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발언에 심경 바뀐 듯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땐 몰랐다 검찰 10여 차례 김문기로부터 보고받고 회의 동석 골프 등 9박 해외출장도 함께해
보통 영화에 나오는 난처한 상황에 몰린 파렴치한은 냉정하게 모른다고 증언하고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해 빠져나간다. 죽은 사람은 죽었을 뿐,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남아있는 사진들에서 친숙한 모습이 나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인간과 함께한 순진한 아랫것들은 그냥 죽음으로 억울함을, 배신감을 표현할 수 밖에 없지만, 사람은 죽었어도 그의 폐악한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
뭔지 모를 권력을 향해 기억마저 사라지게 만들고, 어떻게든 권력을 쥐고 싶은 악령에 사로잡힌 좀비같은 모양새다. 그렇게 해서 권력을 잡아본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죽음으로 억울함을 표한 사람에게도 신뢰를 보여주지 못하면 살아있는 사람은 어떻겠나? 아마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 죽이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생길 것이고, 어떻게든 확신을 주지 못하면 더이상 믿음이 가지 않게 된다. 그런 사람이 대표다.
유동규, 이재명 “김문기 모른다” 발언에 심경 바뀐 듯
이예린 기자
입력 2022-10-22 10:36
이재명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땐 몰랐다”
검찰 “이재명, 10여 차례 김문기로부터 보고받고 회의 동석…골프 등 9박 해외출장도 함께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장동 특혜 비리’ 관련 재판을 받기위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 태도가 달라진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고(故)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발언한 데 대한 실망이 주요 원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듣고 주변에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그전까지만 해도 본인이 ‘의리’를 지키겠다며 입을 다물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은 이 일을 계기로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전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10차례에 걸쳐 김 전 처장에게 보고받거나 회의를 함께한 사실이 그 근거였다. 둘은 2015년 1월 9박 11일 일정으로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도 다녀왔는데 골프 등 비공식 일정을 함께한 만큼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밀접한 관계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대표는 이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2월 21일 대장동 사업의 주무 부서장이었던 김문기 공사 개발1처장은 공사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전 처장은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유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협약서에서 초과 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한 핵심 인물로 지목돼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유 전 본부장은 21일 취재진과 만나 “이 세계에는 의리 그런 게 없더라. 제가 지금까지 착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또 “다 진실로 가게 돼 있다”며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 보면 속이 나오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유 전 본부장이 10여년간 가깝게 지낸 이 대표 등과 관련한 여러 의혹의 사실관계를 추가로 폭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예린 기자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22102201039927226007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