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박중현]김제동 씨, 그 알바생은 행복한가요 체험으로 경제 배운 청년들 ‘선택적 분노’ 허상 깨달아 알바가 넘쳐났던 그 때가 천국 정치적 선동 혐오 청산대상
개그나 뻐꾸기 날릴 때가 좋았다. 그저 아무 책임도 없고, 그냥 딴따라였을 때가 좋았다. 어느 순간 줄을 타기 시작하더니, 아주 작두를 타다가, 어느 순간부터 정신 차리고 찌그러져있는 줄 알았더니... 책을 쓰고 나와서 또 깝쭉대고 있다. 공기업 취준생들의 인생을 상담해주겠다니...
일자리 관련해서는 책임도 못질 뻐꾸기 날려서 인기 급상승하고, 강연에 가서 몇마디 날리면 몇천만원 씩 쥐어주는 몸값 상승으로 개인적인 이익만 편취한 상황이다.
일종의 먹튀이고, 제동이 한 말에 따르면 제동이 돈도 빼앗아서 알바도 못하는 청년들에게 나눠줘야 하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한다.
언행이 일치되어야 하는데, 기회주의자가 아니었나 하는 인상을 결과로 받게 된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고 했던 금성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캐치프레이즈를 바꿨다.
김제동에게도 걸맞는 말인 것 같다.
고승덕 변호사처럼 "미안하다" 외치고 사라지지 않는 이상, 논란에서 잊혀지기는 어려울 거 같다.
지인의 사례를 든다면, 최저시급이 오르기 직전에 편의점을 오픈했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위치선정이 좋지 못해서인지 수익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언젠가 좋아지리라는 기대로 꾸역꾸역 끌어가고 있는데, 최저시급이 오른 거다. 그래서 야간 알바가 점주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아가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알바의 갑질에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결국 편의점을 접고, 현재는 배민(?) 배달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지인의 사례를 든다면, 최저시급이 너무 올랐고, 주휴수당을 줘야 해서 경영이 너무 어려워서 임시방편으로 알바에게 시급을 좀 더 얹어줄테니, 주휴수당은 어려울 거 같다며 다른 편의점 알바보다 높은 알바비를 줬다고 한다. 그런데 15일 지나서 급여를 받고 나서 노동청에 신고를 해서 불려가서 곤욕을 치뤘다 한다.
알바의 처우를 개선해주려면 점주의 처우가 좋아지면 되는데, 거꾸로 하려고 해서 더 문제가 발생되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역발상으로 이뤄진 정책이 결국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황을 만드는...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0901/109044909/1
[오늘과 내일/박중현]김제동 씨, 그 알바생은 행복한가요
박중현 논설위원 |입력 2021-09-02 03:00:00
체험으로 경제 배운 청년들
‘선택적 분노’ 허상 깨달아
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가 연 행사 때문에 ‘소셜테이너’ 또는 ‘폴리테이너’로 불리는 김제동 씨가 최근 곤욕을 치렀다.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대담 내용을 담은 책의 출판 이벤트로 카페 회원 100명에게 인생 상담을 해주겠다고 했더니 “이 사람이 취업에 대해 뭘 아냐”는 신경질적 반응이 쏟아진 것이다.
비대면으로 지난달 19일 열린 이벤트는 주최 측이 우려한 정치, 이념 갈등 없이 진행됐다고 한다. 그래도 몇 년 전까지 ‘공감’과 ‘힐링’의 아이콘이었던 그로선 청년들의 급변한 시선에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목수의 망치와 판사의 망치는 가치가 같아야 한다”는 발언에 환호하던 청년들이 무료로 상담해 주겠다는데도 “입에 발린 소리로 위로하는 걸 고민상담이라고 할 거면 하지 말라”며 화를 냈다. 청년들의 속으로부터 뭔가가 크게 달라졌다.
김제동 하면 역시 ‘헌법 강의’다. 2016년 촛불집회에서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입니다. 행복하십니까? (아니라면) 헌법 10조 위반입니다”면서 박근혜 정부 퇴진을 요구했다. 하지만 경제 강의도 많이 했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에 그는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거 만 원 정도 돼야 사람이 좀 살 것 아닙니까. 우리 동네 아르바이트하는 ○○(여성 이름)라는 애가 있어가지고 ‘최저임금 만 원 되면 어떨 것 같아?’라고 했더니 행복할 것 같대요. 그거 못 해줄 이유 없지 않습니까. (중략) 지들끼리만 해 처먹어서 그렇습니다.” 낮은 최저임금을 재벌과 결탁한 부패 정부 탓으로 돌리는 그의 발언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현 정부는 임기 초 그의 기대에 충실히 부응했다. 2018, 2019년 2년간 30% 가까이 최저임금을 올렸다. 하지만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직원을 줄이고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지자 당황해 2020년 2.9%, 2021년 1.5%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대선이 있는 내년 인상률은 5.1%로 다시 올라 시급은 9160원이 됐고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1003원으로 1만 원을 넘긴다.
올해 6월 광주 카페 주인이 “진짜 서민의 삶을 1도 모르는 패션좌파들이 ‘시급 만 원도 못 줄 것 같으면 장사 접으라’는 소리를 거침없이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김제동 씨에겐 해당되지 않는 비판이다. 그는 일찍이 자영업자 부담을 걱정하며 친절하게 대책까지 제시했다.
“최순실 일가 10조 원 저거 뺏어오고, 대기업들 세금 좀 높이고, 고소득자들 세금 50% 정도로 조정하고, 국민 1% 정도만 세금 더 내서 우리 말고,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내는 구조, 그게 조세(租稅) 아닙니까. (중략) 그들에게 세금 더 걷으면 돼요. (최저임금과 1만 원의 차이) 3000원 정도 국가에서 지급하면 되잖아요.” 10조 원은 어디 갔는지 몰라도 현 정부는 고소득층의 소득세, 법인세, 종부세율을 높였고 청년 ‘세금알바’를 수십만 개 만들었는데 만족하는 청년은 별로 없다. 각종 지원금을 주는데도 자영업자·중소기업주들은 청년 채용을 꺼린다.
내년 인상률 결정 전 나온 설문조사에서 청년을 포함한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내려야 한다고 답했다. 높은 최저임금이 ‘내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걸 체험을 통해 깨달은 것이다. 청년들이 빠르게 경제에 눈을 뜨면서 김제동 씨는 ‘선택적 분노’와 ‘선택적 침묵’에 대가를 치르고 있다. 그래도 이것만은 그에게 꼭 물어보고 싶다. 그때 그 동네 알바생은 원하는 직장에 취직했는지, 혹시 그 알바 자리마저 잃은 건 아닌지, 현 정부 4년 3개월은 그에게 행복추구권을 돌려줬는지, 그 알바생은 지금 행복한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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