테 안기고 독자가 시체가 어떤지 상상하는 여지를 준다기보다는 이런 시체야라고 독자에게 안겨주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제 오감에다가 거의 그런 경우에는 폭탄을 터뜨려야만이 가능한데 그중에서도.

◇ 박재홍> 오감에 폭탄을 터뜨린다.

◆ 정유정>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각이죠. 인간이 아무래도 시각의 동물이니까 그래서 저 습작할 때 되게 묘사 연습을 많이 했었어요. 묘사 연습을…

◇ 박재홍> 그래서 묘사 연습 너무 많이 하셔서 이제 보면 스케치북에 늘 그림을 그리세요. 종의 기원 군도 신도시 그림을 준비했습니다, 저희가. 한번 띄워주세요. 우리 작가님이 스케치하신 거죠?

 '종의기원' 군도신도시 (출처= 은행나무 출판사)

 


◆ 정유정> 네.

◇ 박재홍> 이것도 엄청난데 그리고 또 7년의 밤에도 그 마을 그림도 책에 앞에 나오는 그것도 작가님이 세운 마을.

◆ 정유정> 그건 이제 일러스트 작가님께서 그걸 이제 예쁘게 진짜 일러스트같이 만들어주신 거예요. 제가 이제 스케치북에 정말 초등학생처럼 그려놓은 것을.

◇ 박재홍> 저는 그래서 그러한 모든 게 머리에 다 담으신 다음에 글을 쓰시는 거잖아요.

◆ 정유정> 구조 다 익혀서.

◇ 박재홍> 저는 그래서 어떻게 이게 가능한가.

◆ 정유정> 그런데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는 그걸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에요. 공간이 만들어져야만 그다음에 거기에 인물을 세울 수가 있고 그러면서 인물 사이에서 스토리가 만들어지거든요. 그래서 제 소설은 딱 그 이야기가 이야기되는 그 공간을 최소한으로 잡는 거예요.

◇ 박재홍> 그래서 읽다가 다시 돌아가서 지도 보고 다시 돌아와서 읽고 했던 것 같아요,7년의 밤 볼 때.

 

 


◆ 진중권> 가끔 가다 그런 경우 있잖아요. 영화나 소설에서도 일관성이 없는 공간에 일관성이 없어서 나중에 들키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있잖아요.

◆ 김성회> 저는 이제 정 작가님 책을 읽을 때마다 무슨 생각을 하냐면 종의 기원이나 28 읽을 때 그랬던 건데 7년의 밤에 그랬던 건데 게임하시는 분들은 다 잘 아는데 VR 헤드마운트를 쓰고 그다음에 총 들고 싸우는 게임 있잖아요. 그럼 이제 내가 한 발 앞으로 나가면 옆에서 적이 나올지 안 나올지 이런 것에 대한 긴장과 공포가 있는데 딱 정해진 길대로 해서 그 공간 안에서 작가가 가이드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그 현장을 보는 재미. 그래서 어떤 소설 보면 부감이라고 해서 하늘 높이에서 새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항상 우리 작가님 소설은 제 기분에는 내 눈앞에서 딱 펼쳐지는 광경이어서.

◇ 박재홍> 시각화가 되죠.

◆ 김성회> 박진감이 넘치는 작품이어서 되게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 진중권> 일종의 소설을 이용한 VR.

◆ 김성회> 저에게는 그렇게 좀 보였어요.

◆ 정유정> 그래서 영화를 만들면 의외로 이 해체 작업이 어렵다고 해요. 스토리 해체 작업이 되게 어렵다고 그래요.

◆ 진중권> 그렇죠. 왜냐하면 VR은 다 1인칭 관점인데 영화는 부감샷이잖아요. 바깥에서 보여지고 이렇기 때문에 이걸 하기가… 많은 경우에 이제 만화를 소재로 했는데 영화로 하면실패하거나 이런 것들이 매체들 사이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 정유정> 문법이 달라서.

◆ 김성회> 브이알로 해서 1인칭 영화를 만들 때가 되면.

◆ 진중권> VR 영화도 있어요, 사실. 그런데 끔찍할 것 같아요. 소설로만 읽어도.

◆ 정유정> 그래서 고생을, 7년의 밤 작품 하셨던 추창민 감독 같은 경우는 고생 많이 하셨어요. 그거 해체하고 다시 이제 본인의 뜻대로 주인공을 골라서 서사를 선택해야 되니까 그걸 하시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진중권 작가와 함께하고 있는 정유정 작가와의 인터뷰. 8년 전 인터뷰를 보니까 우리 정유정 작가님의 전투력의 비결. 무명의 설움이었다 이런 인터뷰가 있었어요.

◆ 정유정> 8년 전 인터뷰를.

◇ 박재홍> 8년 전 인터뷰 굳이 또 리서치 나름 또 열심히 하기 때문에 무명의 설움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8년 후 어떠세요?

 


◆ 정유정> 무명의 설움이 아니라 무명의 설움으로 인한 분노죠. 분노의 나의 힘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이제 그렇게 크게 분노할 일은 없으니까요. 지금 저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등단 후부터 지금까지 저를 움직이고 있는 것은 욕망이에요. 제가 이제 독자분들한테도 그런 말 가끔 하는데 저를 이야기꾼으로 불러달라. 소설가, 작가 이거보다 이야기꾼이 좋다고 하는데 독자들에게 힘 있고 아름다운 이야기. 그러니까 원형적 이야기. 원형적 이야기 정의 좀 내려주세요, 교수님.

◇ 박재홍> 미학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원형적

◆ 정유정> 미학적 정의 내려주세요.

◆ 진중권> 자꾸 반복되는 거예요. 어떤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데 그게 이제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해도 그 원형은 그대로 있고 여러 가지로 변주돼서 나타나는 그 원형, 아키티푸스라고 하는데.

 

 


◇ 박재홍> 전문 분야가 나왔어요, 갑자기. 좋습니다.

◆ 정유정> 그런 이야기를 한번 써보는 것이 제 인생의 장래희망이에요. 그런데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CBS 한판승부에 출연한 정유정 작가

 

◇ 박재홍> 진중권 작가님이 조언도 해 주실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진중권> 아니요, 저는 평론가라서. 저는 그러거든요. 누군가 와서 미학 이론을 배우고 싶다 그러면 창작자가 특히 오면 배우지 마세요,배우지 마세요, 작품 망가져요 저는 그러거든요.

◇ 박재홍> 또 청취자 여러분께서 작가님 오셔서 굉장히 문자 많이 주고 계시는데 7492님은 팬입니다, 작가님. 다음 책이 기다려져요. 작가님 작품 책들 전부 다 찍어서 또 저희 제작진한테 보내주셨는데. 당산나무님은 작가님 책을 읽을 때 끝을 향해 쉼 없이 달려와서 허무함을 느끼기도 하더라고요. 독자들이 어떻게 작품을 읽으면 좋을까요라는 또 질문을 주셨어요. 당산나무님.

 


◆ 정유정> 허무함을 느끼는 게 사실 맞을지도 몰라요. 왜냐하면 저는 제 소설 안에서 독자들이 기진맥진해서 진이 다 빠졌으면 좋겠거든요. 온갖 정서적 격랑을 다 겪고.

◇ 박재홍> 오감의 폭풍우를 일으키는 거잖아요.

◆ 정유정> 그래서 울고 웃고 화내고 그렇게 하다 보면 진이 빠지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을 보면 허무하다 이런 느낌이 드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도 여운을 오래 가져주시면 저는 이제 더 바랄 게 없이 감사하죠.

◆ 김성회> 저는 이 말씀을 듣는데 7년의 밤을 읽었던 당시에 새벽에 저희 집 마루의 스산한풍경이 아직도 생각나요. 서늘한 기운이 또다시 느껴지는. 의도대로 읽은 훌륭한 독자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정유정>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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