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하주차장의 기적 2명이 살아나왔다 태풍 힌남노 덮쳐 주차장에 차 빼러 간 주민들 생사 희비 관리사무실 안내 방송을 듣고 차를 빼기 위해 집을 나선 뒤 차량 2대 소유
너무 슬프다. 무섭다. 차때문에 생명을 잃었다고 해도 되는 것인가? 비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해도 되는 것인가? 너무 안타깝다. 무슨 일이 있어도 목숨과 맞바꿀 것이 없는데,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을 러중간하게 알린 관리사무실의 안내방송도 문제라 생각한다. 미리 알리거나, 그게 아니면 늦었으니 주의하란 말이라도 했어야 한다고 본다. 과한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이 사건들은 흡사 세월호와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위험한 상황에서 승객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선장은 탈출하는 이상한 상황과 비슷해보인다.
그나마 안전하게 살아서 되돌아온 2명의 생존자는 천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트라우마도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큰 사고였고, 위험한 상황인지를 알게 되면, 그리고 잘못된 편견으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차량 2대가 있어서 2분 모두 돌아가셨다니, 너무 안타깝다. 있어서 좋기도 하지만, 있어서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 사건 사고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나마 대통령은 위험함을, 중대함을 감지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야당은 대통령의 행동이 희한하다 말하고 있지만, 그건 무시하면 된다. 할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해도 욕하고, 하지 않아도 욕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후 조치에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남편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심경을 말했다
포항 지하주차장의 기적… 2명이 살아나왔다
태풍 힌남노 덮쳐… 주차장에 차 빼러 간 주민들 생사 희비
이승규 기자
신지인 기자
입력 2022.09.07 03:00
태풍‘힌남노’의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면서 6일 오전 6시 30분쯤 주민 7명이 실종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8시 15분쯤 실종 약 14시간 만에 30대 남성이 구조됐다. 그는 소방관 등과 물에서 걸어서 나왔다(왼쪽). 그리고 오후 9시 40분쯤에는 50대 여성이 추가로 발견됐다(오른쪽 사진). 두 사람은 모두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오후 11시까지 실종자 3명이 더 발견됐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은 모두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남강호 기자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태풍이 지나간 제주와 부산·울산·경남, 경북 등 전국 곳곳에서 사망·실종 등 인명 피해와 침수 피해, 산사태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경북 포항에는 시간당 최대 110.5㎜의 폭우가 내리면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겼고, 사망·실종자도 발생했다.
포항시 인덕동의 A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침수로 인해 7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이들 중 2명은 기적적으로 구조됐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심정지상태였던 3명 가운데 1명은 당초 실종자 명단에 없던 사람인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는 8명으로 늘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 외에도 포항과 경북 경주에서 사망자가 3명 발생했고 울산에서도 실종자가 1명 나왔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밝혔다. 또 주택과 도로 침수, 어선 전복 등 1만2360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고 총 8만9203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6일 10명의 실종자가 발생했던 경북 포항시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는 이날 오후 8시 15분쯤 남성 전모(39)씨가 구조된 데 이어 오후 9시 41분쯤 여성 김모(52)씨가 구조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지하 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해 달라”는 관리사무실 안내 방송을 듣고 차를 빼기 위해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전씨는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있었고, 김씨는 천장 쪽 배관을 잡고 올라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었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소방 관계자는 “김씨는 구조 당시 의식은 명료했고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태풍‘힌남노’가 상륙한 6일, 실종자 7명이 나왔던 경북 포항시 A아파트 인근의 또다른 아파트 주차장에도 빠른 속도로 물이 들어차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약 14시간 만에 구조된 전씨는 소방 당국이 배수 작업을 하는 와중에 물이 일정 부분 빠지자 스스로 헤엄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관계자는 “전씨가 스스로 파이프를 잡고 헤엄치며 나와 구조했다”며 “입구에 나와서는 걸을 정도로 상태는 좋아 보였다”고 했다. 전씨의 아내는 언론과 가진 통화에서 “남편이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아이들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심경을 말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지하 주차장에 갔으나 바닥에 들어찬 물 때문에 자동차 문을 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물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옷을 벗고 에어포켓으로 추정되는 공간에 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씨 아내는 전했다. 또 이날 밤 발견된 나머지 3명은 심정지 상태였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3명 가운데 2명은 부부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부의 아들이라고 본지에 밝힌 남모(41)씨는 “부모님이 차량 2대를 소유하고 있었고 이웃사람이 두 분이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가시는 걸 봤다고 했는데 그 뒤 연락이 되지 않았다”면서 “결국 돌아가신 채로 두 분이 발견돼 장례식장에 모셨다”고 말했다.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7명 중 1명의 가족이라는 홍모(46)씨는 “어머니와 함께 단둘이 살던 형님이 오늘 새벽에 ‘차를 빼오겠다’며 휴대폰도 없이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고 말했다. 홍씨는 “아파트 내부 방송으로 (인근 하천인) 냉천변에 주차된 차를 빼라고 한 뒤 몇 분 뒤에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량도 이동해 달라고 했다”며 “형님이 그 방송을 듣고 내려간 뒤 실종됐다”고 전했다.
이날 포항시 오천읍 한 아파트에서도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를 옮기기 위해 나간 60대 여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포항에선 70대 여성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포항에는 누적 강수량 418.2㎜, 시간당 최대 110.5㎜가량의 폭우가 쏟아지며 하천이 범람하고 도로와 주택, 상가 등이 붕괴됐다. 특히 포항 남구 오천읍과 동해면은 도로 곳곳에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 흙탕물이 섞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오천읍을 가로지르는 하천인 냉천이 강풍과 폭우로 범람하면서 냉천 주변에 위치한 건물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전신주 등이 쓰러진 오천읍과 동해면 모두 일시적으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하천변에 위치한 오리구이 식당인 ‘양주골오리마을’은 세찬 물길에 현관 유리문이 산산조각 났고 뒤이어 파도처럼 들이친 물이 가게 내부 의자와 책상 등을 모두 쓸어갔다. 내부는 마치 미사일 폭격을 맞은 듯했다. 이 가게 2층에서 거주했던 주인 박삼수(66)·김선희(62)씨 부부는 “새벽 5시쯤 가게 안에 물이 차오르기에 헤엄치듯 몸만 빠져나왔다”면서 “15년간 가게를 열었는데 이런 무지막지한 태풍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식당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선 하천 범람으로 도로가 유실되고 지반이 침하되면서 펜션 건물 1동이 통째로 물에 떠내려왔다. 이영욱(40)씨는 “7일부터 이곳에서 가족·친구들과 추석 연휴를 보낼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꾸게 됐다”면서 “인명 피해가 없다고 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오천읍 주민들이 포항 시내를 오가며 이용했던 버스도 발이 묶였다. 문덕차고지에선 버스가 차고지에서 나올 때 이용했던 아스팔트 도로가 태풍에 붕괴되면서 버스 60여 대가 고립됐다. 이날 오천읍 곳곳에선 상수도관 파열 등으로 단수 현상이 발생했다.
동해면에선 해병대 1사단이 장갑차(KAAV·한국형상륙돌격장갑차)를 투입해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해병대원들은 주민들과 함께 집 안에 들어찬 진흙을 퍼내고 침수로 인해 못 쓰게 된 가전제품을 밖에 내놓았다. 박태희(63)씨는 “집 앞이 계곡으로 변해 내 키(170cm)보다 높은 물이 쓰나미처럼 몰아쳤다”면서 “대형 컨테이너 박스가 우리 집 앞으로 떠내려올 정도였다”고 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강정자(68)씨는 “수족관이 10m 밖까지 떠내려갔고 냉장 시설 9대가 망가졌다”고 했다. 동해면에선 육교가 하천 물살에 못 이겨 붕괴됐다. 불어난 물에 전복되거나 떠내려온 차량도 수십 대 발생했다.
포항과 가까운 경북 경주에선 80대 여성이 집 안으로 들어온 빗물 때문에 넘어진 가구에 깔려 사망했고, 석굴암 진입로에는 토사가 밀려와 도로를 덮었다.
태풍이 가장 먼저 지나간 제주에서도 피해 신고 403건이 접수됐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초·중·고 20개 학교가 강풍으로 지붕 패널이 파손되거나 나무와 가로등이 부러졌다. 이 밖에도 신례리, 용수리 등에서 1만8053가구가 정전 피해를 봤다.
부산에선 암남동 송도해수욕장과 민락동 수변공원 등 바다와 인접한 해안도로 1층 상가에 위치한 횟집과 카페의 유리창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입었다. 해운대 청사포, 구덕포 해안가 횟집과 조개구이집 역시 창문이 깨지거나 가게 시설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울산에선 언양읍과 웅촌면 등 73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183개 버스 노선 운행이 중단됐다가 1시간 만에 운행이 재개됐다.
https://www.chosun.com/national/regional/yeongnam/2022/09/07/KZB4PTPLCZCSNKA2Q7OQGAGG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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