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서 키운 영어 김성태 픽 조폭 헬멧남 출세의 비밀 목포새마을파 최우향(54)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김만배씨의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다시 화제 최연소 성균관 부관장
이게 무슨 소설인지 놀랍다. 검찰에서 만든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좀 특이해서, 잘 다듬어 만들기에는 역부족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 다 까발려지면 정확하겠지만 희한하게도 법이란 게 일부만 알려지거나, 의도치 않게 밝혀지는 것이 있어서, 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언론을 통해서 나오는 이야기나, 썰이 진실에 가깝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도 한데, 그래도 완전 거짓이겠느냐 정도로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신분 세탁이 가능한 것도 특이하고, 그걸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도록 만든 것도 허술한 대한민국 사회의 일면이 아닐까 싶다.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게 뭔가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당장은 어렵고, 또 다른 연결고리가 다각도 측면에서 다양한 껀덕지를 걸어내야만 하지 않을까 싶다.
현 정부가 미치지 않고서야 더불어민주당과의 대결을 빡빡하게 만들지는 않아보인다. 그리고, 향후 밝혀질 내용이 점점 명약관화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두고 볼 일이다.
사회 검찰・법원
"감옥서 키운 영어에 김성태가 픽"…'조폭' 헬멧남 출세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2022.12.15 05:00수정 2022.12.15 09:28
1년 2개월째 계속중인 검찰의 대장동 개발비리 수사에서 지난 13일 반짝 스타가 등장했다. ‘헬멧남’ 최우향(54)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다. 지난해 10월15일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 검정 라이딩 재킷과 빨간 헬멧을 착용하고 오토바이를 몰고 마중을 나와 ‘헬멧남’이라는 별칭이 붙은 최씨는 김만배씨의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돼 다시 화제가 됐다.
검찰의 관심사는 해외로 도주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김만배씨 사이의 연결고리이기도 한 최씨가 대장동 사건 전개과정에서 한 역할이겠지만 그가 그 역할 이상의 관심을 모으는 건 입지전적 스토리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던 최씨는 2013년 중견그룹 쌍방울의 부회장으로 변신했다.
최씨를 잘 안다는 한 지인은 14일 “최씨는 30대를 교도소를 들락거리며 보냈다”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 기반을 둔 ‘목포새마을파’의 일원이었던 시절 이야기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동향 조폭들과 힘을 합쳐 ‘연합새마을파’를 결성하고 수도권 일대 유흥업소를 장악했다. 판결문 등에 따르면 최씨는 부두목이었다. 두목의 참모역을 맡아 상가운영 이권, 룸살롱 운영, 청부폭력에 개입하다 검·경의 조폭 소탕 과정에 걸려들어 2005년 범죄단체구성 등의 혐의로 3년6개월 징역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당시에도 최씨는 주변에 “한강 고수부지에서 축구하고 식당에서 회식한 것밖에 없다”고 억울해했다고 한다.
출소 직후 행적은 불분명하지만 지인들에겐 “다국적기업의 한국 지사장을 지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임원으로 발탁된 건 2011년. 첫 직책은 쌍방울 해외사업 총괄 임원. 2013년 8월에는 쌍방울 대표이사, 2013년 10월에는 쌍방울그룹 부회장으로 고속 승진했다.
영어 실력에 쌍방울로 깜짝 영입
최씨가 벼락출세한 비밀을 두고 지인들 사이에선 ‘영어 공부’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씨의 지인은 “최씨가 교도소 복역 중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김성태 전 회장이 나중에 그 영어 실력을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이 중국 등을 무대로 해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인재’가 필요했는데, 조폭계에서 ‘두뇌파’로 소문난 최씨가 의리와 실력을 고루 갖춘 적임자로 꼽혔다는 이야기다. 이 지인은 “늘 조폭들과 가까이 지내던 김 회장이 이들로부터 최씨의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의 영어실력은 “생활 영어 수준”이라는 게 이 지인의 평가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최우향 전 쌍방울 부회장을 영입했다. 사진은 김 전 회장이 2019년 4월 새만금 주행시험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 새만금개발청 제공
최연소 성균관 부관장에도 올라
최씨는 2017년에 성균관 부관장 임명되면서 또 한번 이력 세탁에 성공했다. 당시 최씨 나이 49세, 역대 최연소 부관장이었다. 최씨가 한국유학의 총본산이라는 성균관 부관장직에 오를 수 있었던 구체적 과정은 알려져있지 않다. 성균관 측은 “최씨에 대해선 간단한 이력서밖에 남아있지 않다. 성균관 지도부도 바뀌어서 알 수가 없다”고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성균관은 부관장들이 내는 기부금의 일종인 헌성금(獻誠金)으로 재정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는데, 최씨도 금전적 기여를 토대로 자리를 받은 건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시절 최씨는 김만배(57)씨와 주역공부를 함께 하는 한편, 서로 수십억원대의 금전거래도 하는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김씨는 주역에 관심이 많아 대장동 개발비리에 연루된 회사 이름에 화천대유(火天大有), 천화동인(天火同人) 등 주역 속 문장을 붙였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난해 10월 최우향 전 쌍방울 부회장은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나타나 김씨를 도왔다. 연합뉴스
그러나 영어와 동양철학, 그리고 쌍방울과 화천대유를 넘나들던 최씨는 행보는 이번 체포로 잠시 멈추게 됐다. 검찰은 김씨가 대장동 개발비리로 벌어들인 범죄수익을 숨기는 데 도움을 준 혐의 등으로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쌍방울 측은 이와 관련해 “최씨가 김 전 회장에게 영입된 배경 등은 너무 오래 전 일이어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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