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자식 후레자식 XX이 딸딸이로 적는 관행 옳은가 공인들 욕설 비속어 암호처럼 보도 관행 시대 변화 사안 맞게 인용 방법 고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기자 향해
언론에서 하는 말이 다 옳은 건 아니다. 스무고개 넘어가듯 틀린 것이 만들어질 수 있고, 다른 것을 양산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도 발생하게 마련이다. 과거처럼 언론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기에, 온라인판은 심지어 수습기자가 막 쓰거나, 시민기자라고 애매한 내용을 쓰거나 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물론 실수할 수 있다고 이상할 수 있다고 표기는 해뒀으나 그것일뿐, 문제가 이되면 지우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아닌가?
XX, OO, 이렇게 표기되어 있으면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한다. 글쎄, 그냥 모르고도 넘어갈 수 있지만, 찝찝하다. 제대로 알려주면 좋겠다. 삑소리를 내는 것도 좀 그렇다. 뱉은 말을 사실적으로 밝혀줬음 좋겠다. 좋은 소리만 남기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사람 사는 곳이 그렇나!
게다가 공인이라고 무슨 혜택을 주는 건가? 방어권을 주는 건가? 이런 불합리한 방송이나 언론의 행태를 마침 시원하게 뱉어준 기자의 시선으로 공감해봤다.
마침 더불어민주당 내의 인물들을 위주로 보여준 것이 편향일 수 있겠으나, 글쎄... 더 쎈 것이 나오면 당을 불문하고 회자되지 않을까 싶다. 또는 더불어민주당의 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나오거나, 더 혁혁한 수준이어야 하지 않을까?
[터치! 코리아] ‘XX자식’과 ‘XX이’로 적는 관행 옳은가
공인들의 욕설과 비속어, 암호처럼 보도하는 관행
시대 변화와 사안에 맞게 인용 방법 고민해야
최규민 기자
입력 2022.07.30 03:00
2020년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어느 기자를 향해 “XX자식 같으니라고…”라는 욕설을 내뱉자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성추문 의혹에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도 의외였지만, ‘XX자식’이라는 단어를 지면에 어떻게 처리할지도 난감한 문제였다. XX자식은 ‘배운 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된 표준어지만, 들으면 누구나 몹시 불쾌할 만한 표현이다. 그래서 대부분 언론은 이 단어를 그대로 적는 대신 XX로 처리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0년 7월 10일 오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던 중 한 기자의 질문에 예의가 없다며 화를 내고있다./고운호기자
공인들의 입에서 ‘차마 옮겨 담기 힘든 말’이 나올 때 XX나 OO 같은 공백으로 처리하는 게 한국 언론의 오랜 관행이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작년 9월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역사에 남을 겁니다. GSGG’라는 글을 남겼을 때, 이 낯선 이니셜을 설명하기 위해 언론들은 “개XX의 약자로 해석된다”는 문장을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하헌기 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자신을 비판한 개그맨에게 퍼부은 욕설은 “씨X새X” “패배자 새X” “개XX”로 인용됐다.
이런 십자말풀이 식 인용으로 독자들은 대충 원문을 유추할 수 있지만, 때로 이런 인용조차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가령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형수에게 쏟아낸 말들은 너무 저속해 ‘성적인 내용이 담긴 원색적 욕설’ 식으로만 묘사됐다. 기사를 읽어서는 실제 어떤 말이 오갔는지 도저히 파악할 수 없다. 얼마 전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당직자 화상회의에서 내뱉은 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매체는 최 의원이 사용한 단어를 ‘XX이’라고 표기하면서 ‘성희롱성 발언’이라는 애매한 설명을 달았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언론이 어디까지 인용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은 없다. 그런데도 ‘개XX’ 식 인용이 관행으로 자리 잡은 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최대한 사실 그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고민과 ‘언론으로서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고민이 함께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최강욱 의원 사건처럼 ‘그가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가’가 핵심 쟁점일 때조차 ‘XX이’로 표기하는 건 일종의 직무유기 아닐까. 독자는 사실에 기반해 가치 판단할 권리가 있고, 그러려면 언론은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인터넷과 유튜브만 뒤지면 쉽게 원문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독자가 무엇을 듣고 듣지 말아야 할지 언론이 결정하는 건 독자에 대한 모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같은 표준어인데도 ‘빨갱이’는 그대로 쓰고 ‘XX자식’은 감추는 건 언론들이 큰 고민 없이 공백을 남발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길거리 중학생부터 지체 높은 정치인들까지 천박한 욕설을 내뱉는 현실을 언론이 분칠한다 해서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는 세상이 될 리도 만무하다.
뉴욕타임스 같은 미국 언론도 저속한 표현을 옮겨 적는 데 보수적인 편이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스타일북을 개정해 인용 기준을 개방적으로 변화시켜왔다. 요즘엔 아주 심한 욕설을 빼고는 원문 그대로 인용하려 노력한다. 올 초 조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를 향해 “멍청한 개XX”라고 욕했을 때도 미국 언론들은 모든 단어를 정확히 지면에 실었다.
우리나라 정서상 도저히 활자로 옮길 수 없는 지나치게 심한 욕설이나 ‘개XX’ 같은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무리이더라도, 이 전 대표와 최강욱 의원의 발언 정도는 사실대로 전달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기록을 위해 뒤늦게 적자면, 이들 입에서 나온 단어는 각각 ‘후레자식’과 ‘딸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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